미국의 어드버카(AdverCar)는 자동차를 이용한 홍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론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홍보 서비스의 대상이 운전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옆 차선을 달리는 운전자나 행인 등 불특정 다수가 대상이다. 그러나 미래의 자율주행 시대에는 서비스의 대상이 차 안에 있는 탑승자다.
현대인은 매일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미국인이 매일 약 4,000~10,000개의 광고에 노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광고는 일방적인 전달에서 쌍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광고는 그다지 많지 않다.
광고는 오늘도 때와 사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비자의 눈과 귀를 자극한다. 자동차는 어떨까?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 자동차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43.9 km, 연간 16,024 km인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에 따르면, 운전자들은 하루 평균 50분을 운전하면서 핸들을 잡은 채 다른 차량이나 도로, 교통표지판을 쳐다본다. 그러는 동안 주변 풍경은 빠르게 스쳐지나가고 라디오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미래의 자율주행차에 탑승한 승객들은 다리를 쭉 펴고 손과 눈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 일을 하거나, 그냥 휴식을 취하거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이것을 세계적 규모로 합산하면 매일 10억 시간의 여가 시간이 추가적으로 생기는 셈이다. 이것은 엔터테인먼트 산업뿐만 아니라 광고 비즈니스에 엄청난 기회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대중교통 시스템의 디지털 간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가능한 한 광범위한 대상 그룹에 흩어져 있는 광고가 자율주행차 내부 공간의 프라이버시에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맞춤화가 필수가 될 것이며 위치 기반 서비스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배터리 부족 상태를 알려주는 경고 표시는 다음 고속도로 휴게소의 커피 쿠폰과 결합될 수 있다. BMW는 “미래의 가상 시장(Virtual marketplace of the future)” 연구 프로젝트에서 이미 이러한 비즈니스 기회를 고려하고 있다. 현재 BMW는 ConnectedDrive를 통해 다양한 위치 기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량이 아웃도어 아웃렛 매장에 접근하면, 승객이 최근에 봤던 등산복에 대한 할인 정보가 팝업으로 뜰 수 있다. 한 쌍의 신혼부부가 호텔로 향하는 동안 현지 관광지나 레스토랑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제안은 개인적 취향과 현재 상황에 맞게 조정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창적인 알고리즘은 신혼부부가 여행을 마친 후 배가 고플 것이라는 것을 계산할 수 있다. BMW에서도 언급했듯이, 위치 기반 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는 부가가치는 개별 사용자의 필요와 선호도를 고려하여 정보가 필터링 되는 범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브랜드 특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이 제시하는 새로운 기회를 활용해 위치 기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포켓몬 고 스타일의 증강현실 게임은 고속도로, 휴게소, 시골길을 이용자가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디지털 사냥터로 바꿀 수 있다. 포켓몬 고 개발사인 나이앤틱과 맥도날드 및 스타벅스와 같은 회사들 간 협업을 통해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의 지역 기반 AR 게임이 이미 기업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액센츄어의 조사연구실 팀장인 써니 웹과 같은 증강현실 지지자들은 AR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종이나 스마트폰 화면보다 더 빨리 흡수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녀는 증강현실이 특히 경고 메시지 또는 광고 메시지 전달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템포, 미디어 마크, 이케아와 같은 회사들은 현재 이 기술의 마케팅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한편, 루트비히-막시밀리안 뮌헨 대학교의 한스-베른트 브로시우스 교수는 증강현실이 자동으로 광고의 효율성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 올릴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새로운 광고 기술은 단기적으로 대개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더 자주 노출될수록 효과가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게 브로시우스 교수의 주장이다.
광고주를 위한 새로운 기회는 이미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화된 광고의 장점은 분명하다. 기존 광고보다 덜 부정적이고 정확하게 타깃팅 되어 구매 결정이 더 빨라진다.
하지만 개인화된 광고와 위치 기반 광고가 수년간 비즈니스에서 과대광고의 대상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의 수용성 면에서 아직 초기 단계이다. 적어도 사용자는 복합적인 감정으로 이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바라본다. 독일의 컨설팅 회사 피트카우&마스(Fittkau & Maass)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독일 사용자의 40%가 개인화를 용인했지만 동일한 수의 사용자가 이를 거부했다. 무엇보다도 사용자의 절반이개인화된 웹샵을 방문할 때 불안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으며 정보 보호와 관련해 불안감을 느꼈다.
딜레마는 개인화된 광고가 우리의 필요와 관련성이 없을 때 우리를 괴롭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이미 오래 전에 구입한 제품을 수 주간에 걸쳐 계속 제안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만약 광고가 내 관심사와 너무나 일치한다면, 우리는 감시당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그 결과 방어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광고주가 민감하지 않은 한, 정확한 광고가 우리의 사생활을 침해해 빠르게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다. 위치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억제력과 정확한 타이밍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차를 이동 사무실로 사용하는 직장인은 연료를 채우기 위한 다음 장소나 가장 가까운 커피숍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 또는 귀가길이라면 덜 막히는 길과 도착 시간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자율차의 광고 시장이 발전하는 방식은 차량에 탑승할 때 우리가 기대하는 바에 달려 있다. 브로시우스 교수는 “누군가 자동차에 앉아서 광고를 받고 싶다면 맞춤화된 광고를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 반면, 광고 없는 구역에 있기를 기대했다면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했다고 느낄 것이다.”고 지적했다. 즉 자동차에서 광고 메시지가 수용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오너십이 자율주행 시대의 표준이 아니라면 상황은 다를 수 있다. 이 경우의 모델은 이미 스포티파이(Spotify)와 같은 상업적인 음악 스트리밍 공급자가 적용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꺼이 광고를 수용하려는 사람들은 자율주행 버스, 택시 또는 셔틀로 더 저렴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우리가 자율차에서 얻는 시간을 실제로 광고에 얼마나 할애할 것인지 아직은 명확히 알 수 없다. 브로시우스 교수는 1인당 하루 50분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광고와 마찬가지로, 자율차 내의 과대광고는 소비자의 거부감을 불러일으켜 시선을 돌리게 할 수 있다.
미래의 자율차는 개인의 선호도를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광고도 필터링 될 것이다. 자율차 대상의 위치 기반 서비스는 광고 시장의 엄청난 기회이자 자동차 산업에도 새로운 개척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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