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선우명호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소장
2008년 08월호 지면기사  / 윤범진 기자_bjyun@autoelectronics.co.kr

“자동차의 코어(핵심) 비즈니스가 전기·전자로 넘어왔습니다.”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소(Automotive Control and Electronics Laboratory, ACE Lab)를 이끄는 선우명호 교수는 "현실이 그러함에도 국내 자동차 전기·전자 엔지니어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현장에서 필요한 전문 인력을 길러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 연구소를 거쳐 1993년 한양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가장 공을 들인 일 중 하나가 ACE Lab 설립이었다. ACE Lab은 자동차 전자제어 분야에서 명실상부 국내 최고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현대차 등 수많은 기업 연구원들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을 정도다.

ACE Lab은 지난 2000년 1월 미국 모토로라(現 프리스케일 반도체)와 차세대 자동차 전자시스템 개발을 위한 10년 장기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했다. 또 세계적인 자동차관련 연구센터인 UCR(University of California at Riverside)의 자동차환경연구센터(CERT)와 자동차 배기 관련 공동연구 양해각서(MOU)를 체결,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다. ACE Lab이 설립하여 운영 중인 ACE Training Center(자동차전자기술교육센터)는 산업자원부에서 실시한 인력양성사업 공개·비공개 평가에서 2003년에 이어 2004년 최우수 교육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최근에는 ACE Lab의 ‘네트워크 기반 차세대 자동차 전자제어시스템 설계 핵심 기술’이 2008 교육과학기술부 우수 연구성과 50선에 선정됐으며, 선우명호 교수는 지난해 11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교육이 대안

선우 교수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로 지적받는 전자제어 시스템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교육’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ACE Lab의 미션이기도 하다.

그 일환으로 ACE Lab에서는 예비 자동차 전자제어 엔지니어들의 열정을 끌어올리고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매년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능형 모형차 설계 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지능형 자동차의 핵심기술인 내장형 제어 시스템(Embedded Control System)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센서 기술, 제어 알고리즘 설계기술, 모터 제어 기술을 겨루는 대회이다. 이 경진대회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행사로, 중국 칭화대학교에 대회 관련 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ACE Lab은 목적에 맞게 인재를 균형 있게 선발하고 있다. 작년에는 전자과 출신 2명, 기계과 출신 3명을 선발했다. 한양대 등 국내 대학은 물론 일반 기업체, 해외 대학생들까지 지원하고 있다. 선우 교수는 “한양대에서도 학부 성적이 ‘톱 5’ 안에 들거나 졸업 작품 및 논문으로 수상 실적이 있는 학생들이 지원한다”고 말했다.

ACE Lab의 활동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국내외 전문 기술인을 초청하여 매년 정기적인 국제 워크숍과 기술세미나를 개최하며, 격년으로 오픈 하우스도 실시하고 있다. 또 HC(S)12 Hardware Abstraction Layer(HAL)를 프리웨어로 온라인 상(www.acelab.org/HAL/)에 공개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시각을 바꿔야

“자동차의 중심이 기계·금속에서 전기·전자 기술로, 그리고 소프트웨어 기술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선우 교수는 오토모티브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 못하는 IT업계의 일부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선우 교수는 “자동차는 생명과 직결되므로 세이프티(safety)가 중요하다”며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으나, 일부에선 자동차 임베디드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품질보증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영세성’과 ‘비즈니스 전략 부제’에서 찾았다.
선우 교수는 “실수요자가 누구인지, 시장 수요조사도 없이 오토모티브 분야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비즈니스 모델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동차 회사의 필요가 무엇인지 파악하여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10년 이상의 장기 생산 보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우 교수는 한국 자동차산업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함께 섞인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앞으로도 세계시장에서 더욱 질주할 것임을 의심치 않았다. <글|윤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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