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Car: Convergence Strategies To Learn From Mando
만도를 통해 배워보는 컨버전스 전략
Mando Yoonki Kim 만도 뉴비지니스 총괄 김 윤 기 상무
지난 7월, KOTRA가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전기차 분야 글로벌 밸류체인 연결, 자율주행 기술 및 투자 협력, 미래차 분야로의 컨버전스 전략을 키워드로 ‘한-미 오토텍 커넥트(AutoTech Connect)’를 개최했다. 키노트 스피커로 나선 만도의 뉴비지니스 총괄 김윤기 상무의 강연을 전한다.
정리|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17개 분야 중 플랫폼, AI/빅데이터/클라우드, 공유경제, 전자상거래, 핀테크 등이 건수로나 투자액으로나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았다. 투자 트렌드의 최고 키워드는 플랫폼이다. 여기서 말하는 플랫폼이란, 플랫폼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얹혀 온디멘드 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비즈니스를 추가하는 것을 말한다.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비브로스 등이 대표적이다. 두 번째는 AI/빅데이터/클라우드다. 만도는 여기서 우리에게 맞는 AI 기술이 무엇일까를 많이 고민하고 있다. 세 번째는 자동차뿐 아니라 오피스, 창고 등 다양한 것에 대한 공유 비즈니스가 일어나고 있다. 그 다음은 전자상거래로, 인터넷,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배송이나 포장 등이 기술 발전을 통해 포함되고 있다. 한편 정부 정책 효과로 핀테크 분야에서 새로운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자동차는 제조업에 속해 있다. 하지만 제조업에는 누구도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 스타트업이 탄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해야할까요?”라고 묻는다면 “우리가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자동차 산업은 워낙 보수적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나 다른 산업에의 투자에 매우 신중했고, 최근 들어 조금씩 투자를 늘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기업 투자 담당자들과 이야기해보면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예를 들어, ‘기업 검토를 해 A라는 기업에 투자하자고 결정권자를 찾아가면 해당 비즈니스 경쟁사를 묻는다. 이에 A는 B라는 비즈니스를 보쉬(예를 들어)가 하고 있긴 하지만 해 볼만하다고 말하면, 결정권자는 보쉬가 하고 있는데 우리가 뒤늦게 들어가 성공할 수 있겠느냐며 포기하자고 한다. 또 다른 투자 건이 검토되고, 이번에는 보쉬가 경쟁사가 아니기 때문에 해 볼만하다고 결정권자에게 보고하면, 그는 이번에는 보쉬가 경쟁 상대가 아니라면 하지 않겠다고 한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투자 승인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회사 비전을 바탕으로 전략 파트너를 얻는 것이 중요”
모빌아이(Mobileye)를 보자. 1999년 이스라엘 히브리(Hebrew) 대학의 암논 샤슈아(Amnon Shashua) 교수에 의해 설립된 이 회사는 총 4번의 투자(5억 5,200만 달러) 유치를 했고, 인텔이란 회사에 인수됐다. 당시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최초 투자 대비 약 78배 상승했다. 초기부터 이 회사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한 이들은 큰 수익을 냈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이 기술을 활용하고 이 회사의 잠재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는 자동차 제조사나 부품회사들은 투자하지 못했다.
만도는 지난 2년간 고젝(GOJEK), SOSLAB, 스프링클라우드, 뉴빌리티(NEUBILITY), 쓰리세컨즈(3SECONDZ), 카본스튜디오(The Carbon Studio), 립하이(Leap High), 맥스트(MAXST), 스파르타(SPARTA) 등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바이크 셰어링 업체다. 만도가 자동차 섀시 뿐 아니라 퍼스널 모빌리티쪽 e드라이브 솔루션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SOSLAB은 우리나라의 라이더 스타트업이다. 라이더 센서는 전 세계적으로 한 개 회사를 제외하면 모두 자율주행에 반드시 필요한 센서라고 말하고 있고, 만도 역시도 자체 개발해 보유해야할 핵심기술로 보고 있다. 라이더는 여러 가지 컨셉으로 개발되고 있고 해마다 스포트라이트가 달라지고 있다. 만도는 메인 라이더 기술은 직접 개발하고 대안 컨셉은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진행하려 한다.
스프링클라우드는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셔틀서비스 회사다. 자율주행은 셔틀 형태부터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만도는 서비스 운영을 통해 데이터를 얻기 위해 이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쓰리세컨즈는 레이싱 주행 데이터를 분석하고 코치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다. 레이싱은 만도의 포트폴리오와는 상관없지만, 향후 자율주행 드라이빙 모델을 만들 때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해 더 나은 드라이빙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투자를 하고 있다. 스파르타는 ‘브렘보’가 독점하고 있는 고성능 브레이크 시장에 도전하는 미국의 고성능 캘리퍼 브레이크 회사다. 과거에는 이같은 고성능 브레이크가 튜닝 시장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전 세계 카 메이커가 모델의 고성능화를 추구하면서 시장성이 커지고 있다.
맥스트는 AR 기반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 예를 들어 제네시스 버추얼 가이드라는 AR 운전자 매뉴얼을 개발하기도 했다. 립하이는 스마트미러, 스마트 UI를 개발하는 회사다. 만도는 가까운 미래에 선루프 등 자동차의 글래이징이 전기적 신호로 투명도를 바꿀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투자를 통해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카본스튜디오는 수퍼커패시터용 활성탄을 만드는 회사다. 수퍼커패시터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다양한 제약이 있고 그 중 하나가 높은 가격인데, 이 회사는 주원료인 활성탄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뉴빌리티는 가장 어린 학생들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으로 킥보드와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에 들어가는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개발하는 회사다. 만도기술이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고객 선호도 자동차 속 부품에까지 미친다”
자동차 부품회사들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기술개발과 비즈니스 컨셉만 볼 것이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 기업 커머셜을 보면, 김정기 작가의 드로잉 쇼로 회사 비전을 전달한 SK 이노베이션, 딱딱한 제품 이미지에 유머를 가미해 기업 이해도를 높인 SK 하이닉스, 어린 아이의 시각으로 기업의 낡은 이미지를 바꾼 경동 나비엔 등의 광고가 인상적이었다.
왜 이런 마케팅을 할까? PC 메이커보다 ‘Intel Inside’가 우선됐던 것처럼, 미래에는 카 메이커보다 ‘Google Waymo Inside'가 중요해질 수 있다. 소비자 관점, 고객 선호도는 카 메이커나 브랜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를 같이 보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얻는 정보량이 많아지고 피드백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OEM의 부품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최고의 홍보 방법은 동영상이다. 영상 광고 플랫폼 사업은 다른 어떤 시장보다 크다. 유튜브는 10~50대까지 가장 많이 보는 미디어가 됐다. 여기서 회사는 그들이 어떤 회사이고, 어떤 비전을 갖고 있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설명해줘야 한다. 자동차 부품회사의 미래 신사업은 현재 하지 않는 부품사업이나 완전히 새로운 자동차, 혹은 자동차와 전혀 상관없는 사업이 될 수도 있다.
어느 순간 자동차 부품회사가 갑자기 새로운 부품사업, 혹은 온디멘드 서비스나 모빌리티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 시장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포탈 서비스 업체가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 비디오 카드 업체가 자율주행차용 칩셋을 소개하면 시장이 얼마나 열광하겠는가?
따라서 최종 소비자에 대한 노출을 확대하고 관련 파트너를 찾아 마케팅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은 그 회사가 직접 나와 말하는 게 아니라, 제도권(규제) 내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제3자 시점에서 간접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각 사 전략에 맞는 브랜드 마케팅 파트너의 확보, 감성을 자극하는 영상 마케팅이 중요할 것이다.
실제로 회사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해보자(something new)는 지시가 내려오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기획자들은 열심히 공부해 새로운 사업제안서를 만들어 결정권자에 갈 것이고, 일부 결정권자는 우리 회사에서 이것에 대한 전문가를 찾아오라고 할 것이다. 이것은 앞서 언급한 ‘보쉬’ 이야기와 똑같은 것이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인지기술부터!
한-미 오토텍 커넥트에서 실리콘밸리 자율주행 스타트업 팬텀AI의 윤지현 기술담당 이사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창업과 관련해 “풀 스택보다는 인지기술에 대한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팬텀AI는 카메라 센서를 중심으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과 완전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국 완성차 업체 2곳, 글로벌 티어 1 2곳 등 4개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그동안 수많은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이 탄생했다가 사라졌다. 현재 웨이모, 우버, 오로라 등 빅보이들만 살아남은 상황이다. 윤 이사는 크루즈 오토메이션과 드라이브.ai를 예로 들어 자율주행 스타트업 버블을 말했다. 모빌아이와 같은 회사는 자율주행으로 가는 길에 ADAS 산출물을 제품화하지만, 드라이브.ai나 크루즈 오토메이션은 완전 자율주행으로 바로 가는 접근법을 취한다.
윤 이사는 “2016년 3월 GM의 크루즈 오토메이션 인수를 전후해 자율주행 스타트업 붐이 일었는데, 당시 반응은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크루즈가? 업계 외부의 사람들은 크루즈가 누구지?란 반응이었던 것처럼 회사 인지도가 정말 없었다”면서 “오히려 애플이 인수한 드라이브.ai가 기술적으로 위에 있었지만, 이 회사도 인수전까지 앤드류 응(Andrew Ng)이 기술 개발보다는 회사를 팔러 돌아다니는데 집중했고, 심지어 애플이 인수하지 않았다면 그 날 문을 닫을 뻔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전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투자에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지탱하기 위해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모빌아이나 팬텀AI와 같은 자율주행 접근방식을 추천했다.
윤 이사는 “풀 스택 접근의 경우, 막대한 비용, 요원한 상용화 시점, 사고 관련 법적 책임 등 커다란 극복과제를 넘어야만 한다”며 자율주행에 대한 ‘환상’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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