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븐 시티: 토요타의 미래이동성 大望
Toyota to Build Prototype City of the Future
2020년 03월호 지면기사  / 정리│윤범진, 한상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Toyota Akio Toyota 토요타 도요다 아키오 사장
 
2년 전 CES에서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사장이 말한 것처럼 지난 10년 이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의 공통점은 '플랫폼'이었고 그를 잠 못 들게 한 경쟁자가 바로 구글, 애플, 유튜브,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었다. 지금은 도시도 당면과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디지털 혁신 플랫폼 창조에 몰두하고 있다. 도시는 단순히 ‘창조’가 아닌 재창조와 재생을 위해 플랫폼이 이용되어야만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도시 이동성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혹자는 CES 2020에서 도요다 사장이 주창한 미래이동성을 위한 실증도시 ‘우븐 시티’에 대해 ‘스마트시티의 또 다른 실패작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우려하기도 한다. 우븐 시티는 분명하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도시의 외곽에서 진행될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성공과 실패를 떠나 언젠가는 그 경험과 노하우를 도시로 가져올 것일 뿐만 아니라, 그들만의 재창조, 재생사업(폐쇄된 히가시후지 공장)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이런 곳에서부터 미완성 기술인 자율주행이 시작돼야만 한다고 믿고 있다. CES 2020에서 있었던 토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연설을 전한다.
정리│윤범진, 한상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도요다 아키오: CES에서 보고 듣는 모든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업계가 미래를 예측하고자 합니다. 만약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수정 구슬'이 있다면, 지금 그것을 가장 원하는 곳은 우리 자동차 업계라고 생각합니다. 언제쯤 진정한 자율주행차가 실현될까요? 언제쯤 자동차가 하늘을 날까요? 내 생각을 이해하는 자동차는 언제쯤 등장할까요? 또 언제 자동차가 실제로 거대한 로봇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요?

토요타는 ‘토요타 트랜스포머(Toyota Transformer)’에 임하고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결성(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y), 공유이동성(Shared Mobility), 전기화(Electrification)를 통해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 휴먼 모빌리티, 로봇공학, 재료과학 및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미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토요타리서치연구소(Toyota Research Institute, TRI)와 토요타 커넥티드(Toyota Connected)와 같은 전 세계 여러 연구소에서 이 기술을 연구하고 검증하고 있습니다.



미래기술 검증 위한 도시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연구개발을 한 곳에서, 가상환경이 아닌 실제환경에서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일본의 한 공장을 폐쇄해야만 했던 때의 일입니다. 후지산 기슭에 있는 공장을 철거한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던 중이었습니다. 우리는 미시간 주에 있는 M-City와 같은 자율주행을 위한 시험장을 조성하는 안도 검토해보았습니다.

그때  오프라 윈프리가 그랬던 것처럼 “아하!”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우리는 생각했습니다. "그곳에 실제 도시를 건설하면 좋지 않을까, 실제로 사람이 그 도시에 살면서 모든 기술을 안전하게 검증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 이 자리는 그 아이디어를 발표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우리는 일본 히가시후지(東富士)에 있는 175에이커(약 21만 평)의 부지에 미래의 실증도시를 건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람이 실제로 거주하며 일하고 즐기면서 실증에 참여하는 도시입니다.
완전히 통제된 지역을 상상해 보십시오. 연구자, 엔지니어, 과학자들은 자율주행과 MaaS(Mobility as a Service), 로봇공학, 스마트홈 커넥티드 기술,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자유롭게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실제 환경에서 말이죠.

이것은 처음부터 ‘커뮤니티’, 즉 ‘도시’를 만드는 매우 독특한 도전입니다. 우리는 디지털로 연결되고 토요타의 연료전지 기술을 동력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다른 비즈니스 파트너와도 동료로서 함께 일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 세계의 모든 관심 있는 과학자나 연구자도 참여하여 몇 달 동안 각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덴마크의 전설적인 건축가인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가 우리의 비전에 생명을 불어넣어줄 것입니다. 비야케와 그가 대표로 있는 ‘비야케 잉겔스 그룹(Bjarke Ingels Group, BIG)은 밴쿠버와 뉴욕의 고층 빌딩, 뉴욕의 제2 세계무역센터, 구글의 새 본사, 레고 기업박물관, 미래의 수상 카페와 화성에 세울 미래 도시에 이르기까지 가장 흥미롭고 혁신적인 건축물을 설계했습니다.

우리는 곧 의기투합했습니다. 조금은 서툰 영어를 말하는 사람들끼리 뭔가 통하는 것이 있었고, 그 유대는 더욱 깊어갔습니다. 8개월간에 걸쳐 우리는 함께 조사하고 검토를 거듭했습니다. 그럼, 토요타 우븐 시티(Toyota Woven City)에 대해 비야케 잉겔스 씨의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세 가지 유형의 도로

비야케 잉겔스:
아키오 사장님 고맙습니다. 참고로, 저는 사장님의 영어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우리가 아키오와 그의 팀과 함께 그간 검토해온 구상을 소개하겠습니다.
오늘날의 도로는 모든 것이 엉망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형적인 도로를 세 가지 유형의 이동성(Mobility)으로 나누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유형은 속도가 빠른 이동성을 위한 도로입니다. 이 도로 위의 모든 차량은 배기가스가 전혀 없는 자율주행차입니다. 길에 심어진 나무는 인도와 차도를 구분합니다. 두 번째 유형은 보행자와 속도가 느린 개인이동성이 공존하는 산책로입니다. 셋 번째 유형은 보행자 전용도로가 있는 선형공원(Linear park)의 숲길입니다.

단지 공원을 통해서 도시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이 세 가지 유형의 도로는 3×3 도시 블록으로 짜인 격자 모양으로 만들어집니다. 지역 공원이나 중정(Courtyard)은 도시의 대표적인 블록입니다. 이렇게 길을 나눔으로써 보다 조용한 주거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토요타가 자율주행 및 스마트시티의 실증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인간, 동물, 차량, 로봇 등 다양한 사용자가 왕래하는 광범위한 교차점을 제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붕에는 태양에너지를 수집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용 패널이 깔려 있습니다. 건물은 주로 천연 목재로 만들어졌으며 전통적인 일본 목공예와 새로운 로봇 생산방식을 결합해 만들어집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전통을 보존하고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각 블록에는 생활공간과 업무 공간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지하에는 수소연료 저장 탱크와 정수 시스템을 비롯한 도시 인프라가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물건의 자율 배송을 위한 네트워크도 지하에 만들어집니다. 지상의 건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이죠.

우븐 시티의 주택은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가정용 로봇과 같은 신기술의 시험장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스마트홈은 센서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냉장고를 채우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혹은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등 연결성(Connectivity) 기술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물론, 이 집들의 최대 장점은 후지산의 장관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븐 시티의 주요 퍼즐 조각인 토요타 ‘e-팔레트(e-Palette)’는 공유 택시나 이동식 매장 등으로 활용이 가능한 자율주행차입니다. 센트럴 플라자(Central Plaza) 위에 있는 R&D연구소에 짐을 배달하기도 합니다. 또 e-팔레트는 센트럴 플라자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어 시장, 거리광장, 행사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기술과 소셜 미디어, 온라인 쇼핑으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나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시대에 우븐 시티는 사람들의 교류를 촉진하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의 연결은 웰빙, 행복,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도요다 아키오: 비야케 씨, 언제 우븐 시티에 입주 가능한지 여기에 있는 모든 분들이 궁금해 할 것 같습니다.
비야케 잉겔스: 글쎄요, 어느 정도는 아키오 사장님 당신에게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서는 2021년 초부터 단계적으로 착공할 계획입니다.
도요다 아키오: 지금부터 딱 1년 후라는 말씀이군요
비야케 잉겔스: 예 그렇습니다.

디지털트윈과 AI

도요다 아키오: 우븐 시티 거주자로는 토요타 직원과 그 가족, 은퇴한 부부, 소매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학자, 업계
파트너 등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계신 여러분도 가능합니다. 우선, 약 2,000명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어쩌면 나의 개인적인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는 영화 “꿈의 구장”에 나오는 명대사 “If you build It, he will come”처럼, 그것을 만들면 그들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도시 전체를 건설할 수 있는 기회는, 비록 매우 작은 규모라도 여러 면에서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입니다. 우리는 먼저 가상세계에서 도시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건설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을 만들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새로운 도시를 위한 독창적인 디지털 운영체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마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 건물, 자동차가 데이터와 센서로 모두 연결되어 서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가상과 현실의 두 세계에서 AI 기술을 검증하고 그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AI를 ‘지능 증폭(Intelligence Amplified)’으로 전환하고 싶습니다.

AI의 부정적인 측면이 부상하고 있는 시대에, 이 프로젝트는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형태로 AI를 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전 세계에 있는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회사나 개인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와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 관심이 있는 분이나 미래의 삶을 개선하고 싶은 분은 누구라도 환영합니다.

여기까지 듣고 여러분은 “이 사람 정신 나간 것 아니야”라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토요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굳게 믿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토요타는 실제로 직기 제조업체로 시작했습니다. 자동차를 만든 것이 아니라 직물을 짰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유형의 도시와 인생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함께 짜고자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이동의 자유(Mobility for All)”를 약속하는 회사로서, 그리고 세계 기업 시민으로서, 저는 토요타와 같은 기업이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결코 가볍지 않은 책임과 약속입니다. 우븐 시티는 그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작지만 분명 중요한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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