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는 한때 그들의 미래 수익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굳게 믿으며 수억 달러를 쏟아 부어온 자율주행 노력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오로라에 매각했다. 자율주행 산업 통합을 향한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졌다.
글|한 상 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현대기아차그룹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이 네바다에서 자율주행 테스트 시작을 발표한지 얼마 되지 않은 12월. 코로나19에 마침내 백기를 든 우버가 그들의 자율주행 사업부 ATG의 오로라 매각을 발표했다. 포드 아르고 AI에 대한 폭스바겐의 공동투자,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앱티브의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개발 사업 통합, 혼다의 GM 크루즈 지분 인수, 아마존의 죽스(ZOOX)와 애플의 드라이브.ai 인수 등 자율주행 산업 통합을 향한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졌다. 업계는 궁극적으로 중국을 제외하면 3개 이하의 자율주행 플랫폼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떠나지 않는 우버
우버는 한때 그들의 미래 수익성 확보의 핵심이라고 굳게 믿으며 수억 달러를 쏟아 부어온 자율주행 노력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오로라에 매각했다.
우버와 우버의 자율주행 기술부문 ATG(Advanced Technologies Group) 투자사들은 ATG를 오로라에 40억 달러(4조 3,300억 원)에 매각하는 대신 오로라에 4억 달러(4,340억 원)를 투자하면서 지분 26%를 획득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우버에게 재정적, 법적 골칫거리가 됐던 부분을 도려내면서도 미래의 자율주행차 운용을 위한 조치였다. 매각 협상에 따라 1,200명에 달하는 ATG 직원들은 오로라로 옮기며,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 최고경영자(CEO)는 오로라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우버는 향후 오로라가 만드는 기술이 무엇이든 받아들일 것이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오로라의 크리스 엄슨(Chris Urmson)은 그들의 첫 작품이 우버의 라이드 헤일링 비즈니스를 도울 로봇택시보다는 자율주행 트럭이 될 것이라고 했다. 롱하울 트럭은 안전에 민감한 승객과 관계되지 않고, 더 예측하기 쉬운 고속도로 주행을 하기 때문에 보다 근접한 자율주행 애플리케이션이다.
다라 코스로샤히 CEO는 성명을 통해 “앞으로 몇 년 내에 오로라가 기술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거래액, 시기는 물론 로봇택시로 인간 운전자를 대신하려던 우버의 노력이 좌절됐다는 점으로 주목됐다. 또한 실리콘밸리와 카 메이커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율주행 플릿을 생산하지 못한 다른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들도 같은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년 전부터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은 그렇게 가깝게 있지 않은 장거리 레이스로, ATG의 오로라 매각은 자율주행 산업 통합의 여정이고 코로나19로 우버가 견디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정리했다.
포드 아르고 AI에 대한 폭스바겐의 공동투자,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앱티브의 레벨 4 이상 자율주행 개발 사업 통합, 혼다의 GM 크루즈 지분 인수, 아마존의 죽스(ZOOX)와 애플의 드라이브.ai 인수 등 자율주행 산업 통합을 향한 또 다른 이정표가 세워졌다.
잇따른 악재
우버의 자율주행 프로젝트는 그동안 애리조나에서 발생한 보행자 사망사고, 웨이모의 제소와 지적재산 도용 혐의로 기소된 임원의 유죄 판결 등 수난의 연속이었다.
본래 우버의 자율주행은 그들의 라이드 헤일링 사업에서 가장 큰 비용 문제인 운전자 때문에 시작됐다. 이를 자율주행차로 대체하면 비용을 절감하고 큰 이익을 얻게 돼 수년 내 수십 억 달러의 손실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이에 2015년경 카네기멜론대학 국립로보틱스센터(National Robotics Center)와 제휴하면서 자율주행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카네기멜론에서 40명의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을 불러 모아 우버 ATG라고 불리는 사업부를 구축했다. ATG는 현재 약 1,200명 규모다.
2016년엔 구글 엔지니어 출신 앤서니 레반도프스키(Anthony Levandowski)가 이끄는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오토(Otto)를 6억 8,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레반도프스키는 10년 전 구글이 처음 공공도로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했을 때 현 오로라의 크리스 엄슨과 함께 프로젝트의 핵심 멤버였다. 하지만 이 오토 인수는 2017년 레반도프스키가 구글의 지적재산을 도용했다는 제소, 이어진 유죄 판결로 7,200만 달러에 달하는 회사 지분을 주기로 합의하는 결과가 됐다. 2020년 8월 레반도프스키는 최종 18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2018년 3월에는, 궁극적으로는 운전자와 기타 안전 문제가 원인이었지만, 애리조나 템피에서 발생한 한 여성 보행자 사망사고로 우버는 물론 전체 자율주행 프로젝트의 전환점을 야기했다. 도로 테스트가 중단됐고 테스트 재개 후에도 기술에 대한 신뢰, 신규 투자가 크게 감소됐다. 같은 해 우버는 토요타로부터 5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는데, 이 투자유치는 우버의 자율주행 전략 변화를 말해줬다. 더 이상 자체적인 자율주행차 개발을 고집하지 않고 기존 제조업체의 차량에 내비게이션 기술을 연결하는 전략이 더해졌다. 2019년 토요타는 덴소,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함께 우버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물론 당시에도 우버의 장기적 미래, 수익성 개선은 불투명했었다.
산업의 통합
2019년은 토요타의 우버 투자를 비롯해 애플의 드라이브.ai 인수 등 자율주행차 산업 통합 시작의 해로 기억된다. 이 여정은 코로나19를 지나며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 세계적 경기침체, 기업 재정 악화는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사들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다수의 운전자를 차에 태우지 못하면서 자율주행 테스트가 줄었다. 또 우버의 사망사고를 기점으로 레벨 4 직행을 꿈꾸던 전문가들은 그들의 성공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멀리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카 메이커들은 레벨 3 도약을 멈추고 레벨 2.5를 지속하면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효율적인 연구개발, 투자 방안을 찾고 있다.
코로나는 우버의 핵심사업 라이드 헤일링에 심각한 영향을 주면서 ATG 매각을 야기했다. 우버는 나머지 신규 사업들의 매각을 추진 중으로 봄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한편, 오로라는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피츠버그에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카네기멜론 대학과 우버 출신인 드루 백넬(Drew Bagnell) CTO가 있다. 오로라는 피츠버그의 우버 자율주행 기술과 기술자, 지원 인력을 더하게 된다.
오로라는 2018년 세계 최대 카 메이커 폭스바겐 그룹, 현대기아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공급하기로 합의했었지만, 현재 폭스바겐은 더 이상 오로라와 협력하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은 포드의 아르고 AI로 옮겨갔다. 오로라의 현대기아자동차는 폭스바겐 대신 ATG의 토요타를 맞이하게 됐다.
코로나는 우버의 핵심사업 라이드 헤일링에 심각한 영향을 주면서 ATG 매각을 야기했다. 우버는 나머지 신규 사업들의 매각을 추진 중으로 봄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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