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류 시 복 박사 <sbyu@katech.re.kr>
자동차부품연구원 지능형 자동차기술연구본부
IT/AVS융합연구센터, VRDS/ADAS팀 선임연구원
세계 각국은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은 2010년까지 50%, 일본은 2012년까지 40%, 중국은 2010년까지 10%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 정부 핵심 공약 중 하나로 교통사고 사상자 50% 감소 정책을 추진중이다(대통령공약집 187쪽).
교통사고의 효과적인 감소는 교통규제, 정보기술, 기술혁신, 그리고 능동 및 수동 안전관련 제도를 통해 달성될 수 있다. 이 중 IT 기술이 자동차와 접목된 첨단안전차량(Advanced Safety Vehicle, ASV)은 각국의 교통사고 저감 정책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연구에 따르면, 차량에 능동안전 시스템을 장착함으로써 승용차의 경우 41%, 상용차의 경우 31%에 이르는 사고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제네시스나 에쿠스와 같은 차량에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Lane Departure Warning System, LDWS) 적응형 순항제어 시스템(Adoptive Cruise Control, ACC) 등이 장착되기 시작하면서 ASV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ASV 제품 국산화는 관련 완성차 및 부품업체, 자동차전문연구소 및 대학들의 오랜 노력의 결실이다. 과거 산업자원부는 자동차부품연구원 주관의 G7 사업을 지원하며 이미 10년여 전부터 ACC 등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해 왔다. 그리고 지식경제부로 개칭된 최근에도 자동차부품연구원을 중심으로 미래형자동차기술개발사업, IT-자동차 융합기술 개발사업 등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국내 ASV 개발과 보급 관련 접근은 제품 개발에만 집중돼 있다. 선진 시장 공략과 국내 시장 방어의 기초가 되는 국제표준화에 대한 자동차 산업계의 관심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 능동안전 시스템에 관련된 표준 및 규정은 많은 기관, 단체에서 다루고 있다. 이 글에서는 자동차 능동안전 제어 및 경고 시스템의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ISO(International Standard Organization) TC(Technical Committee)204 WG(Working Group)14를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日, 앞선 대응 체제
ISO에서 자동차 분야를 주로 담당하는 분과는 TC22이다. 그러나 ASV 시스템을 포함하는 능동안전 시스템은 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를 담당하는 TC204에서 WG을 운영하고 있다.
ISO TC204는 미국이 의장국이며, ISO 외부로는 ITU-R SG5, ITU-R SG6, CEN/TC278, APEC, IEEE, OGC, UN/CEFACT/TBG3, IrDA, ETSI/ERM/ TG37, WCO 등의 조직과 연계하고 있다. ISO 내에서는 TC8, TC22, TC104, TC154, TC211, ISO/IEC/JTC1 등과 연계돼 있다. TC204의 WG 현황은 표 1과 같다.
TC204는 정기 회의를 매년 봄가을 2회 개최하고 있다. 또 WG별로 별도의 추가 회의가 이뤄지기도 한다. 주요 WG들의 활동을 살펴보면 WG3는 ITS, 텔레매틱스, 차량용 내비게이션의 기반이 되는 디지털 지도 기술을 주로 다룬다. WG4는 차량 및 장비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한 관련기술을, WG7은 위험물 이력 및 추적을 포함하는 화물 운송체계 관리기술을, WG10은 통신을 이용해 도로 안전/편의정보를 제공하는 여행자 정보제공 기술을, WG14는 차량 및 도로용 경고 및 제어 시스템 기술을, WG15는 국내에 하이패스 장비 등에 사용되는 통신방식인 DSRC 통신 기술을, WG16은 향후 V2V(차량간 통신) 및 V2I(차량과 인프라간의 통신) 표준으로 진행될 광역 통신에 대한 기술을, WG17은 차량에 탈착이 가능하고 개인 휴대가 가능한 장치인 노마딕 디바이스(Nomadic Device)주 1) 기술을 다루고 있다.
가장 최근에 신설된 WG17의 경우는 차기 시장전망이 매우 밝은 분야인데, 처음부터 한국이 의장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국제표준 아이템별로 의견을 개진하는 소극적 참여가 아닌 한 분야의 국제표준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TC204에 대한 국내 대응은 기술표준원의 정보통신표준과가 담당하고 있다. 기술표준원은 주요 한국측 전문가 참여를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고 있고, 한국표준협회는 전문가들에 대한 지원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TC204 정기회의에는 국내에서 20여 명의 박사급 전문가가 참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부품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국토연구원, 아주대학교, 한양대학교, 연세대학교를 포함한 산학연이 전문가들을 파견하고 있다.
ISO TC204 WG14는 일본의 제의에 의해 구성,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이 의장국을 맡고 있다. 일본측 전문가의 대응 실무는 일본 자동차공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of Japan, JSAE)가 담당하고 있다. WG14 업무에 대한 재정적 지원은 일본자동차공업협회(Japan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 JAMA)가 맡고 있고, JSAE는 의장국으로서 사무, 각 아이템별 전문가 선정, 전문가 활동비 지원, 아이템별 국내 대응팀 구성 및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JSAE의 업무는 단순한 전문가 활동비 지원에 머물지 않고 업데이트된 각 표준안 원문에 대한 일어 번역, 일본측 대응 문건에 대한 번역 및 영문 체크와 같은 영문 지원을 포함함으로써 영어가 원활치 않은 기업 소속 전문가들도 국제표준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영어 능통자로 전문가를 구성하고 개인의 능력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는 다른 나라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일본은 해당 아이템이 일본이 주도하는 표준안이 아니어도 필요한 경우 해당 아이템에 대한 표준 관련 실험 및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 매우 효과적인 국제표준 대응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은 WG14에 JSAE의 운영 지원 인원, 통역 인원을 비롯해 AHSRA(Advanced Cruise-Assist Highway System Research Association), 토요타, 혼다, 파나소닉, 다이하츠 등에서 전문가를 파견, 언제나 가장 많은 10여 명의 전문가를 파견하고 있다. WG14 의장은 시바우라 연구소(Shibaura Institute Technology)의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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