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자율주행 산업에 미친 가장 중요한 결과는 로보택시의 테스트가 다음 단계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기술은 성숙했고, 센서는 정해지고 더욱 발전하면서도 가격이 내려가고 있으며, 매우 제한된 조건이지만 로봇셔틀과 같은 진정한 자율주행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OEM과 모빌리티 업체의 운영 수익은 차량 판매 등 매출 감소로 큰 타격을 입었고, 이는 R&D 지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단기적인 것으로 자율주행 산업에 장기적인 영향은 없습니다. 단기적으로 OEM은 레벨 2, 레벨 2+ 및 반자동주행(레벨 3) 기술 도입으로 초점을 전환했습니다. 현재 규제가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최대 걸림돌이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레벨 4와 레벨 5 차량이 노상에서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은 레벨 4 자율주행차가 2024년까지 일부 도시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의 카말레쉬 모하나라감(Kamalesh Mohanarangam) 애널리스트가 말했다.
2024년까지 레벨 4 자율주행에 도달하겠다던 기존 OEM들은 코로나19와 함께 변화한 트렌드의 영향으로 기술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면서 상대적으로 시급한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경쟁하는 레벨 2, 레벨 2+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정적인 부담과 ‘돌아온 자가용’이란 모빌리티 트렌드는 카 셰어링, 로보택시 도입 전략을 조정케 하는 한편, 이 화이트라벨 플랫폼의 잠재적 가능성에 대해 더욱 면밀히 검토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 플레이어의 레벨 4를 향한 열망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코로나19는 로보택시로 대표되는 자율주행 산업의 테스트 단계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또한 레벨 4 이상을 실현하려면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함에 따라 기업 간 협력, 인수합병 등 통합이 더욱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오로라(Aurora)는 우버의 자율주행 부문 우버 ATC를 인수하고 토요타와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토요타는 리프트(Lyft)를 인수했다. 아마존은 ZOOX를 사들였고, GM은 크루즈(Cruise)와 손잡았다. 아르고(Argo)는 포드, 폭스바겐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며, 현대자동차는 앱티브와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해 로보택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다임러는 자율주행을 위한 완벽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플랫폼 개발과 에코시스템을 위해 엔비디아와 손잡았다.
OEM의 자율주행
모하나라감 애널리스트는 “레벨 3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레벨 3를 건너뛰기로 했던 OEM 업체들도 레벨 3 솔루션을 제공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혼다가 이미 레벨 3를 일본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많은 OEM이 향후 2년 안에 레벨 3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OEM들은 레벨 2+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향후 5년 동안 이것이 보급형 차량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선진시장에서 전례 없는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라고 말했다.
OEM 관점에서 자율주행 시장은 레벨 3가 규제 프레임워크 부족과 저속으로 제약된 낮은 가치 제안으로 표류할 수년 동안 레벨 2, 레벨 2+ ADAS의 전례 없는 성장에 대비 중이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최고시속 60 km 제한 레벨 3 자율주행 시스템 안전규정(ALKS 대한) 발표가 OEM의 레벨 2+ 우선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
이 규정은 유럽, 캐나다, 일본에 의해 채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시장에서 10대 중 2대 이상이 레벨 2 이상 ADAS를 장착할 전망이다.
한편, 기술적 측면에서 OEM이 레벨 3, 레벨 4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 제품군을 확정하면서 고체 라이더, 4D 레이더, 4D 카메라 등 차세대 인식 센서의 추가 및 양산이 시작됐다.
주요 센서 비용도 낮아지고 있다. 특히, 여기에는 애플의 영향이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말 애플은 새로운 기능이 포함된 아이폰 12 Pro 및 iPad Pro에 라이더를 넣었는데, 라이더의 대량 채택은 차량용 라이더 부품 가격으로 이어지게 된다. 벨로다인은 7만 달러 수준이던 라이더가 2년 전 1만 달러로 떨어진 것처럼 Velarray H800과 같은 차량용 라이더가 500달러 미만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체에서 반사되는 빔의 주파수 변화를 측정해 물체 이동속도까지 나타내는 FMCW(Frequency Modulated Continuous Wave) 4D 차세대 라이더가 향후 레벨 3 이상 장거리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TOF(Time-of-Flight) 기반 MEMs 및 OPA(Optical Phase Array) 라이더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콘티넨탈의 200채널 ARS 540 레이더는 양산 가능한 최초의 4D 장거리 레이더로 도달범위, 속도, 방위각, 사물의 고도와 위치를 계산해 최대 300미터 반경의 주행 환경에 대한 뷰를 제공하며 채택이 늘고 있다. 2,000개 이상 가상 채널을 가진 알베이(Arbe)의 4D 레이더는 AutoX 등과 40만 대 이상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레벨 2+ 이상 자율주행에 따라 핸즈오프, 제어권 전환, 운전자 식별, 나아가 탑승자 인식과 관련해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매우 중요해졌다. 또 자율주행 SOC와 관련해 플랫폼 독립적인 솔루션 개발로 ADAS에서 자율주행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애플리케이션에 대응되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폭스바겐과 같은 몇몇 대형 OEM이 모든 것을 인하우스에서 하고자 하는 동안, 대다수 OEM은 서플라이어, 스타트업, 심지어 다른 OEM과 협력해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기술기업, 인지 플랫폼 개발자들은 그들의 토종 솔루션을 위해 센서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그나와 BMW의 파트너십 사례는 이노비즈(Innoviz)와 같은 강력하고 비용 효율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라이더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지원과 명성을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됐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엔비디아의 파트너십은 완벽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에코시스템 개발을 목표하고 있으며, 폭스바겐은 포드, 아르고와 협력해 유럽과 미국을 위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셔틀
모하나라감 애널리스트는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자율주행 셔틀 시장이 단기적으로 로보택시 시장보다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셔틀은 이미 운행 중이고 차세대 도시와 같은 통제된 환경에서 전 세계적으로 배치될 것입니다. 메이 모빌리티(May Mobility)는 디트로이트, 프로비던스, 콜롬비아, 그랜드 래피즈 등 4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빕(Beep)은 최근 로컬 모터스와 제휴해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셔틀 서비스를 시작했고, 오리고(Aurrigo)는 영국 캠브리지에서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레벨 4 이상 솔루션으로, 대학, 산업 허브, 차세대 신도시와 같은 통제된 환경에서 시속 40 km 안팎의 저속으로 운행하는 자율주행 셔틀이 전 세계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 로봇셔틀은 진정한 새로운 형태의 운송수단으로, 대부분 입석 공간이 있고 첨단 인터페이스가 내장된 대형 스크린을 특징으로 한다.
로봇셔틀은 기술 로드맵 또한 화려하다. 예를 들어 일부 OEM은 전력의 일부를 태양광으로 처리하고, 일부는 광고를 판매하거나 기술력을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마이크로 LED 도어, 투명 스크린, AR 윈도를 포함한다. 어떤 셔틀은 일부가 도킹되고, 다른 일부는 모듈식 바디 스왑으로 용도를 바꿔 이동식 패스트푸드, 유틸리티 차량, 야외 이벤트 용도로도 사용된다. 토요타의 경우엔 이런 셔틀을 스마트시티에 통합할 방침이다.
드라이버리스
코로나19는 테스트 및 규제 측면에서 완전 자율주행 테스트의 촉매제가 됐다.
대유행 초기 실리콘밸리에서는 백업 드라이버를 두고 로보택시를 테스트하던 기업들이 감염을 이유로 테스트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것은 오히려 테스트를 지속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인 안전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도록 하면서 ‘점프’의 계기가 됐다.
예를 들어, 지난해 7월 알리바바가 지원하는 중국의 스타트업 AutoX는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운전자 없는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 면허를 획득해 새너제이에서 적정한 기상 조건 하에 45마일(시속 72 km) 이하의 속도로 온디멘드 자율주행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를 기점으로 캘리포니아에서 바이두, 위라이드(WeRide), 크루즈, 뉴로(Nuro), 웨이모, ZOOX 등 8개 회사가 이런 면허를 받았다.
뉴로의 경우는 택시가 아니지만 무인배송을 하고 있다. 게다가 웨이모와 크루즈 등은 샌프란시스코의 도심처럼 더욱 도시화된 지역에서의 테스트 권한을 얻어냈다.
“피닉스에서 웨이모의 로보택시 파일럿 플릿이 가동되고 있고, 베이징에서 바이두가, 상하이에서 AutoX와 디디의 로보택시 서비스가 시범 운행되고 있는 정도입니다.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의 상업적 이용을 합법화한 규제 초안은 독일이 처음입니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은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 출시가 2024년경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특히 LCV 부문의 자율주행 트럭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설득력을 얻고 있고 자율주행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차량이 물류 수요와 함께 혁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남은 단계는 자율주행 서비스의 상용화다. 이것은 교외에서 도시로, 그리고 도시에서 더 많은 도시로 퍼져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하나라감 애널리스트는 카브뉴와 같은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해 “단기적으로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이런 인프라 프로젝트가 자율주행차의 안전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산업이 레벨 5로 발전함에 따라, 차량은 환경을 감지하고 스스로 라우팅할 수 있어야 하며, 다양한 지형에서 스스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용 기반 구조의 필요성을 줄일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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