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air Jungkil Shim 심정길 박사, 한국알테어 기술본부 파트장
시뮬레이션은 이제 설계 프로세스를 주도하는 지배적인 기술이 됐다. 한국알테어 기술본부 파트장 심정길 박사는 전기차 배터리가 시뮬레이션 능력과 디지털 트윈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히 마련됐다고 말했다. 또 배터리의 주요 성분이 대부분 분말이기 때문에 배터리 공정에서 입자 기반 시뮬레이션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알테어 EDEM은 배터리 제조 및 재활용, 장비 형상 최적화, 전지 성능에 이르는 공정에 적용하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포함한다. 특히 유체 및 동역학 등 알테어 시뮬레이션과 커플링 해석을 지원하기 때문에, 제조 공정 시 발생하는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재의 거동을 확인할 수 있어 장비의 수명 예측, 효율 향상을 위한 장비 형상 최적화도 가능하다. 심정길 박사는 배터리 제조 공정이 차세대 공정으로 넘어가는 지금이 디지털 트윈을 도입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글|윤범진 기자, bjyun@autoelectronics.co.kr
Q. 디지털 트윈이 EV 배터리 공정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A. EV 배터리 제조 공정은 엄밀히 말해 최첨단 공정은 아닙니다. 전통적인 공정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부분도 있고, 생산량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쫓기다 보니 최적화하지 못한 부분이 대단히 많습니다. 반면, 재료비는 엄청나게 비싼 편입니다.
배터리의 제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믹싱 공정 조건 중 RPM 변경을 테스트해보는 데도 1,000만 원 이상 소요되기도 합니다. 한 번 실패하면 한순간에 1,000만 원이 날아가는 셈이지요. 이러한 테스트를 하기 위한 시간과 비용이 넉넉한 상황도 아닙니다. 따라서, 시뮬레이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트윈이 절실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배터리 제조 공정은 최적화하지 못한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고, 다른 산업군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편입니다. 따라서 디지털 트윈 접근이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Q. 배터리 제조 환경이 투박하고 최첨단이 아니라면, 정보를 수집하거나 현장의 디지털화가 어려울 수 있지 않나요?
A. 오히려 반대입니다. 배터리 산업은 두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하나는 새롭게 떠오른 분야이기 때문에 타 산업군에 비해 공격적으로 시뮬레이션을 도입하는 편이라는 점과 시작 단계부터 데이터 수집이나 축적 관점에서 설계된 현장이 많다는 점입니다. 이 점이 디지털 트윈의 도입 가능성을 높입니다.
배터리 산업의 성장과 함께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데이터 축적이 많이 돼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로 무엇을 할지 좋은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공정상 배터리 산업과 상당히 비슷한 산업군이 제약과 식품입니다. 같은 장비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각종 원재료를 혼합하는 ‘믹싱(mixing) 공정’이 의약품 및 식품 공정에도 있으나 여기에는 데이터가 비교적 많지 않습니다. 배터리 산업은 타 산업군에 비해 시뮬레이션에 친숙하고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어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트윈의 기반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Altair EDEM 파우더 믹싱 공정 이미지
디지털 트윈화된 파우더 공정 렌더링 이미지
Q. 국내 구축 사례가 있나요?
A. 국내에는 배터리 미세구조 최적화를 위한 정부 과제에 알테어가 참여해 디지털 트윈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국내 유수의 대학, 기업과도 연계해서 진행하는 과제로서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또한 알테어가 많이 언급하고 있는 글로벌 디지털 트윈 적용 사례로는 항공기와 풍력 발전의 디지털 트윈이 있습니다. 항공기와 풍력발전은 단일 제품으로서 그 규모가 크고 고가이기 때문에,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기반의 토양이 충분히 마련돼 있었습니다. 실제로 두 분야는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적극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배터리 산업과 비슷한 제약 산업군도 현장의 데이터를 통한 디지털 트윈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면, 배터리 공정에서도 그 잠재력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전극 생산 공정은 우리나라가 생산 및 기술적인 측면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디지털 트윈 도입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Q. 배터리 업계가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특히, 협력 파트너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A. 디지털 트윈 도입을 고려한다면, 일단 두 가지를 조언합니다. 먼저 명확한 목적과 범위를 정해야 합니다. 배터리 전체 생산공정을 디지털 트윈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고객이 핵심 공정이나 또는 KPI(핵심성과지표)를 기반으로 범위와 목적을 정의하는 데 좀 더 숙고하기를 당부합니다. 그리고 솔루션 파트너를 선정하면서, 디지털 트윈을 단일 솔루션으로 구성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디지털 트윈은 데이터와 관련된 솔루션이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시뮬레이션의 역할은 실제 실험을 대체해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입니다. 데이터 제너레이션 또는 데이터 어그멘테이션(data augmentation)이라고 하는데, 실험을 도저히 하기 어려운 조건을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실험의 위험성이나 비용 차원의 문제에서 이러한 기반 기술이 필요하고, 또 이런 것들을 통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은 디지털 트윈의 핵심이 될 수 있는 부분인데, AI나 머신러닝 툴이 사실 굉장히 많습니다. 알테어가 요즘 집중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차수 축소 모델(Reduce order model, ROM)입니다. 왜냐하면 시뮬레이션은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응답성이 늦기 때문입니다. ROM 모델은 좋은 솔루션이 될 것입니다.
또 하나는 현장의 데이터를 가져오고 또 그 컨트롤 신호를 내보낼 수 있는 IoT 플랫폼이 있어야 합니다. 시뮬레이션, 데이터 솔루션, IoT 플랫폼이 하나의 연동된 시스템이어야 합니다. 각각의 요소를 다루고 있는 회사는 많습니다. 하지만 연동된 시스템으로 제공하지 못한다면 구축 단계에서 커뮤니케이션 에러나 여러 가지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그런 부분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각각의 분야에서 괜찮은 회사들을 선정했지만, 결론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옵니다. 알테어는 이 모든 솔루션을 내재화해서 통합적으로 갖추고 있다 보니 디지털 트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디지털 트윈 구축에 필요한 솔루션을 다 갖추고 있는 회사는 알테어가 유일하다는 건가요? 보완할 퍼즐 조각이 더는 없다는 의미인가요?
A. 그렇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다 갖추고 있는 회사는 없습니다. 사실 이 질문을 작년에 받았다면 몇 가지 부족한 구성부품이 있다고 답변했을 것입니다. 알테어는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개발을 통해 디지털 트윈 시스템을 위한 플랫폼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에 데이터 분석 및 머신러닝 전문기업 래피드마이너(Altair RapidMiner)를 인수하면서 상당히 강력한 솔루션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이제 거의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고 봅니다.
최근 출시한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기술 통합 플랫폼 ‘알테어 래피드마이너’(Altair RapidMiner)는 데이터 수집 및 전처리, 모델링부터 운영 및 시각화까지 데이터 분석 종합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알테어는 디지털 트윈 관점에서 두 가지 정도를 주로 언급합니다. 첫 번째는 래피드마이너의 강점이기도 한데, 데이터 친화적이지 않은 유저(사용자)도 머신러닝을 쉽게 모델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토ML(AutoML)은 머신러닝 모델 중 비교 분석을 통해 가장 적합한 모델을 추천해줍니다. 또 데이터 전문가가 아니어도 현장의 유용한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AI를 훈련하려면 대규모 데이터셋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알테어의 romAI 모델이 강점이 있습니다. romAI 모델은 3D 시뮬레이션 실행의 결과나 적은 물리적 데이터 집합만으로도 훈련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으며 빠른 실행 시간과 정확한 결과를 제공하는 ROM(Reduced order model)을 생성합니다.
현재 알테어가 디지털 트윈의 가장 핵심으로 꼽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시뮬레이션을 통한 데이터 생성 이후 ROM을 자동화해서 자동으로 예측 모델을 익스포팅(exporting) 해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데이터도 있고 공정에 대한 도메인 지식도 충분하지만,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역량 부족으로 인해 디지털 트윈이 안 되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입니다. 알테어 내에 데이터 전문가 그룹이 있어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고객은 대부분 내재화를 원하고 자사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알테어는 고객이 내재화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romAI으로 부품에 가해지는 응력과 하중을 빠르게 예측한 예제 이미지
Q. 디지털 트윈 시장에는 많은 툴 벤더가 시뮬레이션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알테어가 경쟁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A. 알테어는 파트너사 탑재 솔루션까지 합치면 총 150여 개 솔루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테어의 최고의 장점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통합 시스템으로서 ‘효율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각 솔루션 간의 데이터 교환이 대단히 용이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중물리(Multi-physics) 시뮬레이션 환경을 구축할 때, 알테어 솔루션은 진입장벽이 낮고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두 번째 장점은 ‘경제성’입니다. 모든 알테어 제품은 통합 라이선싱 시스템인 ‘알테어 유닛’(Altair Units)을 통해 제공됩니다. 제품 솔루션을 추가할 때마다 비용이 누적되는 것이 아니라, 알테어의 일정 유닛을 보유하고 있으면 그 유닛에 포함된 모든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괄적인 애플리케이션 세트로 패키지된 알테어의 유닛 기반 구조는 개별 라이선스를 사용하는 경우보다 확장 가능하고 공유 가능하며 비용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추가하고 싶은 장점이 있습니다. 4년 전(2019년 11월 14일), 알테어가 제가 속한 입자 해석 소프트웨어 기업인 DEM 솔루션즈(DEM Solutions)를 인수했습니다. 인수 당시 알테어가 장점으로 본 것이 바로 ‘오픈 시스템’이라는 점입니다. DEM 솔루션즈의 이런 철학은 유저들이 코어 엔진이나 코드를 마음껏 수정할 수 있고, 또 함께 개발해 가는 토양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알테어 역시 그러한 토양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알테어가 독특한 시스템이 아닌 표준화된 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있었기에, DEM 솔루션즈와의 통합도 굉장히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실제로 인수되자마자 알테어의 기존 소프트웨어와의 통합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충돌 해석 코드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오픈라디오스를 공개했습니다. 알테어의 기본 생각은 ‘오픈소스화하여 유저들과 함께 개발해 가자’라는 것입니다.
Q. 타 업계와 비교하여 배터리 (자동차 제조업계 포함) 업계의 디지털 트윈 도입 상황은 어떤가요?
A.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배터리 산업군은 아직 시작이 안 되고 있지만 멀지 않아 탄력이 붙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배터리 산업계가 차세대 배터리 공정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건식 공정을 들 수 있습니다. 습식 공정에서 건식 공정으로 바뀔 때, 병목이 상당히 제거되고 일부 과정이 생략됩니다. 배터리 업계가 차세대 공정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디지털 트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가상화가 어려운 공정들이 많이 생략되고 전체 단계도 상당히 축소되기 때문입니다.
Q.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3) 참가업체 세미나에서 배터리 모듈/팩의 열 성능(Thermal performance)을 평가하기 위한 알테어의 3D 시뮬레이션 기능이 ‘유니크(unique)’하다고 했는데, 그 의미가 무엇입니까?
A. 알테어의 ‘유니크’함은 바로 ‘최적화’에 있습니다. 단일 솔루션이나 어떤 열분석·열관리 솔루션은 웬만한 회사라면 다 가지고 있습니다. 차이점도 크지 않습니다. 알테어의 강점은 이것들을 통합하고, 결국 설계 최적화까지 갈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알테어는 배터리 팩이나 모듈 단에서 배치와 형상, 조건의 변경을 최적화 솔루션 내에서 자동화해 설계를 최적화할 수 있는 툴들을 제공합니다. 알테어의 모든 솔루션은 기본적으로 최적화 관점에서 엮여 있습니다. 타사의 경우는 최적화를 위한 또 다른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각 솔루션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사용자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최적화’라는 표현이 다소 추상적일 수 있는데, 배터리 열관리의 예를 들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배터리 모듈 혹은 셀의 크기나 배치, 냉각을 위한 냉각 채널의 배치와 유량 분배, 그리고 이 배터리 전력을 사용하는 모터가 있습니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모터에서 요구하는 전력량에 따라서 배터리를 제어합니다. 고객은 이 제어 알고리즘을 최적화하기를 원합니다. 전통적인 설계 과정은 몇 개의 사례를 검토하여 가장 성능이 좋은 것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반면, 알테어는 이런 각각의 요소들이 파라미터화 되고 통계적인 알고리즘이 탑재된 최적화 소프트웨어가 사용자가 좀 더 쉽고 빠르게 셀 크기, 배치, 유량 분배 등과 관련된 최적의 값을 얻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때에 따라서는 사용자가 생각한 범위를 벗어난 최적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강력하고도 유니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테어의 전기차(EV) 관련 이미지
Q. 알테어의 EDEM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실험을 줄이고 점진적인 개선을 더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가능한가요?
A. 실제 현장에서 컨설팅하면서 느낀 점은 실험을 생각보다 많이 한다는 것입니다. 이뿐 아니라 실험 범위를 어디부터 어디까지 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험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해보자는 식입니다. 예를 들어 최적의 배터리 성능을 뽑아 내기 위해 배터리 양극재의 최적 배합비율을 찾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또 고려해야 할 소재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중에는 하지 않아도 될 실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배합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실험을 하게 됩니다.
필요한 핵심 실험만 놔두고 나머지를 스크리닝(screening)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배터리 소재가 입자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입자 시뮬레이션 도구인 EDEM 소프트웨어가 배터리 연구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광범위한 가상 실험 분석을 수행하여 통계적으로 무의미한 데이터가 나오는 쪽을 스크리닝해 줄 수 있다는 점이 사용자들이 만족해하는 이 소프트웨어의 기능적인 장점입니다. 여기에 더해, 최적화 관점에서 알테어 하이퍼스터디(Altair HyperStudy)라는 소프트웨어가 연동되어 사용자의 실수를 방지해줍니다.
배터리 산업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실험 비용이 많이 드는 편입니다. 재료가 고가라는 점도 큰 몫을 차지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EDEM 소프트웨어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입자 해석 소프트웨어는 광물, 제철 산업 분야에서 태동하여 화학이나 배터리 산업군에서 사용하는 활물질 분야까지 오는 여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알테어는 EDEM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왔습니다. 고객의 역할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전극을 만드는 국내 대기업 고객이 파이오니어(개척자)로서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이제는 배터리 자체뿐만 아니라 배터리 공정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소프트웨어가 됐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경험치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EDEM 소프트웨어는 앞으로 배터리 산업군에서 핵심 도구가 될 것입니다.
질문과 관련 없는 얘기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후발주자인 유럽에서는 입자 시뮬레이션에 대한 국가 차원의 투자와 컨소시엄 구성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중국도 입자 시뮬레이션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아진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위기의식을 느낀 개별 회사들이 입자 시뮬레이션을 내재화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관심과 투자, 그리고 업계 컨소시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자 시뮬레이션이나 기반 기술에 초점이 맞춰진 학회조차 제대로 없는 게 현실입니다. 소규모 학회가 있지만 기업들이 공개를 꺼려 학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습니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언젠가 우리에게 큰 위기로 다가올 것입니다.
Q. 리튬이온 배터리의 새로운 화학물질을 시뮬레이션하고 검증하는 데 양자컴퓨터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벤더에게 어떤 변화를 예상하시나요?
A. 양자컴퓨터까지 갈 필요 없이 EDEM 솔루션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커버할 영역이있다고 생각합니다. 배터리 업계에서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현존하는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 신물질 개발이 중요한 건 사실입니다. 신물질 개발과 관련하여, 분자 레벨의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컴퓨팅 비용이 굉장히 비쌉니다. 양자컴퓨터와 같은 획기적인 컴퓨팅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아무리 고성능 컴퓨터라 해도 신물질 개발에 필요한 시뮬레이션은 굉장히 버거운 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EDEM이나 디지털 트윈과 같은 기반 기술을 이용해서 최적화하고 채워 나가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최적의 압축 밀도를 갖는 재료들의 입도 분포와 배합 비율을 구하는 문제에도 EDEM은 AI와 결합된 기술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있는 기술로 충분히 접근 가능한 숙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배터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만큼 풀지 못하고 온 숙제가 많습니다. 두 영역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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