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윤 범 진 편집장
정리│양 은 정 기자/ 사진 김 병 원 기자
윤범진 편집장: 주력산업 총괄 MD로 선임되신 데에는 자동차 업계에 몸을 담으셨던 이력이 반영되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주영섭 MD: 주력산업 MD는 자동차, 조선, 기계, 항공, 플랜트, 철강, 화학, 섬유 등 8개 산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략기획단은 다른 조직과 달리 MD들 간의 경계를 허물고 융합에 힘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주력산업도 IT와 융합되는 추세이므로 정보통신산업 MD와 힘을 모아 새로운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또 신산업 중에는 로봇, 바이오가 있는데, 로봇은 기계에 바탕을 둔 제어 및 메카트로닉스의 복합체이기 때문에 주력산업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바이오 분야는 랩온어칩(Lab-on-a-Chip)과 같은 개념의 칩을 만드는데 정밀 기계가 이용됩니다. 에너지 분야 역시 발전설비가 기계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분리해서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다섯 명의 MD가 함께 일해야만 제대로 된 결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주력산업 MD는 매우 넓은 분야를 커버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황창규 단장께서는 주력산업 MD를 선임할 때, 제조업 시장 및 기술 전반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물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상 자동차는 제조기술의 결정체로서 기계, 전자, 재료 등 산업 전 분야와 직접 연관돼 있으며, 특히 주력산업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 점을 많이 고려하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주어진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실 일이란 것이 무엇이든지 처음이 중요합니다. 국가 산업발전 및 기술 전략을 잘 만들고, 이에 입각한 국가 R&D 정책방향과 예산을 잘 편성, 운영함으로써 우리나라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국가경제의 밝은 미래를 열어야 한다는 점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윤범진 편집장: 6월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하셨는데, 현장에서 어떤 주문을 많이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주영섭 MD: 정부와 기업 간 역할 분담과 의사 소통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대략 국가의 전체적인 톱다운 전략(Top-down Strategy)과 방향성을 잘 만들어 달라는 요청입니다.
R&D 전략기획단은 기획-실행-점검(plan-do-see) 개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국가 R&D 전략을 기획하고(plan), 이에 입각해 R&D 정책 방향과 예산을 편성하며(do), 실질적으로 잘 실행되고 있는지 성과를 분석하고 점검하는(see) 사이클로 진행됩니다. 이같은 프로세스를 업계에 소개했더니 다들 바라던 바였다며 환영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산업이 다변화되고 융합되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틀이 있어야 하고, 국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주문합니다. 이러한 의견을 통해 전략기획단의 방향과 현장의 요구가 상당히 일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윤범진 편집장: 국가 R&D 자금이 어디에, 얼마나 투입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부와 기업 간 시각차가 있을 것 같습니다.
주영섭 MD: 있을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5년, 10년 후의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리스크가 크다면 사실상 진행이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민간기업과의 관계에서 큰 방향을 제시하고,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엔 리스크가 큰 분야는 국가가 주도적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서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와 협력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을 잘 설정해 효과적인 국가 R&D 전략을 만들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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