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TechEx는 최근 ‘Autonomous Cars, Robotaxis and Sensors 2024-2044’ 보고서를 펴내며 ‘메르세데스 벤츠가 어떻게 레벨 3란 이정표에 도달했는지, 어떤 규제 변화가 레벨 3 차량을 촉진했는지, 누가 레벨 3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자율주행 기술을 전망하고, 레벨 3 기술이 주류가 되는 데, 레벨 4 기술이 대중시장에 도달할 시기를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고 했다. 한 줄로 요약하면 ‘레벨 4로의 진화는 최소 15년은 걸릴 것’이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문의 | 김재린 매니저_ j.kim@idtechex.co.kr , IDTechEx
“메르세데스 벤츠가 독일과 미국에서 SAE 자율주행 레벨 3 기술을 출시하는 지금, 자동차 시장의 모든 사람의 질문은 ‘이것이 언제 그리고 어떻게 대중시장에 침투할까’입니다.”
IDTechEx의 선임 기술 애널리스트인 제임스 제프스(James Jeffs) 박사가 그들의 새 보고서 ‘Autonomous Cars, Robotaxis and Sensors 2024-2044’ 릴리스와 함께 이렇게 말했다.
IDTechEx의 보고서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이것이 채택된 방법, 센서와 같은 다운스트림 시장에 미치는 영향, 산업의 장기적인 보급률 등을 다년간의 경험과 데이터를 통해 예측했다. 예를 들어 그들은 지난해 전체 자동차 시장의 29%를 차지하는 150개 이상 베스트셀러 모델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각 차량의 기능과 옵션을 평가해 자율주행과 ADAS 시장, 산업의 미래에 대한 포괄적인 그림을 제시한다.
IDTechEx에 따르면, 자동차는 잘못된 출발과 희망, 수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빠르게 진화하는 차세대 기술과 함께 자율주행 시대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레벨 3 승용차는 몇몇 지역에서 허용됐고 레벨 4 로보택시 서비스가 대중에게 제공되기 시작했다. 레벨 3 차량이 비록 매우 제한된 조건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향후 20년간 새로운 지역과 더 낮은 가격대로 보급이 늘 것이고, 로보택시 서비스도 확대돼 미래 자동차 시장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IDTechEx는 레벨 4 승용차(consumer vehicle)의 경우엔 2030년대에도 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레벨 3의 등장
자동차 산업은 한동안 자율주행 레벨 2에 머물러 있었다.
대중은 적응형 순항제어(ACC),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LKAS)과 같은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이용할 수 있었고, 이제 GM의 ‘슈퍼 크루즈(Super Cruise)’나 포드의 ‘블루 크루즈(Blue Cruise)’처럼 일부 핸즈프리(hands-free) 시스템도 맛볼 수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주행 ‘지원’ 시스템으로 언제나 사고 책임은 운전자에게 남아있었다.
자율주행 레벨 3의 출시는 정말 오래 걸렸다. 예를 들어, 아우디는 2017년 카메라, 레이다, 라이다가 장착된 A8로 레벨 3를 시도했지만 시기상조였다(규제 당국은 레벨 2로 제한했다). 혼다는 몇 가지 중요 법률 개정 후 2021년 일본에서 레전드(Legend)로 레벨 3 사용 인증에만 성공했을 뿐이다(정부에 100대만 허용됐다).
레벨 3의 본격적인 기반을 마련한 것은 독일과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인증을 획득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다. 사상 처음 이 지역 운전자들은 스티어링 휠, 페달에서 손발을 떼고, 운전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차를 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제 다른 많은 메이커가 이 시장 진입을 목표로 잡고 있다.
IDTechEx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어떻게 이 이정표에 도달했는지, 어떤 규제 변화가 레벨 3 차량을 촉진했는지, 누가 레벨 3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자율주행 기술 전망, 레벨 3 기술이 주류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 레벨 4 기술이 대중시장에 도달할 시기를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고 했다.
제프스 박사는 “메르세데스 벤츠는 차가 정상적인 레벨 3 작동을 리포팅하는 동안 시스템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을 받아들였습니다. 단, 운전자가 주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엔 책임지지 않습니다. UNECE의 현 규정에 따르면 차가 더이상 레벨 3에서 작동할 수 없고 운전자가 제어권을 인계해야 할 때 차는 10초 동안 경고를 보내야 합니다. 제가 해석하는 방식은 10초까지 메르세데스 벤츠가 차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운전자는 통제력을 되찾고 제어권을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경고를 받습니다. UNECE는 미국을 포함하지는 않지만, 전환과 책임에 대한 유사 프로토콜이 구현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ADAS의 지속
“테슬라는 자율주행에 매우 중요한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모두 미쳤습니다. 그들은 정교한 ADAS 기술을 개발하고 레벨 3, 레벨 4로 가는 선구자였습니다. 반면 (제 생각에) ‘풀 셀프 드라이빙(FSD)’ 브랜드는 레벨 4를 암시하며 능력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도 명확히 밝힌 것처럼 레벨 2 인증만 받았습니다(FSD와 오토파일럿은 핸즈-온 기술). 테슬라는 매우 고립돼 있고, 독립적으로 일합니다. 이런 점에서는 아마도 첨단 ADAS 시스템을 개척하고 여러 브랜드에 제공하는 모빌아이와 같은 회사가 산업 전반에 더 큰 영향력이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이들은 주류 차량이 아닙니다. 테슬라는 FSD 기능 최상위 라인에 1만 5,000달러를 청구하고 있고, 수퍼 크루즈와 블루 크루즈는 최고급 모델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대중시장으로 가는 데는 더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레벨 3 기술이 주류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과 관련한 테슬라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 제프스 박사는 이렇게 답했다.
IDTechEx는 플래그십 모델과 다른 첨단 모델들 외에도 ACC, 자동 긴급제동(AEB), LKAS와 같은 ADAS 기능의 채택 증가를 추적해 왔다.
안전은 이런 기능, 특히 취약 도로사용자의 안전 향상에 기여하는 AEB와 고속도로에서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LDW)이 채택되는 주요 동인이었다. 이런 시스템과 센서가 차에 장착되면 OEM은 ACC, 고속도로 주행 지원(HDA)과 같은 편의 기능을 제공하며 추가가치를 창출하기 쉬워진다(현재 판매되는 자동차의 91%는 ACC를 표준 또는 옵션으로, 86%는 LKAS를 적용한다. 유럽에서는 AEB가 지배적이다).
“지금은 AEB, ACC, LKAS와 같은 기능이 없는 차량을 구입하는 게 오히려 어렵습니다. 실제로 IDTechEx의 조사 결과 ACC와 LKAS를 결합한 레벨 2 모델 수가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20%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레벨 2가 신차 판매의 거의 4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ADAS의 진화
IDTechEx는 레벨 1, 레벨 2, 레벨 3 기술 출현 사이에 대략 10년의 격차를 목격했다. 예를 들어, 1999년 ACC, 2007년 LKAS가 등장해 지금에 도달하기까지 15년 이상이 걸렸다. 이것은 레벨 3가 주류 기술로 간주되기까지 15년, 20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IDTechEx는 레벨 4 승용차가 2030년대까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레벨 4가 레벨 3의 진화로부터 다가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레벨 3는 제한된 시나리오에서 자율적이고, 레벨 3 로스터에 충분한 시나리오가 추가되면 레벨 4로 간주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은 센서 기능이 진화하고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고,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커짐에 따라 발생할 것입니다. 레벨 2를 일부에서 ‘레벨 2+’라고 부르는 것처럼 ‘진화’하는 것과 유사할 것입니다.” 제프스 박사가 말했다.
ADAS의 보급과 성장은 센서 시장, 기술 발전과 연관된다. 센서 제품군은 새로운 기능이 이용 가능해지고 업계가 레벨 3를 추가로 전개하고 레벨 4 개발을 시작하면서, 또 최대 40개의 센서를 탑재할 수 있는 로보택시로의 도약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다. IDTechEx의 보고서는 각각의 자율주행 레벨에 어떤 센서가 필요한지, 현재 시장에 얼마나 많은 센서가 출하되고 있는지, 센서 시장 전망은 어떤지, 그리고 증가하는 자율주행 기술 채택에 따라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를 보여준다.
“라이다는 OEM이 광범위하게 장착하기에 가능한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등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것은 AEB와 같은 안전 시스템의 성능과 레벨 3로의 전환에 확실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4D 레이다는 도움은 되겠지만, 레벨 3의 필수(critical) 컴포넌트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레벨 3 차량은 비교적 일반적인 레이다를 갖고 있었지만 4D 레이다와 함께 안전 시스템과 성능이 향상될 것입니다. 레벨 3의 최대 속도를 60 km(40 mph)에서 고속도로 주행 속도로 높이는 데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카메라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스마트폰에서 더 나은 기술을 찾을 수 있다. 카메라 경우엔 모든 것을 인식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능력이 관건이다. 엔비디아, 모빌아이, 그리고 다른 고성능 SOC와 AI가 차량에 고화질 카메라를 장착하는 데 필요한 두뇌를 가져올 것이다.
열화상은 실내가 어두울 때 운전자를 계속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내 애플리케이션에 중요하다. 또 로보택시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비용이 문제로 더 널리 채택되려면 100달러 미만으로 내려와야 한다. 운전자 모니터링은 10년 동안 큰 화두가 될 것이다. 이는 차량이 제어권을 되찾는데 운전자의 적합성을 평가해야 하는 레벨 3 애플리케이션에서 특히 중요하다.
제프스 박사는 “HD 매핑은 자율주행에서 확실히 퍼즐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GM과 포드와 같은 회사는 핸즈프리 시스템과 향후 미국의 레벨 3 시스템 보급을 위해 HD맵에 중점을 둡니다. 모빌아이는 수백만 대의 승용차를 매핑 에이전트로 전환함으로써 HD 매핑 문제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크라우드 소싱 매핑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V2X의 경우엔 여전히 미래 기술입니다. IDTechEx가 현재 커넥티드 카 기술을 연구 중이니 지켜봐 주십시요”라고 말했다.
로보택시
레벨 4 승용차는 2030년대에도 보기 힘들 것이지만 레벨 4 로보택시는 훨씬 더 빨리 배치될 것이다.
“로보택시는 레벨 4 승용차와는 별개의 개체로 생각돼야 합니다. 로보택시는 London Taxicab과 같은 방식으로 승용차가 아니라 맞춤형 툴입니다. 로보택시는 지오펜스가 적용된 상용 머신으로 도심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 호출 서비스를 대체할 것입니다.”
양자간 큰 차이점은 로보택시가 매우 제한된 구역에서 운영되므로 안전한 작동을 인증하기 더 쉽다는 점이다. 로보택시의 이론적 상용 서비스는 2017년부터 이용 가능했지만, 초기 사례는 일부 그룹으로 제한됐었다. 하지만, 그러던 것이 2020년 애리조나의 피닉스가 웨이모에 대중을 상대로 한 완전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바뀌었다.
“2016년 이후로 로보택시 시험을 주최한 도시 수가 5배 증가했습니다. 2017년 웨이모 이후 5년 동안 이것이 유일한 예였지만, 지난해엔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과 중국 전역의 도시에서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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