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車, 지속가능·시스템 관점에서
지식경제부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 천동필 팀장
2012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지식경제부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OSP)이 지난 6월 초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Future Mobility Technology’를 주제로 ‘2012 글로벌 R&D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단순한 수송 시스템 관련 기술 관점이 아닌, 메가트렌드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이동성 비즈니스와 기술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OSP 주력산업MD지원팀의 천 동 필 팀장과 만나 포럼의 의의와 R&D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INTERVIEWEE:
천동필 팀장은 현재 지식경제부 지식경제 R&D전략기획단 주력산업MD 지원팀 팀장으로 근무하며 자동차, 조선, 기계, 항공, 플랜트, 화학, 섬유, 철강 등 주력산업의 R&D 전략 기획 업무를 수행 중이다. 천 팀장은 지난 25년 간 현대자동차 마북리연구소와 남양연구소, 현대전자와 현대오토넷에서 하이브리드 카 제어기와 센서 등 다양한 전장품 연구개발을 수행했다.    
Q. 올 글로벌 R&D 포럼의 취지는.
A. 이번 행사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이동성, 즉 수송 시스템에 대해 논의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수송 시스템의 미래 기술 추이를 전망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논의 방향을 좀 달리해 “미래 사회는 어떠할 것인가”란 메가트렌드를 통해 향후 사회가 요구하게 될 이동성과 기술개발 방향을 검토하고자 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동수단을 두고 이동의 주체인 인간에 포커스하는 것입니다. 수송 시스템은 더 이상 A라는 지점에서 B라는 지점까지 사람이나 물건을 단순히 이동시키는 컨셉이 아닙니다. 인간 중심의 사회 문화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래 사회는 인구의 노령화, 급격한 도시 집중화, 에너지 다 소비 및 의존 심화, 신속한 이동과 이동에 따른 안전 요구 등을 수용해야 합니다. 또 이같은 문제는 개별적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수송 시스템은 이같은 숙명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환경, 사회 인프라, 산업 등 인간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고, 그 영향력은 더욱 커갈 것입니다.
즉, 이동이라는 제한적 기능을 뛰어넘어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인 “이동의 욕구”를 보다 지능적으로,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관점에서 논의해야 하는 시점에 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 논의는 자칫하면 너무 방대해지고 다 방면으로 펼쳐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포럼에서는 ‘Green Innovation’, ‘Smart Innovation’, ‘Integration & Convergence’라는 기본 틀을 두고 짚어 봤습니다. 이 포럼을 기점으로 미래 수송 시스템에 대한 토론이 더욱 활발해지고, 이를 반영한 기술적, 정책적 전략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Q. 포럼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A. 준비 과정에서 역점을 뒀던 것은 주제 선정과 연사의 선정, 청중들과의 교감이었습니다. 특히 선정된 연사들과의 의견 교류 등을 통해 논점이 다양하면서도 분산되지 않도록 주제의 정합성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주제의 정합성 유지를 통해 연사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청중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한편 비평하기를 바랬습니다. 쉬울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오히려 포럼을 준비하는 물리적 과정이 수월했습니다.

Q. 포럼에서도 역시 전기차가 중요하게 다뤄졌는데. 
A.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수송 시스템은 환경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합니다. 즉, 수송 시스템의 에너지 그린화 전략과 에너지 다변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전기차는 미래 수송수단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대상입니다. 물론 전기차가 지닌 한계성이 분명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리튬 배터리가 지닌 성능으로는 1충전 주행거리, 충전시간, 그리고 가격 등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당분간 수송 시스템의 에너지 그린화와 에너지 다변화 관련해 뚜렷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 한 전기차 개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행히 배터리 기술의 경쟁적 개발로 배터리 성능이 조만간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전기차 가격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배터리 가격은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나면 더 내려갈 여지가 있습니다. 전기차는 이같은 개선을 통해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경쟁력 확보 이전까지 교통 인프라, 즉 급속충전 시설과 텔레매틱스 등을 활용한 운전 지원 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보완해야 할 것이고, 배터리 리스 등의 비즈니스 모델도 새롭게 고안해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당분간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동기관을 사용하는 차가 공존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2차 전지를 이용한 전기차와 연료전지 등을 이용한 전기차가 미래 수송수단의 대세가 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Q. 지식경제부의 전기차 프로젝트는.
A. 지식경제부는 친환경 지능형 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전기차 기술 개발 프로젝트도 그 중 하나입니다.
주요 프로젝트만 간단히 소개하면,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갖춘 최적 성능의 준중형 전기차 개발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전기차 기반의 그린수송시스템” 과제가 현재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고속 전기차이면서도 합리적 가격의 미니 전기차용 공용 플랫폼 기술 등을 개발하는 “최고 속도 120 km/h 이상 보급형 미니 고속 전기차용 공용 플랫폼 등 기술 개발” 과제 사업이 공고돼 조만간 주관 기관이 선정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전문기술개발사업”으로 1인용 이동수단 관련 기술 개발 과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지역 기반의 “수출전략형 미래그린상용차부품 기술개발”과 “그린전기자동차 차량부품개발 및 연구기반구축” 사업 등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Q.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어떻게 보나.
A. 전기차는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해 사용하는 배터리형 전기차(Battery EV, BEV)와 연료전지를 이용하는 연료전지 전기차(Fuel Cell EV, FCEV)가 있습니다. BEV는 전기를 어떻게 생성하느냐에 따라 Well to Wheel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면, 원자력만으로 전기를 생성한다고 하면 Well to Wheel은 어떤 자동차보다 우수합니다. FCEV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소를 어떻게 생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화석연료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게 되면 Well to Wheel이 좋지 않습니다만, 물의 열분해 등으로 수소를 생산하게 되면 Well to Wheel이 아주 좋게 됩니다.
반면에 수송 시스템의 에너지 그린화 전략과 에너지 다변화 전략을 고려할 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일정 부분 내연기관을 사용하기 때문에, Well to Wheel에서는 좋을 수 없습니다. 물론 가솔린이나 디젤 자동차보다는 좋을 수 있습니다만 전기차보다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하이브리드 카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동기관 자동차로 이행하는 과도기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됩니다. 언제일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략 2050년경에는 모든 수송 시스템이 BEV와 FCEV로 양분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Q. 스마트 카 관련 기술 R&D는 어떤 관점에서 추진되고 있나.
A.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자동차는 이제 단순히 수송이라는 제한된 기능을 넘어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인 이동의 욕구를 보다 안전하게, 편리하게, 즐겁게 그리고 유용하게 구현해야 합니다. 수송 시스템을 이용하는 이용자는 이동이란 기본 욕구에 더해 보다 신속하게, 보다 안전하게, 보다 편리하게, 음악을 듣거나 TV 등을 시청하면서 즐겁게, 그리고 다양한 업무, 즉 전화 통화, 메일 읽기와 보내기, 일정 확인, 예약, 영상회의 등을 하면서 이동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에어백과 같이 사고 발생 후 피해를 경감시키는 장치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보급되겠지만, 차선이탈 경보, 차선유지, 차간 거리 유지, 더 나아가 자율주행 등과 같이 사고를 회피하도록 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보편화될 것입니다.
또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고령 인구와 교통 약자에 대한 배려에 따라 주행 및 주차 편의성이 요구되며, 궁극적으로는 자율주차, 자율주행이라는 기능이 추구될 것입니다. 차량이 늘어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교통사고가 주로 운전자의 인지적 오류와 부주의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등 첨단 운전자 지원 장치(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의 보급은 가속화돼야 하며, 이런 편의와 안전 성능이 자동차를 비롯한 수송수단의 차별적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개인에 따라 필요하거나 선호하는 기능이 다 같을 수는 없습니다. 대중 통일성에서 개인중심으로 시장이 이동하면서 개인 맞춤형 자동차(customized personal vehicle)에 대한 욕구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자동차도 굳이 4인승 세단일 필요는 없습니다. 1인승 혹은 2인승의 다양한 형태의 수단이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동성의 연계가 중요합니다.
Q. 이동성의 연계란.
A. 더 나아가 승용차 등 직접 이동수단을 보유할 필요도 없어질 지 모릅니다.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운송수단을 공유해 사용하는 흐름이 강해질 것입니다. 이동수단 간의 이용 연계성도 지금보다 더 밀접해질 것입니다.
자동차와 기차, 항공, 대중교통의 연계 이용성이 더욱 강화된 패키지 상품이 주류를 이룰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평창 동계 올림픽을 관람할 때 굳이 승용차를 타고 평창까지 갈 필요가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 예매를 통해 여행 일정 동안 모든 이동수단을 연계해 예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승용차, 버스, 기차, 항공, 렌터카 등을 패키지로 모두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일정 지역까지 기차, 항공기 혹은 버스로 이동하고, 도착역에서 이미 배정받은 전기차 등의 렌터카 혹은 카 셰어링을 이용해 최종 목적지까지, 혹은 최종 목적지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연계형 교통 시스템이 구축될 것입니다. 도심과 도심 간의 이동수단과 도심 내 이동수단 간의 분리와 연계가 잘 돼 있는 지능형 수송 시스템이 구축될 것입니다.
지능형 자동차에 대한 개발은 이제까지 주로 개별 이동수단의 성능 및 기능 향상에 의존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보통신, 인체공학, 인지공학, 에너지 기술 등의 다양한 과학기술 부문과 교통 인프라, 사회 문화 등과 연계된 컨셉으로 융복합화해 발전할 것입니다. 
Q. 기획단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A. 자동차의 편의, 안전 기술의 가속화 배경에는 소비자 욕구 변화, 교통사고 증가, 정보통신 등 관련 기술 발전이라는 세 가지 동인이 있습니다. OSP는 이같은 기술적 추이와 변화를 중시하고 있으며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지능형 자동차 기술 개발에 있어 국내 관련 기업, 연구기관이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되기보다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전략을 세울 것입니다. 또 그 전략에 따라 일선 연구자들이 과제를 기획하고 기술 개발을 능동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이미 스마트 카에 대한 많은 R&D 과제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과제를 발굴해 지원할 것입니다.
융복합 기술은 어느 한 산업 부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산업 부문에 걸쳐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항공산업, 혹은 선박과 항공산업 등 수송산업 내 여러 부문 간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 요소 기술적 측면, 즉 동력발생 계통과 동력전달 계통, 제동과 현가 계통, 조향과 제어 계통에서 수송산업 간의 협력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어느 한 부문의 요소 기술이 다른 부문으로 확산돼 갈 것입니다. 기계와 전기/전자, 정보통신 부문, 그리고 소재 부품과 에너지, 바이오 부문 간의 융합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OSP는 이런 점에 있어 융복합화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OSP는 주력산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부품 소재, 바이오 등 융합신산업, 에너지 산업의 전략을 다루는 MD실로 구성돼 있으며 상호 밀접하게 연계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A. 포럼은 미래 수송 시스템이 전기동력화(electrification), 연결성(connectivity), 공유화(own less share more), 수송수단 통합(seamless multimodal mobility) 등 네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제시했습니다.
수송 시스템은 더 이상 이동을 위한 수단이 아닌 사람과 연결되고, 외부기기들과 연결되고, 인프라와 연결돼 새로운 방식의 이동생활을 지원하는 복합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동을 위한 기본적인 연결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과의 전방위적인 연결성 확보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고 이동수단을 매개로 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까지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이제 수송시스템이란 ‘연결성을 극대화시키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수송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패러다임의 변화는 수송산업의 산업생태계 변화를 수반하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대중소 기업과 연구소, 대학이 협력하고 정부기관이 지원해 강건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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