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셀프 드라이빙 카, 운전면허 취득
2012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좀 과한 상상이지만 구글의 소식을 들으면, 휘파람을 불면 ‘愛馬’가 주인에게 곧장 달려오는 것과 같은 자동차가 등장할 지도 모르겠다. 구글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셀프 드라이빙 카’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인터넷에서의 목격담, 사진, 영상이나 구글 관계자의 블로그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이 차는 최근 들어 공개 석상에서 기술과 컨셉이 설명됐고, 맹인이 차를 몰아 햄버거를 주문해 가는 모습 등으로 실제 데모됐으며 주행허가 면허증도 발급받았다.    



네바다주 교통부(DMV)는 지난 5월 초 구글의 셀프 드라이빙 카(Self Driving Car)에 운전면허를 발급하며 자율주행차의 미래 통행로를 열어 주었다. 브라이언 산도발(Brian Sandoval) 네바다 주지사가 이미 이 차를 타고 카슨 시에서 워쇼밸리까지 24마일을 주행하고 찬사한 바 있으며, DMV의 브루스 브레슬로(Bruce Breslow) 국장은 면허를 선사하며 “셀프 드라이빙 카가 차세대 차”라고 치켜세웠다. 

네바다는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인 구글의 셀프 드라이빙 카, 그리고 엄밀히 말해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유사한 기능을 발휘하는 자동운전 차량들의 인큐베이터가 되고 있다. 그동안 구글을 비롯한 여러 카 메이커와 서플라이어들이 이 곳에서 테스트 드라이빙을 실시했고, 올 2월엔 의회가 주행허가 면허 발급을 위해 법률도 뜯어 고쳤다.
구글의 셀프 드라이빙 카는 차량 자체가 면허를 지녔다.
때문에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취득하지 않았어도 운전석에 탑승할 수 있다. 맹인과 같이 도저히 운전이 불가능한 장애인도 운전석에 앉을 수 있다. 다만 최선의 안전을 위해 입법 과정에서 2명의 탑승을 의무화했다. 만에 하나 자율주행 중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수동 조작이 필요할 수 있어 두 명 중 한 사람은 예정된 길로 차가 가는지, 기타 장애물이나 교통신호를 잘 감시하고 반응하는지를 체크하는 역할을 맡도록 했다.
구글은 주정부에 아우디 TT, 렉서스 RX450h 각 1대와 토요타 프리어스 6대, 총 8대 등 적어도 8대의 셀프 드라이빙 카를 투입하고, 일반도로 주행을 위해 차가 주행하게 될 도로의 유형, 테스트 차량과 테스트 주행거리 등을 포함한 상세한 계획을 미리 제출했었다.
DMV의 톰 제이콥스(Tom Jacobs) 대변인은 “자율주행차는 이미 진행형이다. 제동, 가속, 조향을 스스로 한다. 운전자는 운전을 할 필요가 없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만일 직접 운전해야할 필요가 있다면 크루즈 컨트롤을 끄는 식으로 간단히 수동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전역으로 확대

브루스 브레슬로 국장은 “구글 카의 번호판에는 수학기호 표식이 있는데 이는 미래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네바다에서 자율주행차는 쉽게 식별할 수 있다. 네바다의 일반 차량들은 파랑색 번호판을 달지만 구글 카에 발급된 운전면허증은 일반인의 면허증처럼 사진이 붙은 신분증 형태가 아닌 빨간색의 자동차 번호판이다. 왼편에는 면허 순번을 나타내는 001 등의 일련 숫자와 ‘자율주행(autonomous)’을 뜻하는 AU가 새겨졌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성능이 입증된다면 3년 정도면 빨간 번호판이 녹색으로 바뀌어 상용화될 전망이다.
구글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캠페인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네바다에서 면허를 취득한 바로 다음날, 단 하루이긴 했지만 워싱턴 D.C.의 거리에서 셀프 드라이빙 카 프리어스를 선보이며 연방정부와 대중에게 어필했다. 구글은 현재 미주 전역에서 이 차의 운행을 합법화하기 위해 로비를 펼치고 있다.
네바다에 이어 5월 하순 캘리포니아 상원은 캘리포니아 고속순찰대(CHP)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일반도로 주행 및 동작, 테스트를 위한 면허 취득 관련 성능 요구사항 등 기준 개발안을 승인했다.
알렉스 파디야(Alex Padilla) 상원의원은 “이 기술은 상당히 진전했으며 단지 차량 안전이 아닌 교통 흐름의 개선과 연비 향상과 같은 다른 잠재적 효과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알란 로윈달(Alan Lowenthal) 상원의원은 “물론 몇몇 카 메이커들이 자율주행 기술이 도입된 이 후의 사고와 이에 대한 소송을 걱정하고 있지만, 직접 차를 타보고 나니 법안을 지지하게 됐다”며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 차가 분명히 나보다 나은 운전자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네바다, 캘리포니아에 이어 플로리다, 하와이, 오클라호마 등도 자율주행차의 운행을 허용할 전망이다.
구글의 엔지니어들은 기술 측면에서 셀프 드라이빙 카의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비용을 고민 중이다. 구글의 앤서니 레반도스키(Anthony Levandowski) 개발 매니저는 “곧 이 차를 시장에 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을 더욱 가다듬기 위해, 즉 다음 모델이나 바디 스타일을 고려해 10년을 기다려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밀한 환경 센싱

셀프 드라이빙 카의 첨단기술 및 비용 문제의 핵심은 차 루프에 설치된 라이더(lidar)에 있다. 벨로다인(velodyne)이 개발 시판 중인 64채널 라이더는 주변 환경을 정밀한 3D 지도로 생성한다. 레이저 측정값과 고정밀의 환경지도를 융합한다. 이같은 결과물이 장애물을 회피하고 교통신호를 지키면서 자율주행하도록 하는 데이터 모델의 새로운 형태를 만든다.
물론 차에는 다른 다양한 센서들도 부착된다. 4개의 레이다 센서는 전, 후방의 범퍼에 설치되며 신호등 등을 감지하는 카메라 센서는 리어뷰 미러 부근에 장착된다. GPS, 관성항법장치, 바퀴의 엔코더는 자동차의 위치를 확인하고 차량의 움직임을 추종한다.
라이더와 관련해 셀프 드라이빙 카는 2가지의 큰 특징을 지닌다. 도로와 주변영역에 대한 매우 정밀한 지도 정보를 사용하는 것이 그 첫째로 차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GPS만을 이용할 경우 수 미터의 오차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셀프 드라이빙 카가 실제 도로를 주행하기에 앞서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최소 1회 이상의 시험 주행을 거친다는 것이다. 이같은 모의 주행을 통해 차는 기존의 데이터와 현재의 데이터를 비교해 고정 사물과 움직이는 보행자 등의 동적 사물 등의 구분을 용이하게 한다.  




자율주행차의 개발은 구글 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카 메이커와 서플라이어들은 적응형 순항제어 시스템(Advanced Cruise Control, ACC)과 같은 기존의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ADAS) 기술을 활용해 자동운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콘티넨탈은 최근 네바다에서 폭스바겐 차량에 한 개의 최신 MFC 300 스테레오 카메라, 전방 후방 각각 2개씩 총 4개의 단거리 레이다 센서를 스티어링, 제동 시스템과 연결해 자동운전 시스템 테스트를 실시했다.


GM의 캐딜락도 기존의 ACC를 고도화한, 고속도로에서 차 스스로가 조향하는 반자동(semi-autonomous)의 “수퍼 크루즈(Super Cruise)”라는 기술을 발표했다. 시스템은 레이다, 초음파 센서, 카메라, GPS 맵 데이터 등 센서를 이용해 전방 차량 속도를 감지하고 자동화된 제동장치와 스티어링 장치를 통해 캐딜락의 속도를 자동으로 가감속하면서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유지하도록 한다. GM이 시스템을 “반자동 자율주행” 기술이라 부르는 것은 예를 들어 고속도로 위의 차선을 놓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고, 날씨 등에도 영향을 받는 등 시스템 성능에 제한이 있어 운전자가 조향에 간섭할 준비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GM의 존 캡(John Capp) 이사는 “수 년 내에 자동주행 시스템은 다양한 첨단안전 시스템들과 결합돼 차량 안전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며 “GM의 시스템은 미완이지만 향후 도로의 특성 내에서 커브를 감지하는 GPS 맵 데이터, 차선을 감지하고 차선 내에서 차량의 운행을 가능케 하는 카메라가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잠재가치

2007년 스트리트뷰의 론칭을 위해 구글에 합류한 레반도스키 매니저는 “구글에게 있어 진정한 위험은 상상의 실패”라며 “구글은 자동차 기술을 더욱 진보시키기 위해 자동차 산업의 리딩 엔지니어들과 파트너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구글의 걱정거리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변덕스러운 정부의 태도, 기술의 안정성과 법적책임 이슈를 심각히 우려하는 보험사 등이다. 레반도스키 매니저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에 대해 10년 이상 걸리거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구글은 사람보다 더 안전한 주행을 가능케 하는 소프트웨어와 센서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고 이미 20만 마일(30만 km) 이상 사람의 간섭 없이 주행을 실행했다. 이제 보험사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가져다 줄 기회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자율주행차로 인해 자동차가 교통을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바꿀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차들이 서로 더욱 가깝게 주행할 수 있게 되면서 군집주행이 가능해지고 도로의 80%~90%의 빈공간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위험에 대해 사람보다 더 빠르고 정확히 대처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이 밖에도 자동차를 공유의 자원으로 활용하는데 자율주행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폰 앱을 통해 온갖 서비스를 쉽게 불러오고 이용하듯, 필요할 때 사용자가 차를 부르면 차가 스스로 움직여 요청자의 앞에 당도하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상상은 구글만의 것이 아니다. 신뢰성을 더욱 향상시키고 법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 많은 도전이 남아있지만 구글은 거대한 낭비인 총체적 교통 문제를 기회로 삼아 꿈을 전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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