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스마트센서 이슈 분석
다기능ㆍ고성능화, 안전과 운용성의 충돌
2014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유 광 호 선임, 만도헬라 일렉트로닉스





차량용 첨단 스마트센서는 단순히 측정 대상의 물리량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 주는 센서 본연의 기능만 수행하지 않는다. 기능안전성 및 자가진단의 강화, 고성능화를 바탕으로 응용범위의 확대와 가상 센서 등 새로운 센서 형태 등의 개발 동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스마트센서는 전장 시스템 발전에 발맞춰 궁극적으로 운전자 및 동승자 안전과 편의성 증대를 목표로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기능안전성 강화

센서를 포함하는 자동차 전장 시스템과 안전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자동차의 최우선 과제다. 제품 기능에 따라 그 정도의 차이는 존재할 수 있지만, 2011년 말 ISO 26262 기능안전성 국제표준이 발효됨에 따라 제품개발 및 생산, 회사 시스템 전반에 걸친 기능안전성 관리는 가장 중요한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대세

종래의 아날로그 방식 센서는 입력 물리량의 변화에 반응해 단순한 전압 혹은 전류 신호를 출력하는 형태였다. 이 경우 수신단 입장에서는 센서 자체의 고장과 와이어하네스/커넥터 등 연결 문제를 구별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장 여부만 알 수 있고 고장 내용에 관한 상세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때문에 고장 형태에 따른 적절한 조치도 어려웠다. 또 아날로그 방식의 경우 센서 정보를 다른 컨트롤 시스템과 공유하기 어렵고 버스(BUS)를 구성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연결을 위한 와이어하네스가 많이 필요해 중량 상승과 EMC 성능 강화에 장애요인이 됐다. 



스마트센서의 경우 자가진단 기능이 강화돼 있다. SENT/ PSI-5/ VDA-AK 프로토콜 등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기능의 고장 유무뿐만 아니라 고장의 종류에 관한 정보를 전송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정보 수신단인 컨트롤러 유닛에서 상황에 적합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마트센서에 적용되는 디지털 프로토콜의 특징은 CAN으로 대표되는 컨트롤러 간 프로토콜에 비해 간단하고 저비용이지만, 지연시간이 최소화되는 등 센서 신호처리 및 정보 전송에 적합하도록 구성돼 있다. 각 제품별 응용 분야에 최적화된 표준 프로토콜을 제정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다.

안전과 운용성의 충돌

일반적인 관점에서, 안전이 강화된 센서는 운용성 역시 좋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둘 사이에 상호 대립성(trade off)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진단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는 동일한 확률의 하드웨어 무작위(random) 고장을 가정할 경우 더 잦은 시스템 운용성의 차질을 가져오게 된다. 비록 시스템 운용성 차단이 위험한 상황을 사전 감지해 그것을 피하기 위함이라해도 사용자 관점에서는 유쾌한 일이 아니다.

안전과 운용성의 상호 균형을 위해서는 단순히 진단 기능을 강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진단의 상세 정보를 바탕으로 잠재적으로 위험한 고장인지, 혹은 안전한 고장인지를 판단해 그에 맞춰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앞서 말한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통한 센서의 진단정보 송출 및 수신단에서 적절한 정보처리를 통해서 구현할 수 있지만, 센서 설계자와 시스템 fail safe 설계자 사이에 긴밀한 협력을 요구한다.

응용 범위 확대

유럽의 비전제로(Vision-zero) 정책, 유로 NCAP 제도 등 운전자 및 보행자 안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장 시스템의 기능은 더욱 다양해지고 적극적인 개입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전의 센서가 단일 액추에이터 거동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 국한됐었다면, 스마트센서는 차량 전체 거동을 제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티어링 토크앵글 센서의 경우 전기식 파워스티어링 동작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의 동작 모드를 결정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으로 응용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MEMS 기술에 기반한 관성센서 모듈은 에어백, 차체 자세제어 시스템(ESC)의 동작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 전자 파킹 브레이크(EPB), 능동형 서스펜션, 차량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보정(dead reckoning) 등으로 응용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응용분야의 확대가 반드시 차량에 사용되는 센서 숫자의 증가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인터페이스 및 버스 구조의 사용은 특정 센서의 정보를 다수의 컨트롤러가 공유해서 사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차량 전체 관점에서는 추가 기능을 구현함에 있어 비용 상승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되지만, 센서 측면에서는 하나의 고장이 여러 시스템의 고장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고신뢰성이 더욱 크게 요구된다.

새로운 응용분야로의 확대는 궁극적으로 운전자 안전 및 편리성에 기여하게 되지만, 센서 개발 측면에서는 진보된 시스템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보다 향상된 성능의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요구사항으로 작용하게 된다.

고성능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응용범위의 확대에 따라 센서의 성능 요구사항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가령 시스템 측면에서 A라는 기능을 위해 정확도 1의 센서가 필요했지만, B, C라는 기능이 추가 요구되면서 정확도가 0.5의 센서가 필요하게 되는 식이다. 또 컨트롤러의 기능이 차량의 특정 액추에이터를 제어하는 것에서 차량 전반의 거동을 제어하는 것으로 확대됨에 따라 센서 신호에 대한 신뢰성 확보 및 운용성 확보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성능과 비용의 충돌

고성능화는 불가피하게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비용 상승의 원인은 크게 설계적, 제조공정적 측면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설계 측면에서는 보다 정교한 아날로그 프론트-엔드 구성에 따라 반도체의 고성능화, 기구부품의 고정밀화가 필요하며, 이는 재료비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또 다른 설계적 측면은 안전 및 운용성 확보를 위한 해결책 마련에 있다. 일반적으로 redundant 시스템으로 설계해 단일 고장이 시스템 전체 고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

제조공정상으로는 상당히 강화된 조립오차를 요구하기 때문에 검사항목이 늘어나 공정 사이클이 길어지고 설비투자가 늘어나며, 공정 yield를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그러나 비용 상승 부분을 단순히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렵기 때문에 각 센서 제조사는 성능과 비용의 충돌 사이에서 최적의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센서 퓨전과 가상 센서 

기술 발전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동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통적인 센서의 경우 측정하려는 물리량에 선형적으로 반응하는 특별한 메커니즘을 개발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개발 방식이고 목표였다. 이를 위해서는 센싱 원리의 개발을 통해 환경조건, 수명주기 내에서 센서의 본질적인 중요 특성인 선형성(linearity), 선택도(selectivity), 안정도(stability), 정확도(accuracy)를 확보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는 대부분 하드웨어적으로 아날로그 프론트-엔드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술 확보가 주요 개발 목표였다. 또한 단일 기능의 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독특한 하나의 센싱 원리를 개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센서 퓨전과 가상 센서는 위와는 다른 접근 방법을 보여준다. 이는 더 이상 센서 개발이 전적으로 하드웨어적 개발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고, 특정분야 센서 개발을 위해 하나의 센싱 원리 개발에 매달릴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간접방식 TPMS(indirect-TPMS, iTPMS)는 실제의 압력센서가 아닌 센서 퓨전을 통한 가상의 압력센서를 만드는 것이다. TPMS 시스템은 압력센서뿐만 아니라 온도센서, 가속도센서, 무선통신 모듈 등 다양한 주변장치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시스템 비용의 증가를 초래한다. iTPMS는 각 휠에 장착된 휠 스피드센서 신호를 기반으로 관성센서, 조향각, 엔진 작동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연산해 가상의 압력센서를 만들어 낸다. 이는 복잡한 알고리즘의 개발과 연산부하로 인해 컨트롤러 측면에서 증가된 연산능력을 요구하게 되지만, 앞서 언급한 하드웨어가 필요 없어 저비용화가 가능하고 하드웨어 고장(random failure)이 없기 때문에 Failure-In-Time(FIT) 등 시스템 안전성을 높이게 된다.



다른 예로는 조향 시스템에 사용되는 가상 토크센서를 들 수 있다. 일반적인 토크센서는 하드웨어적으로 토션바(torsion bar)의 비틀림 각을 측정하는 방식인데, 가상 토크센서는 스티어링 휠의 각도와 출력축과 연관된 모터 포지션센서 정보를 조합해 가상의 토크 신호를 만든다. 가상 토크 신호는 전자식 파워스티어링(EPS)을 제어할 정도로 고정밀 신호로서는 부족하지만, 제어용 토크 센서의 plausibility를 확인할 수 있는 보조 신호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한 성능을 보인다. 이는 앞서 언급한 안전과 운용성의 충돌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협력과 정보  

이상에서 언급된 스마트센서 관련 이슈들은 기술적 도전, 기존의 접근 방식에 대한 변화 혹은 주변 기술과 융합을 요구하기도 한다. 따라서 트렌드를 선도하는 스마트센서 개발을 위해서는 협력과 정보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협력과 정보는 단순히 고객과의 협력과 경쟁사의 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의미하지 않는다. 급격히 변화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방위적이며 경계를 넘어서는 협력이 요구되며, 미래형 자동차 개발 방향 및 시스템 개발 이슈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 수집을 요구한다.

만도헬라 일렉트로닉스(MHE)는 기술을 선도하고, 운전자의 안전,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시스템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스마트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기술동향에 예의 주시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세계의 파트너들과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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