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티넨탈이 수퍼컴퓨터를 차에 넣는 법
자율주행, 검증되고 신뢰할 수 있는 X-BY-WIRE의 고도화
2016년 09월호 지면기사  / 정리│한 상 민 기자_ han@autoelectronics.co.kr

제4회 오토모티브 이노베이션 데이(Automotive Innovation Day, AID)에서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코리아 C&S 디비전의 오희근 사장이 ‘Continental’s view on Automated Driving’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자율주행 시대로 가는 토털 컴포넌트 서플라이어 콘티넨탈의 미래 전개법, ‘수퍼컴퓨터를 차에 넣는법’을 전한다.


Continental Automotive Korea HeeKeun Oh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코리아 C&S 디비전 오 희 근 사장
 
만능 열쇠
 
콘티넨탈이 지원하는 전용 웹사이트인 AD2025.com의 AD는 Automated Driving의 약자다. 이곳에 가면 다양한 뉴스, 이슈를 볼 수 있다.
승용차로 대표되는 개인이동성은 운전의 즐거움, 개인의 공간과 자유를 장점으로 성공 스토리를 써왔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이같은 장점 이상으로 공해, 피로, 시간의 효율성, 지루함, 스트레스, 사고위험성과 같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콘티넨탈은 이같은 운전의 부정적 면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자율주행(automated driving)을 보고 있다.
2011년도 UN통계에 따르면 매년 125만 명이 교통사고와 관련해 사망하고 있다. UN은 2020년까지 10년 동안 새로운 안전기술, 신차안전도평가제도(NCAP)와 같은 규제, 제도 등 다양한 툴을 이용해 사망자 수를 500만 명 줄이기로 목표를 정했다. 사망자 수 500만 명을 줄인다는 것은 5,000만 명의 부상자를 줄이는 것이고 약 5조 달러의 비용을 저감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전세계적으로 초미세먼지 PM2.5 대책이 중요해졌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라고 하는 PM10 중심의 환경정책을 펴왔는데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WHO 기준의 ‘미세먼지’는 PM2.5 이하의 분진이다. WHO는 PM2.5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PM10은 호흡기로 들어오는 입자 물질 정도를 가리킨다. PM2.5의 주요발원 중 하나가 자동차의 배기가스다.
전 세계의 12억 명 이상이 매일 50분 이상을 운전에 할애하고 있다. 50분이란 시간은 보는 각도에 따라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어쨌든 자동차는 사용빈도가 가장 낮은, 가장 비싼 내구재다. 수천 만 원짜리 차를 몇일 동안 주차만 해놓고, 때론 잠깐의 운전도 아까울 때가 있지만, 사실 우리들은 차 안에서 굉장히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이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길이 될 수 있다.
인구의 고령화는 세계적 추세다.
2030년이 되면 60세 이상의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12억 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나이가 늘면 대중교통보다 개인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지만 운전 자체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콘티넨탈은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툴박스가 자율주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율주행이 줄 수 있는 많은 혜택 중 첫 번째는 안전이다. 그런데 이 안전이란 것이 양면성을 갖고 있다. 한편에서는 자율주행을 하면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안전성을 확보한 후에야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뉴스를 보면 테슬라의 자동차가 3건의 사고를 냈다. 첫 번째 사고는 사망사고였다. 테슬라의 사고 때문에 ‘자율주행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예를 들어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차의 주행거리 대비 사망사고 비율을 테슬라와 비교해 주행거리가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자동주행으로 안전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인간의 생명을 기계의 판단에 의존한다는 근본적인 거부감, 과연 기계의 판단능력에 대해 얼마만큼의 완벽성을 요구할 것인가에 의문을 던지는 부류가 있다.
콘티넨탈은 비전제로(Vision Zero)를 목표로 한다. 사고가 나더라도 사망자, 부상자가 발생하면 안 되고, 더 나아가 아예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을 추구한다.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는 앞 차량들의 주행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급가속, 급제동하지 않도록 스스로 준비하고 대응함으로써 편의는 물론 파워트레인 부문의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도 상당히 감소시킬 것이다. 매일의 이동 중 소비시간에 휴식을 취하거나, 사무를 보거나, 오락을 즐기는 등 시간의 효용을 증대시켜 줄 것이다. 또 교통약자들에게도 개인이동성을 제공해 줄 것이다.
 


수퍼컴퓨터를 넣는 법
 
콘티넨탈은 광범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자동차 컴포넌트에 있어 몇 안 되는 톱클래스의 종합 서플라이어다. 그런데 콘티넨탈은 컴포넌트 서플라이어로 남아 있어야 할 것인지,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개발해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변해야 할 것인지를 심각히 고민했었다. 소프트웨어는 피해갈 수 없는 길이다.
콘티넨탈은 전 세계적으로 20만 명의 종업원을 두고있고 이중 1만 3,000여명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고객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줄 수 있고, 이런 부분에 대한 내부적 구조도 갖추고 있다. 콘티넨탈 오토모티브는 섀시와 세이프티, 인테리어, 파워트레인 등 3개 디비전을 갖고 있고, 이런 것들을 하나의 시스템 솔루션으로 제공할 수 있는 부서를 별도로 마련했으며, 자율주행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조직과 역량도 갖추고 있다.
 

 
콘티넨탈이 자율주행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자율주행은 최종적으로 자동차를 기계가 제어하는 것이다.
이는 크게 3~4가지 액추에이터로 하는 것이다. 스티어링 휠, 액셀 페달, 브레이크 페달의 제어이고 하나를 더 추가하면 트랜스미션 컨트롤인 것이다. 트랜스미션은 이미 대부분 오토 트랜스미션이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포함시키지 않아도 된다. 즉 엔진, 브레이크, 스티어링만 제어할 수 있으면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위한 주변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센서들이 필요하고, 여기서 나오는 온갖 신호들을 수집, 분류, 분석해 추리고 자율주행에 맞게 정보를 변환할 컴퓨팅 파워가 요구된다. 콘티넨탈은 이 과정을 센스-코멘드-액트라고 한다. 스테레오 카메라, 전방 레이더, 모노 카메라, 초음파 센서, 휠 센서, 서라운드 뷰, 실내 카메라, GPS 등이 센스에 해당한다. 차의 속도가 얼마인지, 코너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자율주행의 시작이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는 대략 알 수 있지만, 어느 차선에 있는지와 같은 것은 알 수 없다. 자율주행차는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고, 인텔리전트 안테나 모듈과 V2X와 같은 외부 연결성도 필요하다.
코멘드, 혹은 플랜으로 가려면 차에 수퍼컴퓨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것을 차에 어떻게 만들어 넣을지는 정의돼 있지 않다. 예를 들어 구글, BMW, 현대자동차가 가는 방향이 모두 다르다. 부품업체로서 콘티넨탈은 이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는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계획을 세워 고객에게 어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방법 중 하나는 도메인 컨트롤러를 활용하는 것이다. 섀시, 파워트레인, 인테리어 도메인 컨트롤러가 있을 수 있고, 이를 센트럴 유닛이라는 수퍼컴퓨터와 함께 모두 통합할 수 있다. 이 역시 아직까지 업계에서 표준화돼 있지 않다.
어떤 자동차 회사는 수직방향 제어를 ADAS에서 하겠다고 하고, 어떤 회사는 주행안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브레이크이기 때문에 브레이크에서 구현하겠다고 한다. 또 어떤 회사는 브레이크 컴포넌트 내에서 구현하기에는 위험성이 큰 데다 커뮤니케이션의 트래픽도 많기 때문에 중앙에서 컨트롤하겠다고 한다. 결국 아직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에 대해 준비를 해야만 한다. 콘티넨탈이 생각하는 하나의 방법은 각각의 유닛에 동일한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사용하고, 이를 구동하기 위한 OS를 동일하게 하고, 여기에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센서, 도메인 컨트롤러 혹은 센트럴 컨트롤러 위에 올리는 것인데, 이 콘셉트가 시장 맞춤형 콘셉트일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자동차의 액추에이터를 제어하는데 있어 운전자 등 누군가가 손대는 것과 실제 대상이 컨트롤되는 것은 분리돼야만 한다.
대표적인 것이 브레이크다. 페달과 브레이크 포스는 기계적인 연결, 전자적인 연결 모두에서 1:1로 연동돼 왔지만 이는 분리돼야만 한다. 예를 들면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도 그 일부만 브레이크로 전달되고 나머지는 엔진의 회생제동에 이용돼야 한다. 스티어링, 트랜스미션, 엑셀러레이션도 마찬가지다.
즉 앞으로의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모든 액추에이션이 바이 와이어(by Wire)로 구현돼 급출발, 급제동과 같은 위험성을 매우 안정되고 신뢰할 수 있는 검증된 기술로 극복해야만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콘티넨탈은 최근 MK C1이란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rake by Wire)를 구현해 알파로메오 줄리아(Giulia) 모델을 통해 상용화했다. 이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은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의 증대된 다이내믹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브레이크 압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고 높은 수준의 안락함을 제공하면서 추가적인 방법 없이 회생제동 시스템 요구에 대응한다.
 


고속도로에 V2X를
최근의 자동차 안전에 있어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긴급 자동제동 시스템(AEB)이다. 이전에는 운전자 스스로가 위험을 감지하고 제동을 해 피해야했지만, AEB는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시스템이 알아서 회피를 가능하게 한다.
테슬라 모델S의 첫 번째 사고는 좌회전하는 흰색 트레일러의 측면을 통과하며 발생했다. 테슬라에 따르면 회전하는 흰색 트럭과 트럭 너머의 밝은 환경을 자동주행 시스템이 구분 못했다고 한다. 차에서는 카메라와 보조적인 레이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지만, 정말 아쉬운 것은 V2V 통신이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AEB가 가능하다고 자율주행(automated driving)이 구현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 뉴욕, 베이징과 같은 도시 내에서 차가 자율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트래픽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해야할 것이다. 자신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다른 차, 다른 인프라와의 통신이 필요하고, 또 다른 차와 인프라 간의 통신을 통해 주변 상황도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V2X 통신을 매우 어려워한다. 왜냐면 차가 인프라와 통신해 자율주행까지 구현하려면 어마어마한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히 단순한 인프라 통신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이와 같은 통신을 이용해 자율주행이 쉽게 구현될 수 있는 곳은 고속도로다. 이곳에는 신호등, 보행자, 자전거 등이 없고, 어느 정도 속도가 유지되는 데다 돌발상황도 상대적으로 적다.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다면 공사구간과 같은 예가 있을 것이다. 공사가 없는 고속도로는 없고, 이 공사는 표준화 돼 있지 않다. 공사에 따라 3차선이 2차선으로 혹은 1차선으로 줄어들 수 있고, 이것은 또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진행될 수 있다. 여기에 표준화된 프로토콜과 간단한 폴(pole), 신호발생기를 이용한 V2X를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폴에서, 예를 들어 100 m 전방에 3차선 도로가 1차선으로 줄고 어떤 각도로 통과하면 된다는 식의 상당히 정확한 정보를 접근해 오는 차량이나 부근을 지나는 차에 전달해 사전에 대처케 함으로써 안전한 운행을 도울 수 있다.
자동화를 통한 효율성 증대는 e호라이즌과 48V 시스템을 통해 더욱 증대시킬 수 있다. 자동차는 12V 시스템으로 모든 전자장치를 동작시키는 데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파워가 많이 요구되는 장치, 예를 들어 에어컨의 컴프레스는 모터가 아닌 엔진을 연결해 구동하는데, 이를 모터로 한다면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48V 시스템은 이런 것을 용이하게 할 수 있고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 e호라이즌은 정확한 지형, 교통신호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파워 매니지먼트를 좀 더 사전적이고 현실적으로 함으로써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다.
안전성, 효율성이 자동화의 기본 목표라고 한다면 HMI는 한 단계 더 나아간 편의와 상품성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은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닌 부분 자율주행이 전개되는 동안 자동차의 편의, 안전성, 상품성에 있어 매우 유용한 기능이 될 것이다.
 


장롱 면허도 괜찮아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비용이다. ‘3,000만 원짜리 차에 1억 원을 들여 자율주행을 구현하면 과연 누가 차를 살 것인가’, ‘3억 원을 들여 구현하면 이런 차에 대한 시장이 존재할까’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시장은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에 대한 3억 원은 택시업계에 용인될 수 있는 금액이다. 차 한 대에 대해 운전자 둘이 교체로 일하고 1인당 3,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5년 간 들어가는 비용이 3억 원 정도다. 즉 차 가격이 3,000만 원이라고 해서 자동주행을 몇 백만 원 이내로 구현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보다 훨씬 비싼 가격의 시스템이 나오고 있고 택시회사와 같은 수요, 투자처도 존재한다. 미국에만 택시가 약 1,000만 대가 있다고 하니 시장성 또한 엄청난 셈이다. 때문에 자동주행, 자율주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등장할 수도 있다.
자녀가 올해 대학에 입학했는데, 가장 먼저 시킨 것은 면허 취득이었다. 올 7월부터 면허취득이 어려워지기 때문이었는데 운전을 싫어한다. 처음 면허를 땄을 때 운전연습을 해야 운전에 익숙해지면서 장롱면허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딸은 장롱 속에 면허를 넣어놔도 되는 세상을 맞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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