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車! 배터리 위상을 활용하라
인터뷰 / 롤란트 베르거 볼프강 베른하르트 박사
2010년 06월호 지면기사  / 롤란트 베르거 볼프강 베른하르트 박사

‘Powertrain 2020 - The Future Drives Electric`의 공동저자인 볼프강 베른하르트(Wolfgang Bernhart) 박사는 롤란트 베르거 스트래티지 컨설턴츠(RB)의 파트너로서 RB의 자동차기술센터에서 신기술, 엔지니어링, R&D와 관련된 연구, 컨설팅 활동을 코디네이트하고 있다. 카를스루에(Karlsruhe) 대학에서 프로덕션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16년 이상 자동차 산업 내에서 글로벌라이제이션, R&D, 신 비즈니스 모델 디자인 등에 초점을 두고 연구 컨설팅 활동을 해왔다.
Q. 롤란트 베르거는 ‘Powertrain 2020 - The Future Drives Electric’보고서에서 낙관적일 때와 그렇지 않은 두 가지의 전기차 시장 전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롤란트의 전망치가 높은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A. 우리의 전망 시나리오가 다른 컨설팅 회사들의 예측처럼 희망적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 베인앤컴퍼니는 2020년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PEV(Pure Electric Vehicle)와 PHEV(Plug in Hybrid Electric Vehicle)의 점유율이 5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리는 20% 정도를 예상했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도 롤란트 베르거와 유사한 전망치를 내놓았습니다. 또 롤란트 베르거는 2020년 PEV의 시장 점유율을 3~5% 사이로 봤는데, 이는 르노의 전망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Q. 한국은 자동차 강국, 디젤 종주국인 독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독일의 시장 개발 현황은 어떤가.
A. 독일 정부는 100만 대의 전기차를 2020년까지 독일 도로 위에 올려놓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경제부양 프로그램(the economic stimulus program 2)의 일환으로 8개 지역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이 개시됐고, 여기에 총 150만 유로가 보조될 것입니다. 얼마 전인 5월 3일에는 앙겔라 메르켈 수상에 의해 ‘National Platform for Electromobility’가 출범했습니다. 이 포럼은 이동성의 전기화와 관련된 경제, 수송, 지역 개발, 환경 분야의 4개 정부 부처와 각계 기업 대표자들로 구성됐으며 목표 달성을 위한 프로그램 및 방안 마련을 목적으로 합니다.  
독일의 모든 OEM들은 전기차를 출시합니다. 다임러의 경우엔 전기 스마트를 2010년부터 양산하는 한편, A클래스에서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를, B클래스는 연료전지를 이용해 주행거리를 늘린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수퍼 스포츠카인 AMG SLS의 전기차 버전을 2015년부터 소량 생산합니다. BMW는 ‘Model i’라는 고유 모델의 전기차를 발표했고, 폭스바겐은 2015년 이후 판매차의 상당량을 전기차로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독일의 부품업계는 콘티넨탈과 같이 상당수의 글로벌 PEV/PHEV 개발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는 기업, 그리고 배터리 부문에서 미래 지위 확보를 위해 삼성과 조인트 벤처인 SB리모티브를 설립한 보쉬 같은 회사들로 인해 산업 내 리딩 역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산업 또한 이동성의 전기화에서 미래의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멘스는 스마트 그리드의 모든 시스템 영역에 관여하고 있고 트랙션 머신과 전력전자 부문을 통해 자동차 산업에 다시 진입하고 있습니다. 모든 메이저 전력회사들은 다양한 파일롯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있으며 RWE와 같이 전력만 공급하는 것이 아닌 전기차와 관련한 다양한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롤랜트 베르거는 중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중국의 동향과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A. 중국 정부는 전기차 시장 개발에 매우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전역에 해당합니다. 10개 도시에 대한 개발 프로그램은 최근 13개 도시로 확대됐으며 곧 20개 도시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기관의 전기차 구매 시 승용 전기차에 6만 위안, 전기 버스에 50만 위안을 보조하고 있고, 곧 일반시민에게도 확대될 것입니다.
보조금은 지방 정부가 선호하는 지역 OEM 그룹의 OEM이 생산한 ‘New Energy Vehicle`로 명시된 차에 대해 지급됩니다. 선정 기준은 핵심 컴포넌트에서 현지 보유 기술로 개발된 차입니다. 소비자들은 대당 약 3,000~6만 위안의 보조금을 받게 될 것입니다. 보조금을 받는 차는 리스트에 오른 현지에서 디자인된 차이며 지리적 커버 범위는 연계된 5개 도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에서의 PEV와 PHEV의 TCO(Total Cost of Ownership) 잠재력은 서유럽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낮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순수 전기 드라이브 주행 능력이 떨어지는 차를 로컬 OEM들이 제공할 때 도시 진출을 규제할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이같은 상황에 대비하고, 전기차 부문에서 실질적인 경험을 축적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Q. 한국의 OEM들은 하이브리드 카와 연료전지차의 장래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한 인상입니다.
A. 마일드나 풀 하이브리드 카들은 미래 기술로의 ‘브릿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 차들은 또한 OEM이 PHEV를 출시하는데 있어 관련 경험을 활용하는데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연료전지차는 미래 승용차 시장에서 메이저 역할을 하게 될 지 아직 확실치 않았습니다. 현재 리튬 배터리 기술은 에너지 밀도의 문제로 순수한 전기 주행에서 충분한 거리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PEV는 당분간 매우 작은 시티카나 스포츠카 등의 틈새시장으로 국한될 것입니다. 전기차와 연료전지차의 향방은 리튬 기반의 차세대 전지에 달려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OEM들은 PEV와 EREV 개발에 적극 나서야만 합니다. OEM들은 에너지 매니지먼트나 차량 오퍼레이팅 전략 개발 등과 같은 부문에서 중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게 될 것입니다. 만일 OEM이 모듈러 아키텍처를 만든다면, EREV를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의 연료전지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술의 변화에 대비하고 대응한다면, 특정 시장에서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Q. 한국의 전기화가 더딘 상황인데 어떻게 보나.
A. 전기차와 관련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고 차량을 제조하는 데에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장은 르노나 미쓰비시처럼 전기차를 대량 생산하고 전 세계적으로 공급할 체제를 갖출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개시하고 테스트해 양산에 다가가는 것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기 위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한국은 집에서 충전(home charging)하기 매우 힘든 환경이고, 빠른 것을 선호하는 ‘국민성’을 고려할 때 급속충전기 개발이 매우 중요한데, 보고서에는 급속충전기의 빠른 상용화가 힘들다고 전망했다.
A. 이 문제는 급속충전(super fast charging: 5분 이내에 80%를 충전)과 고속충전(fast charging: 20~30분)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속충전의 상용화는 배터리나 그리드를 고려할 때 내년이면 가능할 것입니다. 반면, 급속충전이 가능하려면 배터리와 전력전자 부문의 기술적 향상은 물론 매우 특별한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또 높은 비용이 요구되고, 이는 비용 측면에 약점이 있는 전기차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같은 솔루션을 이용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8~10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반면, 한국은 세계적으로 매우 강력한 LG화학, 삼성과 같은 리튬 배터리 제조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Q. 닛산 리프의 가격을 어떻게 보나.
A. 닛산의 발표에 따르면, 리프의 가격(MSRP)은 미국에서 3만 2,780달러에 책정되고 여기에는 3년 간 긴급 서비스(roadside assistance) 지원이 포함됩니다. 주정부 차원의 세제 혜택이 있는데 캘리포니아, 조지아 주가 5,000달러, 오레곤은 1,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줍니다. 일부 주에서는 고속도로 전용차로 통행권도 부여합니다. 또 연방 정부가 7,500달러를 세액공제해 줍니다. 결과적으로 리프는 매우 공격적인 가격과 연방 정부의 지원으로 즉각적인 이익을 얻게 될 것입니다. 닛산은 주정부 차원의 세액공제나 보조금 지원이 없는 지역에서도 월 349달러로 리프를 리스하기로 했습니다.
이같은 패키지로 리프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Q. 끝으로 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AEM) 독자들에게 한 말씀해주신다면.
A. 이동성의 전기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누구나 예측이 매우 까다롭고 힘들다고 할 것입니다. 전기차의 성공은 배터리 비용의 하락 속도와 성능 향상에 크게 좌우됩니다. 한국은 리튬 배터리에서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누구보다도 유리한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이동성의 전기화에서 신기술 개발, 노하우 축적, 비용 효율적 제품 생산 등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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