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 | 오 병 준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한국지사장
글 | 오 병 준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한국지사장
전기차 배터리가 가솔린이나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연소 엔진보다 환경친화적이기는 하지만, 전체 제품수명 주기와 공급망을 고려했을 때 운송 시의 배기가스 배출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다행인 점은 디지털화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전기차 및 배터리의 지속가능성과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첨단 배터리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활용하면 엔지니어가 배터리의 미세구조 및 전기화학에서부터 전반적인 배터리 성능 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를 개발하고 시험할 수 있어, 더 크고 효율적인 배터리 팩 개발에 도움이 된다.
글 | 오 병 준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한국지사장
오병준 한국지사장
오병준 한국지사장은 IT 업계에 30년여 이상 몸담으며 쌓아온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경험을 바탕으로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의 한국지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여러 글로벌 IT 기업을 거치며 성공적 비즈니스 및 기술 전문성을 구축해 왔다.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한국지사장으로 선임되기 전, SAS (Statistical Analysis System) 코리아 대표 이사를 지냈으며, 오라클 코리아, 테라데이터 코리아, IBM 코리아 임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 엔지니어링, 영업, 채널 관리, 마케팅 등 다양한 관련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오병준 한국지사장은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숭실대학교에서 정보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전기차(EV)는 내연기관차의 지속가능한 대안으로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자동차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의 전체 생산 및 사용 수명주기는 아직 완전한 지속가능성을 이루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전기차 제조에서 배터리 생산공정은 각 차량의 전체 탄소발자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코발트, 리튬, 기타 희토류 금속과 같은 원자재가 필요한데, 이들을 추출하기 위한 채굴 장비가 화석 연료를 연소해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구동되기 때문입니다. 원자재를 배터리 셀로 전환하고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 팩으로 전환하는 작업에도 에너지가 사용됩니다. 그리고 이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합니다.
중국, 미국, 유럽 등 대규모 전기차 시장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는 여전히 석탄과 기타 화석 연료를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전기차와 그 부품의 생산이 탄소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전기차 충전에 사용되는 전기의 원천 역시 전반적인 지속가능성 성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전기차는 운행 중에 탄소를 배출하지는 않지만, 석탄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하면 탄소 배출량 절감 효과가 줄어듭니다.
차량 수명이 다하면 배터리를 폐기하거나 재활용하게 되는데, 특히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는 빠른 속도로 규모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환경친화적이면서 동시에 수명이 다한 배터리에서 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핵심광물자원을 추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리튬과 니켈을 비롯한 핵심자원에 대한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등 생산국들의 국유화와 자원통제가 가속되는 상황 속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9월 순환자원 선인정제를 도입해 전기차 폐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함으로써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더불어 배터리의 전체 수명주기 이력을 공공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해 배터리가 전기차와 별개로 임대, 재활용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국내 기업들 역시 적극적으로 폐배터리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 4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국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스타트업 알디솔루션과의 지분투자 계약을 통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을 밝혔습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등의 배터리 대기업도 국내 이차전지 재활용 전문기업인 성일하이텍에 지분투자를 하거나 JV를 설립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를 통해,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업을 통해 각각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고 있습니다. IS동서는 올해 이차전지 재활용 업체 아이에스티엠씨(ISTMC, 구 TMC)를 인수했으며, 2025년부터 오창 테크노폴리스에 폐배터리 재활용 종합설비 시설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팩의 재활용 생태계는 아직 발전해가는 단계에 있으며, 당장의 재활용 방법은 상당한 비용과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비록 전기차 배터리가 가솔린이나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연소 엔진보다 환경 친화적이기는 하지만, 전체 제품 수명 주기와 공급망을 고려했을 때 오늘날의 전기차는 운송시의 배기가스 배출 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다행인 점은 디지털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전기차 및 배터리의 지속가능성과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첨단 배터리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활용하면 엔지니어가 배터리의 미세구조 및 전기화학에서부터 전반적인 배터리 성능 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를 개발하고 시험할 수 있어, 더 크고 효율적인 배터리 팩 개발에 도움이 됩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R&D센터 중 하나인 인도 방갈로르 연구소에서는 더욱 안전한 리튬이온 배터리 팩 개발을 위해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의 Simcenter STAR-CCM+ 및 Simcenter Battery Design Studio를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Simcenter STAR-CCM+에서 유동 및 열전달을 시뮬레이션하고, Simcenter Battery Design Studio에서는 전기화학 입력 데이터를 얻어 이 두 솔루션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배터리 팩의 성능을 시뮬레이션한 바 있습니다.
이런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활용하면 환경에 해로운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배터리 개발이 원활해지며, 더욱 깨끗한 생산과 쉬운 재활용이 가능해집니다. 또 디지털화를 통해 기업들은 차량의 생산 및 유지보수 과정에서 소비되는 모든 자재, 에너지, 기타 자원들을 관리해 환경에 미치는 전체적인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는 물이나 전기 등의 자원 소비와 배기가스 및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조치에 디지털화가 더해지면 전기차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작권자 © AEM.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