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SDV is Next to Electrification
전동화 다음이 SDV라면...
0 to 1, 1 to 100를 만드는 전략
2023-06-21 온라인기사  / 

글 | 이 해 승 상무, 페스카로



PayPal 설립자, Facebook, SpaceX, LinkedIn의 초기 투자자 중 한 사람인 피터 틸은 세상에 없던 것을 처음 만들어내는 것을 0 to 1에, 그렇게 만들어진 것을 대규모 사업으로 만드는 것을 1 to 100로 설명한다. 0 to 1단계에서 1 to 100를 고려하지 않으면,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고 하여도 0 to 1의 영광은 가질 수 있지만 1 to 100의 이익은 가질 수 없다. 0 to 1의 확률은 낮다. 투자는 위험하다. 1 to 100의 경쟁은 치열하다. 어떻게 하면 위험을 낮추고 경쟁에서 이기며 SDV에서 0 to 100를 달성할 수 있을까? 

글 | 이 해 승 상무, 페스카로

이해승 상무  
2021년에 회사 생활 30년을 무사히 채운 걸 자축하기 위하여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총 26년간 자동차 제조사(구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에서 시험 업무, 자동차 협력사(구 델파이/현 앱티브, 콘티넨탈)에서 시스템 적용 업무, 자동차 소프트웨어 툴 기업(이타스)에서 기술 영업 업무를 했다. 국내 자동차가 EBS(Electronic Brake System), EPB(Electric Parking Brake), ACC(Adaptive Cruise Control)를 최초 통합 적용할 때 개발에 참여한 행운을 누렸다. 그동안 모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인터액티브 캘리브레이션 매뉴얼 생성, AUTOSAR, 사이버 보안과 관련한 툴, 컨설팅, 엔지니어링의 기술 영업을 했다. 현재는 파트타임(Part time)으로 제어기 시험 장비 회사인 피아이코드와 자동차 사이버 보안 전문 회사이자 팹리스 제어기 회사인 페스카로에 컨설팅을 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어디까지 왔나?
자동차는 인간의 “이동의 자유”라는 가치에 기여해 왔다. 더 많은 사람에게 이동의 자유를 누리게 하며 자동차 기술과 산업은 발전해 왔다. 그리고 계속 발전해 더 많은 사람이 더 좋은 이동의 자유를 누리는 데 기여할 것이다.

지금까지 이동의 자유에 기여한 차들은 대부분 내연기관차다. 내연기관은 기여한 만큼 많은 탄소발자국을 대기 중에 남겼다. (도로 수송 분야는 2019년 대한민국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13.9%를 차지한다. [1] 지구 전체로는 16%이다. [2] 도로 수송 분야는 자동차 외 항공기, 선박 등도 포함한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6차 보고서 본문의 첫머리에 명기된 것처럼, 인류가 내뿜은 온실가스가 현재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3] 지구온난화는 “기후 변화” 수준을 넘어 “기후 재난” 수준으로 가고 있다. 기후 재난은 얼마나 잘 먹고 잘사는가 하는 삶의 질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 차원의 문제이다. 이동의 자유라는 가치에 기여한 자동차는 결과적으로 그 기여한 만큼 인류 생존 위협의 원인에도 기여한 셈이다.

이에 자동차 산업은 친환경이라는 가치에도 기여하는 전동화 기술을 도입했다. 현재는 전동화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전히 이동의 자유라는 가치에 기여하면서. 



자동차 산업은 어디로 가는가? 
전동화는 자동차 기술과 산업 발전의 새로운 토대이다. 전동화로 인해 반도체, 통신, 소프트웨어 기술과 자동차 기술을 더 다양하고 더 큰 규모로 융합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융합은 CASE(Connected, Autonomous, Shared, Electrified: 연결성, 자율주행, 공유, 전동화. “연자공전”)라는 조어로 총칭된다. 연자공전을 통해 자동차는 이동의 자유라는 가치 외에 다른 가치에도 기여한다. 예를 들어 “차량 공유 체계”의 개발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자동차 운행 효율이 향상된다. 전체 이동량이 같다면 더 적은 차로 감당할 수 있다. 적은 차를 생산하므로 자원 소모가 줄어든다. 자원 채취로 인한 환경 훼손이 준다. 연자공전 자동차는 친환경이라는 가치에 전동화로 한 번, 공유로 한 번, 이중으로 기여한다.

이에 대해 자동차 생산량 감소로 산업 역성장에 대한 우려가 있다. 필자는 이 우려에 반대하지 않지만 동의하지도 않는다. 한 산업의 크기는 그 산업이 창출하는 가치에 비례한다. 사람은 결국 가치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연자공전 이전의 자동차는 주로 이동의 자유라는 가치에 기여했다. 이동의 자유에 대한 가치 기여의 증가는 주로 양적 증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가치 기여의 증가, 즉 산업 성장은 자동차 판매량 증가에 의존했다. 위에 예시한 것처럼 한 대의 연자공전 자동차는 기존 자동차보다 더 다양한 가치에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 똑똑하고 유능한 자동차 업계는 가치의 증가분이 판매량의 감소분보다 크도록 운영할 것이다. 연자공전 기술로 자동차 산업은 양으로 성장하는 단계에서 다양한 가치에 기여함으로써 양과 질로 성장하는 전환을 맞을 것이다.

친환경 외에 다른 가치의 예를 생각할 수 있다.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135만 명에 달한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390조 원/년(1.8조 USD) 정도로 추산된다. [4] 자동차 시장의 63% 크기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크기는 2021년에 2.86조 USD로 추산된다. [5]) 연자공전은, 특히 “자율주행 교통체계”의 완성은 교통사고 사망자를 0으로 줄인다. “사망자 0”의 실질 가치는 경제 가치를 훨씬 넘는다.

이동의 자유라는 가치에도 더 기여할 수 있다. 우리가 이동의 자유를 누리는 기간이나 대상이 늘어난다. 고령, 선/후천적 장애 등으로 운전을 할 수 없게 된 사람은 “자율주행 교통체계”로 이동의 자유를 회복한다. 이동의 자유의 질도 좋아진다. 연자공전으로 출퇴근 시간의 수요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유연한 “대중교통 공급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그러면 모든 승객은 자리에 앉아서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 서비스를 받는다. 그 덕에 승객은 이동 중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절대적으로 한정된 자원인 시간을 선물로 받는다. 그들은 그 자원을 엔터테인먼트, 게임, 쇼핑, 헬스케어, 교육, 파이낸스 등 다양한 활동에 쓴다.

자동차 산업은 연자공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체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이 체계들을 통해 “이동”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새로운 분야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수년 전부터 자동차 산업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설파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그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중국 소설가 루쉰의 말을 수용하자면, 자동차 산업은 서비스 방향으로 간다. 그것이 모빌리티 서비스(Mobility as a Service, MaaS)이다. 하지만 서비스 영역을 모빌리티에만 한정하려 하지 않는다. 자동차사는 승객에게 이동 중에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새로운 수익의 원천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소정차(Software-Defined Vehicle)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가 내놓은 2020년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자동차의 평균 수명은 15.6년이다. 통계를 시작한 2000년 8.3년에서 20년간 거의 두 배로 길어졌다. [6] 2020년에 자동차 등록 대수는 2,550만 대이다. [7] 사고 실험을 해보자. 2020년에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이 포화하였다면? 즉, 한 대가 폐차되어야 신차 한 대가 팔린다면? 계산의 편의를 위해 15.6년간 누적된 자동차 수가 2,550만 대라고 하자. 그러면 144만 대/년의 차가 폐차된다. 그리고 그만큼 새로 팔린다. 실제 2020년에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91만 대다. 2021년에 173만 대, 2022년에 168만 대다. [8] 자동차 평균 수명 증가, 자율주행으로 사고 감소, 공유 자동차로 수요 감소 등은 자동차 수요 감소의 요인이다. 포화 상태를 맞은 자동차 산업이 더 성장하려면 어떻게 할 수 있는가? 

판매량 통계를 보면 스마트폰 시장이 먼저 시장 포화에 도달했다. [9] 자동차 산업은 여기서 배울 수 있다. 그들은 스마트폰당 수익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기존 기능 강화라는 차원으로 더 좋은 디스플레이, 더 빠른 프로세서, 더 큰 메모리, 더 많은 카메라 등을 탑재한다. 새로운 기능 도입 차원으로 새로운 센서, 접을 수 있는 폼팩터 등을 적용한다. 줄어드는 판매량으로 야기되는 수익 하락을 높은 단가로 만회한다. 





그림 1 |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및 매출 추이



소프트웨어 측면의 대응도 있다. 앱 시장의 상황은 하드웨어와는 다르다. 소프트웨어 매출은 하드웨어만큼 신규 판매량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미 판매된 스마트폰도 사업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은 아직 포화하지 않았다. 하드웨어는 판매 시 한 번만 수익이 발생하는 데 비해 소프트웨어는 사업 모델에 따라 해마다 수익이 발생한다. 이런 등등의 이유로 2022년 273조 원/년(206.85 Bil USD) 크기의 시장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평균 13.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0] 고객이 기꺼이 지불하려고 하는 가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다. 

자동차 산업도 스마트폰 산업과 유사한 접근을 할 수 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ADAS 센서를 추가하고 내부 디스플레이를 더 크고 해상도가 높은 것으로 여러 개 설치하고 안마의자를 적용하는 것과 같은 접근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에 더해 자동차사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시장처럼 시장 포화에도 불구하고 이미 판매된 자동차를 기반으로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을 만들고 싶어 한다. 
필자는 위에서 연자공전과 모빌리티 서비스를 설명할 때 의도적으로 “체계”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체계에는 여러 구성 요소가 있고, 요소 간의 연계가 있으며, 연계는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구현된다.”라고 주장하면서 모빌리티 서비스의 두 가지 측면을 언급하고 싶은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측면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서비스가 소프트웨어로 구현되듯이, 자동차를 이용한 모빌리티 서비스도 소프트웨어로 구현된다는 것이다. (이는 필연적인 유사점이다) 자동차 산업은 이런 자동차를 스마트카라고 부르는 대신 소프트웨어를 강조하여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oftware-Defined Vehicle, SDV, ‘소정차’)라고 부른다. (스마트카는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어쨌든)



소정차 개발의 어려움 
두 번째 측면은 스마트폰이 단일한 물건인 것과 달리 소정차는 기능 특화된 제어기들의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자동차 엔지니어는 소프트웨어에 생소하다. 생소함은 복잡함으로 다가온다. 그들이 다뤄야 하는 대상이 단일 제어기가 아니라 제어기들의 네트워크라는 점이 복잡함을 더한다. 네트워크는 더 작은 네트워크들과 제어기들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적용되는 CAN, LIN, Ethernet 등 다양한 통신 프로토콜은 복잡함에 복잡함을 더한다. 네트워크 구조와 프로토콜의 복잡함은 기술 개발은 물론 개발 주체들 간의 협업을 복잡하게 한다. 

소정차는 플릿(Fleet) 전체 자동차에, 정확히 말하자면 해당 서비스와 관련된 자동차 내 모든 제어기에 새 소프트웨어를 배포할 수 있어야 한다. 배포는 소위 Over-The-Air(OTA) 방식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 스마트폰이 무선 통신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하는 방식이다. 소정차는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해야 한다. 한 제어기가 아니라 네트워크의 네트워크에 물린 여러 제어기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OTA 방식으로 구현하는 것은, 단일 물건인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보다 복잡하다. 여기에 더해 대부분의 자동차사는 제어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자사 표준이 아닌 방법을 허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복잡함은 증가한다. 이런 복잡함으로 소정차 개발은 더욱 어렵다. 

소정차의 소프트웨어 개발은 그림 2에서 왼쪽 그림처럼 “계획, 개발, 검증, 배포, 운영, 모니터”를 반복해서 순환한다. 소위 CI(Continuous Integration), CT(Continuous Testing), CX(Continuous something) 등으로 일컬어지는 CD(Continuous Development) 방식이다. 양산 시작과 동시에 사실상 개발이 종료되는 톱-다운 & 바텀-업 방식의 자동차 산업 전통의 V-모델과는 양산 시작 후에도 새로운 서비스를 위하여 (어쩌면 양산 이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는 면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림 2 | DevOps (ⓒ 페스카로)와 V-model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V-model.svg




모빌리티 서비스는 자동차에 있는 (내장되어 있을 수도 있고, 승객이 갖고 탑승할 수도 있고, 외부에 유무선으로 연결되어 추가될 수도 있다) 하드웨어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소프트웨어로 구현된다. 하드웨어는 일단 양산을 시작하면 바꾸기 어렵다. (소정차의 일부 하드웨어는 양산 후 개선 변경을 고려하여 개발해야 할 수도 있다. 테슬라는 FSD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했다. [11]) 그래서 하드웨어 개발은 전통적인 V-모델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는 바꾸기 쉬운가? 이 질문에 적절한 답은 “예”나 “아니오”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바꾸기 쉽게 자동차를 개발해야 한다.”일 것이다. V-모델에 따른 하드웨어 개발의 주기가 수년이라면 CD의 소프트웨어 개발 주기는 하드웨어 개발 주기와 같을 수도 있지만, 수개월 수일로 무척 차이가 클 수 있다. 이런 차이는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기술 개발에 프로젝트 관리의 복잡함을 더한다. 

소정차 개발은 기존차 개발에 비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복잡함에서 출발한다. 자동차 산업은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 복잡함은 개발 기간을 늘리고 개발비를 올리고 품질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다. 소정차 개발이 추구해야 할 목표 중 하나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그 개발 환경의 복잡함을 줄이는 “단순화”이다. 



현업에서 서비스 개발은 어떻게 이뤄질까?
업계를 보면, 다양한 시도는 있으나 테슬라가 해낸 자율주행 외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아직 의미 있는 수익원 위치에 도달한 킬러 서비스는 없는 것 같다. CNBC는 애플의 발표를 근거로 2021년 아이폰 앱 스토어의 매출액을 706억 USD에서 857억 USD 사이로 추정한다. [12] 평균으로 보면 103조 원이다. 103만 명이 1억 원씩 나눌 수 있는 금액이다. 사업에는 드는 비용과 애플의 이익을 고려하면, 실제 1억 원/년 수익의 개발자 일자리가 103만 개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은 수익의 일자리가 수십만 개는 생겼을 것이다. 안드로이드 쪽을 포함하면 더 클 것이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이 얼마나 클지 모르겠다. 그 크기는 소비자가 가치를 인정하는 서비스 아이디어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가에 달려있다. 현업에서 서비스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은 어떻게 이뤄질지 상상해본다. 

○ ideation:
    •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을 포함하여 누구나 될 수 있지만 편의상) 자동차사 연구원에게 좋은 서비스 아이디어가 찾아온다. 
        - 아이디어 중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중심이 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자동차 엔지니어보다 인공지능 엔지니어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사는 이 사람들이 찾아오기 쉽게 해야 한다. 
    • 그들 중 몇 연구원은 팀장에게 각자의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팀장은 아이디어 중에 검증해 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아이디어를 선정하여 타당성 검증을 위한 TFT(Task Force Team)들을 구성한다. 




○ idea verification:
     TFT는 데이터 클라우드에서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다운로드받는다.
        - 클라우드의 데이터는 실제 운행 중인 자동차에서 수집된 것이다. 
            / 데이터를 수집하여 판매하거나 [13], 요청에 따라 데이터를 처리한 결과를 제공하는 사업이 생길 수도 있다. 
        - 필요한 데이터가 없을 수 있다. 
            / 소스가 될 수 있는 제어기들과 데이터 전달에 관련된 제어기들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o 데이터 수집을 위한 소프트웨어 변경의 규모가 작도록 소정차의 전기전자/소프트웨어 아키텍처가 미리 개발돼있다면 유리하다.
            / 데이터 수집용 소프트웨어를 표본 집단의 자동차들에 배포한다. 
            / 표본 집단이 데이터 클라우드에 올린 데이터를 확보한다. 
     데이터를 처리하여 서비스 구현 가능성의 기술적 타당성을 분석한다. 
        - 분석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으로 한다. 
            / 정확한 분석을 위해 운행 중인 자동차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시뮬레이션 한다.
            / 시뮬레이션은 PC에서 할 수 있겠지만 속도, 공동 작업, 보안 등을 고려하면 클라우드에서 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 서비스 제공을 위한 출력 제어기의 소프트웨어 변경 필요 여부가 확인된다. 
            / 필요하면 서비스 출력 제어기용 프로토타입 소프트를 개발한다. 
                o 프로토타입 소프트웨어는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상 제어기로나 래피드 프로토타이핑 방식으로 구현할 수도 있다.
                o 서비스 제공을 위한 소프트웨어 변경 규모가 작도록 소정차 전기전자/소프트웨어 아키텍처가 미리 개발되어 있다면 유리하다.    
     서비스의 효용을 평가한다.
        - 평가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으로 한다.
        - 시뮬레이션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서비스의 효과와 잠재적인 사이드 이펙트를 확인한다.
        -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서비스가 기대한 만큼 효용이 있는지 평가한다.

○ Escalation & Ok-to-develop:
     서비스 효용 평가가 긍정적이면 경영층에 개발 승인을 요청한다.
     경영층은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개발을 승인한다.
        - 예상되는 고객 반응 외에 고려할 다양한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다른 TFT의 아이디어들, 투자 대비 기대 이익, 개발 능력, 개발 여력 등

○ Development:
     제어기 개발자들은 
        - 데이터 수집에 관련된 
        - 서비스 제공과 관련한
        제어기들의 소프트웨어를 수정한다. 
     백-엔드 개발자들은 서비스를 위한 서버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필요한 경우 서비스 앱 개발자들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시뮬레이션 및 실차 평가로 서비스의 효용이 충분하다고 판정될 때까지 개발, 분석, 평가를 반복한다. 
     새로운 기능이 기존 기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지도 확인한다. 
     위에 간단히 한 줄로 언급한 작업은 많은 마이크로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뮬레이션과 자동화가 (DevOps) 없이는 위 개발-평가 사이클을 실용적으로 해낼 수 없다.

○ Production:
     서비스를 홍보하고 판매한다. 
     구매 고객의 차에 OTA로 소프트웨어를 배포한다.
     여러 원인으로 개발 때 고려한 사용 환경과 고객의 실제 사용 환경이 달라질 수 있다. 
     “운영, 모니터, 계획, 개발, 검증, 평가, 배포” 사이클의 끊임없는 개선(CI: Continuous Improvement)을 지속한다.
     이렇게 개발되고 판매된 서비스 중에 일부는 상업적으로 성공한다. 성공한 서비스 중에 일부는 아주 크게 성공한다. 
     성공한 서비스는 더 개선되고, 이는 추가 이익을 가져온다.


위 상상은 서비스 아이디어가 소프트웨어로 개발되는 과정을 초 단순화한 것이다. 중요한 주제들이 많이 누락됐다. 누락된 주제 중에는 소정차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사이버 보안도 있다. 하지만 나열된 주제들만으로도 수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오히려 이 모든 분야의 필요한 개발 인력을 어디서 어떻게 구할까 하는 부담을 먼저 느낄 정도로 많다. 누락된 주제들을 포함해 각각의 주제들은 개발의 복잡함을 더한다. 이미 부족한 개발 인력을 더 부족한 상태로 만든다. 소정차는 자동차사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맥킨지(McKinsey)는 2019년에 자동차사 연자공전에 향후 10년간 92조 원(70 bil USD)을 투자해야 강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14] 모든 자동차사가 이 수준의 투자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수준의 투자를 할 수 있는 회사라도 투자 대상을 잘못 선정하면, 잘못의 대가는 혹독할 수 있다. 


모든 주제에서 복잡함을 최대한 없애고 단순함을 추구해야 한다.  
한정된 리소스로 집중할 주제를 선택해야 한다. 
남은 주제를 집중해서 맡아줄 파트너들을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복잡함을 줄일까? 
지면 한정을 핑계로 어떻게 복잡함을 줄일지에 대한 이야기로 갑자기 전환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해도 될 것 같다. (다행이다!) 반면 한정된 지면으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지 못한다. (시원섭섭하다.)

필자는 서비스 아이디어가 소프트웨어로 개발되는 과정에서 데이터의 역할에 주목한다. 서비스 아이디어의 구현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데 데이터가 필요하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서비스 효용성을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데도 데이터가 필요하다. 서비스 구현은 자동차와 백-엔드 사이, 제어기들과 제어기들 사이에 데이터 소통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이들 사이에 소프트웨어라는 데이터의 소통이다.) 자동차는 데이터 수집, 전달, 처리, 활용이 쉽도록 개발되어야 한다. 자동차는 데이터를 고려한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전기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모두.

필자는 복잡함을 줄이는 방법으로 전기전자 아키텍처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설계를, 그 설계 결정의 기준 중에 하나로 데이터(수집, 전달, 처리, 활용의 용이함)를 제안한다.

복잡함은 복잡함을 부른다. 서비스 소프트웨어가 올라갈 아키텍처가 복잡하면 필연적으로 소프트웨어 자체도 복잡해진다.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도 복잡해진다. 복잡함은 자원, 시간, 비용, 품질의 손해를 야기한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단순화해야 한다. 자동차 산업은 일찍이 AUTOSAR라는 Open Software ARchitecture를 개발했다. 소정차가 발전하며 AUTOSAR도 발전했다. AUTOSAR는 실시간 제어로 기능 특화된 전용 제어기를 위한 클래식(Classic) AUTOSAR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유연한 기능 변경과 제어기들을 관장하는 상위 제어기를 위한 어댑티브(Adaptive) AUTOSAR로 분리되었다. 

클래식 AUTOSAR는 아키텍처, 메소돌로지(Methodolog: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 API 세 가지 영역에 표준을 제시했다. 아키텍처와 메소돌로지는 AUTOSAR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에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나름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한다. 반면 API는 그렇지 않다. 자동차사와 협력사의 상업적 이해관계의 차이, 상대 영역에 대한 기술적 지식의 부족, 그 외 다른 어떤 것들이 원인이 되었는지 혹은 그 모두가 복합적으로 원인이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자동차 산업은 통일된 표준 API를 갖고 있지 않다. 산업 차원의 표준 API는 현재 단계에서는 너무 멀고 큰 목표다. 복수의 협력사와 협업하는 자동차사 중에 협력사들을 아우르는 표준 API를 가지고 있는 자동차사가 몇이나 될까? 현실은 AUTOSAR가 적용되지 않은 제어기들을 탑재한 자동차도 많은 실정이다. 표준 API 적용과 함께 표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적용하여 단순화를 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복잡함을 줄이지 못하면 후속 개발 단계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복잡함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표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적용은 미래에 필연적으로 추구될 제어기 간 소프트웨어 이식이나 제어기 통합의 복잡함을 낮춘다. 현재 개발의 후속 단계만 단순화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개발도 단순화한다. 자동차 산업은 클래식 AUTOSAR의 API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어댑티브 AUTOSAR는 서비스 소프트웨어에 표준 API를 제공하는 미들웨어 역할을 한다. 어댑티브 AUTOSAR가 클래식 AUTOSAR의 API와는 다른 길을 걷도록 만들어야 한다.

추가로 표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적용은 자동차사와 협력사들, 협력사들과 협력사들 사이의 협업 전제 조건이 된다. 협업을 통해서 모두가 한정된 자원을 각자의 필요에 집중할 수 있다. 자동차사는 자동차라는 핵심 분야의 경쟁력에 집중해야 한다. 협력사는 시스템이라는 핵심 분야의 경쟁력에 집중해야 한다. 나머지 분야는 부수적이다. 부수적인 분야들은 그 분야를 핵심 사업 대상으로 하는 파트너들을 “만들어서” 그들을 통해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소정차를 위한 연자공전 기술 개발에 충분한 투자를 할 수 없는 자동차사는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 힘을 합칠 파트너들은 자동차 산업 바깥에도 있다. 힘을 합치면 소정차라는 새로운 대륙에 넓은 영토를 마련할 기회를 얻게 된다. 



협업   
피터 틸(Peter Thiel)은 PayPal 설립자, Facebook, SpaceX, LinkedIn의 초기 투자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세상에 없던 것을 처음 만들어내는 것을 0 to 1에, 그렇게 만들어진 것을 대규모 사업으로 만드는 것을 1 to 100로 설명한다. 0 to 1단계에서 1 to 100를 고려하지 않으면,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고 하여도 0 to 1의 영광은 가질 수 있지만 1 to 100의 이익은 가질 수 없다. 0 to 1의 확률은 낮다. 투자는 위험하다. 1 to 100의 경쟁은 치열하다. 어떻게 하면 위험을 낮추고 경쟁에서 이기며 SDV에서 0 to 100를 달성할 수 있을까? 그 방법이 하나만 있지 않을 것 같다. 그 어떤 방법이든 그 방법 안에는 협업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SDV는 모든 것을 혼자서 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다. 어떤 협업이 가능한가? 내가 다뤄본 분야에서는 다음의 협력이 있다. 

자동차 제어기 사이버 보안은 암호 관리와 암호 연산을 바탕으로 한다. 연결성의 확대로 사이버 보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칩은 암호 관리와 연산을 지원하기 위한 암호 액셀러레이터(HSM, HSE 등으로 불린다. Hardware Security Module, Extension)를 내장하는 추세다. 소프트웨어 없는 하드웨어는 무용지물이다. 서비스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이 암호 액셀러레이터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까지 감당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두 분야의 유사성과 상이성은 마치 국어와 영어에 견줄 수 있다. 그래서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가 생겼다. 자동차사들, 협력사들, 칩사들은 이들과 협업한다. 

위 개념은 사이버 보안 때문에 처음 생긴 것이 아니다. 다른 분야에 확대 적용될 수 있다. AUTOSAR는 사이버 보안이 대두되기 전에 기능이 구현되는 ASW(Application Software)층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초가 구현되는 BSW(Basic Software)층의 다층 구조로 만들어졌다. BSW를 제품으로 개발하여 사업의 대상으로 하는 전문 회사들이 생겼다. AUTOSAR의 확대로 BSW를 서비스 사업의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들이 생기고 있다. 자동차사와 협력사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전문 회사들과 협력한다. 

이런 협업은 0 to 1 투자 위험을 분산한다. 각자의 기여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단, 모두가 최선을 다할 때만 그렇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 한 가지이며 흔한 방법은 1 to 100의 이익을 나눈다는 공동 목표의 설정이다. 그러면 1을 달성했을 때, 100까지 확대하기에 필요한 투자 능력을 확보하기도 쉽다. 이런 비즈니스 방법은 자동차 산업이 익숙한 방법이 전혀 아니다. SDV는 기술 측면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히 어렵다. 자동차 산업은 비즈니스 측면의 변화를 수용하고 SDV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성공이 필자의 주변에서 일어나기를 바란다. 만약 고객 최적화 엔지니어링을 위한 자동차 소프트웨어 솔루션 파트너를 찾고 있다면, 페스카로는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1]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술정책플랫폼 Energy & Data-KIER TPP (https://www.kier.re.kr/tpp/energy/B/view/184?contentsName=sub2_4&menuId=MENU00962)
[2] Bill Gates. 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 Chapter 7 How to get around.
[3] ipcc 6차 보고서. Climate Change 2023 Synthesis Report. Summary for Policymakers https://www.ipcc.ch/report/ar6/syr/downloads/report/IPCC_AR6_SYR_SPM.pdf
[4] 미국 질병청 홈페이지 https://www.cdc.gov/injury/features/global-road-safety/index.html
[5] 자동차 산업의 크기 Global automotive manufacturing market size 2022 | Statista (https://www.statista.com/statistics/574151/global-automotive-industry-revenue)
[6] 2020년 폐차 통계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 (kadra.or.kr) (http://kadra.or.kr/kadra/contents/sub02/02_01.html?idx_num=2536&pidx_num=&skin=4&mode=view&GotoPage=1&column=&keyword=%C1%D6%B1%E2&BbsId_01=&BbsId_02=&BbsId_03=&MenuNum=&BbsId=2010316112316&Tbn=&srhData1=)
[7] 자동차 등록 현황 지표서비스 | e-나라지표 (in-dex.go.kr)(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jsessionid=T-Oeb3-jdaLfPaKWUMeotl7cNreep-2ONoGkUPwq.node11?idx_cd=1257)
[8] 자동차 생산량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https://www.kama.or.kr/NewsController?cmd=V&boardmaster_id=industry&board_id=12274&menunum=0004&searchGubun=&searchValue=&pagenum=1)
[9] Global smartphone sales and revenue Smartphone sales worldwide 2007-2021 | Statista Global smartphone revenue 2011-2022 | Statista(https://www.statista.com/statistics/263437/global-smartphone-sales-to-end-users-since-2007/)
[10]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마켓 사이즈 Mobile Application Market Size, Share & Trends Report, 2030 (grandviewresearch.com) (https://www.grandviewresearch.com/industry-analysis/mobile-application-market)
[11] 풀 셀프 드라이빙 컴퓨터 설치 | Tesla 지원 대한민국 (https://www.tesla.com/ko_kr/support/full-self-driving-computer)
[12] Apple implies it generated record revenue from App Store during 2021 (cnbc.com) (https://www.cnbc.com/2022/01/10/apple-implies-it-generated-record-revenue-from-app-store-during-2021-.html)
[13] Monetizing connectivity services and car data. Value creation and performance in the auto industry | McKinsey (https://www.mckinsey.com/industries/automotive-and-assembly/our-insights/down-but-not-out-how-automakers-can-create-value-in-an-uncertain-future)
[14] 자동차사의 연자공전 투자 How automakers can master new mobility | McKinsey (https://www.mckinsey.com/industries/automotive-and-assembly/our-insights/down-but-not-out-how-automakers-can-create-value-in-an-uncertain-future)
[15] Peter Thiel/ Zero to One: Notes on Startups, or How to Build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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