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A EV and Telecaster with Valvestate
코나, 그리고 텔레캐스터와 밸브스테이트
눈치보지 않는 방에서의 합주
2024년 01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11월 말, 현대자동차의 한 광고 메일을 열었습니다. 제목은 ‘눈치 보지 않는 방이 생겼다,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이었습니다. 

이 캠페인이 한참 진행 중이었는데 이번엔 ‘전기기타(electric guitar)’가 전면에 나왔습니다.
화자는 “좋아하는 음악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크게 들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하시나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서는 음량을 높이는 것이 민폐가 아닐까 걱정 들기 마련이죠. 그렇다면 자동차는 어떨까요? 지하주차장은 소음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방음이 잘 되는 전기차 실내라면 마음껏 소리를 키울 수 있을 겁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하루를 마치고 코나 일렉트릭을 지하주차장에 세우고 V2L(Vehicle To Load) 콘센트에 멀티탭을 끼우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유틸리티 모드를 켰습니다. 그리고 플레이리스트와 함께 오디오의 볼륨을 높여 8개 스피커가 장착된 강력한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를 즐겼습니다. 내친김에 트렁크에서 기타와 앰프를 꺼내 사운드에 맞춰 합주합니다. 그러면서 ‘공간이 부족하지 않을까’란 걱정은 기우였다고 생각합니다. 

차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를 꺼내 사용하는 ‘V2L’ 기능과 넓어진 실내의 ‘공간’ 강조가 느껴졌고, 이전 세대 코나에서 아쉬웠던 사운드, 노면 소음 대책 개선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진짜 관심은 온통 기타와 앰프였습니다. 리어시트에는 초록색 바디의 펜더 텔레캐스터(Fender Telecaster) 전기기타, 그리고 마샬(Marshall)의 ‘밸브스테이트(Valvestate 40V)’ 기타 앰프가 있었습니다. 사실, 전기차와 V2L 사용사례를 보여주는 많은 브랜드, 미디어의 사진 등 영상물에 기타와 앰프가 플러그인 돼 있는 것이 흔하고, DJ 소피아 코르테시스(Sofia Kourtesis)가 포르투갈의 한 해안절벽에서 아이오닉 5와 공연한 것처럼 멋진 퍼포먼스 영상도 많았습니다만, ‘왜 V2L과 같은 특징과 코나를 위해 이 모델(기타와 앰프)을 선택하고 이렇게 눈에 띄게 한 것이었을까요?’







텔레캐스터와 밸브스테이트   
 
전기기타라고 하면 펜더, 깁슨(Gibson), 그레치(Gretsch), PRS, 아이바네즈(Ibanez), 잭슨(Jackson), ESP 등 많은 브랜드, 유명 모델이 있는데 왜 텔레캐스터이고, 앰프도 마찬가지로 왜 밸브스테이트 모델이었을까요? 코나 일렉트릭에서 어필하고 싶은 것과 무엇을 매칭하기 위해서 였을까요? 무슨 메타포죠?  

텔레캐스터를 알아봅니다. 이 기타는 브로드캐스터(Broadcaster) 등을 거쳐 1952년부터 마침내 텔레캐스터란 이름을 갖게 된 모델로, 전기기타의 대표 모델 중 하나이면서 특히나 역사상 최초의 ‘대중’적인 ‘솔리드(solid)’ 바디 전기기타 모델로 유명합니다. ‘텔레’는 당시 최첨단 기술로 여겨진 텔레비전에서 따온 것으로 이 기타가 바로 ‘최첨단’인 솔리드 바디 전기기타란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텔레캐스터 이전에도 전기기타들이 있었지만, 통기타처럼 속이 빈 할로우 바디였는데, 텔레캐스터를 통해 속이 꽉 찬 솔리드 바디의 시대가 시작되고 대중화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코나는 비교적 값이 싼 현대차의 준중형 SUV 전기차로 베스트셀링 모델입니다. 대중 모델입니다. 그리고 주목할 것은 ‘솔리드’란 단어인데, 이는 ‘견고한’, ‘신뢰할만한’과 같은 의미도 있지만 ‘공간’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리어시트에서 기타를 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체급을 뛰어넘는 전 모델 대비 늘어난(길이 140mm, 휠베이스 60mm, 높이 30mm) 덩치와 공간을 뜻하면서도 V2L과 같은 기능과 함께 전기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일상의 파트너이자 새로운 움직이는 공간이란 의미를 포함합니다.  

마샬의 밸브스테이트 40V 앰프도 같은 뉘앙스입니다. 여기서도 ‘솔리드’는 있습니다. 밸브스테이트 시리즈는 마샬의 ‘첫’ 솔리드스테이트(solid-state, 즉 트랜지스터) 앰프인데, 프리-앰프에는 기존의 진공관을, 파워-앰프에는 트랜지스터를 적용한 하이브리드 형태입니다. 밸브스테이트 40V는 풀 진공관 앰프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공간감이 느껴지는 소리에 근접하면서도 진공관 앰프의 관리 어려움, 높은 비용, 크기 등의 문제를 상쇄하는 대중적인 (가정용) 앰프였던 것입니다. 







눈치 보지 않는 방이 생겼다

그래서 전기차의 친환경을 상징하는 ‘초록색’ 바디의 텔레캐스터와 밸브스테이트 앰프는 현대차의 대중적인 (베스트셀링) 첫 전기차 모델이면서 디자인 초기 단계부터 전기차를 먼저 디자인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닌 파생 전기차(밸브스테이트가 가진 하이브리드의 의미)인 2세대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의 ‘거울’이자, V2L 등 새로운 코나가 제공하는 공간의 의미, 첨단 기능 및 서비스, 개선점에 대한 메타포입니다.

화자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즐거운 저녁을 함께 한 코나 일렉트릭이 대견했기 때문일까요?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자동차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지금의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닙니다. 일상의 파트너이자 움직이는 공간이죠. V2L로 전기를 쓸 수 있는 차는 여기에 새로운 가능성을 더합니다. 다음엔 혼자가 아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노래방, 아내와 함께하는 영화관, 나를 위한 음악감상실이 될 수 있는 방이 하나 더 생겼으니까요.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별명을 하나 붙여줘야 할 것 같습니다. 눈치보지 않는 방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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