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SDV를 설계하고 제조하려면 엔지니어링 영역, 자동차 제조업체, 그리고 제조업체가 활용하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서 더욱 광범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자동차 설계와 제조의 디지털 전환은 소프트웨어와 전자장치가 자동차 산업에 가져오는 비용, 시간, 위험의 증가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솔루션이다. SDV의 포괄적인 디지털트윈과 모든 주요 분야 간 강력한 디지털 스레드를 생성하면 전체 시스템 요구 사항을 충족하고 검증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디지털화는 자동차 산업의 차세대 대규모 전환기에 성공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와 접근성을 제공한다.
글 | 오 병 준 한국지사장,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오병준 한국지사장
오 지사장은 IT 업계에 30년 이상 몸담으며 쌓아온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경험을 바탕으로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여러 글로벌 IT 기업을 거치며 성공적 비즈니스 및 기술 전문성을 구축해 왔다.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한국지사장으로 선임되기 전, SAS(Statistical Analysis System) 코리아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오라클 코리아, 테라데이터 코리아, IBM 코리아 임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 엔지니어링, 영업, 채널 관리, 마케팅 등 다양한 관련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오병준 한국지사장은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숭실대학교에서 정보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지금의 자동차는 정교한 소프트웨어와 전자 시스템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차량 성능에 다양한 이점을 제공함과 동시에 소프트웨어와 전자 시스템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가 이런 이점과 위험을 평가하는 방식 또한 크게 변화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기술은 분명히 안전 기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기존에 운전자가 감당했던 위험을 이제 자동차 제조업체가 부담해야 하게 한다. 또, 전기차(EV)로의 전환은 차량 내구성에 대한 이해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전자장치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공급망 확대로 인한 공급 문제도 새로운 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차량 제조업체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정의된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로 전환해야 하고 이를 위해 제조 과정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는 ▶전기 파워트레인의 성장 ▶반자율주행 기능의 확산, 그리고 ▶제조 영역으로의 디지털화 확장이라는 세 가지 주요 트렌드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제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되는 것처럼, 자동차의 설계, 제조, 유지보수 과정 또한 디지털화되고 진화해야 한다.
자동차 충전은 연료 주유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프로세스를 최대한 간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멘스
전기차 성공을 위한 협업 혁신
전기화는 차량 제조업체가 기존의 설계 및 제조 방식을 재고하도록 만든 첫 번째 주요 트렌드이다. 기계적으로 정의된 차량 시대를 넘어서면서, 많은 기업이 전기차 운전자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 다시 검토하게 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정보 공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이런 관심은 2024년 8월 1일 인천광역시 청라에서 발생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를 계기로 더욱 증대됐다. 사고 이후 정부는 국내 보급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제작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했으며, 9월에는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 의무화를 위해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과 자동차등록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자동차 제작사와 수입사는 전기차 판매 시 배터리 및 배터리 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하며, 자동차등록증에는 배터리 용량, 정격전압, 최고출력, 배터리 셀 정보가 표시된다.
이와 같은 규제 변화에 따라 제조업체는 자동차 소프트웨어와 전자/전기(E/E) 시스템의 설계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미래는 배터리 기술과 충전 인프라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소프트웨어는 다양한 지역의 운전 습관이나 개별 사용자의 충전 패턴을 학습해 배터리 팩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일부 OEM은 차량 출고 후 충전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포드(Ford), 리비안(Rivian), 제너럴 모터스(GM)는 북미 충전 표준(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NACS)을 채택해 테슬라(Tesla)의 기존 슈퍼차저(Supercharger) 네트워크에 대한 액세스를 제공했다. 이들 제조업체는 물리적 연결 어댑터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NACS와 CCS1(Combined Charging Standard 1) 간 충전 상호 운용성을 구현했다. OEM은 전기차의 다양한 아키텍처를 관리하기 위해 공급망 전반에 걸친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제품 수명주기 전반에 걸쳐 워크플로를 위한 구조화된 데이터 흐름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모든 설계 분야에서 관련 데이터를 즉시 액세스할 수 있어 최적화된 제품 설계가 가능해진다. 개발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면 공급업체와 실시간 양방향 교환이 가능해져 업데이트된 요구 사항을 통합하고, 부품 가용성 및 소싱을 신속히 파악할 수 있다.
또 설계에서 제조에 이르는 디지털트윈의 강력한 연결성을 통해 두 영역 간 전환이 빠르고 원활하게 이뤄진다. 설계, 생산, 운영 전반에서의 추적성은 차량 수명주기 동안 정확하고 신속한 무선 업데이트를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OEM과 고객 모두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디지털화와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을 통해 혁신을 주도하고 변화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앞서 나가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을 위한 개발 워크플로 업데이트
차선 이탈경고 및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같은 기능이 표준화되고, 일부 제조업체는 레벨 3 자율주행 기능까지 제공하는 등 자동차의 자율주행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을 위한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 르노코리아, KG 모빌리티 등 주요 제조업체들은 이미 ACC 기능을 구현한 차량을 출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인 포티투닷은 AI 기반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며 자율주행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포티투닷의 TAP! 플랫폼은 서울시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선정돼 상암동, 여의도, 청와대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스타트업 역시 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에이모는 자율주행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AD-코어’ 솔루션을 구축했으며, 모라이는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가상 환경에서 차량 주행을 예측하는 기술을 제공한다. 라이드플럭스는 로보택시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자율주행 노선버스를 운영하며 첨단 과학 기술을 실현하고 있다.
효율적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학제 간 협업 간소화가 필요하다. 이는 설계 초기 단계부터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잠재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초기 프로토타입 제작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가능하다. 디지털트윈은 엔지니어가 설계와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승용차의 자율주행을 보다 실용적인 사업 전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 과정에서 간소화된 학제 간 협업이 필요하다.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엔지니어링 분야 간 통합을 재고하고 초기 프로토타입 제작을 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여기에서 디지털트윈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디지털 트윈은 엔지니어가 초기 시뮬레이션 중 잠재적인 문제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는 전체 자동차에 대한 디지털트윈의 맥락에서 문제를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나아가 완전한 디지털 솔루션은 기계, 전기, 전자, 소프트웨어 영역 전반에서 최적의 설계를 찾기 위한 설계 탐색을 강화할 수 있다.
이런 서로 다른 영역 사이에 존재하는 기존 사일로를 허물기 위해서는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시스템 요구사항을 디지털 방식으로 정의하고 소통해야 한다. 자동차 프로그램 전반에 걸친 기존의 문서 기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오해로 인한 위험이 높다. 시스템 요구사항 전달에 오류가 발생하면 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 이런 오류가 프로그램 후반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자율주행 시스템과 같이 안전이 중요한 특징과 기능에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계약에서 디지털 프로세스는 설계 프로세스 초기에 전자장치와 소프트웨어 증가로 인한 복잡성과 비용 영향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현대의 자동차에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기계 중심의 산업에 통합하려면 신중한 계획이 필요하다. 지멘스
또한 시스템 요구사항을 공급업체에 동적으로 조기에 전달하면 연결된 시스템과 함께 하위 시스템을 쉽게 검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기능을 위한 센서는 프로세스 초기에 제어 보드, 기계 인터페이스, 나아가 SIL(Software-in-the-Loop) 테스트에 대해 검증할 수 있다.
디지털 프레임워크의 이점은 초기 제품 설계와 개발을 넘어 더욱 확장된다. 포괄적인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하는 요구사항 중심 디지털 워크플로의 가장 큰 장점은 추적성과 데이터 접근성이다. 요구사항을 맥락에 맞게 이해함으로써 개발 속도를 늦추지 않고도 위험을 완화하고 보다 체계적인 워크플로를 제공할 수 있다.
디지털화는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는 순간에도 엄청난 가치를 창출한다. 공장과 차량 간 디지털 피드백 메커니즘을 구축하면 OEM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기반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장에서 차량이 새로운 주행 시나리오를 직면하거나 기타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 자동차 제조업체는 현장 자동차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디지털트윈을 개선하고 기존 자동차에 무선 업데이트를 제공할 수 있으며, 아직 개발 중인 자동차의 개선에도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런 데이터 연속성은 새로운 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필요한 유연성과 확장성을 제공해 혁신을 주도하고 안전성을 향상시킨다.
스마트 제조로 더 빠르게 제품 출시하기
자율주행 기능을 구축하고 전동화를 위해 파워트레인을 개편하면 자동차 설계뿐만 아니라 제조 방식에도 시간과 복잡성이 추가된다.
SDV 아키텍처의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OEM은 유연하고 효율적이며 지속가능한 운영을 달성하기 위해 스마트 제조기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스마트 제조기술을 채택해 공장 현장의 구현 속도가 빨라지면 기업이 글로벌 공급업체 네트워크의 공급망 문제에 직면했을 때 보다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의 스마트 제조 적용사례로는 현대자동차그룹을 들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11월 현대자동차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를 준공했다. HMGICS는 ‘메타 팩토리(Meta Factory)’를 지향하며, 디지털트윈을 핵심기술로 활용하고 있다. 공장의 생산 시설, 물류 시스템, 현장 인력, 자동화 로봇 등 모든 구성요소를 디지털 공간에 동일하게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공장의 공정과 운영을 모니터링하고, 문제 발생을 감지해 원격으로 대처한다. 또,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운영 방식과 신규 공정을 설계·검증해 비용과 다운타임을 최소화한다.
2022년 5월에는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현대오토에버가 dSPACE Korea, IPG Automotive Korea, IVH, SureSoft Technologies 등 국내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들과 차량 가상검증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협약을 통해 개발되는 가상검증 플랫폼은 차량과 차내 제어기, 시스템 등을 가상화하고 가상 주행환경을 구축해 차량에 대한 통합 시뮬레이션으로 소프트웨어를 검증한다. 이를 통해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소프트웨어의 안전성을 높인다.
제조업체는 생산의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가상 세계에서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다. 가능한 모든 구성을 가상으로 탐색한 다음, 다운타임을 최소화하며 기계 작동을 가상으로 시운전할 수 있다. 설계와 제조의 세계를 연결하는 포괄적인 디지털트윈은 기업이 귀중한 시간을 최적화하면서도 강력한 품질, 지속 가능성, 출시 시간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원한다. 또, 디지털화는 세계 간의 데이터 흐름을 간소화하고 적응력과 혁신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포괄적인 디지털트윈을 기반으로 스마트 제조를 도입함으로써 부서 간 협업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연한 운영, 차세대 자동화, 선제적인 지속 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다.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통합함으로써 물리적 설비를 가동하기 이전에 생산 전반에 걸쳐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시프트 레프트(Shift-Left) 접근 방식은 SDV의 지속 가능한 고품질 제조를 실현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스마트 제조 육성과 디지털트윈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4년 7월 대통령 직속 디지털 플랫폼 정부위원회(이하 디플정위)는 범부처 디지털트윈 코리아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정책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디지털트윈 기반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 지원을 위해 자율형 스마트공장 구축을 포함한 다양한 수요 분야에 디지털트윈을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초기 서비스 및 아이디어 제품화 전환, 수출 모델 조성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조성할 방침이다. 또 지자체 차원에서도 디지털트윈에 기반한 자동차 산업 육성 움직임이 활발하다. 경남 김해시는 2027년까지 전동차와 자율주행 부품 등 미래차 개발·생산에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는 ‘미래자동차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버추얼 기반 미래차 부품 고도화 사업’을 시작으로 디지털 트윈과 XR 등을 활용한 차세대 자동차 제조 산업 육성에 나설 전망이다.
Smart Manufacturing과 같은 유연하고 민첩한 솔루션을 통해 자동차 제조업체는 공장 환경에서 일정을 일부 단축할 수 있다. 지멘스
디지털화를 통한 소프트웨어 정의 혁명
미래를 위한 SDV를 설계하고 제조하려면 엔지니어링 영역, 자동차 제조업체, 그리고 제조업체가 활용하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서 더욱 광범위한 협력이 필요하다. 자동차 설계와 제조의 디지털 전환은 소프트웨어와 전자장치가 자동차 산업에 가져오는 비용, 시간, 위험의 증가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솔루션이다. SDV의 포괄적인 디지털트윈과 모든 주요 분야 간 강력한 디지털 스레드를 생성하면 전체 시스템 요구 사항을 충족하고 검증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디지털화는 자동차 산업의 차세대 대규모 전환기에 성공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와 접근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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