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무선충전 러시
2011년 06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자기 공진

지난 5월 서울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는 세계 무선전력 협회(Wireless Power Consortium, WPC)의 서울 총회가 열렸다. 200여명의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비접촉 충전 방식의 다양한 제품과 미래가 소개됐다. 무선 전동칫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무선충전 패드가 상용화되며 무선 전력전송(Wireless Power Transfer, WPT)은 친숙한 기술이 돼 가고 있다.
이들 기기들은 유도성 전력전송(Inductive Power Transfer, IPT) 원리를 이용한다. 두 개의 코일이 서로 전자기적으로 결합돼 1차 코일에 전류가 통하면, 2차 코일에서 유도 전류가 발생해 배터리가 자동으로 충전된다.
무선충전은 선을 연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충전기 하나로 여러 대의 모바일 기기를 동시 충전할 수도 있다. 현재는 패드와 기기 간 거리가 수 mm이지만 2014년이면 10 m 이내에서 다수의 기기를 충전하는 기술이 상용화될 전망이다. 또 전문가들은 먼 미래에 위성을 통해 수천 km 떨어진 곳까지 자유자재로 전력을 전송할 수 있게 돼, 위성에서 고밀도의 태양광 발전을 하는 등 다양한 파생기술이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선충전은 자동차 산업에서도 이슈다. 차고 또는 주차장 표면에 충전 패드를 놓고 정차 시 충전하거나, 아예 도로에 급전장치를 매설해 주행 중 전기차를 충전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부경대학교의 전성즙 교수는 “전기차를 유선으로 충전하게 되면 접촉 부위의 마모로 인해 고장 및 사고 우려가 있고,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은 날에는 감전 위험이 높다. 이런 이유로 인해 전기차에는 애초부터 무선충전이 고려됐었다”며 “최근에는 편의를 위해 거리를 두고 충전이 가능한 방식이 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선 전력전송에는 IPT, 용량성 전력전송(capacitive power transfer), 방사형 전력전송(radiative power transfer) 등이 있다. 또 IPT는 세부적으로 무공진형, 일공진형, 이공진형으로 나뉜다. 전기차용 무선충전 애플리케이션에는 1차와 2차 양측에 별도의 공진이 구성되는 IPT 이공진형, 즉 자기 공진형(magnetic resonance power transfer) 방식이 주로 이용된다. 공진은 두 에너지 저장장치가 에너지를 주고받는 현상으로, 인덕터에 자기장이, 커패시터에 전기장이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이 기술은 수 cm에서 수 m까지의 전력전송을 가능케 한다.
전 교수는 “KAIST의 온라인 전기차도 1, 2차 모두에 공진회로가 구성되는 자기 공진형이다. 사용 편의성 때문에 무공진형이나 일공진형보다 이공진형이 대세”라고 말했다.


개발 러시

전기차에 대한 무선충전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GM은 1998년에 휴즈 일렉트로닉스와 매근차지(Magne Charge) 무선충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델코 일렉트로닉스(Delco Electronics)를 통해 생산해 EV1, 쉐보레 S10 EV 등에 적용했었다. 당시 토요타도 무선충전 방식에 동의하며 RAV4 EV에 적용했다. GM의 시스템은 6.6 kW급이었고, 50 kW급의 레벨3 고속충전에도 대응했다. 그러나 매근차지 시스템의 개발은 2001년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가 전기차 충전 인터페이스를 직접충전 방식으로 정하면서 2002년 중단됐다.



GM은 연초 쉐보레 볼트 실내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무선충전할 수 있는 파워맷(Powermat)의 솔루션을 장착키로 하며 향후 전기차의 리튬이온 배터리도 무선충전 시키겠다고 밝혔다. GM의 자회사인 GM 벤처스는 이를 위해 5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GM의 한 관계자는 “무선충전 기술을 볼트부터 적용할 계획이고, 2012년 초반까지 GM 차량 전체에 확대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 단순한 모바일 기기 충전이 아닌 전기차 자체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것을 목표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는 SAE J2954 “하이브리드 카와 전기차의 무선충전 표준”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GM은 물론 닛산, BMW, 토요타 등 대부분의 카 메이커들이 무선충전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르노의 패트릭 바스타드(Patrick Bastard) 이사는 “무선충전은 이미 많은 카 메이커들의 전기차 로드맵에 포함됐다. 무선충전 성능이 향상되면서 사람들은 충전에 대해 따로 생각할 필요없이 단지 주차만 시키고 일을 보러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지멘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베를린에서 무선충전 시범사업을 전개키로 했다. 지멘스는 BMW와 협력해 3.6 kW급 무선충전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지멘스의 시스템은 바닥과 차에 장착된 코일 간 거리가 8~15 cm이고, 전송 효율은 90% 이상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실증하고 고객의 피드백을 미래에 반영할 계획이다. 롤스로이스의 경우엔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무선충전 시스템을 적용한 102EX 팬텀 전기 컨셉트 카를 소개했다. 롤스로이스의 무선충전 시스템은 할로IPT(HaloIPT)가 제공했다.



영국 에이럽(Arup)의 지원을 받아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에서 스핀오프한 할로IPT는 다양한 무선충전 시스템을 발표하고 파일럿 프로그램을 수행 중이다. 할로IPT의 시스템은 3 kW~7 kW급으로 1차 코일과 2차 코일 간 이격거리는 최대 40 cm다.
토요타와 델파이 등은 와이트리시티(WiTricity)와 무선충전 기술을 공동개발 중이다. MIT에서 스핀오프한 와이트리시티는 지난해 9월 델파이를 파트너로 맞으며 그들의 에너지 전송 기술을 델파이의 전기/전자 통합 시스템, 글로벌 제조 및 엔지니어링 역량과 결합시켰다. 오하이오 챔피언에 위치한 델파이의 고객기술센터에서는 공동개발한 시스템이 전기차 싱크 시티(THINK City)에 적용돼 테스트됐다. 코일 간 이격거리는 20 cm다.
구글은 본사 캠퍼스 내 전기차 충전소에 에바트랜(Evatran)이 개발한 7.7 kW의 레벨2 충전에 대응하는 플러그리스 파워(Plugless Power) 시스템을 적용해 테스트하고 있다. 구글은 다수의 저속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보유하고 있고, 캠퍼스 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카 셰어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풀턴 이노베이션(Fulton Innovation)은 CES에서 테슬라의 로드스터에 자사의 이커플드(eCoupled) 무선충전 기술을 적용해 시현했다. 볼보는 플란더스드라이브와 제휴해 볼보 C30 전기차에 무선충전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전 교수는 “KAIST의 온라인 전기차는 정차, 주행 모두에서 충전이 가능하다. 단 주행 중 충전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출력 전력이 높은데, 전력을 그다지 소모하지 않는 정차 시에는 급속 충전이 되는 셈” 이라며, “완속충전을 원한다면 출력을 줄이면 된다”고 말했다.

주행 중 충전

할로IPT의 앤서니 톰슨 CEO는 “무선충전은 전기차의 비용, 주행 불안증 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술이다. 우리는 미래의 영국 주요 도로를 전기화해 전기차가 주행 중 충전함으로써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KAIST, 할로IPT, 봄바르디어 등은 주행 중 충전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KAIST의 한일승 교수는 “온라인 전기차의 경우엔 주행 중 충전함으로써 차량 탑재 배터리 용량을 줄여 차량 비용을 저감시킨다. 또 충전에 들어가는 시간, 주행거리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KAIST의 온라인 전기차는 미국 보스턴의 로건공항 등에서 시범 운영될 예정이고, 국내에서는 세종시, 서울시 등에 도입될 전망이다.
독일 아우그스부르크에서 카테나리(catenary) 없이 달리면서 충전하는 ‘프리모브(PRIMOVE)’ 트램 시범사업을 전개 중인 봄바르디어도 온라인 버스 도입을 고려 중이다.



<저작권자 © AEM.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 세미나/교육/전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