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스는 올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베어링 ‘iglidur’의 탄생 30주년을 기념하고 전 세계 자동차시장에 대한 마케팅 일환으로 iglidur@car로 명명된 개조 차량을 제작해 세계일주에 나섰다. 지난해 iglidur를 자동차시장에서만 2억만 개를 팔아치우며 총 매출의 절반을 올렸다.
사진은 인도와 중국 투어. 이구스는 월드투어의 일정과 스토리를 담은 블로그(blog.igus.de/ iglidurontour)를 개설해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플라스틱 업체가 스마트카를?
‘플라스틱 베어링 업체가 스마트카를 만들었다고?’
이구스(Igus)의 기자간담회 소식을 전달받은 직후 떠오른 생각이다. 4월 14일 독일의 세계적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조사 이구스가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호텔에서 만난 의문의 스마트카는 진짜 스마트 카가 맞았다.
센서를 이용한 첨단 안전 차량이나 커넥티드 카 등을 총칭하는 스마트카가 아니라 다임러의 초소형차 스마트포투(Smart Fortwo)였다. 그러나 이는 스마트포투가 높은 연비,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은 물론 복잡한 도시이동성에 부합하는 스마트한 차여서가 아니라, 친환경 측면의 효과를 높이는 차량 경량화와 윤활유 필요성을 없애는 이구스의 고성능 마찰중합제(high-performance tribo-polymer) iglidur 베어링을 총 56개소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올해 이구스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베어링 ‘iglidur’의 탄생 30주년을 기념하고 전 세계 자동차시장에 대한 마케팅 일환으로 iglidur@car로 명명된 개조 차량을 제작해 세계일주에 나섰다.
iglidur@car의 드라이버인 샤샤 루펜버그(Sascha Laufenberg)는 “오렌지색 스마트는 인도와 같은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차로 바디가 플라스틱으로 이뤄져 있고, 이 플라스틱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차 내부가 외부환경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며 “즉, 마이크로 카의 사용으로 우리의 모험과 도전과제를 더욱 두드러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랜드로버나 S클래스와 같은 잘 만들어진 차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스펜션이 좋지 않은 차로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은 분쇄기 안에 들어가 있는 것과 같다. 루펜버그의 엉덩이와 등이 더 아플수록 iglidur 베어링의 탁월한 성능이 강조되는 것이다.
뒤셀도르프의 K 전시회에서 시작된 총 10개월간의 투어는 인도와 중국을 거쳐 4월 7일부터 우리나라로 이어졌다. iglidur@car는 인도와 중국에서 1만 km가 넘게 주행했고 한국에서 3주간 2,000 km를 달리게 된다. 사회공헌 활동으로 1 km 주행 당 1유로를 기부하는 옵션도 내걸고 있다.
iglidur@car가 방문하는 곳은 이구스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사, 이구스가 참가하는 전시회, 그리고 예를 들어 타지마할, 만리장성, 태산, 소림사 등 각국의 고유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명승지 등이다. 지역별로는 인도 대사막, 유럽 각국은 물론 알래스카도 갈 예정이다. 이구스는 올 10월 초에 열리는 독일국제조립기술전(MOTEK)에 출전해 iglidur@car에서 iglidur를 분리해 10개월간의 마모 및 손상 정도를 증명할 예정이다.
한국이구스의 김종언 지사장은 “프로젝트는 윤활유가 필요 없는 무급유 베어링이 이론이 아니고 사용도 제한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시작됐다”며 “폴리머 베어링 iglidur는 이미 세계적으로 수백만 개의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고 있고 자동차에서의 사용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 대체하는 플라스틱
엔지니어링 폴리머는 이미 대부분 산업에 적용되고 있다. 가격 효율이 높고 성능이 뛰어나 인기가 높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는 시트나 컨버터블 루프의 각종 힌지, 엔진 파트, 하부 캐리지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구스의 폴리머 베어링은 금속 롤러 베어링 대비 1/7의 저중량, 윤활유가 필요 없는 드라이 테크란 장점을 지닌다. 급유가 필요 없는 이 드라이 테크 베어링은 유지보수, 부식에 대한 걱정이 없고 공정비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급유로 인해 구현할 수 없었던 부분도 해낼 수 있다. 지난해 iglidur는 총 매출의 절반이 자동차시장에서 발생했고 약 2억만 개가 판매됐다. 한국은 아직 시작 단계여서 30% 정도다.
김형태 부장은 “독일에서 생산되는 모든 차량에서 평균 40개의 이구스 베어링이 사용되고 있다”며 “이유는 경량화 트렌드, 업체가 요구하는 경제적 가격, 주문 사양 제작, EU 및 RoHS 등의 환경규제 등에 대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급유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아헨공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독일에서만 연 25만 톤, 대형트럭 8,000여대분의 윤활 오일이 소비되고 있다. 그리고 모든 기계에 사용되는 이 윤활제의 절반 이상이 땅과 물로 스며들거나 공기 중으로 증발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스틸, 플라스틱 재질 생산에 오일이 사용된다. 각 소재별 1리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석유 리터(전력 에너지 소모량)를 비교하면 플라스틱은 알루미늄의 1/7, 스틸의 1/5 수준이다.
김 부장은 “자동차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요소 중에는 진동 흡수력이 있는데 iglidur는 여기서도 매우 이상적인 솔루션”이라며 “튼튼한 내부 구조와 탄성으로 진동과 소음을 동시에 잡아주기 때문에 각종 기후 및 거친 도로 표면 주행에도 끄떡없는 내구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구스는 테스트 랩에서 제품별로 24시간 설비를 가동해 하중별, 속도별, 온도별, 재질별 마모도, 수명 등의 데이터를 취합하고 고객에게 상세 정보를 제공해 적합한 제품 선정을 돕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구스 베어링은 압축 강도가 최대 150 MPa, 사용온도 315도, 쇼어 D 경도 68~89, 전도성 최대 15 Ω, 속도 3 m/s, 마찰 계수 0.1, 무부식, 낮은 스틱슬립(진동 동반 마찰)을 특징으로 한다.
김 부장은 “이구스 베어링은 초고층 빌딩에 사용되는 초강력 콘크리트의 지지하중과 비교할 수 있다. 가로 세로 1 cm 면적 당 150 kg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카의 제작
iglidur 베어링은 자동차 인테리어에서 시트, 페달, 시프트 변속기 등, 실외에서 도어 힌지, 블레이드, 와이퍼 암, 엔진에서 고온에 대응하는 다양한 펌프, 섀시에서 쇼크 옵저버, 브레이크 캘리퍼 등에 사용된다.
김 부장은 “국내에서는 워터펌프의 전자화 트렌드에 맞춰 개발한 베어링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고가의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CFRP)을 대체할 수 있다”며 “국내 생산차량 거의 모두에 적용된 ABS 펌프 베어링을 이구스가 공급한다”고 말했다.
iglidur@car에는 무급유, 저소음의 장점 뿐만아니라 E코팅(전착도장), 압출 평판 장착성 등을 이유로 시트 조정, 컨버터플 루프 및 잠금장치, 핸드브레이크 레버, 페달, 셀렉터 레버, 윈도 리프터, 와이퍼, 얼터네이터, 스티어링 시스템, 변속기, 스로틀 밸브, 인테이크 시스템, 배기가스 처리, 워터펌프, 하부 섀시, ABS/ESP 펌프 등에 총 56개 베어링이 적용됐다.
100% 리얼로 진행되는 iglidur@car 프로젝트는 쾰른 자연과학대학의 개조 작업으로 시작됐다. 개조작업의 가장 큰 목표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는 동시에 T웈 규정에 맞는 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루펜버그는 “스마트포투의 선정은 이 차가 도로의 충격 등 외부환경 요인에 따른 베어링 성능 테스트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라며 “베어링 교체가 가능한 곳의 목록을 작성했고, 기존 것을 이구스 베어링으로 대체 가능한지를 확인한 다음 도로주행이 가능한지를 검증한 후 차량 분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공학 기술자 요하네스 토미(Johannes Thom?와 이구스의 베어링 개발자 미하일 크로그(Michael Krug)가 지휘를 맡았다. 플라스틱 베어링은 다양한 규격 모델이 있어 맞는 사이즈를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지만, 때때로 CAD 모듈을 사용한 사용자 정의 사양의 개별 가공 및 재질 선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부분에는 자유로운 가공이 가능한 환봉형 스탁 바 또는 판형의 스탁 플레이트를 이용할 수 있는데 iglidur@car에도 이러한 부분을 활용해 적용 분야를 더욱 확대했다. 또 시트 잠금 부분과 같은 비쥬얼적 측면에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남다른 고객지원
“가장 어려운 문제를 주십시오. 이구스가 그 솔루션을 제시하겠습니다.”
이것은 이구스의 모토이고 창업 아이디어다. 1964년 귄터 블라제와 마그렛 블라제 부부의 창고에서 작은 사출기 한 대를 가지고 시작된 이구스는 현재 33개국에 사업장을 두고 2,150명의 종업원을 둔 글로벌 기업이 됐다. 아시아에서는 매년 30%의 매출 증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이구스의 경우 2001년 100% 투자된 현지법인으로 출범 14년간 매출 100배, 자산 80배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김 지사장은 “이구스는 언제나 컨슈머 프로덕트가 아닌 테크니컬 프로덕트 비즈니스에서 고객의 요구에 철저히 맞춤대응해 왔다”며 “창립년도인 1964년에도 사업은 작지만 주문 사양에 맞춰 제품을 제조해 주는 비즈니스였고 플라스틱을 한다는 점에서 최첨단이었다”고 말했다.
이구스는 50년 간 모션 플라스틱과 윤활유를 필요로 하지 않는 드라이 플라스틱을 개발해왔고 제품은 약 5만 가지에 이른다. 이 제품들은 자동차나 가전 애플리케이션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바로 채용해 사용할 수 있는 표준 규격화된 것들이다. 즉, 바로 선택하고 납품받을 수 있는 것이다.
루펜버그는 “굳이 경쟁사를 말한다면 독일의 GGB 베어링 정도를 꼽을 수 있다”며 “이구스는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지닌 기업 중 단연 세계 최대이고, 고객은 자동차, 항만, LCD 산업 등의 1,400개사”라고 말했다.
김 지사장은 “우리는 고객의 요구사항이 갈수록 고급화되고 있기 때문에 매년 50여종의 새로운 재질을 조합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류 시스템을 전자동화하고, 납기에 철저히 대응을 하기 위해 350여기 이상의 사출기를 24시간 가동하고 있으며 고객 요구사항에 맞춤화한 조립 완제품 공급 서비스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이구스는 고객의 원가절감에 기여한다.
이구스는 고객 지원 수준을 한 차원 끌어 올리기 위해 새로운 샘플 툴도 만들었다. 종전에는 고객이 이구스의 많은 재질 중 예를 들어 고하중, 고온도에 적합한 제품이 필요할 때 어떤 제품을 선정해야할 지 바로 결정하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이를 쉽게 검색해 맞춤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돕는 드라이테크 박스를 개발해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온라인상에서 제품의 수명을 바로 계산해 볼 수 있다.
김 부장은 “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툴을 이용하면 캐드 데이터를 받아 제품을 선정하고 수명 계산 서비스를 즉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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