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언, 서포터의 자격을 말하다
앞선 기술력, 시스템에 대한 이해, 혁신적 제조 프로세스
2014년 05월호 지면기사  /  글│윤 범 진 기자 <bjyun@autoelectronics.co.kr> , 사진│이 상 엽 기자 <kontikistudio@gmail.com>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는 1999년 4월 모기업 지멘스가 운영하던 반도체 사업부가 법적으로 완전히 독립하면서 출범했다. 당시 취재 차 독일 뮌헨에 있는 지멘스에 방문한 일이 있다. 그 인연 때문일까, 줄곧 주목해온 기업 중 한 곳이다. 2001년 6월 설립된 인피니언 코리아는 한국 오토모티브 시장에서도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이승수 대표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승 수 대표
2007년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코리아의 오토모티브 사업부에 합류해 2008년부터 동 사업부를 총괄해 왔다. 이 대표는 인피니언에 합류하기 전 프리스케일 반도체 코리아에서 7년간,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7년간 근무했으며, 미국 소재 스프린트(Sprint)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 학사, 인디애나 주립대학교에서 컴퓨터 전자(Computer Electronics)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Q. 지멘스로부터 분리 독립하기 훨씬 이전부터 자동차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어왔으리라 짐작된다.
A.
인피니언은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독일에서 탄생한 기업입니다. 인피니언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는 자동차 회사의 요구사항을 공유하며 제품개발에 적극 수용했다는데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통적으로 자동차 핵심부품인 파워트레인(엔진, 변속기)과 안전(브레이크, 조향, 에어백)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솔루션을 확보했으며, 도래한 환경차 시대에 부응해 고전압 파워 모듈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처럼 시선을 반도체 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자동차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고객들과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적용한 것이 인피니언 오토모티브 비즈니스가 세계 자동차 산업과 역사를 공유하게 된 원동력이 됐습니다.


세계 자동차 산업과 역사 공유

Q. 인피니언은 그간 인수, 분사, 매각을 통해서 선택과 집중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얼마 전 있었던 무선사업 부문 매각은 외형적인 몸집불리기를 지양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핵심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준 예가 될 것입니다. 그 결과 핵심 사업인 산업, 가전, 자동차, 칩카드 분야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효과가 극대화됐다고 봅니다.

선진 차량용 반도체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인피니언도 ISO 26262 기능안전성 표준을 만족하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쟁력은 자동차 회사의 시스템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시장동향에 앞서가는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인피니언은 반도체 회사로는 독특하게 ‘자동차 시스템 연구센터’를 운영하며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춘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주요 고객사와 가장 최신의 칩 아키텍처 및 프로세스 기술을 공유해 주문형 시스템 칩을 공동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2007년 3월 개소한 현대-인피니언 혁신 센터(Hyundai-Infineon Innovation Center, HIIC)’에서는 자동차 전장 시스템의 기능 최적화를 위해 양사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티어(Tier) 1 회사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Q. 강화되는 연비 및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한 반도체 벤더로서의 해법은.
A.
인피니언은 환경관련 자동차 분야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미래지향적이고 지속성장 가능한 요소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이브리드 카의 엔진 역할을 하는 모터를 구동하는 인버터의 핵심부품을 전 세계 자동차 회사 및 티어 1과 공동개발해 연비 향상 및 배기가스 규제를 충족시키고자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CO2 규제에 대해서도 기존 릴레이를 전자제어 스위치로 대체하고, 48 V 파워넷 등 시스템적으로 연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자동차 및 부품업계에서는 점진적으로 48 V 전기 시스템으로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시도되고 있는 48 V 시스템은 알터네이터(발전기)입니다. 또 이보다 진보된 48 V 시스템으로는 아이들 스톱 앤 고(Idle Stop and Go, ISG)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비나 CO2 규제가 지금보다 강화되는 3년 후에는 48 V 파워넷의 적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독일에서는 2011년 자동차 5사가 48 V 전원 규격 LV148을 책정하고 실용화를 위해 부품회사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인피니언은 이미 대표적인 글로벌 주자들에게 48 V 지원 반도체 부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자동차는 기계공학뿐만 아니라 전자공학, 감성공학, 디자인, 에너지 등 여러 분야의 총체적 융합기술 개발을 요구하고 있는데.
A.
인피니언은 단순히 반도체 칩만을 제공하는 회사가 아닌 시스템 레벨까지 고려한 디자인을 토대로 최적화된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 북미, 아시아의 주요 고객사들의 신기술에 대한 요구사항에 맞춘 전자공학, 감성공학, 디자인, 에너지 분야의 융합과 함께 경량화, 소형화, 고급화, 다양화 등을 동시에 고려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HMI(Human Machine Interface)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품 중 하나가 바로 센서입니다. 인피니언의 센서 기술은 이미 정평이 나 있습니다. 최근 발표한 ToF(Time-of-Flight) 원리에 기반한 센서 칩은 사람이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획기적으로 단순화시킬 것입니다. 이 칩은 차량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자동주차, 내비게이션 등의 애플리케이션에 가능한 최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입니다. 인피니언은 ToF 센서 기술을 자동차 분야에 최초로 도입해 아우디 양산 차량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바 있습니다.

인피니언은 자동차 감성공학 측면에서, 특히 세이프티(safety)와 긴밀하게 연동된 인포테인먼트를 추구하며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피니언은 거리 측정 애플리케이션을 위해 레이더 제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 제품은 실리콘-게르마늄(SiGe) 기술을 이용해 제조되며 고도로 콤팩트한 고주파 가능 eWLB(embedded Wafer Level BGA) 패키지를 채택함으로써 시스템 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eWLB는 우수한 성능과 사이즈, 가격 이점을 제공하는 고성능 팬아웃(fan-out) 웨이퍼 레벨 패키징(FOWLP) 솔루션입니다.

Q.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의 제품 카테고리에는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이 보이지 않는데.
A.
맞습니다. 인피니언의 차량용 반도체 제품군에는 별도의 인포테인먼트 카테고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피니언은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모든 분야에 걸쳐 다양한 반도체를 개발해 최고의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피니언은 가장 잘 할 수 있고 현재 자동차에서 핵심 사업이라고 판단되는 파워트레인과 안전, 환경차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과 보안, 환경차 분야가 지속적으로 인포테인먼트와 융합되는 미래 자동차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인피니언 반도체가 핵심적인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에 적용될 것입니다.

Q. 자동차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품질과 가격 압박을 받고 있다.
A.
인피니언은 고객사가 위치한 각 지역마다 최고 수준의 R&D 센터와 기술지원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엔지니어를 배치해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면서도 충실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국내 진출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업계 최초로 ‘반도체 불량 분석 센터’를 이 건물 1층에 두고 있습니다.

2010년에 설립된 이 센터에는 다수의 전문 엔지니어와 수십 억 원대의 각종 시험 및 분석 장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이미 고객사로부터 국내 최고 수준의 차량용 반도체 불량 해결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센터에서 국내 불량 이슈의 70% 이상을 분석합니다. 지속적으로 전문 인력을 보강하고 시설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인피니언이 추구하는 첨단 기술의 개념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피니언은 업계 최초로 300 mm 박막 웨이퍼를 이용해 전력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300 mm 박막 웨이퍼는 표준 200 mm 웨이퍼에 비해 직경이 더 넓으므로 한 웨이퍼 당 2.5배 더 많은 수의 칩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낮은 에너지 손실과 콤팩트한 디자인의 전력 반도체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레이더 솔루션의 경우에도 어떻게 하면 보다 콤팩트하고 저렴하게 만들 것인지 고객의 입장에서 늘 생각합니다.

Q. 환경차 못지않게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A.
인피니언은 신기술 분야 중 안전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에 있어서 핵심 부품은 센서입니다. 인피니언의 레이더와 거리감지 센서(ToF) 솔루션은 세계 최고를 자랑합니다. 이를 통해 인피니언은 ADAS(Advanced Driver Assistant System) 분야에서 많은 양산 적용 실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주요 고객사들도 인피니언 반도체를 이용한 ADAS 개발 완료와 함께 대량 적용을 앞두고 있습니다.


보안과 안전은 R&D의 핵심

Q. 자동차가 보다 스마트해지면서 대두되고 있는 문제가 보안인데.
A.
보안 분야는 인피니언 R&D의 가장 중요한 핵심 연구개발 과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인피니언 칩카드 사업군과 공조해 자동차에 접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향후 자동차시장의 3대 핵심과제인 CO2 절감, 연비 향상, 세이프티와 함께 자동차 보안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회사가 해결해야할 가장 중요한 미래의 역점 과제가 될 것입니다.

Q. 고객사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A.
대부분의 고객사로부터 제품 로드맵과 해외 고객사 동향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인피니언이 답을 드릴 수 있는 부분까지는 최대한 성실히 응해 드리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동차의 전자화에 발맞춰 OEM과 주요 자동차부품 고객사들로부터 차량용 반도체의 상세 설계기술에 대한 설명을 요청받고 있습니다. 이 역시 전문 엔지니어를 직접 고객사에 파견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고객의 당면과제를 밀착 지원하기 위한 활동은.
A.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히 움직이는데 초점을 맞춘 기계가 아닌 최적화된 구동장치와 여러 안전장치, 편의장치, 의장부품 등을 구비한 종합산업의 결정체입니다. 또한 각종 규제 및 연비 향상에 대응해야 하고 국가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계속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산업입니다. 자동차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 전기차, 연료전지차를 비롯해 무인차의 등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춘 반도체 적용 기술은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인피니언은 무엇보다도 고객의 서포터 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단순히 칩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관점에서 고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P2S(Product to system)라고 하는데, P2S는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우리가 고객의 시스템을 더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그 일환으로 국내에서도 시스템 전문 엔지니어를 육성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ISO 26262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해외 전문가를 직접 뽑았으며, ISO 26262 인증 프로세스에 따라 개발된 32비트 오릭스(AURIX)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지원하기 위한 전담인력을 고정 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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