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중요한 운송 수단인 자동차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다양한 기술들이 자동차로 통합되기 시작하였다. 신기술이 채용된 자동차를 한국에서는 ‘미래형 자동차’로 통칭하는데, 이 중에서 파워트레인에 있어서 혁신적인 신기술을 채용한 자동차가 점차 발표되고 있다.
자동차의 파워트레인 부분에서, 자동차가 발명된 이래로 엔진이 구동 부분의 핵심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들어 전기 모터가 구동 부분으로 들어가면서 배터리나 초고용량 커패시터 같은 에너지 저장 및 발생 장치가 자동차에 채용되기 시작했다. 물론, 연축전지가 자동차에 필요한 전장의 에너지 저장 장치로써 채용된 지 오래되었으나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으로써 채용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골프 카트 같은 초기 형태의 전기자동차(EV)에 채용된 것 이외에는 상용차 수준에서 자동차를 구동시키기 위해 채용된 경우는 실험실이나 시제품 수준 외에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전기로 자동차를 굴리겠다는 생각은 배터리를 에너지원으로 하여 모터로 자동차를 움직이겠다는 것과 괘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미래형 자동차의 파워트레인에 배터리가 중요한 기술로 채용되기 시작한 것은 배터리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배터리 기술 중 특히, 중대형 전지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채용이 시작되었고 중대형 전지 중에서도 이차전지 기술(일차전지가 아닌)의 발전이 현재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에서의 전지 기술 채용이 이루어지게 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파워트레인 부분에서 배터리 기술이 채용되는 미래형 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혹은 HEV라고도 통칭)와 연료전지 자동차로 대별된다. 미래형 자동차에 채용될 수 있는 최신 중대형 이차전지 기술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중대형 NiMH 이차전지로, 도요타자동차와 마쓰시타전지공업이 합작 형태로 설립한 PEVE(Panasonic EV Energy) 사를 통하여 제조한 각형 타입이 도요타자동차에서 생산하는 모든 종류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채용되어 판매되고 있다.
둘째는 중대형 리튬이온 이차전지나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로서 여러 기업들에 의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최근 들어 초고용량 커패시터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다음 절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에 채용되는 중대형 NiMH 이차전지와 중대형 리튬이온 이차전지,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에 대한 동향과 당면 과제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용 에너지원
중대형 NiMH 이차전지
NiMH 이차전지는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한 해 차이를 두고 소형 이차전지로써 데뷔한 이후, 90년대 중후반까지 핸드폰에 일부 채용되었다. 주로 AA 사이즈의 소형 이차전지로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비교하면 경쟁 제품이라기보다는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지는 소형 이차전지 중 하나로 치부되었다.
그러던 중에 PEVE가 개발한 각형 중대형 NiMH 이차전지가 프리우스를 시작으로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 시리즈까지 채용되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NiMH 이차전지는 PEVE 이외에 산요전기에서도 개발하여 공급하고 있다. NiMH 이차전지는 연료전지 자동차에는 채용되지 않고 특별히 하이브리드 자동차 쪽에서 실용화된 전지라고 할 수 있다.
몇 년 사이 Ni 금속의 선물 단가가 급속히 올라가는 바람에 NiMH 이차전지의 단가가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최근 두 달 사이 Ni의 자재 단가가 올 5월에 톤 당 52,161달러였던 것이 6월에는 36,800달러까지 급격히 떨어지는 등 등락의 폭이 크므로(산업자원부의 분석에 따르면 기술적인 매도세로 파악하고 있음) 단가적인 측면의 경쟁력은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 NiMH 이차전지는 소형 NiMH 이차전지가 셀 중심으로 개발되는 데 반해, NiMH 이차전지 셀 자체를 개발함에 있어서 팩을 구성하고 차량에 통합된 제어 시스템과의 집속을 감안하여야 하기 때문에 표준 형태로 개발되기 보다는 전지 시스템이 장착되는 차량의 특성이나 공간 활용의 효율이 높거나, 팩을 구성하였을 때 시스템의 열, 전류, 전압, 저항 등의 분포를 감안하여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그림 2는 2003년도 프리우스에 장착된 NiMH 이차전지 팩을 개선한 형태로 셀의 단자 집속 부분을 개량하여 전지 시스템의 부피를 최적화하였음을 보여주는 예이다. 이와 같이 셀의 전기화학 시스템 외에 구조의 개선을 통하여 전지 시스템의 형태 디자인에 있어서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고, 이와 같은 결과는 전지 시스템이 차량 형태에 따라(세단형이냐, 쿠페형이냐, SUV냐, 승합차형이냐 등등) 일률적인 장착 위치가 아닌 다양한 위치로 차량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2003년도 프리우스 이후 RX400h, LS600Lh, GS450h 등으로 이어지는 NiMH 이차전지 시스템이 장착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안정적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향후 NiMH 이차전지 시스템을 채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등장하더라도 영속성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세방전지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채용될 수 있는 NiMH 이차전지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대형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
흔히들 리튬폴리머 전지라고 부르는 리튬계 이차전지는 사실 엄밀하게 얘기하면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라고 부를 수 있다.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는 형태적인 측면에서 분류를 하면 일종의 각형 전지라고 할 수 있는데, 각형 중에서도 소프트 케이스에 담겨 있는 파우치형 리튬계 이차전지인 것이다.
전지를 구성하고 있는 전기화학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큰 차이가 없는 대신에 전해액을 담지할 수 있는 폴리머와 분리막이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고 있고 전해액이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달리 누액이 발생하지 않는 방식도 존재하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는 각 제조사마다 독창적인 기술이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분류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는 기본적으로 파우치라는 형태의 소프트 케이스에 담겨져 있기 때문에 각형 이차전지와는 다른 장단점을 가진다.
중대형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는 NiMH 이차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 등으로 인해 하이브리드 자동차뿐만 아니라 연료전지 자동차에도 연구 단계에서 채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중대형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는 SK에너지, LG화학 두 회사를 들 수 있겠다.
이 중 SK에너지는 미래형 자동차용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 기술에 있어서 소재부터 자동차 채용까지 일관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SK에너지의 분리막, SKCHEM의 전해질을 기반으로 SKME(실질적으로 SK에너지의 자회사 성격을 갖고 있다)의 중대형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 기술을 시스템화 시킨 후 자동차에 장착하는 작업까지 발군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회사다. 그림 3은 SK에너지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 시스템으로 소재부터 시작하여 셀, 시스템까지 자체 기술로 구성되어 있다. 중대형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도 NiMH 이차전지와 마찬가지로 셀을 개발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점 등이 소형 전지를 개발할 때와는 다른 컨셉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파우치형 전지의 특성상 Tap Cooling과 같은 부분이 별도로 고려되어 제작되어진다.
그림 4, 5, 6은 SK에너지에서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개조하여 제작한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장착한 HEV형과, 최근 들어 태풍의 핵으로 등장한 Plug-In 타입 HEV의 실물 사진을 제시하였다. 필자가 직접 시승해 본 결과에 따르면 NiMH 이차전지를 채용한 자동차와 비교할 때 어림잡아 20% 이상의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었다.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경우는 원통형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Johnson Controls와 Saft가 공동으로 만든 JSI에서 Plug In 타입용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삼성SDI에서도 리튬이온 이차전지 형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초고용량 커패시터
초고용량 커패시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에 다른 형태로 채용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는 ECB(Electronically Controlled Brake)의 회생 제동 에너지 저장용으로 채용되고 있다. 사실, ECB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아니라도 럭셔리 자동차에 채용될 수 있는 옵션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채용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연료전지 자동차에는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와 동일한 용도로 채용되어 있다. ECB용으로 채용된 초고용량 커패시터는 소형 형번으로 채용되어 있다. 중대형 모듈로 채용되는 경우는 Mild 및 Micro hybrid의 메인 에너지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등장하는 고에너지 밀도형 초고용량 커패시터는 시스템 기술과 통합됨에 따라 Full Hybrid 타입에도 채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그림 7은 연료전지 자동차에 채용될 수 있는 초고용량 커패시터 모듈이다.
글을 마치면서
NiMH 이차전지,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 및 초고용량 커패시터는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채용되고 있다. NiMH 이차전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용으로, 리튬이온폴리머 이차전지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및 연료전지 자동차에 두루 쓰이고 있으며, 초고용량 커패시터는 소형과 중대형이 모두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에 쓰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도요타는 NiMH 이차전지보다 저장 능력이 좋은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사용하기 위한 마지막 시험을 하고 있다.
소형 전지 시장이 조정 및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중대형 전지는 전지 산업을 부흥시킬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쪼록 미래형 자동차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하여 전지 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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