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가 전기차를 만들까
2015년 05월호 지면기사  / 글│김 필 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전기차를 둘러싼 기술과 시장 변화, 갈수록 중요해지는 프리미엄 카 전략,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과 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모터쇼와 관련,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가 우리 자동차 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준비된 자들의 고민


세계적인 자동차 제작사에게 전기차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수년전만 하더라도 전기차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도리어 늦은 감이 있을 정도로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기차 확산의 밑바닥에는 제작사의 입장과 배터리 등 타 제조업체의 입장이 중첩되면서 다양한 미래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전기차의 부품수는 일반 내연기관차의 30~40% 정도이다. 가장 복잡한 엔진과 변속기가 빠지면서 협력업체의 위상이 달라진다. 기존의 수직구조에서 수평구조로의 탈바꿈이 가속화되고 역할 분담이 달라질 수 있다. 배터리 제작사가 가장 큰 위상에 자리매김하고 전기차를 조립하는 제작사는 단순한 구조로 바뀔 수도 있다.

제작 방법도 달리질 수 있다. 내연기관차보다 구조적으로 단순하게 편성되면서 모듈이 강조되고 역할을 나눈 회사 몇 개가 분담해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 향후 전기차의 형태가 다양하고 개념이 다른 형태로 나올 수 있는 이유이다.



물론 배터리 성능 개선이 전기차 미래를 좌우하는 최대 요소지만 향후 2~3년 이내에 리튬계열 배터리의 성능이 기존 부피대비 가격을 고려해 주행거리 약 140~150km 수준에서 250 km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 확실시 되면서 큰 단점이 사라져 급격한 점유율 확대 가능성도 크다. 물론 가격을 고려한 상승이다. 더불어 리튬계열 배터리를 극복한 다른 차세대 배터리의 개발도 이미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BMW가 세계 최고의 양산형 전기차 i3를 출시하면서 돌풍을 일으킨 것은 이미 약 10년 전부터 양산형 전기차의 가능성과 주도권에 대한 그림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최근 배터리 회사를 직접 소유하고자 하는 이유도 지배권 구조 측면에서 이것이 핵심조건이기 때문이다. 미국 테슬라의 움직임과 향후 미래형 모델3의 출시는 세계 시장에 큰 폭풍우를 몰고 올 것이다.

세계 전기차 누적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닛산 리프도 향후 2년이내에 주행거리 250 km가 가능한 신형 모델을 내놓을 전망이다. 시장이 획기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도 내년 중반 양산형 전기차 출시를 고민하면서 배터리 회사 인수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이미 두 회사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 자동차의 개념이 스마트카, 자율주행차 등으로 진행되면서 기술적인 측면에서 가장 밀접한 전기차의 접목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LG의 경우 차량사업부가 별도로 떨어질 만큼 미래의 먹거리 확보 측면에서 자동차 산업을 보고 있다. 이미 두 회사는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다른 모터나 BMS 등 컨트롤러 시스템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에 있다. 특히, 정평이 나 있는 스마트폰 기술은 융합이 강조되는 전기차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수 있다. 여기에 관련 중소기업의 특화 기술이 가미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앞서 언급한 모듈 개념의 전기차 제작과 다양한 모듈의 가격적 고민도 실시간으로 해결될 수 있어, 결국 플랫폼 등 방법상의 고민만 있으면 충분히 생산 가능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제작하고자 하는 전기차의 수준에 따라 가능성은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불가능하지 않다. 단순히 전기차 부품이나 모듈 공급만을 할 것인지, 아니면 완성차 공급을 통해 지배권을 자동차 분야로 키울 것인가는 아마도 수년 이내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는 분명히 미래의 먹거리 중 하나다. 전기차 각 분야에서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고 시장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현대차 그룹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의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서울모터쇼, 새로운 색깔을


서울모터쇼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엊그제 시작한 서울모터쇼가 벌써 20년이 됐다.
이번 모터쇼는 그동안 개최되면서 세계에서 첫 선을 보이는 월드 프리미어나 아시아 내지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는 차종이 가장 많았던 모터쇼다. 그 만큼 규모도 커졌다. 수입차도 몇 개사만 빠지고 모두 참여했다. 튜닝관도 꾸미고 전기차 체험도 할 수 있게 하면서 저변 확대를 꾀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미디어에서는 걱정이 앞서는 기사가 적지 않게 눈에 띤다. 실질적으로 볼 것이 없고 최초의 콘셉트카 개념도 양산형이나 미래를 보이기에는 거리가 있는 모델이라고 혹평했다. 관심도가 떨어지고 모터쇼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볼거리에 대한 부족도 심각하다고 했다.

세계 5대 모터쇼를 지향하기에는 갈 길이 멀고 횟수를 더해가면서 우리만의 특화된 부분도 별로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단순히 관람객수로 질적인 요소를 따지기에는 힘들다. 국내 소비자가 워낙 자동차 대한 관심이 높아 꼭지와 규모의 경제만 만족시키는 차원의 관람객수는 얼마든지 모집할 수 있다.

짝수 해에 개최되는 부산모터쇼의 경우 서울모터쇼보다 참가 업체 수 등 여러 면에서 열악함에도 관람객수가 적지 않은 이유가 전시가 가뭄의 콩 나듯 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비슷한 시기에 홀수 해에 개최되는 서울모터쇼에는 중국 상해모터쇼가 버티고 있고 부산 모터쇼에는 북경모터쇼가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은 우리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연간 약 2,000만 대의 세계 최대시장을 무기로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는 물량 공세를 퍼붓는다.
참가업체 수는 수 1,000개 사에 이른다.

시장 가능성을 보고 해외 선진 메이커들은 너도나도 신차종을 소개한다. 이번 서울모터쇼는 첫 선을 보인 월드 프리미어가 7종이라고 자랑했지만 중국은 기본적으로 50종 내외다.

그렇다면, 서울모터쇼는 세계적인 모터쇼로 발돋음하는 것이 불가능할까? 단순히 동네 모터쇼로 만족할 것인가? 이웃 세계5대 모터쇼인 도쿄모터쇼를 벤치마킹할 것은 없는 것일까?

우리 시장이 작은 만큼 해외 메이커에게 월드 프리미어의 첫 선을 우리 모터쇼에서 하라고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심지어 우리 메이커들도 다른 해외 모터쇼를 찾을 정도이니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의미 있는 차종 한두 가지에 매달려서 부각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반적인 기존의 월드 프리미어 소개보다도 신기술과 미래를 내다보는 가장 주목할 만한 차종에 모든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보다는 적지만 알차게 질적으로 승부하는 방법이다. 제 2전시관 활용도 좋지만 크기보다는 질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히 차종도 좋지만 세계적인 자동차 CEO를 초빙해 간담회 등을 개최하고 자동차 디자이너 등 관련 세미나와 포럼 등을 가미해 해외 바이어나 관련 참가자 확대를 꾀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물론 올 서울모터쇼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되나 더 심혈을 기울이고 심도 깊게 만들어야 한다.

둘째 한류를 어떻게 융합시키는 가도 숙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각종 한류 붐을 살려 우리만의 한국적 특성을 자동차와 접목시키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전시관이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는데 상황에 따라 이것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는 지를 냉정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 전시관 분리로 동선만 복잡하게 만들면 안된다. 단순히 보기만 하고 체험하지 못하는 것도 안 된다. 관람객은 즐기고 보고 구입하고 만져보는 경험을 즐긴다. 튜닝 모터쇼가 크지 않음에도 인기를 끄는 이유이다.

매년 1월 개최되는 세계적인 튜닝모터쇼인 일본 도쿄오토살롱의 경우 엄청나게 큰 규모임에도 단 3일간만 개최한다. 늘어지는 요소를 방지하고 집중도를 높인다. 하루에 평균 관람객 10만 명 정도인데 올해 32만 명 정도가 다녀갔다. 직접 가보면 북적거리는 관람객 사이로 만져보고 즐기고 구입하고 느끼는 각종 요소가 버무려져 있다. 백화점 방식의 고급스러움에 시장의 정겨움이 융합됐다. 서울모터쇼는 분명히 대한민국의 자동차 산업과 문화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더욱 알찬 준비와 고민을 통해 세계적인 모터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재규어의 남다른 이유


국내 시장은 이제 완전한 글로벌 시장이다. 약 130만 대 시장에서 15%가 수입차다.
특히, 고가 브랜드를 따로 보면 대부분이 수입차다. 웬만한 수입 브랜드는 국내 시장이 세계 시장에서 10위권에 포함된다. 그나마 몇몇 수입되지 않은 수입 브랜드도 대부분 올해안에 수입될 예정이다. 물론 대부분은 독일 4사가 차지하고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견 수입 브랜드의 확장은 다양한 시장 측면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렉서스와 포드, 그리고 볼보 등도 한층 가치를 더하고 있다. 예전의 독자적인 전략을 외치던 흐름에서 이제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더하면서 세련된 디자인과 특성으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고급 브랜드 중에는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주목된다. 랜드로버 모델은 떠오르는 SUV 시장의 브랜드 중에서 가장 고가다. 정점에 있는 레인지로버의 인기는 최근 수년 동안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다. 강남의 고급 브랜드 모델에는 포르쉐 카이엔이나 파라메라, 그이상의 벤틀리도 있지만 랜드로버는 변함없는 인기 모델이다. 사실 최고급 모델인 레인지로버는 아프리카 오지등 오프로드의 대명사로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모델이다. 그 만큼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성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모델인데 현실에서는 도심형 대형 고급 SUV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만큼 특화된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필자는 재규어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재규어 모델은 페이스 리프트한 XF와 XJ 모델을 중심으로 F 타입과 XE 모델이 가세해 다양성을 더하고 있다. 랜드로버만큼 판매가 급상승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하게 인기를 높여가는 모델이다. 재규어가 독특하고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디자인부터 남다르다는 데에 있다. 유사한 디자인이 없는 만큼 멀리서도 단 번에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타 메이커에서 크게 도드라지는 것도 아니다. 수려하고 매끄러운 디자인과 안정감 있는 배분, 어울리는 앞뒤 모습은 더욱 안기는 디자인이다. 특히 여러 해를 걸치면서 전체 디자인의 변화를 크게 주지 않으면서도 재규어만의 디자인과 철학을 담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모델은 현재보다 바로 이전의 XF3.0 모델이다.

필자가 기자로부터 신상에 대해 받는 질문 중 가장 많은 것은 바로 소유하고 있는 차량에 대한 것이다. 워낙 다양한 차량을 좋아하는 지라 특정 차종을 밝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보유 차종은 국산차, 수입차 등 다양하다. 7대를 가지고 매일 다른 차량을 운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직접 손을 보고 부품을 깎고 조인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큰 차보다 적당한 크기에 고성능이고 심플하며, 식상하지 않는 디자인이 좋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재규어 XF다. 6년전 그대로의 디자인과 이미지가 녹아 있고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고급스럽고 아름답다.

독특하며 유일한 상하 볼륨식 변속기 레버와 자동으로 여닫히는 공조 시스템, 터치 방식의 심플함, 여기에 적절한 색감과 이에 어울리는 실내 디자인은 럭셔리와 심플함을 더한다. 클린 디젤엔진의 고요함과 고속에서의 배기음은 물론이고, 250마력의 충분한 출력과 적절한 연비도 마음에 든다. 몇 시간을 운전해도 피곤하지 않은 시트와 안락감은 더욱 마음에 드는 항목이다.

최근의 고급 수입차 중 수억 원대의 차종은 아니지만 역시 영국 왕실을 대표하는 차종으로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지난 5년 아니라 향후 몇 년을 더 사용해도 지금의 이마음은 변치 않을 차라 할 수 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잔고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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