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물 분사 시스템과 수소연료전지 기술
2015년 07월호 지면기사  / BMW



물 분사 시스템: 내연기관의 성능과 효율을 더욱 높게

올 2월 개막한 모터사이클 선수권 대회인 모토GP(MotoGP) 시리즈에는 조금 특별한 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경기 운영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차인 세이프티 카 BMW M4 쿠페다.
세이프티 카는 사고 등으로 경기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때, 경주에 출전하는 차보다 앞서 달리며 경주의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BMW와 BMW M은 1999년부터 모토GP의 공식 운영 차량을 제공해왔고, 그 중 가장 중요한 차인 세이프티 카로 M4 쿠페가 쓰인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난해에 쓰인 세이프티 카와 비슷하지만, 이전과 달리 올해의 M4쿠페 세이프티 카는 경광등과 구급장비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신기술도 담고 있었다. 그 신기술이 바로 혁신적인 물 분사 시스템이다.



물 분사 시스템은 간단히 말하면 실린더 안에 연료만 분사하는 것이 아니라 물도 분사하는 방식이다. 
엔진 내부에서 연료와 혼합된 공기는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상태보다 온도가 높다. 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엔진 연소실, 즉 실린더 안에 분사하는 것이다. 연료와 물이 섞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연료와 별개로 물을 실린더 안에 뿌리면 높은 온도 때문에 즉시 증발해 버린다. 물이 수증기로 변하면서 주위의 열을 빼앗는 원리를 이용해 실린더 내부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 바로 물 분사 시스템이다. 물 분사 시스템을 사용하면 실린더 내부의 온도를 약 25℃ 낮출 수 있다.


실린더 내부 온도가 낮은 상태에서 엔진이 작동하면 좋은 점이 있다. 연비향상 및 친환경 기술도 연비와 효율을 높이도록 개발된 것이지만, 물 분사 시스템은 장점이 많다. 우선 실린더 내의 공기 밀도가 높아지므로 폭발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성능과 효율이 모두 높아진다. 그리고 높은 온도에서 만들어지기 쉬운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낮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먼저 연비를 높이고 공해를 줄이는 효과는 기본적으로 갖춘 셈이다.
더욱 중요한 장점은 비정상적 점화현상인 노킹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성능 엔진일수록 엔진 보호를 위해 노킹이 일어나지 않도록 옥탄가가 높은 고급 휘발유를 쓰도록 권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물 분사 시스템을 사용하면 일반 엔진에 비해 노킹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옥탄가가 낮은 일반 휘발유를 쓰더라도 엔진을 보호하면서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다.
노킹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면서 점화시기를 일반 엔진보다 앞당길 수 있고, 휘발유 엔진의 압축비를 높일 수 있고, 터보 엔진에서는 터보의 부스트 압을 높일 수 있어 출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또한 열에 민감한 부품들의 내구성도 높아져 엔진의 신뢰성도 높아진다. 즉 고급 휘발유를 구하기 어려운 곳에서 일반 휘발유를 넣어도 엔진의 성능이나 내구성이 낮아질 걱정을 덜 해도 된다는 뜻이다. BMW가 M4 쿠페에 장착한 고성능 엔진에 이 기술을 적용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양산차에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술

엔진이 항상 최적의 온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BMW는 물 분사 시스템과 더불어 혁신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냉각 시스템을 적용했다. 주 라디에이터 옆에 냉각계통의 고온과 저온 회로 사이의 온도균형을 위한 추가 라디에이터를 단 것이다. 트윈파워 터보 엔진은 엔진 출력을 높이기 위해 배기가스를 이용해 엔진으로 흘러 들어가는 공기(흡기)를 압축하는 터보차저를 사용한다. 그런데 터보차저는 작동 과정에서 흡기를 압축하는 장치로 배기가스의 열이 전달되기 쉽다. 뜨거워진 공기는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공기가 차가울 때보다 압축이 덜 되고, 따라서 실린더 안으로 들어가 연료와 섞여 폭발할 때에는 효율이 떨어진다. 이렇게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흡기를 다시 식혀주는 인터쿨러가 더해지는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물 분사 시스템을 적용한 M4 쿠페에는 인터쿨러를 효과적으로 냉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동 냉각수 펌프를 더했다.

 

물 분사 시스템에는 당연히 물이 필요하다. 따라서 다른 차에는 없는 전용 물 탱크와 펌프가 더해진다. M4 쿠페의 트렁크에는 약 5리터 크기의 물 탱크가 추가되었다. 물 탱크 안에는 엔진으로 물을 공급하는 워터 펌프와 센서, 밸브가 들어있다. 시스템이 쓰는 물은 일반적인 주행 조건에서는 주유소에 다섯 번 들어갈 때 한 번씩만 보충해 주면 충분한 정도이다. 물 분사 시스템에 필요한 부품 때문에 차의 무게는 늘어나지만, 시스템 덕분에 높아진 성능과 효율은 늘어난 무게를 상쇄한다. 이 시스템으로 줄어드는 연료소비량은 약 8%에 이른다.


BMW는 M4 쿠페에 시험 적용한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지난 7월 초에 있었던 BMW 그룹 이노베이션 데이 2015 행사에서 새롭게 공개했다. 이번에는 1시리즈 5도어의 보닛 아래에 담겨 있는 3기통 휘발유 엔진에 새로운 물 직분사 시스템이 쓰였다.

새로운 물 직분사 시스템은 M4 쿠페에 쓰인 물 분사 시스템과 몇 가지 차이가 있다. 우선 물을 안개 상태의 입자로 분사하는 인젝터를 흡기 매니폴드에서 실린더 헤드로 옮겨 실린더 내부에 직접 물이 뿌려지도록 했다. 간접분사 방식에서 직접분사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직분사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물의 냉각효과가 더욱 커졌고, 시스템을 더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에어컨이 냉각되면서 생기는 물로 물 탱크를 채우는 장치가 탑재됐다. 이 장치로 인해 엔진이 꺼질 때마다 에어컨에서 생긴 물이 호스를 통해 물 탱크로 모이게 된다. 따라서 에어컨에서 물이 충분히 생기지 않는 특별한 곳이 아니라면 물 탱크가 비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물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물이 얼기 때문에, 물 탱크는 차 내부에 온도가 영상으로 유지되는 공간에 설치됐다.
이처럼 물 분사 시스템은 꾸준한 개선을 통해 일반 승용차에 충분히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실제 시험을 통해 장점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일반 양산차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eDrive 수소 연료전지: 이상적인 친환경차 기술


물 분사 시스템은 지금까지 자동차 동력원의 중심이었고 앞으로도 당분간 쓰일 화석연료 기반의 내연기관을 더욱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한 BMW의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올해 BMW 그룹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공개된 또 다른 콘셉트 카는 미래를 내다보고 미래의 기술을 보다 빠르게 현실 세계에 구현하기 위한 BMW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BMW의 전기 구동계 기술인 eDrive의 미래를 보여주는 eDrive 수소 연료전지(Hydrogen Fuel Cell) 시험차가 바로 그것이다.


eDrive 수소 연료전지 시험차는 겉모습만 보면 현재 국내에도 판매되고 있는 그란 투리스모와 차이를 느낄 수 없다. 그러나 이 차의 보닛 아래에 담겨 있는 것은 휘발유 엔진도 디젤 엔진도 아닌, 최고 출력 245마력을 내는 정밀 전기모터이다. 그리고 이 전기모터는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힘을 얻는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가 특수 제작된 연료전지 안에서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물, 열과 함께 만들어지는 전기를 얻는 장치다.
수소연료전지차(FCV)는 현재의 기술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미래의 친환경차로 여겨지고 있다. 주행 과정에서 물과 열만 내놓기 때문에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고, 일반적인 전기차와 달리 발전소에서 생기는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도 없어 친환경 측면에서는 가장 뛰어난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연기관 자동차의 연료처럼 수소를 주입하면 곧바로 주행할 수 있어, 일반 전기차처럼 충전시간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서도 주행 특성은 전기차와 같아서 조용하고 쾌적하며 뛰어난 성능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전기를 얻기 위해 필요한 연료인 수소는 앞 차축과 뒤 차축 사이의 차체 중앙 터널 부분에 놓인 수소 탱크에 저장된다. 이 수소탱크는 700바 압력으로 수소를 저장하는 업계 표준 CGH2 탱크 기술과 더불어 BMW 그룹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극저온 가압 탱크(CCH2) 기술이 적용돼 있다. CCH2 기술은 수소 가스를 낮은 온도로 저장해 350바의 상대적으로 낮은 압력으로도 저장밀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저장된 수소를 사용하면 시험차 기준으로 500km 이상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이는 요즘 일반적인 전기차 최대 주행거리의 3배에 가깝고, 연료를 가득 채웠을 때 내연기관차가 주행할 수 있는 거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어서 매우 실용적이다.


친환경 고효율로 구현되는 드라이빙의 즐거움

BMW는 수소연료전지차 기술 개발을 위해 지난 2013년에 토요타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그리고 이번에 제휴의 첫 결실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eDrive 수소연료전지 시험차다. 두 회사는 연료전지차 개발을 활성화하고 현실적인 제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을 표준화하는 등 함께 노력하고 있다. 특히 BMW는 BMW 그룹 차원에서 개발하고 있는 eDrive 기술의 연장선상에서 더욱 효율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수소연료전지차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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