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에서 선보인 BMW 콘셉트 카들에는 매우 미래적인 디자인과 기술이 담겨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두 가까운 미래에 BMW 양산 차에 들어가게 될 것들이다. 올해 CES에서 BMW가 공개한 기술들은 시각적인 측면에서 자율주행 시대의 자동차 인테리어 개념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중심에는 자동차가 서고있다. 자동차의 디지털화와 네트워크화가 그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전기 구동계와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은 그런 흐름에 더욱 속도를 더하고 있다.
BMW도 CES에서 활발하게 새로운 기술을 담은 콘셉트 카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몇 차례 CES에서 선보인 BMW 콘셉트 카들에는 매우 미래적인 디자인과 기술이 담겨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모두 가까운 미래에 BMW 양산 차에 들어가게 될 것들이다. 이미 i3와 i8을 통해 미래를 현실에서 구현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올해 CES에서 BMW가 공개한 기술들은 더욱 흥미롭다.
그 중 시각적인 측면에서 혁신적인 기술들은 자율주행 시대의 자동차 인테리어 개념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자동차와 IT의 융합
이런 것은 i 비전 퓨처 인터랙션 콘셉트(i Vision Future Interaction Concept)에 집약돼 표현됐다. 이 콘셉트 카는 미래의 네트워크화된 운전석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엿볼 수 있는 콘셉트 카로, BMW 운전자가 경험하게 될 미래 실내 환경에 대한 개념을 담았다. 특히 이는 사고 없는 개인 이동수단을 뜻하는 비전제로(Vision Zero)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자동차는 운전자가 자동차에 느끼는 친밀감이 더 커져야 한다.
주행 중 운전이 아닌 다른 일들을 많이 하게 되고, 특히 정보를 접하거나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차에 탄 상태에서도 집이나 사무실에 있을 때처럼 불편함 없이 익숙하게 외부 세계와 소통하기를 원할 것이다. 이런 환경을 고려한 자동차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어떤 모습을 지니게 될 지 보여주는 것이 i 비전 퓨처 인터랙션 콘셉트 카의 목적이다.
이 콘셉트 카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BMW i8 콘셉트 스파이더(i8 Concept Spyder)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자율주행차가 경험하게 될 두 가지 상황, 즉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때와 완전히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일 때에 맞춰 달라지는 차의 특성을 뚜렷하게 표현하고 있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할 때에는 스포츠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운전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 되고, 차에게 운전을 맡길 때에는 그와는 달리 운전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다른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한다.
i 비전 퓨처 인터랙션은 이처럼 상황 변화에 따라 표시되는 모습이 달라지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중심의 차내 인터페이스를 제안한다. 이 콘셉트 카의 실내 앞 유리 아래쪽에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있어 자율주행 시에 운전자가 직접 운전할 때보다 더 폭넓은 정보를 표시한다. 또 혁신적으로 디자인된 시트는 자율주행 모드에서 운전자가 편안한 자세로 정보를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행 모드에 따라 변화하는 디스플레이
차가 주행 상태와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되는 것처럼, 인터페이스에 표시되는 정보도 함께 최적화된다. 운전자는 차량의 배터리 충전 상태나 출발 전에 각종 스마트 기기로 미리 설정한 주행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차는 운전자가 지닌 스마트기기와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아 최대한 운전자가 필요한 정보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한다.
새로운 인터페이스는 최대한 직관적으로 탑승자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알맞은 메뉴와 화면 표시로 자동으로 전환되고, 가장 효과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표시장치를 갖는다. 그 가운데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3차원 디스플레이 기능이 있는 계기판, 조수석 부근까지 넓게 펼쳐지는 21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포함된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할 때 가장 중요한 정보는 고해상도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표시된다.
속도, 제한속도, 내비게이션 관련 정보처럼 실제 운전 시에 필요한 정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의 시선이 닿는 앞 유리에 표시된다. 스티어링 휠 바로 뒤에 놓이는 계기판에는 3차원 입체 영상이 표시되는 디스플레이가 있다. 이 디스플레이는 속도, 연비, 주행가능 거리와 같은 일반적 정보와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전방 차량과 같은 중요한 정보를 표시한다. 자율주행 모드에서도 이 표시장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 모드에서 운전자가 직접 차를 통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것도 바로 이 표시장치다. 이 기술은 운전자가 5~7초 이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황을 미리 예측해 알려준다. 이렇게 제공되는 정보 덕분에 운전자는 앞으로 접하게 될 교통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i 비전 퓨처 인터랙션에서 가장 놀라운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중앙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다. 대시보드 패널의 형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디자인된 이 디스플레이는 센터 콘솔에서부터 시작해 동반석 앞쪽 거의 대부분 영역으로 넓게 뻗는다. 디스플레이 높이는 11 cm로 차 안에서 전방 시야가 충분히 확보될 만큼 앞 유리를 가리지 않는다. 대신 좌우로 넓게 뻗은 덕분에 화면 대각선 길이는 약 21인치, 가로 방향 너비는 거의 40 cm에 이른다.
운전자가 차에 오르면, 이 파노라마 방식 디스플레이는 BMW가 제공하는 오픈 모빌리티 클라우드(Open Mobility Cloud)의 콘텐츠를 표시한다. 해당 콘텐츠는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기기에 설치된 BMW Connected 앱을 이용해 자동으로 볼수 있다.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정보 역시 주행 모드에 따라 표시 내용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미래에는 이 디스플레이에, 완전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하고 있을 때 전화 통화를 하게 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오디오 정보를 비디오로 전환하는 등 더 편리한 기술이 적용될 것이다. 아울러 탑승자는 집이나 사무실에서처럼 인터넷을 자유롭게 검색하고 정보나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운전자가 직접 운전할 때에는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는 제한적인 정보만 표시된다.
기능 선택과 조작의 다양화
직관적인 상호작용에 도움이 되도록, 새로운 인터페이스에서는 다양한 조작 방식이 활용된다. 대형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콘텐츠를 조절하고 선택하기 편리하도록 터치 감지, 음성인식, 동작인식 기술이 모든 입력을 대체하고 모든 기능을 조절하는데 활용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에어터치(Air Touch)다. 에어터치는 차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정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동작을 통해 다룰 수 있는 기술이다.
간단히 말하면 장치에 직접 손을 대지 않고 허공에서 손을 움직이기만 해도 여러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뉴 BMW 7시리즈에 적용된 것으로 i 비전 퓨처 인터랙션에서는 더욱 발전된 형태로 정보, 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기술이 있으면 탑승자는 멀리 떨어져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 화면을 마치 터치스크린을 조작하듯 편리하게 조절할 수 있다.
에어터치는 대시보드 패널에 설치된 센서가 운전자의 손동작을 감지해 가능해진다. 손의 움직임은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상의 위치와 연동되고, 선택된 영역은 화면 상에 하이라이트 돼 표시된다. 손을 앞쪽으로 움직이면 센서는 버튼을 누르는 동작으로 인식하고 디스플레이에 다음 단계 메뉴나 선택된 기능을 표시한다.
에어터치에는 이 확인 조작을 수행하기 위한 또 다른 방식도 포함돼 있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에어터치 스위치는 메뉴나 아이콘이 선택됐을 때에 잠깐 빛을 낸다.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려면 탭하면 된다. 조수석 사이드 패널에도 비슷한 버튼이 있어 한 손으로는 메뉴를 선택하고 다른 손으로 빠르게 기능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에어터치의 메뉴는 목록 형태가 아니라 대형 타일의 형태로 표시된다. 그 중 4개의 타일은 디스플레이에 나란히 표시된다. 시스템은 탑승자에게 상황에 알맞은 선택 메뉴를 표시한다. 예를 들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음악이 재생되고 있을 때, 타일에는 빨리 감기 또는 되감기, 일시 정지나 재생하기 버튼이 표시된다. 이처럼 사용하는 기능이나 선택가능한 상황에 맞춰 지능적으로 표시되는 화면이 조절돼 운전자는 주행 중에 교통상황을 확인하면서도 여러 기능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센터 콘솔에는 넓은 면적의 터치 감지영역이 있다. 가죽 내장재로 덮인 터치 감지영역을 활용하면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처럼 탭, 밀기, 슬라이딩과 같은 조작방식으로 여러 메뉴와 선택 목록을 편리하게 찾아 조절할 수 있다. 물론 다양한 언어의 음성 명령을 이용해 필요한 기능을 선택하고 활용할 수도 있다.
주행 모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표시되는 각종 정보에 그치지 않는다. 주행 모드에 따라 달라지는 운전자의 역할에 맞춰 실내 구성도 변화한다.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돼 통제를 차 스스로 하게 되면 여유 공간이 커진다. 스티어링 휠은 전방으로 이동하고 시트는 각 부분의 요소들을 조절해 편안히 앉을 수 있는 형태로 바뀐다. 따라서 운전자는 시트에 기대 편안한 자세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정보를 볼 수 있다. 확대된 헤드레스트와 넓은 센터 암레스트도 편안한 자세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물론 다시 운전자가 차의 통제를 넘겨받으면 운전석은 BMW 고유의 스포티한 주행 특성을 즐길 수 있도록 인체공학적 위치로 자동 조절된다.
카메라와 디지털화된 룸미러
시야 확보를 통해 안전한 주행을 도울 수 있는 또 다른 기술은 i8 미러리스(Mirrorless)와 i3 익스텐디드 리어뷰 미러(Extended Rearview Mirror)다.
이들 기술은 기존 사이드미러와 룸미러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지금까지 자동차에는 운전자의 안전을 돕는 여러 형태의 카메라 기술이 사용돼 왔지만, 양산 차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디지털 방식 미러는 없었다. 이에 BMW는 i8 미러리스를 통해 일반적인 사이드 미러를 대신하는 카메라 모니터 시스템을 선보였다.
i8 미러리스는 독특한 모습의 카메라 두 대로 구성된다. 각 카메라는 기존의 사이드 미러 자리에 설치되는 공기역학적으로 최적화된 형태의 홀더에 들어 있다. 두 카메라를 보조하는 기능의 세 번째 카메라는 뒷유리 위쪽 끝부분에 설치된다. 세 개의 카메라에서 촬영한 영상은 디지털 방식으로 하나로 합쳐져, 기존 룸미러 위치에 있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차 뒤쪽 상황을 알 수 있는 영상은 차체 측면에 있는 카메라를 통해 가려지는 부분 없이 더 넓게 표시된다. 따로 카메라를 조절할 필요도 없다. 모터사이클처럼 상대적으로 작고 움직임이 역동적인 물체들은 카메라나 시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룸미러를 대신하는 디스플레이는 크기가 너비 300 mm, 높이 75 mm다. 일반적인 룸미러보다 훨씬 더 크지만 모습은 더 매력적이다. 측면은 안전을 위해 둥글게 처리됐고 자연스럽게 차 뒤쪽의 모습을 파노라마처럼 표시한다. 이 시스템은 디지털 방식으로 영상을 표시하는 덕분에 상황에 따라 주의를 환기할 수 있는 표시도 할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추월을 위해 방향지시등을 켰는데도 뒤쪽에서 더 빠른 속도로 접근하는 차가 있으면 위험을 알리는 경고 표시가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또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에는 회전 방향의 뒤쪽을 더 넓게 표시하는 한편, 자전거처럼 잘 보이지 않는 사물이 있을 경우 경고 표시로 알려준다.
사이드 미러가 카메라로 대체되면 탑승자 환경도 더욱 좋아진다. 사이드 미러 위치에 소형 카메라가 놓이면서 가렸던 부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시야가 더욱 넓어진다. 거울의 반사가 없기 때문에 빛의 각도에 따라 생겼던 눈부심 걱정도 덜 수 있고, 밝기나 대비도 디지털로 조절돼 위치나 날씨에 따라 항상 뚜렷하게 주변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더 넓은 영역을 표시하는 디스플레이를 조수석 탑승자도 함께 볼 수 있어 승하차할 때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 등 주변 사물을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소형화되는 덕분에 공기 저항도 줄어 연비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i3 익스텐디드 리어뷰 미러는 카메라 디스플레이 시스템이 일반 사이드 미러와 결합됐을 때 시야 확보가 더욱 편리해짐을 보여준다. 이 차에서는 룸미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미러는 기본적으로 거울을 사용하는 일반 미러 위에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겹쳐 표시한다. 카메라는 지붕에 설치된 안테나 끝부분에 달려 있어, 실내에서 보이지 않는 영역까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거울을 이용한 룸미러에서 가려지는 부분까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주변 사물은 그대로 유지된 채 표시되므로 다른 움직이는 물체와의 거리와 속도를 짐작하기가 더욱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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