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09월호 지면기사
/ 글│윤 범 진 기자 _ bjyun@autoelectronics.co.kr
벡터 그룹의 한국지사 벡터코리아(Vector Korea IT)가 9월 28일자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벡터코리아는 설립 이래, 국내 OEM 및 티어 업체들과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자동차 산업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벡터코리아 출범과 함께 지난 10년간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온 토마스 가이어(Thomas Geyer) 대표이사를 만났다.
_ 먼저, 벡터코리아 출범 1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벡터코리아 출범과 함께 초대 대표이사로 부임하셨으니 토마스 사장님께서도 한국생활 10년차가 되십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Thomas Geyer _ 사실 한국에서의 10년은 벡터코리아 설립과 서울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며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습니다. 서울은 정말 잠들지 않는 도시인 것 같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화보다는 한국 생활 초기에 가족들을 위한 시간보다 한국 문화와 사회 속에서 성공적이고 지속 가능한 회사를 설립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하지만 차츰 한국에서의 멋진 생활을 즐기고 한국의 귀중한 고객들과 관계를 돈독히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_ 벡터코리아의 10년 전과 현재를 비교하면, 어떤 점이 크게 달라졌을까요?
Thomas Geyer _ 벡터코리아는 50명이 넘는 직원들이 명확히 분담된 업무체계로 근무하고 있는 탄탄한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 당연한 사실 외에 가장 중요한 변화는 우리가 “독일의 엔지니어링 정신”과 “한국의 빠른 서비스 문화”를 결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독일 본사 직원들도 “고객이 최우선”인 서비스 문화에 대해 배워 보다 신속한 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한편으로 한국의 고객들은 벡터의 세심한 문제 분석, 체계적인 프로젝트 기획, 믿음직한 솔루션을 애용해주고 계십니다.
_ 경영하시면서, 어떤 점을 특히 강조하고 계신가요?
Thomas Geyer _ 벡터코리아의 경영관리자로서 달성해야 할 목표는 본사의 경영방침에 잘 기술되어 있습니다. 벡터는 관리자가 모두에게 신뢰를 주고, 정직하고 공정할 것이며, 일하기 좋은 열린 조직 문화를 형성하도록 요구합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는 독일과 한국 문화의 좋은 면만을 가져오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러한 목표는 모두에게 우리가 “하나의 팀”으로서 협업하며 그 누구도 문제를 떠안은 채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쉽게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경영진과 직원들이 목표에 대한 이해를 공유하고 그 과정에 있어 한마음이 되어야만 어떤 난관이든 극복하고 성공을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_ 그 동안 가장 힘든 선택으로 기억되는 일은 무엇인가요?
Thomas Geyer _ 기업을 성공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결정은 인재와 관련된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이는 IT 산업에 있어 더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벡터의 자산은 뛰어난 노하우와 직원들의 열정입니다. 따라서, 헌신적이고 뛰어난 인재를 발굴해내는 것은 매우 복잡한 일입니다. 그 점에서 저는 독일 특유의 정확성, 신뢰성, 품질을 중시하는 업무 스타일과 한국의 유연하고 고객을 중시하는 사고방식을 결합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한국의 교육제도는 항상 산업의 요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만큼, 회사가 직원들을 교육하고 발전시킬 책임이 있다는 것도 고려했습니다.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신생기업에 있어 상당한 시련이었습니다.
_ 가장 잘 한 결정으로 기억되는 일은 무엇인가?
Thomas Geyer _ 최고의 결정 50가지를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현재 벡터코리아에서 근무 중인 50명의 직원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_ 벡터코리아가 고객들에게 어떤 회사로 비춰지기를 바라시나요?
Thomas Geyer _ 벡터는 엔지니어링 기업입니다.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믿음직한 파트너로 비춰졌기를 바랍니다. 엔지니어링 기업은 기술적인 사안에 대해 고객과 같은 눈높이에서 논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능할 경우, 저희는 고객들이 난관을 극복하고 품질과 비용 측면에서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 성공을 달성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조언과 지원을 제공합니다. 더 나아가, 저희는 파트너로서 역지사지의 자세로 고객들을 대합니다. 이는 벡터가 고객과 협력하면서 경영 목표인 신뢰, 공정, 정직 그리고 개방(Openness)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_ 그 바람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Thomas Geyer _ 벡터가 목표를 훌륭히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고객들과 함께 진행한, 그리고 현재도 진행 중인 수많은 프로젝트가 신뢰로 다져진 파트너십을 증명합니다. 현재 한국에서만 500개가 넘는 고객사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_ 요즘 자동차 관련 뉴스가 스마트폰 관련 뉴스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느린 자동차 산업 특성을 생각하면 아주 낯선 현상입니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는 감회가 남다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Thomas Geyer _ 불행하게도 한동안 자동차 산업은 불미스러운 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습니다. 저는 이것이 업계의 실패와 정부의 규제 및 감독의 결여로 말미암아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현재 자동차 산업이 마주하고 있는 커다란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두 가지 핵심 화두는 전기구동계와 자율주행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저희는 이동성(Mobility)이 인간이 가진 가장 큰 욕구 중 하나라는 점에 유의하였습니다. 즉 오늘날의 도전은 미래의 운송 수단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전기차는 운송 수단을 보다 친환경적으로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자율주행은 교통사고와 계속해서 증가하는 교통량을 원활히 제어할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자동차 OEM과 협력업체들이 다가오는 새로운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된 기술에 미리 대비해야만 할 것입니다.
_ 벡터하면 CANoe를 떠올리게 됩니다. CANoe는 어떤 의미의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Thomas Geyer _ 물론 CANoe는 여전히 벡터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 중 하나입니다. 수년간 CANoe는 “단순한” 분석 및 시뮬레이션 툴에서 점차 엔지니어들이 직면하는 수많은 작업을 소화해낼 수 있는 툴로 발전해왔습니다. 오늘날, CANoe는 모든 차량 프로토콜, 가상 및 실제 ECU 테스트의 설계와 실행을 처리할 수 있으며 기획에서 최종 시스템 레벨 테스트에 이르는 전체 개발 프로세스를 위한 초석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사명은 CANoe와 다른 모든 제품을 더욱 발전시켜 자동차 산업에서 엔지니어들이 맞이하게 될 다양한 과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더욱 강화하고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_ 벡터는 다양하고 독보적인 제품과 솔루션,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벡터 툴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로부터 요즘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Thomas Geyer _ 고객들이 직면하게 되는 과제는 주로 개발 프로세스의 최적화와 관련된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저희는 보다 높은 수준의 통합과 체계적으로 짜인 V-Cycle 구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벡터는 지난 수년간 모델 기반의 E/E 아키텍처 백본 솔루션에 기초한 완전한 통합 툴인 PREEvision을 준비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은 개발 프로세스의 모든 과정에 걸쳐 아키텍처 설계자, 네트워크 설계자, 개발 엔지니어 및 테스트 엔지니어를 지원합니다. 아키텍처 설계, 요구사항 관리, 네트워크 통신 설계, 안전 관련 시스템의 설계, 와이어링 하네스 설계를 위한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포괄적인 툴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필요한 툴의 결여나 통합 관련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줍니다. 이러한 중심 솔루션과 더불어 벡터의 툴 플러그인은 차량 V-Cycle 프로세스의 모든 개발 작업을 위한 세부적인 측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_ 10년 전에 비해 경쟁사가 늘었을 텐데, 어떤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계신가요?
Thomas Geyer _ 시장 중심의 경제에서, 경쟁은 핵심적인 개념입니다. 경쟁은 곧 R&D에 대한 투자와 보다 좋은 가격을 가져다줍니다. 벡터는 전자 엔지니어링 툴 시장이 성장 잠재력을 지닌 매력적인 시장임을 보여주는 경쟁자들의 출현을 반깁니다. 우리의 전략은 수년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5년간 벡터는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었으며 벡터의 툴은 경쟁자에게 있어 벤치마킹해야 할 표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벡터는 시장의 경쟁자들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적인 위치를 공고히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를테면 회사 지분을 비공개 기업에서 비영리 재단으로 대부분 위임하는 것, 다양한 학술적인 연구 프로젝트와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러한 방법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_ 벡터의 Automotive Cyber Security 솔루션은 가장 최근 론칭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Cyber Security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Thomas Geyer _ 모두 알다시피 새로이 개발되는 자동차들은 대부분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편의 기능은 물론, V2X 통신을 위해서 말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자동차 OEM은 해킹에 대한 자동차의 취약점을 주의 깊게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는 전 세계의 수많은 OEM이 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사이버 보안 시스템이 차량의 핵심 ECU에 적용되어야하는 만큼, OEM들이 먼저 힘을 모아 산업 표준을 제정하기보다는 개별 솔루션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에, 벡터의 Cyber Security Frameworks(사이버 보안 프레임워크)는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를 위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서비스, 툴을 포함한 다양한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_ 10년 넘게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지켜보셨는데, 조언을 해주신다면?
Thomas Geyer _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업계 선도 기업들이 더욱 그러합니다. 20년 전과 달리 한국의 자동차는 충분한 가치를 갖춘 자동차임을 전 세계에 증명했습니다. 제가 감히 조언한다는 건 오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지속적인 R&D 투자야말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모든 OEM들은 서로를 벤치마크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적합한 파트너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껏 그래왔듯, 벡터 또한 전 세계의 모든 자동차 OEM을 지원할 것이며 중요한 프로세스에 필요한 중요한 퍼즐 조각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_ 향후 10년은 지나 온 100년보다 더 극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벡터와 같은 회사에게는 도전의 시간이자 기회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벡터는 어떤 그림(Vision)을 그리고 계신지요?
Thomas Geyer _ 벡터는 전자 기술과 IT 산업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서 새로운 기술에 의해 큰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AI(인공지능) 지원 시스템과 IoT(사물 인터넷) 인프라로 제공되는 기능들로 인해 말입니다. 이러한 발전을 지켜보고 평가하기 위해서 벡터는 이미 이 분야에 집중된 특수 R&D 부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과제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급변하는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IT 산업은 늘 급격히 변화해왔지만,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그 어떤 트렌드와 신기술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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