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의 거부할 수 없는 유혹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시동키 ‘안전’ … 절대 안전하다는 확신 필수
2017년 11월호 지면기사  / 글│윤 범 진 기자 _ bjyun@autoelectronics.co.kr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자동차 제조사와 기술회사에게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최근 미국 자동차협회(AAA)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8%가 자율주행차를 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자율주행차의 긴 여정은 사람과 자율주행차 간의 신뢰 구축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자율주행 차량이 미국 주요 도시에서 시험 운행되고 있음에도, 관련 자동차 제조사 및 기술회사들은 완전 상용화까지 험난한 길을 통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자율주행 차량의 주목할 만한 진보가 있었음에도,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여론의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많은 미국인들은 여전히 손수 운전하는 것을 선호했다.
 
리포트링커(Reportlinker)가 작년에 이어 올해 실시한 자율주행 차량의 후속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 이상이 운전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시민 830명을 대상으로 6월 16일부터 17일까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됐다.
 
표면상으로 볼 때 자율주행 차량이 포드와 같은 자동차 제조사와 테슬라 같은 기술회사들에게 유망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미국인들이 운전석에서 벗어나려는 의사가 있다는 징후가 꾸준히 감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설문조사 응답자의 4명 중 1명 이상(35~44세 인구의 41%)은 운전에 대해 전혀 열정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얼마나 자주 운전을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5%가 매일 운전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긍정적인 신호는 자동차가 서서히 자동화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편의성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문 조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자동 순항제어(ACC) 기능을 탑재하고 있고, 나머지 3분의 1은 리어 뷰 또는 사이드 뷰 기능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고 답했다. 약 20%는 차에 자동제동장치가 장착돼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기능들은 완전 자율주행차로 가기 위한 기반 기술이다. 실제로 조사 응답자의 절반 이상(53%)이 다음 번 신차 구입 시 완전 자율주행차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고, 3분의 1은 부분 자율주행차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자동화에 대한 노출이 더 많아졌음에도, 자율주행차에 대한 소비자 여론은 지난 1년간 비교적 큰 변화가 없었다. 미국인 10명 중 6명과 밀레니엄 세대의 74%는 자율주행차에 대해 낙관적이었는데, 이 수치는 2016년 조사와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운전에 열정적인 사람들이 처음으로 자율주행차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더 높으며, 그중에 3분의 1이 실제로 그러한 정서를 나타냈다. 또한 19%는 다음 번 신차 구입 시 완전 자율주행차를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부분 자동차 구매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성은 자율주행차를 기꺼이 사려는 경향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59%가 관심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한 한 가지 배경은 여성(70%)이 남성(83%)보다 매일 운전하는 빈도가 낮다는 것이다.
 
최대 걸림돌 ‘안전’


소비자가 자동화된 차량을 구매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에 나선 테슬라와 여러 회사들이 안전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 비록 초기 테스트들은 성공적이었지만, 프로젝트를 면밀히 살펴보면 잘 알려진 사고들이 있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테스트에서, 우버와 볼보가 개발한 자율주행차가 적색 신호를 무시하고 그대로 주행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 여름에는 충돌 회피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장착된 테슬라 Model S가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켰다. 지난 5월 미국 국립교통안전국(NTSB)이 최종 보고서를 통해 운전자 과실로 결론을 냈지만 오토파일럿의 맹점도 확인된 사건이었다.

리포트링커가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이러한 사건은 자율주행차 기술의 안전성에 안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으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자율주행차를 이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수가 현재 38%(2016년 25%)로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이러한 정서가 더욱 강해 44%가 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더욱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2(응답자의 67%)는 자율주행차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걱정이 많은 여성들은 73%가 안전을 우려했다. 전반적으로 소비자 중 3분의 1 이상이 자율주행 차량의 주요 약점은 도로 안전(road safety)이라고 지적했다.

경쟁을 주도하는 브랜드 

그러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관심 고조와 함께 자율주행 차량의 출시 경쟁에서 주요 업체들에 대한 인식 제고는 하나의 긍정적인 면이라 할 수 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차” 하면 떠오르는 최고의 브랜드다. 리포트링커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16%가 테슬라를 꼽았다. 포드(7%), 구글(6%), 쉐보레(6%), 토요타(5%) 등도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히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누가 가장 유능한 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견해도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3분의 1이 기술회사가 자율주행차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작년에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를 자율주행차 시장의 리더로 지목한 비율과 거의 같다. 남성(38%)과 밀레니엄 세대(51%)는 기술회사가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에 대해 낙관적인 사람 중에 70%는 자동차 제조사가 기술회사와 협력해야한다고 답했다.

모든 차에 완전 자율주행 기능의 하드웨어를 탑재하기 시작한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장의 확실한 개척자다. 미국 소비자의 19%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가장 갖고 싶은 자율주행차를 만들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남성(28%)과 밀레니엄 세대(33%)는 기술회사를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도로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경우 자동차 소유와 이용이 어떻게 바뀔지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자동차소유와 대중교통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러나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65%가 소유를 선호했고, 나머지 35%는 리프트(Lyft)나 우버(Uber) 등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통해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두 비즈니스 유형 모두에서 자율주행차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가 구매에 개방적이면, 자동차 제조는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한편, 우버와 리프트는 자율주행차를 교외와 같이 좀 덜 혼잡한 지역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로 더 대중화시킴으로써 시장 확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차가 기차나 경전철 등 대중교통 옵션을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미국 소비자의 절반 이상(59%)은 미래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서는 자율주행 버스나 택시에 대한 관심이 지난 조사 때보다 9% 떨어진 33%로 나타났다. 밀레니엄 세대는 여전히 이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였지만, 나이든 세대는 관심이 없다는 응답이 72%로 2016년에 비해 11%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서가 진보를 지연시킬 수 없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는 최근 프랑스 버스 및 열차 운영사인 트랑스데브(Transdev)와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의 단거리 출퇴근용 자율주행 온디맨드 운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양사는 북미 지역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도입할 곳을 물색 중이다.
 
자율주행차의 보급을 둘러싼 여러 쟁점 가운데 최대 현안은 안전 문제다. 자율주행 하던 테슬라 Model S가 사고를 낸 후, 안전문제가 사실상 자율주행차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기술회사와 자동차 제조사가 자율주행차에 대해 우려하는 구매층을 설득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는 ‘안전’임이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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