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호 지면기사
/ 윤 범 진 기자 bjyu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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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E/E 엔지니어링 분야의 정합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문서 기반 툴 또는 영역별 전문 툴을 사용하거나 산출물 관점에서 ALM(Application Lifecycle Management)과 같은 툴을 도입하여 추적성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정합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EM들이 PREEvision과 같은 모델 기반 E/E 시스템 엔지니어링 방법론을 도입하고 있다. 벡터 프로세스 툴 사업부의 디렉터(Director)로 PREEvision 툴을 총괄하고 있는 게오그 짐머만(Georg Zimmermann)과 이야기를 나눴다.
The future lies in model-based development
Q.벡터 그룹은 올해로 창립 30주년이 됐습니다. 올해 새 비전과 미션 선포가 있었나요?
벡터는 지난 30여 년간 자동차 및 관련 산업에서 임베디드 시스템의 혁신을 주도해왔습니다. 우리의 최종 미션(Mission)은 고객이 복잡한 개발 업무를 최대한 간단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고 창립 30주년인 지금도 변함없이 같은 미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종합적인 툴과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갖춘 포트폴리오로 대응하고 있으며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고객 요구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벡터 제품에 자동차 분야에서 쌓아온 뛰어난 노하우와 경험이 녹아있는 이유입니다.
Q. 벡터 툴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요?
벡터는 전통적으로 자동차 강국인 독일 기업으로서 우수한 자동차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메가트렌드로 인해 자동차와 IT가 융합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미래의 자동차를 위한 기술이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벡터의 성공비결은 오랜 기간 전 세계 모든 지역의 기업과 협업하며 축적된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또 다른 비결은 바로 벡터가 지닌 조직의 독립성입니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므로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또한 창립자나 주주의 눈치를 보게 되면 올바른 기업경영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벡터는 독립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을 경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OEM 및 서플라이어들과도 제한 없이 협력할 수 있습니다.
Q. 담당하고 계신 업무에 비추어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어떤 변화를 체감하고 계신가요?
자동차 업계의 가장 두드러진 트렌드는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급속히 커지고 E/E 시스템 개발이 더욱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키텍처 설계에 있어서 차량뿐 아니라 인프라와 클라우드 개념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실상 경계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래의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아키텍처 설계뿐 아니라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ervice Oriented Architecture, SOA) 개발, 요구사항 관리, 통신 설계, 안전 관련 시스템 설계, AUTOSAR(Classic 및 Adaptive)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설계, 와이어링 하네스 개발, 테스트 업무를 위한 긴밀한 협업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벡터는 1,000명 이상의 엔지니어들이 단일 개발환경에서 함께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PREEvision 툴을 제공합니다.
Q. 전통적인 개발방법론은 어떤 면에서 도전받고 있다고 보시나요?
기존에는 주로 톱다운(Top-down)과 바텀업(Bottom-up) 개발방법론에 관한 논쟁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개발과정에 있어서 정합성과 추적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즉 엔지니어들이 부품이든, 차량이든 각 개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도록 정합성 있게 개발하고 이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한 방법론이 바로 모델 기반 엔지니어링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기능 중심의 설계입니다. 자동차 개발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가 아닌 기능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구현(Implementation) 관점에서 개발이 이루어졌고 개발조직도 제어기 또는 하드웨어 개발에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기능 중심의 설계로 넘어가고 있고 조직도 이에 맞춰 새로 구성되는 추세입니다.
Q. 조직이 도메인 중심이 아닌 기능별로 나뉘고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규모가 작은 OEM은 비교적 쉽게 조직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도메인 중심의 조직 구조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반면, 규모가 큰 OEM은 여전히 도메인 중심 조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까운 시일 내에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과거에는 E/E 관련 기능만을 전담하는 전자 센터가 존재했다면 앞으로는 이런 전자 센터의 기능이 모든 도메인에 골고루 분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E/E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자 센터가 각 도메인에 흡수되어 E/E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봅니다.
Q. PREEvision이 ALM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을까요?
ALM(Application Lifecycle Management)과는 사용 목적이 다르다고 봅니다. PREEvision은 전기전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엔지니어링 툴이지 관리 툴이 아닙니다. 그러나 효율적인 엔지니어링을 위해 필요한 여러 관리 기능들도 구현돼 있습니다. 따라서 툴 관점에서는 ALM 영역을 충분히 커버하고 있습니다.
Q. 모델의 정합성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드립니다. 모델은 신뢰할 만한 것인가요?
‘그림은 천 개의 단어보다 많은 것을 말한다.’는 독일 속담이 있습니다. 하나의 모델은 천 개의 그림보다 내용을 더 정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모델 기반 개발은 문서를 통한 개발보다 더 확실한 정합성을 보장합니다. 물론, 엔지니어가 모델링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휴먼 에러는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모델 기반 개발보다 정합성을 더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정합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데이터 모델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문서에 선이 그려져 있으면, 이 선의 의미가 통신인지, 배선인지, 아니면 그 밖의 다른 기능적인 무엇인지 알 수 없습니다. 즉 선이 의도한 대로 정확히 그려진 신뢰할 수 있는 표현인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선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정의하고, 자동으로 툴이 데이터를 이해한 뒤 정합성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데이터 모델이 필요합니다. PREEvision의 데이터 모델은 자동차 분야 고객사들과 15년 동안 개발해왔고 사실상 자동차 업계 표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약하면, 모델 기반 엔지니어링은 정합성, 추적성,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론이며 PREEvision은 데이터 모델 및 모델을 활용한 다양한 분석 평가 방법으로 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 PREEvision의 고객별, 지역별 특징이 있을까요?
우선, PREEvision은 모델 기반 통합 E/E 엔지니어링 백본을 지향합니다. 백본이란 엔지니어링 관점에서의 개발 항목인 요구사항, 기능,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등을 모두 하나의 엔지니어링 환경에서 개발 및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자동차 E/E 개발 분야의 SAP’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고객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모든 고객들이 모델 기반 통합 E/E 엔지니어링 백본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투자한 여러 툴들을 버리고 곧바로 PREEvision을 백본으로 도입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고객들은 필요에 따라 용도별로 PREEvision을 도입해가며 점진적으로 PREEvision을 통한 데이터 백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주로 아키텍처 툴, 아키텍처 평가, 통신을 위한 툴로 도입됐고, 이어서 기능 안전과 검증 쪽으로도 확장되고 있습니다. 고객사에서도 PREEvision이 지향하는 바에 대해 공감하고 있지만, ‘어떻게’ 회사에 도입할지에 대해서는 고객과 지역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Q. 벡터의 툴체인(Tool chain)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실 계획인가요?
툴체인 관점에서는, 우선 벡터 자체 툴체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벡터 조직은 여러 사업부로 구성돼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회사 내의 회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프로세스 툴 사업부에서는 PREEvision을 개발하고 있고, 임베디드 사업부에서는 AUTOSAR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툴들이 개별적으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고객사로부터 통합 엔지니어링을 위한 툴체인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습니다. 가령 AUTOSAR 관련 툴체인의 경우, 디자인 측면의 PREEvision, ECU의 AUTOSAR SWC를 설계하는 DaVinci Developer, AUTOSAR 베이직 소프트웨어 및 RTE 설정을 위한 DaVinci Configurator Pro, 마지막으로 ECU 테스트를 위한 CANoe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처럼 벡터는 각 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툴체인을 구현하기 위해서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UTOSAR 툴체인을 검증하기 위해서 매일 밤 10개 이상의 서버가 자동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툴체인에 포함된 개별 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호환되는지 계속 테스트하는 것입니다. 또한 타사 툴과의 호환성을 위해 모든 벡터 툴들은 자동차 업계 표준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PREEvision의 판매율 추이는 어떤가요?
벡터가 아퀸토스(Aquintos)를 인수하여 PREEvision을 모델 기반 통합 E/E 엔지니어링 환경으로 발전시킨 이래로 PREEvision 사용자(라이선스) 수는 약 100개 고객사, 6,000명의 사용자에 이르렀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무려 50% 이상 성장할 정도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Q, PREEvision 로드맵에도 자동차 시장의 메가트렌드가 반영될 텐데요. 어떤 로드맵을 그리고 계신가요?
물론입니다. PREEvision은 이미 시장의 메가트렌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자동차는 소프트웨어화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PREEvision은 서비스, Ethernet, OTA(Over The Air) 등 다양한 IT 기술과 결합되고 있습니다.
메가트렌드를 지원하는 것은 E/E 아키텍처 단계에서 고려되어야 합니다. PREEvision은 아키텍처 및 시스템 설계 측면에서 당연히 업계 트렌드를 지원합니다.
자동차의 새로운 기능을 위한 지원 외에도 벡터는 보다 편리한 툴 사용을 위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고객들이 요구한 Server API가 그 중 하나입니다. 기존에는 PREEvision을 사용하기 위해 PREEvision 클라이언트가 설치된 PC를 이용해야만 했는데, 이번에 출시한 9.0 버전부터 제공되는 Server API를 활용하여 개발된 웹 또는 앱으로 PREEvision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PREEvision은 OEM에서 배선 설계(와이어링 하네스) 툴로도 많이 선택하고 있습니다. 협력사와 협업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데이터가 전달되어야 하는데, 여기서 인터페이스가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PREEvision은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는 자동차 데이터 교환 포맷인 KBL과 VEC(Vehicle Electric Container)을 지원합니다.
Q. PREEvision의 주요 도입사례를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PREEvision을 백본으로 활용한 성공사례 일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BMW는 오래 전부터 아키텍처 업무에 PREEvision을 사용해왔습니다. 5년 전부터는 PREEvision으로 개발한 아키텍처 마스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BMW의 모든 차종이 하나의 마스터 아키텍처로 개발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BMW의 강력한 경쟁업체인 다임러 승용차는 최근 바디 편의 도메인에 기존 요구사항 관리 툴을 PREEvision으로 교체했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과 같이 텍스트 기반의 요구사항만 관리해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임러는 향후 텍스트가 모델로 대체될 것으로 판단하여 모델 기반 E/E 엔지니어링 툴인 PREEvision을 선택했고 협력사에 배포하는 사양서를 PREEvision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에서는 현재 200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차세대 아키텍처 개발 툴로 PREEvision을 사용하고 있으며, 토요타에서도 자체 개발한 통신 개발 툴을 버리고 미래의 통신 요구사항에 대비하기 위해서 PREEvision을 선택했습니다.
농기계 제조업체인 존디어(John Deere)도 PREEvision을 데이터 백본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회사의 농기계는 움직이는 컴퓨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존디어는 농기계를 협력사 없이 100% 자체 개발 및 생산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개발 툴까지도 자체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농기계 소프트웨어를 AUTOSAR 표준에 맞게 개발하기로 결정하면서 자체 개발이 아닌 상용(Off-the-Shelf) 툴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현재 전 세계 곳곳에서 800명이 넘는 존디어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PREEvision의 단일 데이터베이스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
PREEvision의 발자취
2003년도에 다임러 승용차와 카를스루에 대학 연구팀은 R&D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전기 아키텍처’를 표현할 수 있는 툴인 PREEvision을 개발했다. 이 툴을 개발한 카를스루에 대학 연구팀은 이후 독립하여 아퀸토스(Aquintos)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초기에 PREEvision은 단순히 아키텍처를 설명하기 위한 툴이었으나, 2010년에 벡터 그룹이 아퀸토스를 인수하면서 모델로 표현할 수 있는 아키텍처 기능들과 벡터가 보유한 백본 기술이 합쳐져 오늘날 PREEvision의 토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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