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자율주행: ‘불타는 불륜’의 환상
Self Driving And Vision Of Love Affair
2019년 11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Self Driving And Vision Of Love Affair
BMW의 자율주행: ‘불타는 불륜’의 환상
 
글|한 상 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율주행 관련 수많은 소식을 접하고, 전달하고, 글을 써 왔지만 ‘섹스’는 한 번도 떠올려 본 적이 없다. 기술에 치우치다보니 그동안 많은 언론에서 자율주행차를 섹스나 심지어 ‘매춘’과 연결했었던 것도 몰랐다. 9월 말, BMW는 자율주행과 관련해 전 세계의 이슈가 됐다. 첨단기술이나 ‘화재사고’가 아니라 자율주행 관련 광고 때문이었다.

BMWi의 SNS에 올라온 ’새로운 기쁨의 순간’이란 제목의 ‘비전 i넥스트’(Vision iNext) 컨셉카 영상에 자율주행 중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모습이 담겼기 때문이었다. ‘불륜’이라면 또 어떨까? 메르세데스 벤츠의 ‘Love Affair’와 같은 광고들은 수상 경력까지 자랑했는데. 노이즈 마케팅이던 뭐였던, 섹스이던 불륜이던, 자율주행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고 해도 이 광고는 ‘자율주행’에 대한 안전문제, 소비자 인식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

광고들을 보자. 
『아직 잠든 그녀의 귓가를 어루만지는 남자. 그들은 부부가 아니다. 이어지는 장면은 그가 그녀를 어떻게 만나고 불륜을 상상하는지 보여준다. 카페에서 눈을 맞춘 두 남녀. 남자가 책을 테이블 위에 놓고 가면 잠시 후 여자가 다가 와 책장을 열고 비밀스런 메시지를 연다. 그녀는 그가 이끄는 대로 책을 들고 (i넥스트를 타고) 그를 찾아 나서고 연인이 된다.』

불륜의 힌트는 곳곳에 있다. 그녀가 책을 여는 순간부터 등장하는 100개의 눈을 가진 공작새는 제우스의 아내 ‘질투의 화신’ 헤라(Hera)의 아르고스(Argos)이자, 구애행위, '남자의 프리미엄 카'와 같은 다윈의 ‘성선택 이론’을 말한다. 보호색이 아닌 숲속의 붉은 카멜레온은 '짝짓기'와 수컷 간 영토싸움에서 가장 선명한 색을 내는 그 카멜레온이면서 딕 키이스(Dick Keyes)가 비판하는 카멜레온 크리스찬(Chameleon Christianity)이다. BMW가 말하는 샤이테크(Shy Tech)에 따라 남자는 시트 위에 손가락으로 문자를 그리는데, 이는 제우스(주피터)의 J와 이오의 Io이자 자기만족, 자위행위(jack off)의 J_O다. 샤이테크를 염두에 두면 그녀는 숲속을 헤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가 보내 준 자율주행차에 타고 유혹에 빨려 들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남자의 상상이었다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 이 영상은 BMW의 글로벌 사이트는 물론 한국어 사이트 ‘BMW 비전 i넥스트’ 홍보 페이지에 게재돼 있다. 남녀 그리고 BMW 프리미엄 카의 존재와 가치를 자율주행과 불륜으로 풀어냈다.

(https://www.bmw.co.kr/ko/discover/concept-cars/bmw-vision-inext.html)
(https://www.bmw.in/en/topics/Fascination-BMW/bmw-vision-inext.html)


SNS 공개 후 몇 시간 만에 내려졌다는 9월의 화제 영상(10초 분량)은 경찰차가 지나가는, 붉은색과 푸른색의 강렬한 조명 아래서 남녀가 입맞춤하고 어루만지는 장면을 담았다. 영상의 하단부에는 “이것은 단지 묘사에 불과다. BMW는 자율주행차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명시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계의 자율주행은 레벨 2에서 레벨 3로 가고 있다. 레벨 3 자율주행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만일의 상황에서 언제나 운전자가 제어권을 반환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운전자의 시선, 손, 발은 자유로울 수 있지만, 운전 제어권을 적시에 받을 수 없는 행동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차는 경고를 수차례 보내고, 이에 응답이 없으면 차를 자동으로 안전지대에 정차시킨다. 레벨 4가 된다면, 그 이상의 행동이 가능해진다. BMW가 아름답게(?) 묘사한 것처럼.

하지만 현실은, 매년 테슬라의 레벨 2 ‘오토파일럿’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에 대한 사용자 오용으로 인한 사망사고 소식, 교통당국이 OEM에게 소비자들이 착각할 수 있는 시스템 명칭, 광고에 경고를 보내고 매뉴얼 숙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BMW가 상상한 ‘불타는 불륜’의 자율주행 시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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