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는 여행의 미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멀미가 기존 자동차보다 자율주행차에서 더 문제가 될 수 있다. 미시간대학교 교통연구실(UMTRI) 마이클 시바크(Michael Sivak) 교수는 자율주행차 탑승객 중 6~10%가 멀미를 자주 또는 매일 겪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승차감과 맞물려 멀미는 자율주행차가 풀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제이다.
완전 자율주행차의 약속 중 하나는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므로 과거에 누릴 수 없었던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잠재적 이점은 상당한 수의 승객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 있다.
자동차가 구불구불한 곡선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는 동안 구토와 메스꺼움을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특히 차 안에서 동영상이나 책을 보고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검색 등을 하는 경우 이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교통체증으로 가다서다를 반복할 때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의 자리 배치와는 달리 탑승자가 역방향이나 옆을 보고 앉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뇌인지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막스 플랑크 뇌공학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Biological Cybernetics) 하인리히 뷜도프(Heinrich H. Bülthoff) 교수는 “자동차 멀미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있어 주요 과제이다. 앞으로 이동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이동 사무실 역할을 하게 될 닫힌 공간임을 생각하면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멀미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 가지 가정은 “감각 충돌(sensory conflict)”이 원인이라는 이론이다. 감각 충돌이란, 시각 정보와 전정 정보가 괴리돼 두 감각 간 충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급가속, 급회전, 급제동 등과 같은 상황 정보를 탑승자에게 최대한 정확하게 제공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미 일부 연구에서는 커브가 시작되기 전에 간단한 깜박임 신호만으로 멀미 유발을 어느 정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그럼, 멀미를 없애기 위해 디스플레이를 통해 승객에게 시각 정보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뷜도프 교수와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그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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