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부르는 `운전중 문자 금지`
음성인식 기능, HMI 시장 주도
2009년 12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지난해 미국에서는 51만 5,000건의 교통사고, 5,87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대부분은 운전부주의로 인한 것이었다. 최근의 자동차에는 모바일폰·PND·아이팟·DMB 등 소비가전 기기들이 급속히 들어오면서 이를 조작하는 순간 운전부주의가 유발돼 차량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등 선진국 대다수가 모바일폰 등의 사용으로 야기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 사용 제재에 나서고 있고, 가전·이동통신·자동차 등 관련 업계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메시지 이용 금지

10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공무원들과 공무집행 차량에 대해 운전중 문자 메시지 이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행정 명령이 내려지던 날 레이 라후드(Ray LaHood) 교통부 장관은 “운전을 하면서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문자 메시지 사용은 매우 위험하다. 이는 음주운전과 다름없다”며 “정부가 개개인들의 모든 잘못된 행동을 교정할 수는 없지만 이들에게 경각심을 깨우쳐 주고,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 등 연방의원들은 문자 메시지 사용금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슈머 의원이 추진중인 법안은 문자 전송은 물론 수신 문자도 볼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관련 규정을 도입하지 않은 주정부에게는 고속도로 관련 예산을 25% 삭감한다는 강력한 내용을 담았다.
법안은 버지니아 공대 교통연구소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했다. 18개월 간 100여대의 트럭에 카메라를 설치해 모니터링한 조사 결과 운전중 모바일폰 이용으로 사고위험은 23배 높아진다. 연구소는 운전자가 모바일폰 문자를 확인하는 5초 동안 트럭이 축구장을 가로지르는 거리를 운행하는 셈이라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운전중 문자 메시지 이용과, DMB 등 영상시청 금지를 주요 골자로 한 법령 개정안이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에 의해 지난 9월 발의됐다. 개정안은 위반시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공의원은 "운전중 모바일폰 사용에 대한 위험성을 일깨워주고 교통사고 발생률도 줄이기 위해 개정안을 준비하게 됐다"며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내비게이션 등이 운전중 영상수신과 재생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적 규제 방안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차량이 정상 주행중인 경우 운전자의 전방주시율은 76.5%이지만 모바일폰을 사용하며 주행할 경우 전방주시율이 60.6%, DMB TV를 시청할 때는 50.3%로 낮아진다.
미국에서는 문자 메시지를 둘러싼 규제를 지지하는 각종 캠페인이 잇따라 론칭되며 미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미국자동차협회(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 AAA)는 문자금지 법안이 2013년까지 50개 모든 주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트럭협회(American Trucking Association, ATA)도 정부 계획에 즉각적인 지지를 보냈다. AAA의 로버트 L. 다블레(Robert L. Darbelnet) CEO는 “새로운 기술들이 정보화, 멀티태스킹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지만 전통적인 운전자의 안전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전국적인 운전중 문자 메시지 이용금지법 제정으로 위험한 운전 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AAA는 관련법이 부재하거나 향상될 필요가 있는 주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로비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AAA는 현재 공공교육, 운전자 교습, 운전부주의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안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지지 나선 기업들

자동차 회사로는 포드가 처음으로 문자 메시지 이용금지 법안을 지지했다. 9월 디어본의 성능시험장에서 열린 오찬중 미국가전협회(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 CEA)로부터 CES 2010의 기조연설을 부탁받는 자리에서 포드는 연방정부가 추진중인 문자 메시지 이용금지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짐 부츠코스키(Jim Buczkowski) 전기/전자 엔지니어링 파트 이사는 “핸즈프리와 음성인식 기술로 운전자의 손은 운전대에, 눈은 도로에 둘 수 있도록 해 사고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운전부주의와 관련된 연구와 각종 안전 캠페인을 지속중인 포드는 Sync와 같은 시스템이 운전부주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2007년 처음 소개돼 현재 포드의 대부분 차종에 표준 장착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Sync는 운전중 모바일폰에 손대지 않고도 각종 기능을 음성으로 컨트롤 할 수 있으며, 폰에 메시지가 들어오면 음성으로 읽어준다. 운전자가 말하면 문자로 변환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술도 개발중으로 곧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버라이존 와이어리스가 유일하게 문자금지 법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버라이존의 하워드 울리(Howard Woolley)  연방법무팀 부사장은 “우리는 다른 와이어리스 회사들과 차별적으로 운전중 이메일과 문자이용 금지법이 미 전역에 제정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미 직원들의 운행중 문자, 이메일 사용을 금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회사 뉘앙스 커뮤니케이션 또한 금지 법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뉘앙스는 자동차 음성기술 시장 리더로 경쟁사들과 비교해 폭넓게 자동차 관계사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솔루션은 전세계 30여 자동차 브랜드, 500만 대 이상의 차량에서 음성인식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티어1으로는 아시안AW, 알파인, 보쉬, 브라우풍트, 베리, 덴소, 마그네티 마렐리 등 톱 서플라이어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은 핸즈프리 인터페이스를 가능케 해 운전자의 눈이 도로만을 주시할 수 있도록 해 도로안전도를 향상시킨다. 운전자는 모바일폰의 번호나 내비게이션에서 가고자 하는 주소, 오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호명해 조작할 수 있다. 뉘앙스의 한 관계자는 “포드, 현대,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의 메이커들은 이미 이같은 음성인식 기능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집어넣고 있고 PND, 모바일폰 등 가전 기기들이 대거 차량으로 들어오면서 안전을 증대시키는 음성인식 기술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우리는 지난해 독일 브라운슈바익(Braunschweig) 기술대학과 운전자의 눈동자를 감지하고 음성명령을 통해 시선이 도로에 머물 수 있도록 돕는 운전부주의 관련 연구 프로젝트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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