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쉬, 파워트레인 미래를 말하다
2010년 02월호 지면기사  / 글│윤 범 진 <bjyun@autoelectronics.co.kr>

세계 자동차 업계의 최대 화두는 소형차와 미래 친환경차 개발이다.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자동차 업체들은 기존 가솔린, 디젤 엔진의 친환경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전기모터를 결합한 전기차 등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보쉬는 기존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이 더 경제적이 될 것이란 전제 하에 이러한 엔진의 우위가 향후 20년 이상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는 디젤 엔진이든 가솔린 엔진이든 모두 30% 이상 연비가 향상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소형에서부터 중형의 표준 양산 차라면, 몇 년 이내에 불과 3리터의 연료로 100 km를 주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볼프-헤닝 샤이더)
보쉬는 매장량의 한계가 있는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탄올이나 바이오 연료, 합성 연료 등의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연료분사 시스템을 개발했는가 하면, 파워트레인의 전동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의 전동화에 있어서, 보쉬가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기술은 하이브리드 엔진, 순수한 전기 구동, 그리고 레인지 익스텐더(range extender)이다.
레인지 익스텐더는 소형 연소 엔진으로, 발전기를 구동하여 장거리 주행 시 배터리를 충전한다. 그리고 이 배터리는 전기모터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외에도 보쉬는 에너지 변환기로서 연료전지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의 전동화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전기모터가 차량을 구동하는 수단으로서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연소 엔진은 1 kWh의 에너지로 1.5~2.5 km를 주행합니다. 심지어 디젤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시킨 디젤 하이브리드 카조차도 1 kWh의 에너지로 달릴 수 있는 최대 주행거리는 3.2 km에 불과합니다. 반면, 전기모터를 탑재한 차량은 동일한 1 kWh의 에너지로 6.5 km를 주행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먼 미래에 전기자동차가 도로교통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입니다.”(볼프-헤닝 샤이더)
현재 전기자동차의 대중화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가지 중요한 쟁점은 가격과 용량을 고려하여 리튬이온 배터리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또한 원유 가격의 상승, EU의 CO2 배출 기준이나 미국의 기업별 평균 연비(CAFE) 기준과 같은 법 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의 숫자는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7년 후에는 5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100만 이상의 대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는 도심에서 단거리 주행에 적합합니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유해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런던 시가 이미 도입한 엄격한 배출 규제를 쉽게 만족시킵니다. 우리는 자가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국의 대도시에 전기자동차의 시장잠재력이 크다고 봅니다. 여기에서는 구동 기술보다는 이동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볼프-헤닝 샤이더)

하이브리드 연구
하이브리드 구동에 의해 일반적인 기존 구동 기술의 배출가스를 저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마일드 하이브리드(mild hybrid)는 스타트/스톱 기능을 사용하고 있고, 또한 제동 시 회생된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 차량 가속 시 전기모터에 의한 토크 보조가 가능하므로, 탑재하는 연소 엔진을 소형화할 수도 있다. 보쉬에 따르면, 그 결과 매니폴드 인젝션(manifold injection) 가솔린 엔진과 비교하여 NEDC(New European Driving Cycle) 평균으로 최대 15%의 연비를 저감할 수 있다.
“설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갖춘 이 같은 시스템의 자동차 제조업체 비용은 향후 고효율 디젤 엔진과 동등해질 것입니다. 스트롱 하이브리드(strong hybrid)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단거리의 경우 전기 에너지만으로 주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스트롱 하이브리드 카는 고출력 전기모터와 보다 대형의 배터리가 탑재됩니다. 이 부가적인 파워가 보다 빠른 가속 성능이 필요할 때, 예컨대 추월 시 소위 ‘부스트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스트롱 하이브리드는 NEDC 평균으로 최대 25%의 연비를 절감할 수 있고, 추가 비용은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1.5배 수준이 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으며 단거리인 경우 배출가스를 전혀 내지 않고 주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변종 중에서 CO2 배출량을 가장 많이 삭감할 수 있는 차량은 디젤 하이브리드입니다.”(볼프-헤닝 샤이더)
볼프-헤닝 샤이더 사업부장은 하이브리드 구동에 대해 순수한 전기 구동으로의 길을 여는, 도로교통의 과거와 미래의 중계자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리드 카가 빈번한 발진, 정차를 되풀이하는 배송 차량이나 택배 서비스 차량 등, 특히 도심 교통에 적합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렇지만 전기모터를 스트롱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탑재하는 일은 대단히 복잡하고 비용 부담이 커지는 과정이다. 또한 보조 모터에 의해 하이브리드 카는 중량이 무거워진다. 이에 대해 볼프-헤닝 샤이더 사업부장은 “배출가스의 삭감 가능성 측면에서는 전기모터가 프리미엄급 차량에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소형 및 중형차의 경우, 향후 CO2 배출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기술이 가장 비용 효율이 높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탑재 기능을 적게: 레인지 익스텐더
레인지 익스텐더는 전기자동차의 부족한 주행거리를 늘려주는 기술이다. 레인지 익스텐더는 소형의 경량 연소 엔진이며 기존 엔진보다도 소음이 적다. 출력은 15~35 kW이며 항상 최적의 운전 상태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연비가 좋다.
레인지 익스텐더의 역할은 필요에 따라 전기모터에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다. 레인지 익스텐더의 가장 중요한 이점은 하이브리드 구동보다 필요한 기능이 적다는 것이다. 연소 엔진에서 필요한 트랜스미션이나 기존 AC 제너레이터가 필요 없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카와 비교해 중량이 가벼워지고 가격이 낮아진다. 순수한 전기자동차와 비교하면, 배터리가 더 작아지기 때문에 중량과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기본적으로 레인지 익스텐더를 탑재한 차량은 기존 엔진을 탑재한 차량과 주행거리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레인지   익스텐더는 이러한 많은 장점이 있지만 운전자가 운전방법을 차의 특성에 맞출 필요가 있다.
이 소형 연소 엔진에도 보쉬의 검증된 많은 부품들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엔진 관리나 연소 엔진용 분사장치 등이 있다. 또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고전압 제너레이터가 필요하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레인지 익스텐더에 의해 자동차는 28 kW의 출력으로 주행을 계속 할 수 있지만, 최고 차속은 시속 120 km가 됩니다. 이것은 도심 주행이나 장거리 주행에 충분한 속도입니다. 그러므로 자동차의 주행 프로파일은 레인지 익스텐더의 출력에 좌우됩니다. 보다 고속으로 장거리를 달릴 경우에는 스트롱 하이브리드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필적할만한 출력을 제공하는 엔진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모든 부품을 고출력에 대응하도록 설계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중량이 무거워져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볼프-  헤닝 샤이더)
하이브리드 카와 전기자동차는 대단히 복잡하다. 패럴렐 하이브리드 모델 중 폭스바겐 투아렉(Touareg)과 포르쉐 카이엔(Cayenne)은 전기 구동장치, 브레이크 매니지먼트, 엔진, 클러치, 트랜스미션 제어에 대한 보쉬의 전문지식과 기술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가능한 최고의 주행 쾌적성을 얻기 위해서는 전기모터와 연소 엔진, 트랜스미션 사이에 원활한 상호작용을 실현하는 고성능 전자제어 장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제어 장치에도 보쉬의 기술이 들어갔다.
보쉬는 에너지 관리에 대한 높은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하이브리드 카와 전기자동차의 에너지 흐름을 관리하는 소형 파워일렉트로닉스를 개발하고 있다. 1세대는 전기 출력 50 kW에 대해 부피가 13~14리터이다. 다음 세대는 부피를 5리터로 줄일 예정이며 현재 3리터 버전도 개발중이다.
제동 에너지의 회생도 또 다른 복잡성을 초래한다. 현재 보쉬는 전기모터의 제동력과 마찰 브레이크의 제동력을 전자적으로 조정하는 새로운 ESP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또한 전동 파워 스티어링(power steering) 같은 고효율 전기 보조 시스템을 ZF Lenksystems GmbH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보쉬는 2008년에 삼성 SDI와 합작사 SB리모티브를 설립함으로써 리튬이온 배터리를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과 함께 공급할 수 있게 됐다. SB리모티브를 통해 보쉬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배터리의 가격과 성능이다. 목표는 에너지 밀도를 3배 높이고, 동시에 가격을 3분의 1로 낮추는 것이다. 이와 함께 높은 사이클 안정성과 12년 이상의 서비스 수명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적 과제와 씨름하고 있다. 보쉬는 향후 5년 동안 약 5억 달러를 SB리모티브에 투입할 예정이다.
보쉬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에 필요한 충전 기술에도 도전하고 있다. 보쉬의 제품 라인에는 각각의 부품뿐만 아니라, 시스템 통합도 포함돼 있다.
“우리는 하이브리드 카와 전기자동차의 몇 안 되는 원스톱 프로바이더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와 전기 구동 파워트레인 서플라이어로서 유리한 위치에 올라 있다고 믿습니다.”(볼프-헤닝 샤이더)
보쉬는 PSA 푸조 시트로엥 그룹과 디젤 하이브리드 카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있다. 보쉬는 4바퀴 구동 차량인 카이엔과 투아렉을 위한 리어 전동 파이널 드라이브(final drive)용 전기모터도 개발하고 있다. 이것은 전기자동차를 위한 또 다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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