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 MS, 구글 등 IT업계의 거인들이 세상을 빠르게 바꿔가고 있는데, 이들은 자동차와 전력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MS와 포드의 전기차 충전 애플리케이션 ‘Hohm’의 공동 개발도 전기차 실용화를 앞당길 사례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처럼 전기차 실용화는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이종 산업 업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포드의 대시
포드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친환경차 전략에서 하이브리드 카(Hybrid Electric Vehicle, HEV) 등 시장 규모가 작고 비용 부담이 큰 파워트레인보다 내연기관 성능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 회사였지만, 최근 행보는 시보레 볼트를 내세워 전기차 리더임을 천명한 GM만큼이나 적극적인 모습이다. 포드는 뉴욕 오토쇼에서 2013년까지 북미와 유럽에서 5개 모델의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트랜짓 커넥트 딜리버리 밴(Transit Connect Delivery Van)과 포커스(Focus) 전기차(Pure Electric Vehicle, PEV), 그리고 2012년에 론칭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 in HEV, PHEV)를 비롯한 2대의 차세대 HEV가 포함돼 있다. 또한 2011년형 하이브리드 카로 퓨전, 이스케이프, 머큐리 밀란, 머큐리 마리너 하이브리드와 링컨 MKZ 럭셔리 세단 하이브리드도 대거 출시키로 했다.
포드는 어느 새 미국의 빅3 중 가장 많은 HEV를 준비한 메이커가 됐다. 전체 HEV 부문에서도 일본의 혼다를 제치고 토요타를 뒤쫓는 위치에 서게 됐다. 진정한 전기차로 여겨지는 PHEV, PEV 등 충전하는 차 개발 부문에서도 선두에 나서고 있다. 또 그리드와 충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MS와 협력한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올 하반기부터 전기차 도입이 본격화된다. 승용차 부문에서는 GM의 간판인 EREV(Extended Range EV) 시보레 볼트가 11월부터 판매된다. 볼트는 제너레이터를 가동하기 전까지 순수 전기 드라이브트레인만으로 40마일(64 km)을 달릴 수 있다. 닛산의 PEV 리프는 12월부터 판매된다. 한 번 충전으로 100마일(160 km)을 주행한다. 차값은 정부지원을 받아 2만 5,000달러 이내다. 45~75마일(72~120 km)을 주행하는 미쓰비시의 i-MiEV는 내년 가을에 론칭된다. 메르세데스의 스마트, 크라이슬러의 피아트500은 2012년에 출시된다.
포드는 PEV 포커스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차는 160 km 주행을 목표로 잡고 있다. 또 전기 드라이브트레인으로 80마일(128 km)을 주행하는 트랜짓 커넥트 딜리버리 밴은 올 4분기부터 판매된다. 이 트럭은 가격이 7만 달러 이상으로 고가이지만 AT&T와 같이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겠다는 기업들이 구매를 벌써부터 확정지었다.
가격은 닛산처럼
포드의 낸시 지오이아(Nancy Gioia) HEV 프로그램 및 친환경기술(Sustainable Mobility Technology) 부문 이사는 “과연 언제쯤 전기차가 자동차의 미래가 될 지 의문이었지만, 이미 눈앞에 와 버렸다. 포드는 언제나 경쟁과 혁신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플러그인 전기차의 등장과 더불어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닛산의 PEV 리프의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다. 리프는 7,500달러의 미 연방 택스 크레딧 지원으로 2만 5,000달러 내에 판매된다. 이 가격은 미국시장에서 친환경차를 대표하는 토요타 프리어스 하이브리드 카와 비교해(연료비를 구려하지 않고) 수 천 달러차이에 불과하다. 리프는 월 349달러에 리스할 수도 있다. 게다가 1,500~ 5,000달러에 이르는 캘리포니아 등 주정부 차원의 인센티브까지 받는다면 차값은 2만 달러 수준이 된다. 리프는 이미 미쓰비시의 i-MiEV에 영향을 줬듯이 GM의 볼트 등 후속 PEV 모델들의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오이아 이사는 “포드의 포커스 등 전기차들도 리프와의 경쟁을 위해 비슷한 가격을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가 앞으로 대거 출시되고 가격이 예상보다 낮아지겠지만, 전기차 보급 확대는 여전히 많은 걸림돌이 있다. 배터리 성능과 주행거리, 안전성 문제도 있지만 충전과 관련된 효율 확보도 해결 과제 중 하나다. 포드는 이 부문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뉴욕 오토쇼에서 포드의 알란 멀랠리(Alan Mulally) CEO는 “MS와 파트너십을 맺어 차량에 적용할 Hohm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며, 전기차 충전에 있어 사용자들의 편리와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며 “포드와 MS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데 공헌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공유하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을 증대시키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큰 걸음을 내딛기로 했다”고 말했다. MS의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 CEO는 현장에서 위성 연결을 통해 “전기차가 실제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며 멀랠리 최고경영자의 말을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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