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란 말이 이번에도 적용이 될 수 있을 것인가?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경제 위기와 함께 어느 사이 전기차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박철완 박사 <chulw.park@gmail.com>
고문 컨설턴트 automotive electronics
주요 원인이 경제 위기에서 촉발된 유가 상승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그런데 유가 상승을 단순히 미국발 경제 위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이미 세계 제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선 중국이 새로운 석유‘블랙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촉발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제 위기를 넘겼다고 해서 유가가 다시 떨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몇 년 전, 모 경제학 입문서에서는 배럴 당 200불 시대가 올 것임을 예견하며 이에 대비하자고 외치기도 했다. 여하튼 석유의존도를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사건이 터짐에 따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3월 30일부터 저속전기차(Neighborhood Electric Vehicle, NEV)의 운행을 허용하는 국토해양부‘자동차 관리법’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배터리 전기차 시대의 빗장이 열렸다.
한 세기 전, 포르쉐 집안에서 전기차를 제안한 이래 이제야 우리 곁으로 다가오게 된 전기차에 대해 경제적, 기술적관점에서대중화의가능성을꼼꼼히따져보자.
전기차의 정의
전문가들이 받아들이는 전기차에 대한 엄밀한 정의도 있겠지만, 필자는 전기차라고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근거를 가지고 전기차를 정의해보도록 하겠다.
전기차란, 구동 방식으로 전기에 의해 구동되는 모터(즉,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방식의 자동차, 혹은 탈 것(여기서의 탈것이라는 의미는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다)을 의미한다.
광의의 전기차는 이미 상용화된 풀 하이브리드 방식도 포함될 수 있지만, 협의의 전기차는 순수 전기 모터로만 구동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광의의 전기차는 토요타의 프리어스, 캠리 하이브리드, 렉서스 하이브리드 LS600Lh, RX450h 등) 등과 같은 풀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구동용 전기 모터만 들어가 있으면 전기차라고 할 수 있다. 협의의 전기차는 닛산 리프(Leaf), 미쓰비시 아이미브(i-MiEV), 테슬라 모터스의 전기 스포츠카, BMW Mini-E, 그리고 GM의 The Volt 등과 같이 순수 전기 모터로만 구
동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탈 것을 의미한다.
전기차의 정의에서 탈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면, 세그웨이(Segway) 같은 새로운 형태의 이동 수단도 전기차로 구분하는 것에 대해 모호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미주 지역에서는 몰캅들이 세그웨이를 이동 수단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세그웨이 같은 형태의 이동 수단도 탈 것은 맞지만, 차와는 분명 다른 면이 많다. 그리고 차라고 하면 반드시 따라와야 하는 사회간접자본(Social Overhead Capital, SOC)으로서‘도’가 있다는 점 또한 생각하면, 이 글에서는 전기차라고 할 때 포장도로 위를 달리도록 디자인되고 생산된 차를 지칭하는 것으로 한정한다. 물론, 엄밀한 의미에서의 정의는 시대가 바뀌고 패러다임이 변함에 따라‘Vehicle’의 방식이‘Automotive’만이 유일한 것이 아니게 되었기 때문에, Vehicle이라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 따라서 이 글에서 전기차의 영어
표현은 Electric Vehicle이 옳다.
배터리, 그리고 연료전지
이 글에서 논할 전기차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구동 방식으로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방식이되 포장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고 생산되었으며 장거리를 주행하는데 있
어서 충전소 형태의 스테이션의 도움이 필요한 자동차라고 구체화시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도록 한다(참고로 최근에 제정된 서울시 조례에 의거하면, 우리나라는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를‘저속전기차’와‘고속전기차’라는 행정용어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사실 전기차가 제안된 지 한 세기가 지났지만, 요소기술의 성숙과 완성에 의하지 않고
순전히 시장의 니즈에 의해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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