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의 힘

오래전 온스타(OnStar) 서비스를 론칭하고 1,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GM이 최근 구글과 협력했다. 구글에서 만든 스마트폰을 자사의 모델들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GM과 구글의 협력은 혁신 없이 성공적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노키아는 하만(harman)과 제휴를 했다. 노키아 폰을 하만의 카 오디오에 연결하기 위해서다. 노키아는 글로벌 단말 제조사이기도 하지만 단말 플랫폼 개발사이기도 하다. 애플은 폭스바겐과 제휴해 컨셉트 EV에 아이폰을 연결할 수 있는 킥보드 솔루션을 선보였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시장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십년간 독자적으로 추진해 왔던 자체 텔레매틱스 서비스만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같은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수년 동안 자동차 제조사 및 모바일폰에 내장되는 텔레매틱스 개발을 담당해 온 필자는 이같은 트렌드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음을 말하려 한다. 이기종 간 컨버전스 상품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회사 간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는 조직이 필요하다. 즉 상대방을 이해하고 이를 지원하는 조직 말이다. 유사 업종 간에는 이같은 조직이 존재하지만 이종 산업 간에는 없다. 대기업일 경우는 자기 산업 구조에서 나름대로의 자체 조직을 가질 수 있지만 메인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소수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스피드한 트렌드를 따라가기란 무척 힘들다. 즉 제휴가 방법일 수밖에 없는데 이 제휴에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조직 존재 여부에 따라 속도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구글에 자동차를 이해하는 조직이 있는지, 또는 자동차 회사에서 구글 서비스를 이해할 수 있는 조직이 있는지에 따라 컨버전스 서비스 개발 속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충전의 문제

지금까지의 자동차는 IT 장치라 하기 보다는 기계 부품의 조합이라고 해야한다. 그러나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전기차는 보다 IT 장치에 가깝다. 이는 전기 사용을 전제로 개발돼 왔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전기를 저장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다. 전기차에 내장되는 배터리는 220 V를 기준으로 충전 시간이 적게는 4시간에서 많게는 8시간이 걸린다. 충전 시나리오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차장이 있는 단독 주택에서 충전할 경우 주차장 옆에 가정용 충전기를 설치하고 전기차를 주차한 후 충전 소켓을 연결한다. 마지막으로 충전기에 설치된 버튼을 눌러 충전 절차를 마무리한다. 충전이 완료되면 더 이상 충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아침에 충전 소켓을 제거한 후 운행하면 된다. 주행 중에는 운행 중 전기차 내부에 설치된 충전 게이지를 통해 충전 상태를 확인한다. 사용 환경에 따라 주행거리는 달라질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짧게는 50 km에서 길게는 200 km 정도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아직은 장거리 이동수단으로 이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재충전에 필요한 시간은 향후 5년 내 기술 수준으로 보아 15~20분 수준으로 줄어 들 수 있다. 이 경우 가솔린이나 경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주입하고 지불을 마치는 시간과 비교한다면 5~7배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리는 셈이다. 전기차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충전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예를 들어 베터플레이스와 같은 배터리 교환 시스템도 이중 하나다. 배터리 규격을 가급적 표준으로 만들고 차가 주유소와 같은 배터리 교환 장소에 들어오면 기계장치를 이용해 배터리를 신속하게 교환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이스라엘이 가장 먼저 도입하게 된다(국토가 비교적 좁아 장거리 운전자가 많지 않기 때문). 그러나 배터리 교환 시스템은 건설 비용이 상당히 들어가게 돼 충전소처럼 촘촘히 배치하기 어렵다. 이를 차량 구입가를 낮추는 BM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한 조건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