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utomotive Wars: ‘Emotion Follows Those Who Embrace New Challenges’
자동차 전쟁: 기술자의 감정은 새롭게 도전하는 리더를 따른다
나고야대학 야마모토 마사요시 교수 인터뷰
2024년 09월호 지면기사  / 글 | 박정규 겸직교수, KAIST 기술경영대학원


야마모토 교수와 박정규 교수가 테슬라 모델 3의 분해된 인버터를 들고 있다. 테슬라는 인버터의 PCB를 미국 지도 형상으로 만들었다.

Prof. Yamamoto Masayoshi, Nagoya University       나고야대학 야마모토 마사요시 교수

지난 8월, KAIST 기술경영대학원 박정규 교수가 나고야대학의 파워 일렉트로닉스 전문가 야마모토 마사요시 교수를 인터뷰했다. 야마모토 교수는 일본에서 진행되는 각종 전기차 티어다운(분해/분석)에 참가하면서 파워 일렉트로닉스 관련 부품(인버터, 컨버터 등)을 직접 분해, 분석하고 그 결과 일부를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고 있다. 중국, 미국 등 최신 전기차 모델 티어다운을 소재로 시작해 박 교수와 야마모토 교수는 전기차,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 경쟁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 박정규 겸직교수, KAIST 기술경영대학원


야마모토 마사요시(Masayoshi Yamamoto)
나고야대학 미래재료/시스템 연구소 교수이면서 전기공학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2004년 야마구치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기업과 대학에서 연구를 진행하다가 2017년부터 나고야대학에서 5명의 연구교수와 파워 일렉트로닉스의 주요분야인 자기응용, 고주파, 제어설계, 인버터 설계, 노이즈 해석 및 시뮬레이션 분야의 세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 3억 엔의 연구비용을 갖고 연구실을 운영 중이다.  

박정규(Jeonggyu Park) 

박정규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직교수는 한양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기계공학 석사, 일본 교토대학에서 정밀공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생산기술원, 기아자동차 중앙기술연구소, 현대자동차 자동차산업연구소․해외공장지원실 등에서 근무했다. 미시간대학 방문학자, 교토대학 정밀공학과 조교수,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번역서로 '반도체초진화론' '실천 모듈러 설계' '모노즈쿠리' 등이 있다.










Park        최근 일본경제신문 자매지인 xtech에 중국 고급 전기차 브랜드 Zeekr의 EV007 차량 티어다운 관련 내용을 연재하고 있으시죠? 연구 활동을 보면 다른 교수들과 달리 전기차/ 하이브리드 카를 분해해서 그 특징을 이야기하는 활동을 활발하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직접 차를 분해해 파워 일렉트로닉스를 분석하기 시작했나요? 
Yamamoto      
 2세대 프리우스(Prius)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기업 의뢰를 받고 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흥미를 갖고 했습니다. 프리우스의 ‘파워 일렉트로닉스(power electronics, 이하 파워 일렉)’를 분해해서 인터넷에 공개했더니, 토요타에서 상당히 화를 냈었죠. 그래도 프리우스 분해를 계속했는데, 그것만 하면 토요타가 화를 내니까 닛산의 리프(Leaf) 등 다른 메이커의 전기차도 분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차종의 파워 일렉 분석을 지속하다 보니까 이제는 모두가(카 메이커) 연구를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올해엔 일본경제신문에서 진행하고 있는 중국의 전기차들과 테슬라, 예를 들어 Zeekr의 EV007과 샤오미의 SU7, 그리고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 티어다운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차량 전체를 분해하는 총괄자가 제게 파워 일렉 관련 부품을 보내 주면 분석해 의견을 보냅니다. 이미 Zeekr의 EV007 분해를 완료해 관련 기사를 xtech(일본경제신문 자매지)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Park        요즘 중국 전기차 기세가 상당합니다. 그들의 차를 티어다운하고 나니 어떤 특징이 보입니까?  
Yamamoto        
배터리, 충전기, 컨버터 등을 분해해 보면 BYD나 Zeekr 모델의 구조가 거의 비슷합니다. 
중국 연구개발 조직을 보면, 한 조직이 10명으로 구성된다면 1명의 매니저가 9명의 연구원과 함께 하는데, 이 연구원들이 3년 정도 일하면 거의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깁니다. 중국은 이처럼 인력 이동이 많은데 고급 기술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21년 6월 지리자동차의 최고기술책임자 후정난(胡炤楠)이 샤오미로 자리를 옮긴 것입니다. 그가 연구개발 전반을 담당해 SU7을 개발했습니다. 

일본에서는 토요타 엔지니어가 혼다로 이직하는 사례가 거의 없는데, 그러니까 중국에서는 기술자가 빈번하게 회사를 옮기면서 각 회사의 하드웨어 설계가 비슷해진다는 것입니다. 메이커에 따라 비교적 고가 부품을 적용하느냐, 그렇지않느냐의 차이만 있는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는, 파워 일렉 부품의 구조, 철학은 독일을 기본으로 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조금씩 중국 제품으로 교체해 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지리 연구소에서 샤오미로 자리를 옮긴 후정난
사진 출처 | https://new.qq.com/rain/a/20210602A04Q2300

후정난(胡炤楠)           1975년생, 난징항천항공대학교를 졸업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상하이 자동차 산업기술센터 엔지니어로 근무한 후정난은 2000년에 상하이 롱창 자동차 디자인 유한회사를 설립해 BYD의 F3, 지리의 디하오(帝豪) EC7, 창청의 하발 H6 등의 차량 개발 업무를 책임졌다. 2012년 지리자동차에 입사했고, 2016년 지리자동차 연구소장으로 일하면서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 등 주요 플랫폼 개발 담당자로 알려지면서, 지리자동차 개발의 핵심 인물로 성장했다. 2021년 6월 샤오미로 회사를 옮겨, SU7 차량 개발에 참여했다. 후정난은 지금까지 100여 개모델 연구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Park        중국 메이커들의 전기차 부품이 전반적으로 비슷하고 빠른 순간에 상향 평준화됐습니다. 한편으로는 규모의 경제로 부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방향이라고 봐도 될까요? 그러면, 이들 간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교수님은 샤오미 차도 타봤고, SU7도 구입해 분해할 것인데, 이미 분해한 Zeekr EV007과 비교하면 어떤 점들이 다를까요?  
Yamamoto      
 디자인에서 회사별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차별점이 있다고 한다면 오히려 소프트웨어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샤오미의 차는 운전자와 자동차가 서로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여러 가지 정보를 알려 주는 것이 우수합니다. 
 

Park        닛산이 2010년부터 리프 전기차를 만드는 등 일본은 꽤 일찍 전기차를 시작했습니다만 지금은 ‘일본 전기차는 늦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본의 전기차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Yamamoto        
일본의 전기차 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BYD가 파워 반도체를 직접 만드는 것처럼, 토요타는 꽤 오래전부터 히로세 공장에서 파워 반도체를 만들어 왔고 지금은 이 히로세 공장을 덴소로 이관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성능과 품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격 경쟁에서는 일본이 중국 기업을 이기기 힘듭니다. 그래서, 일본 메이커는 부품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성능에서 중국 차량과 차별화를 시도합니다.  

토요타는 e-TNGA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bZ4X란 차를 만들었습니다. 이 차는 전후륜 모두에 80 kW 모터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같은 e-TNGA 플랫폼을 사용하는 렉서스 RZ-450e는 전륜에 150 kW, 후륜에 80 kW 모터를 사용합니다. RZ-450e는 운전과 노면 상황에 따라 협조 제어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전후륜의 구동력을 제어합니다. 즉, 부품은 중국 것을 사용할 수 있지만, 상위 단계에서의 전체적인 통합에서 차별화해 토요타 나름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RZ-450e는 이런 차량 제어를 통해 사람이 느끼는 불편을 줄일 수 있도록 합니다. 


 

Zeekr EV 007, 출처 | xtech



Park        최근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 화웨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웨이 상황은 어떤가요?    
Yamamoto        
화웨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오히려 이야기드리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은, 화웨이의 기술 기반은 독일이지만 일하는 방식은 일본과 유사합니다. 유럽에는 보쉬, 지멘스 등 여러 대형 부품사가 있고 이 부품사들의 사업 영역은 서로 다릅니다. 그런데 화웨이는 이 부품사들이 하는 일을 다 합니다. 이것은 오히려 덴소랑 비슷합니다. 실제로 화웨이에서 일하는 일본 엔지니어들도 많습니다. 덴소가 토요타를 위해 많은 부품을 개발하는 것처럼 화웨이도 전기차 부품을 만들어 완성차 메이커에 공급합니다. 하지만 화웨이도 아직은 전기차 부품으로 돈을 벌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Park        매년 몇 대의 차량을 분해하고 분석합니까?   
Yamamoto      
 최근에는 한 해에 3대의 차량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xtech에 게재되고 있는 Zeekr의 EV007를 티어다운을 이미 했고 샤오미를 분석할 예정입니다. 이 차는 이미 나고야대학에 와 있어 직접 타 봤습니다. 그다음은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이 될 것입니다. 이런 티어다운은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xtech, 일본능률협회와 공동으로 하는 작업입니다.
저는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 티어다운에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48V 시스템, 스테인리스 차체,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 By Wire, SBW) 등 상당히 많은 신기술이 적용돼 있기 때문입니다. 사이버 트럭을 운전해 보니 향이 매우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SBW 기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Park        닛산이 이미 SBW 기술을 적용했고, 토요타도 렉서스의 RZ-450e에 이를 적용하겠다고 한 것으로 압니다만.  
Yamamoto        
닛산의 SBW 기술은 평상시에는 와이어로 조향하지만, 긴급한 상황이 되면 기계적으로 조향할 수 있도록 돼 있어 100% SBW라고 하기는 힘듭니다. 토요타가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SBW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 모델 3 인버터를 들고, 파워 일렉트로닉스 개론을 설명하고 있는 야마모토 교수. 
출처 | https://www.youtube.com/@yamamotoecs




Park        갑자기 테슬라란 새로운 회사가 나타나서 신기술을 선보이면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방향을 바꿔 나가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미국 자동차 산업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Yamamoto      
 저 역시도 미국 자동차 산업에는 새로운 것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테슬라가 완전히 기존 관념을 바꿔 버렸습니다. 2019년 테슬라의 모델 3를 티어다운해 보고 난 뒤 정말 놀랐습니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이후에도 테슬라 차를 티어다운했는데 지속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가령 차량 앞부분에 센서가 하나 없어지면 그곳에 함께 있던 기판도 사라집니다. 그리고 공기저항(Cd값)을 줄이기 위해 그 부분의 모양을 일부 변경합니다. 따라서 같은 모델 3라고 해도 2년 전 모델 3와 지금의 모델 3는 다릅니다. 전체적인 차체는 비슷한 것 같지만, 작은 부분을 계속해 변경하고 있습니다. 

모델 Y에서는 기가캐스팅을 도입했는데, 사실 이를 도입하면 차량이 너무 하드해집니다. 그래서 기가캐스팅을 도입하고 난 뒤 테슬라는 서스펜션 부분을 새로운 구조로 해 소프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것들은 표면적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기존 차와 전혀 다른 사이버 트럭과 같은 차를 만들 듯이 테슬라는 정말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회사입니다. 


Park        도대체 미국이 어떻게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까요? 자동차 산업이 성숙 산업이라고 인식되면서 미국에는 자동차를 전공하는 인재도 별로 없는데 말이죠?
Yamamoto      
 옛날 일본도 혼다 쇼이치로 등 특정 기술자의 매력에 따라 인재들이 몰린 때가 있었습니다만, 지금 일본은 성숙 사회가 되면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나라가 돼 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새로운 도전이 힘듭니다. GM과 포드도 모두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회사가 됐죠. 
그런데 지금 테슬라는 시스템이 아니라 ‘일론 머스크’란 사람의 매력에 인재들이 몰려드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에 대한 구심력으로 회사가 움직이면서 주말도 거의 없이 철야로 일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스페이스 X도 마찬가지고요. 
토요타에서는 토요타 아키오 전임 사장이 일론 머스크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더 좋은 차, 재미있는 차를 만들자’란 이야기를 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토요타 아키오는 어디까지나 자동차란 업에 있지만, 일론 머스크는 자동차란 업을 벗어나 자동차로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생각에 여러 도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새로운 반도체, 패키징, 드라이버 컨트롤러, 쿨링 시스템을 만들면서도 저처럼 티어다운하는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있도록 인버터를 미국 지도 형태로 만들 정도로 테슬라는 새롭고 재미를 추구합니다.

샤오미의 SU7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차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말 SU7이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라고 생각합니다. 토요타가 자동차를 위해 소프트를 사용한다면, SU7은 다른 목적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기업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가 닛산을 매수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정도의 혁신을 해야만 일본이 이 경쟁에서 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은 감정을 갖고 있고, 그 감정은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을 따른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사람이구나’란 생각을 자동차 산업에서 느낍니다. 


Park        그렇군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성숙한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 소용돌이를 만들면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씀이군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오늘 인터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야마모토 교수가 있는 나고야대학 에너지변환 일렉트로닉스 연구관(C-TECs)을 살펴봤다. 이 연구소는 201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나고야대학 아마노 히로시(天野浩) 교수(나고야 대학 학사/석사/박사)가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18년 12월 완공된 C-TECs 연구시설은 건물 구조가 독특한데, 학생 연구실이 여러 분야의 연구자가 융합 연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특별히 지정된 자리도 없다.
학생들과 교수 연구실 사이에는 큰 계단 형태의 연결 통로가 있는데,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를 할 수 있다. 야마모토 교수의 파워 일렉 실험실에는 학생들이 각종 시험 장비를 갖고 직접 회로를 만들고 분석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파워 일렉 연구실 소속 4학년 학부생들도 직접 실험 장비를 다루면서 졸업 논문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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