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티넨탈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컨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 MWC)에서 NXP 반도체와 함께 근거리 무선통신(Near Field Communication, NFC) 기술을 활용한 컨셉트 카를 선보였다.
MWC의 NXP 부스에 전시된 콘티넨탈의 컨셉트 카는 예를 들어 사용자가 NFC가 지원되는 모바일폰을 자동차에 가까이 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모바일폰의 보안 칩과 자동차 간 인증 사이클이 활성화되면서 차는 맞춤화된 환영 메시지로 운전자를 맞이하고 운전자에 따라 좌석 값을 세팅하고,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맞춤화한다. 대시보드의 독(dock)에 폰을 꽂으면 폰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일체화되고 운전자 취향에 맞는 곡들을 불러오고 오디오 스트리밍을 활성화한다. 핸즈프리도 자동으로 설정한다. 엔진 이모빌라이저(immobilizer)를 해제해 엔진을 작동하기도 한다. NFC폰은 차량의 연료량, 마일리지, 서비스 데이터 등 중요한 진단 데이터를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며 GPS를 사용해 자동차의 위치 좌표도 NFC를 통해 모바일폰으로 전송한다.
떠오르는 NFC
콘티넨탈의 안드레아스 울프(Andreas Wolf) 차체 및 보안 사업부 이사는 “컨셉트 카는 ‘올웨이즈 온(Always on)’ 비전을 실현하려는 콘티넨탈과 NFC의 NXP가 함께 이뤄낸 진전”이라며 “NFC 기술을 통해 우리는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소비가전 제품과 보다 빠르고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NFC는 아이폰 5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NFC는 13.56 M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 모듈로, 10 cm의 가까운 거리에서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NFC는 차세대 결제 시스템으로 유력해지며 전자결제, 교통카드, 파일전송 등의 서비스를 주 영역으로 하고 있다. 특히 블루투스, 지그비, 900 MHz RFID와 달리 보안성에서 암호화 적용이 가능하단 점이 강점이다. 때문에 내장된 보안 칩과 결합돼 모바일 기기에서 한차원 높은 편리, 상호작용, 보안성을 제공할 수 있다. NFC 기기 간 데이터 최대 전송률은 424 kbit/s다.
NFC 서비스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에 NFC를 탑재해 공급하면서 대중화될 전망이다. 노키아가 2011년부터 스마트폰에 NFC 기능을 기본 탑재할 계획이고, 미국의 AT&T, 버라이즌, T모바일 등은 공동으로 NFC 관련 회사를 설립해 2012년부터 전국에 NFC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프랑스에선 니스에서 NFC 폰을 활용한 교통, 전자지불, RFID, 관광정보 등의 시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독일 등 몇몇 국가들은 NFC를 여권, ID 카드 등에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서 NFC 방식이 2010년 약 3억 1,600만 건에서 2015년이면 35억 7,200만 건으로 무려 11.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키도 했다.
NXP 반도체의 루디거 스트로(Ruediger Stroh) 수석 부사장은 “NXP와 콘티넨탈은 여러 해 동안 협력하면서 키리스 엔트리(Keyless Entry) 시스템과 같은 주요한 혁신을 이뤄왔고 이번에 세계 최초의 NFC 컨셉트 카를 선보이게 됐다”며, “NFC는 인류가 주변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키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폰은 디스플레이로
NFC는 자동차에서도 스마트폰이나 NFC 키팝에 이용돼 결제뿐만 아니라 물품 정보, 여행정보, 교통정보, 출입통제 및 잠금장치 등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델파이가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하는 저비용의 NFC 키팝을 내놓으며 스마트 키의 대안을 제시했고, 발레오는 오렌지와 함께 NFC 기반의 가상 키를 카 셰어링 솔루션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델파이의 베스 슈바르팅(Beth Schwarting) 이사는 “델파이의 차세대 키팝은 현재 시장에 제공되고 있는 키팝이 제공하지 않는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다. 차내 및 인터넷 연결 없이 운전자와 플릿 오퍼레이터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보안 및 진단, 에코 스코어 등의 매우 중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한다. 이같은 기능은 카 메이커들의 차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 메이커 중 BMW는 지난해 NXP와 협력해 NFC 기반의 프로토타입 키를 개발하며 보다 업그레이드 된 기능을 선보였다. BMW의 키는 대중교통 티켓을 저장하는 키티케팅(Key Ticketing), 차량 정보 관련 서비스인 키인포(KeyInfo), 전자결제의 키페이먼트(KeyPayment), 자동차·사무실·호텔 룸 등의 도어 개폐 및 인증의 키액세스(KeyAccess) 등 4가지 기능을 구현했다.
BMW의 전문가들은 NFC 기술과 애플리케이션을 자동차 키에 통합시키며, GSM·블루투스·WiFi 등의 채널과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모바일폰에 비해 높은 안전성·신뢰성·보안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BMW의 접속/인증 시스템 개발부문 토마스 크라츠(Thomas Kratz) 연구원은 “자동차의 키는 민감한 개인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완벽한 매개체다. NFC를 활용한 키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모든 기능을 단 한 번의 콜로 차단한다”고 말했다.
키인포 기능은 차에 탑승하지 않았을 때에도 중요한 차량 정보에 대한 차주의 접근을 NFC 인터페이스와 모바일 기기를 통해 가능하게 한다. 프라이징거 박사는 “차 문이 잠겼는지 확신이 들지 않거나, 차가 어디에 주차돼 있는지, 연료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물론 예약 좌석이 어디인지 등에 대한 답을 키인포 기능을 통해 사용자에게 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는 차량 도어의 개폐 상태, 마일리지, 연료 잔량, 배터리 충전 레벨, 지난 경보 메시지, 서비스 데이터, 차량의 GPS 정보, 저장된 티켓 정보 등을 포함한다. 이같은 기능은 운전자가 언제 점검 서비스를 받았는지, 차 문이 잠겼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불편을 없애준다. 카파인더(CarFinder)와 같은 기능은 주차해 놓은 차를 찾기 힘든 경우에 패스워드로 보호된 GPS 위치 데이터를 읽어 차 위치를 안내해준다. 충전 레벨과 관련해서는 공원이나 호수를 우회할 경우의 주행 가능거리에 대해서 알려준다.
BMW의 구상
사용자의 모바일폰 등 기기는 키에 중요한 데이터가 남아있는 동안 디스플레이 유닛이 된다. 키인포 사용이 가능한 기기는 BMW 애플리케이션이 인스톨된 NFC 가능 기기다. 데이터는 운전자가 차 안에 있는 동안 자동으로 자동차에서 키로 전송된다. 데이터 접속에 대한 패스워드 보호가 이뤄진다.
BMW의 프로토타입 키의 핵심은 미래의 커넥티비티, 멀티모달 커뮤팅 환경을 적극 고려한데 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도심의 혼잡을 경고해 운전자가 철도,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을 때에 차 내에서 티켓을 구매하고 키에 저장할 수 있게 한다.
차내의 iDrive 컨트롤러를 이용해 키티케팅에서 목적지를 고르고 구매를 결정한다. iDrive와 디스플레이를 통한 새로운 방식의 예매는 커넥티드드라이브(ConnectedDrive) 콜 센터를 통해 이뤄진다. 예를 들어 도이치반(Deutsche Bahn)의 서버로부터 티켓을 예매하고 나면 BMW의 온라인 연결을 통해 차량에서 요금을 지불하고 티켓을 발급 받는다. 이후 자동적으로 원격 도어 록/언록 등에 이용되는 UHF(Ultra High Frequency) 인터페이스를 통해 티켓은 운전자의 키로 전송된다. 결과적으로 고객은 티켓을 프린트할 필요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단지 핸드헬드 전자티켓을 이용하듯 자동차 키를 들고 있기만 하면 된다.
RFID기술 연구팀의 예르크 프라이징거(Jorg Preiβinger) 박사는 “미래에는 티켓 예매에 있어 기다림, 잔돈 부족, 복잡한 결제 시스템 이용 등의 불편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의 키는 비접촉식 크레딧 카드로 이용될 것이고 이미 이를 위한 인프라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키페이먼트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는 단지 키를 들고 있기만 하면 된다. 비접촉 크레딧 카드는 특성상 대략 25유로의 소액결제를 매우 빠르고 간편하게 만든다. 큰 액수의 결제에서도 일반적인 크레딧 카드의 경우 서명이나 개인식별번호(PIN) 같은 추가적인 인증과정이 요구되지만 키페이먼트에서는 자동화돼 매우 간소해진다.
자동차 키에 크레딧 카드 기능이 통합된다면 새로운 보험 상품에서부터 신차 소프트웨어에 대한 파이낸셜 서비스 등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의 가능성이 대폭 확대될 것이다.
키티케팅, 키페이먼트가 가능해지면 호텔에서 지급하는 카드 대신 차 키만 들고도 예약된 룸에 들어갈 수도 있다. 차 내에서 결제해 예약하면 인가 데이터가 키에 저장된다. 이와 유사하게 일반적인 주택이나 카드 리더와 같은 다른 액세스 시스템에도 이용될 수 있다.
프라이징거 박사는 “미래에는 장거리 이동 후 호텔에 도착하고 수속과정 없이 그대로 룸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키액세스를 통해 운전자는 차에서 호텔 룸 키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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