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수 에티포스 최고사업책임자 Sungsoo Hong CBO of ETTIFOS
V2X 기술은 교통안전, 편의를 위한 수단이다. 이제 통신기술 자체에 대한 논쟁이 정리됐으니 도로이용자를 위한 본격 서비스를 위해 정부, 자동차, 통신사, 칩셋 공급사, 장비사들이 협력할 때다. 현재 표준 LTE-V2X, 차세대 표준 5G-V2X를 하나의 칩셋에서 구현하는 SDM 기술로 글로벌 무대에 출사표를 던진 에티포스. 홍승수 사업총괄 상무와 V2X 통신기술 논쟁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C-V2X vs. DSRC’ 논쟁은 이제 사실상 종결된 것인가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Hong 사실 V2X 통신방식 논쟁은 데이터의 전송수단에 대한 논쟁이었습니다. V2X 체계의 근본적인 목적은 도로 인프라 및 도로이용자 간 의미 있는 데이터를 무선통신을 통해 교환해, 교통사고 사상자를 줄이고 관련된 사회적, 경제적, 정서적 비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V2X 체계가 레벨 4 이상 자율주행의 필수 요소로 대두되면서 V2X 체계의 근본적인 목적에 대한 논점이 흐려졌습니다.
V2X 체계는 분명히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교통 효율화, 환경친화적 교통체계를 실현하는 필수 요소로 각광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V2X 체계에 대한 정책, 기술, 서비스를 이야기할 때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겪게 될 불행을 막는 것이 V2X 체계의 궁극적인 목적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V2X 표준에 대한 논쟁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점을 망각하고 V2X 표준 및 기술 논쟁에 매몰되어 표준 및 기술 자체의 우월성을 따지거나 특정 표준을 지지하는 진영의 이익에 경도되어 생명을 살리는 기술로서 V2X 체계의 근본적인 목적을 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V2X 통신방식 논쟁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목적을 간과한 기술 논쟁이란 점입니다. V2X 통신표준을 둘러싼 기나긴 논쟁 과정에서 V2X 체계 도입이 지연됐고, V2X 체계 도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효익을 놓쳤습니다. V2X 기술에 대한 우열 및 산업 파급효과에 대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동안 교통사고 사상자 감소라는 V2X 체계의 근본적 의미는 간과된 것입니다. 앞으로 V2X 기술 및 정책을 논할 때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시장원리의 작동입니다. C-V2X 방식이 우세하게 된 동인은 C-V2X 방식 도입을 통해 이윤을 기대하는 집단의 힘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즉, 교통안전, 교통사고 사상자 감소라는 공익적 재화 공급에도 참여자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원리가 작동될 때 투자와 기술 진보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셋째, 공공부문 역할의 중요성입니다. 교통안전을 시장기능에만 맡길 수는 없습니다. 정부 및 공공부문은 V2X 체계 개발과 보급의 기반이 되는 ▶표준의 제정 ▶법과 제도적 기반 마련 ▶일관성 있는 V2X 통신 정책을 제공해야 사적 영역의 혁신과 투자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V2X 표준 논쟁을 통해 재확인했습니다.
넷째, 차세대 V2X 통신은 5G-V2X로 귀결됩니다. 지난 DSRC 방식과 C-V2X 방식의 경쟁은 결국 DSRC 방식과 C-V2X 방식의 현재 기술인 LTE V2X와의 경쟁입니다. 차세대 V2X 통신표준에 대해서는 공공진영, 상업진영 할 것 없이 C-V2X의 다음 표준인 5G-V2X라는 것에 모든 국가에서 견해차가 크지 않습니다. DSRC 방식의 차세대 표준인 802.11bd(NGV: New Generation V2X)의 표준화는 2022년에 완료되기는 했으나, 이 표준을 차세대 표준으로 검토하는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V2X 체계의 목적과 논쟁의 교훈 이후 글로벌 차원에서 남은 이슈는 뭔가요?
Hong 첫째, 본격적인 서비스 전개입니다. 지금까지는 V2X 서비스를 위한 수단에 대한 논쟁으로 시간과 비용을 지불했으니, 이제는 본격적인 서비스 도입을 통해 운전자와 도로이용자들이 V2X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안전이라는 공공재를 정부가 투자해 공급하는 것은 기본이고, 민간 플랫폼 사업자들이 V2X 서비스를 통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모델(ex. Tolling 등 V2X 결제, 내비게이션 서비스와 연동 등)을 민간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들과 함께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이를 위한 과감한 도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합니다.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우선적 투자가 마중물이 돼야 합니다. 즉, 정부의 기본적인 V2X 도로 인프라 투자를 통해 기본 안전 서비스를 시작하고, 민간 통신사 또는 서비스플랫폼 사업자들의 투자를 유도해야 합니다. 이때 정부 예산만으로는 지속적인 V2X 서비스 확대가 불가능하고 민간 서비스플랫폼 사업자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해야 민간의 자발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셋째, 각국의 NCAP 등을 통한 V2X 도입 인센티브 강화가 필요합니다. V2X 서비스는 인프라와 차량을 두 축으로 합니다. 위와 같이 인프라 투자가 선행된다면, OEM들이 V2X 장비를 장착해 V2X 서비스를 완성할 것입니다. 완성차 업체는 차량 판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기 마련인데, 이런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V2X 서비스 활성화를 기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습니다. 이미 각국 정부는 NCAP 등의 평가 시스템에서 V2X 장착 차량에 가점을 주는 등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넷째, 기존 통신망과의 연계 서비스 도입이 필요합니다. V2X 서비스는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 간 직접 통신을 기본으로 합니다. 민간 서비스플랫폼 사업자의 V2X 시장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직접 통신뿐 아니라 기존 통신망을 활용한 V2N 서비스의 도입을 민간 사업자들과 함께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유럽, 미국, 중국, 한국 등 주요 지역의 정책·기술적 접근 방식이 여전히 다를 것 같아요. 어떤가요? 이에 따라 ETTIFOS는 어떤 전략을 취하고 계신가요?
Hong 지역별 V2X 통신기술 및 정책의 진화에 따라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정부가 주도해 설치하는 V2X 도로 인프라의 경우, V2X 통신표준이 DSRC 방식에서 C-V2X 방식으로 바뀌게 되면서 지금까지 구축한 DSRC 기반 장비를 철거하고 C-V2X 기반 장비로 새로 교체해야 합니다. 두 통신방식은 상호호환성이 없기 때문이다. DSRC 방식에서 LTE-V2X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른 통신방식이므로, 정책 변화에 따라 한 번은 중복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향후 또다시 통신방식이 업그레이드되거나 변경되면 다시 한 번 기존 V2X 시스템을 걷어내고 새로운 표준의 V2X 시스템으로 교체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제공되는 V2X 모뎀 칩셋으로는 V2X 통신표준의 변화 또는 업그레이드에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제한적인데, V2X 통신 모뎀이 하드웨어 칩셋(Hardwired Chipset)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는 일단 만들고 나면 수정 또는 변경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렇다고 모든 V2X 통신표준을 하나의 칩으로 구현하면 칩의 복잡도가 증가하고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특정 통신표준 또는 제한된 통신표준을 칩으로 구현하는데, 하드웨어 기반 V2X 모뎀은 칩을 교체하거나 장비를 교체하지 않는 이상 표준 진화에 대응하기 어렵거나 제한적입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에티포스는 소프트웨어 정의 모뎀(Software Defined Modem, SDM)을 개발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정의 모뎀 개념은 대부분 모뎀 기능은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실시간 고속 처리가 요구되고 통신표준 진화에도 변하지 않는 모뎀 기능은 하드웨어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으로 구현하는 방식입니다. 이 경우 V2X 통신방식의 진화에 소프트웨어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SDM 방식을 적용하면 현재 표준인 LTE-V2X에서 차세대 표준인 5G-V2X로 이행할 때 하드웨어 장비를 교체하지 않고 OTA(over-the-air)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기존 설치된 V2X 인프라 및 차량에 장착된 V2X 장비를 최신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개념은 V2X 산업에 일반화된 개념은 아니고 아직은 혁신적인 접근이지만, 국내 다수 연구기관의 실증을 거쳤고, 최근 SDM 기반 V2X 모뎀이 상용 V2X 칩과 상호호환성 시험을 완료해 기술적인 타당성을 확보했습니다. 이런 에티포스의 기술 전략은 지역, 통신기술의 진화에 각국 정책 담당자들 또는 차량 설계자들에게 상당한 유연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말씀하신대로 V2X는 인프라 의존도가 높은 기술입니다. 도로 인프라 구축이 더딘 상황에서 V2I보다는 V2V(sidelink)를 우선하는 접근이 더 현실적이라고 보시나요?
Hong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V2X 서비스는 인프라 투자가 마중물이 돼야 하는데, 예산 및 통신방식 문제로 지금까지 많이 지연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현실적인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V2V를 우선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데에 동의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까지 V2X를 차량에 가장 많이 장착한 OEM은 폭스바겐입니다. Golf, ID 시리즈 등 200만 대 차량에 V2X 직접통신 장비를 장착해 출시했습니다. 지난 5월에 개최된 ITS 유럽 총회에서 폭스바겐의 V2X 기능 개발리더와 논의한 바, 폭스바겐의 V2X 서비스는 V2I 중심 위험경고(Hazard warning) 서비스보다는 V2V 중심의 ADAS 서비스라고 합니다. 앞으로도 OEM 입장에서는 ADAS 서비스로서 V2X 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계획으로 보입니다.
V2I 보다 V2V가 더 필요하다거나, 더 우수하다는 관점이 아니라, 인프라 투자에 제약이 있으니 가능한 서비스 먼저 전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미에서 기자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V2X 도입에 있어 정부와 OEM, 티어 1 등 이해당사자의 책임 분담 구조는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Hong 책임이라고 하니 좀 무섭네요^^. 각 이해관계자의 역할과 순서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첫째, V2X 도입 및 활성화의 1차적인 역할은 정부에 있다고 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V2X 체계의 궁극적 목적은 도로이용자의 안전이고, 안전은 공공재 성격이므로 정부가 정책과 투자가 앞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안전이라는 공공재를 공급하기 위해 정부가 V2X 인프라 투자를 전담할 수도 있지만,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안전 서비스에 더해, 민간 참여자들이 수익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방형 V2X 통신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여가 가능한 민간사업자라함은 자체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통신사 또는 내비게이션 사업자 등 서비스플랫폼 사업자들을 말합니다.
셋째, 이런 환경이 조성된 이후, 또는 동시에 정부는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OEM과 티어 1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위에 언급한 통신사 또는 서비스플랫폼 사업자들과 자동차들이 협업을 하거나, 또는 최근 자동차사 스스로 서비스플랫폼이 되고자 하는 경향을 활용해 V2X 망을 활용한 수익성 있는 부가서비스 개발을 유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TTIFOS는 V2X 통신 스택, 시뮬레이션 도구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맞나요? 자랑하고 싶은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Hong 에티포스의 기술적 차별화는 아무래도 말씀드렸던 소프트웨어 정의 모뎀(SDM, software-defined modem)입니다.
정책 측면에서 미국과 한국의 V2X 통신방식에 대한 논쟁으로 산업발전이 지체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통신방식 변경에 따른 장비 교체 비용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므로 훨씬 유연한 정책 운용이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표준이 진화할 때마다 V2X 인프라의 장비를 교체할 필요가 없어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장비 교체를 위한 시간과 인력의 투입을 줄일 수 있습니다.
차량 측면에서는 차량 교체 주기 내에서 차량을 교체하지 않고도 OTA 방식으로 최신 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SDV 개념에 부합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로 돼 있습니다.
보안을 포함한 각종 글로벌 인증 및 검증 측면에서 ETTIFOS는 어느 수준에 도달해 있는지 궁금합니다.
Hong V2X 장비는 통신 제품이므로 글로벌 통신, 보안 및 서비스 표준에 부합하고, 장비간 상호 호환성을 보증해 주는 인증을 취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에티포스는 우선 2025년 4월까지 OBU 및 RSU에 대한 C-ITS 인증 취득을 완료해 국내 C-ITS 사업의 자격을 갖췄습니다. 이어 2025년 5월에는 에티포스의 OBU에 대한 글로벌 인증인 옴니에어(OmniAir) 인증을 취득했고 6월까지 RSU에 대한 인증을 취득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에티포스는 국내 및 미국에서 제품 공급을 위해 필요한 모든 인증을 취득하게 됩니다. 유럽의 경우 2025년 말까지 OBU 및 RSU에 대한 CE 인증 취득을 완료하고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V2X는 이제 QoS, AI 기반 판단 등과 결합되고 있습니다. ETTIFOS는 이런 기술 진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Hong 말씀하신 바와 같이 AI 및 QoS 등 진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기술을 지닌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에티포스는 2024년 12월에 코스닥 상장사인 에치에프알(HFR)과 AI-RAN 및 V2X 사업제휴 협약 체결했습니다. HFR은 모바일 통신장비 전문 기업으로 통신사를 위한 기지국 및 네트웍 장비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HFR은 기업 맞춤형 5G특화망 솔루션 'my5G'를 출시하고 국내 및 글로벌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협약을 통해 양사는 자율주행을 위한 C-V2X 기술과 제품개발을 포함한 AI-RAN(인공지능 기반 무선 접속 네트워크) 기술과 제품개발에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공동 제품개발 및 개발된 제품의 상용화와 국내외 프로젝트 추진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양사의 축적된 경험과 자원을 활용해 국산 기술과 제품의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에티포스의 핵심역량인 모뎀 설계 및 구현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각 분야의 강자들과 협력관계를 강화해 시장 진화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AI 기반 V2X 시뮬레이션이나 디지털 트윈 테스트 환경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와도 관계되나요?
Hong 네 맞습니다. 실시간 저지연 V2X 서비스 제공(ex. 원격주행, 자율주행을 위한 ADAS 서비스 등)을 위해 에지 컴퓨팅 기술이 사용되면서, 말씀하신 AI 기반 인지 기술 디지털트윈 환경이 C-ITS 사업에서 요구되는 추세입니다. 이런 분야 또한 에티포스의 핵심 기술인 모뎀 및 통신 서비스 기술과 에지 컴퓨팅을 활용한 센서 인지 및 디지털트윈 전문업체들과 이미 협업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곧 실력 있는 업체들과 추가적인 협력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SDV 시대에서 V2X는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시나요? 향후 V2X 애플리케이션은 어느 분야(교통 안전, 스마트시티, 전기차 충전 등)에서 가장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시나요?
Hong 앞서 에티포스의 기술 경쟁력은 모뎀 설계기술과 모뎀을 SDM으로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즉 차량 플랫폼이 HW 비중이 낮아지고 SW 비중이 높아지는 SDV로 진화된다면, 최적의 통신 대안은 SDM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통신 모뎀은 HW 기반이라서 차량 생산 시 한번 장착하면 새로운 서비스를 지원하도록 통신표준이 진화해도 이전 표준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에티포스는 이런 상식의 틀을 깨고, 통신 모뎀도 이제는 SDV가 추구하는 서비스 지향 플랫폼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활동이 눈에 띄어요. OEM 및 티어 1과의 협업 사례나 해외 고객 확보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과 기회는 무엇이었나요?
Hong 에티포스는 V2X 확산을 위해 자동차 업계와 통신업계의 협력을 목표로 하는 5GAA 활동을 중심으로 OEM 및 티어 1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지난 2024년 10월에 5GAA가 베를린서 주최한 제32차 회의주간 일환으로 진행된 시연에서 주요 OEM인 아우디와 BMW, 보쉬 등과 함께 5G-V2X 직접통신을 활용한 상호운용 가능한 5G-V2X 시스템을 시연한 바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에티포스는 지금까지 기술개발 성과를 결집해 2025년 4분기에 에티포스 최초의 LTE-V2X와 5G-V2X를 모두 지원하는 칩셋을 출시할 예정이고, 글로벌 OEM 및 티어 1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입니다. 글로벌 OEM 및 티어 1은 V2X 칩셋 시장이 오토톡스(Autotalks)와 퀄컴(Qualcomm)에 의해 과점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제3의 대안으로 에티포스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에티포스 V2X 칩셋이 출시되면 테스트해 보겠다는 OEM, 티어 1, 모듈회사들이 이미 많습니다.
이 시장을 뚫는 것은 막대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스타트업인 에티포스가 이런 고객을 확보하는데 있어 가장 큰 도전은 그들의 검증을 통과할 때까지 시간과 비용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에티포스는 시리즈B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며, 늦어도 7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에티포스는 최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ITS 유럽총회에서 ERTICO의 협력적-연결된-자율주행 모빌리티(CCAM) 이니셔티브 리더들에게 한국을 대표해 V2X 기술을 공유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5GAA에서는 에티포스의 김호준 대표(左)가 '5G-V2X 직접통신 기반 원격주행 및 기술 개발 동향’을 발표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국의 스타트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 필요한 자세나 접근 방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해외 파트너십에서 ‘한국 기술’ 또는 ‘ETTIFOS’가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Hong ‘한국 스타트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다’ 또는 ‘한국기술’과 같은 개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에티포스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글로벌 고객의 선택을 받는 기술과 제품을 공급하면 글로벌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목표로 하는 시장과 고객 범위와 크기가 스타트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인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에티포스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고객을 타깃팅했고, 한국시장에서의 성공이 글로벌로 이어질 수 있는 기본 조건으로 판단했습니다.
또,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면 조직 구성 및 운영도 글로벌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면 사업인력 전원이 미국, 영국, 한국 등 다국적 글로벌 우수 인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에티포스는 한국에 물리적인 사무실을 두고 있을 뿐 기술과 사업에 있어서는 이미 글로벌 회사입니다.
해외 파트너십에서 에티포스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요소는, ‘한국기술’이어서라기 보다는 글로벌 수준에서 경쟁력 있는 모뎀 설계 및 구현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절묘한 마켓 포지셔닝을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에티포스 구성원들끼리 하는 농담 중 하나가 “에티포스 모뎀 엔지니어 설계 경력을 합치면 ‘500년!”이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V2X 기술을 바라보는 개인적 비전이나 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Hong 저를 포함해 에티포스 창업자와 구성원 중에는 ‘V2X가 생명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점에 이끌려 합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V2X 기술에는 이 기술을 통해 교통사고로부터 도로이용자를 보호해 교통사고 피해자와 그 가족이 감당해야 할 개인적 불행과 나아가 사회적 불행과 비용을 줄이겠다는 가치가 담겨있습니다. 개인적인 비전은 V2X 체계가 글로벌 수준에서 활성화돼 교통사고 사상자가 많이 줄었다는 실질적인 통계를 보는 것입니다.
한국의 AEM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V2X 기술은 교통안전, 편의를 위한 수단이므로 통신기술 자체에 대한 논쟁이 정리됐으니 이제 도로이용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 자동차, 통신사, 칩셋 공급사, 장비사들이 협력하길 희망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미국, 중국 등이 C-V2X 방식을 단일 표준으로 선택했고, 유럽도 C-V2X를 수용했습니다. C-V2X 방식 중 LTE-V2X가 현재의 표준이고, 5G-V2X는 차세대 표준입니다. 에티포스는 LTE-V2X와 5G-V2X을 하나의 칩셋에서 구현할 수 있는 SDM 기술을 제공합니다. 통신 반도체 스타트업 에티포스가 글로벌 무대에서 유니콘(Unicon)이 될 수 있도록 업계 관계자, 투자자, 정부 관계자, 언론 관계자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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