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esas Blueprint Shaping the Future of SDV Semiconductors
R-Car X5H는 르네사스가 개발한 고성능 차량용 멀티 도메인 SoC(System on Chip)로, 3nm 공정을 적용한 5세대 R-Car 제품군 중 최상위 성능을 제공한다. 이 SoC는 ADAS, 커넥티드 게이트웨이, 인포테인먼트 등 다양한 차량 도메인 통합과 SDV 개발을 지원하며, 칩렛 기반의 확장성과 기능안전성 격리 기술을 특징으로 한다. R-Car X5H는 르네사스에게 있어 자존심을 건 승부수로 읽힌다.
2002년 11월 설립된 르네사스는 히타치, 미쓰비시, NEC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가 통합된 회사다. 설립 당시 사명은 ‘르네사스 테크놀로지’로 히타치와 미쓰비시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합병으로 출범했다. 이후 2010년 NEC 일렉트로닉스와 합병하며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Renesas Electronics, 이하 르네사스)’라는 사명으로 일본 기반의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로 성장했다.
르네사스는 설립 초기부터 자동차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시스템온칩(System on Chip, SoC)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16비트 MCU부터 최고 사양의 SoC까지 자동차 도메인 전 영역에 걸쳐 특화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S&P Global 2024년 자료에 따르면, 르네사스 자동차용 SoC는 2023년 기준 전 세계 운행 차량에 약 4억 5,000만 개가 탑재돼 누적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르네사스는 세계 자동차용 MCU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와 고성능 AI SoC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
이에 대해 김세용 르네사스코리아 전무는 “이전 세대 제품은 전략적으로 ADAS와 통신 게이트웨이 시장에 집중하며 IVI (In-Vehicle Infotainment) 제품을 출시하지 않아, 이 분야에 소극적이라는 오해가 있었다”며 “르네사스는 이미 3세대와 4세대 SoC를 통해 모빌아이(Mobileye)를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영상인식 AI SoC를 선보였고, 다수 글로벌 OEM이 양산 적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업계 최초로 선보인 3nm 공정 기반 5세대 자동차용 SoC ‘R-Car X5x’도 이러한 기술 발전의 연장선에 있다.
김 전무는 “R-Car X5x’는 SDV 전환 가속화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르네사스코리아는 기존 티어 1 서플라이어 전담 팀과 별개로 현대차만을 위한 전담 팀을 신설했다.
김귀남 대표, 그리고 르네사스코리아의 OEM 영업을 총괄하는 김세용 전무.
SDV 시대, HPVC와 조널 아키텍처 지원
SDV는 스마트폰처럼 고도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지만, 스마트폰에는 없는 기능, 특히 단일 반도체로 구현하기 어려운 자율주행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SDV 구현을 위해서는 자동차 내 수백 개의 제어기로 구성된 E/E (Electric/Electronic) 아키텍처의 진화가 필수적이다. 기존 분산형 E/E 아키텍처는 OTA(Over-the-Air) 업데이트나 소프트웨어 추가가 어렵다. 이에 따라 새로운 소프트웨어 환경을 고려한 소프트웨어 지향 아키텍처(Software-Oriented Architecture, SOA)로 전환돼야 한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추진하는 SOA는 단순화된 계층 구조를 지향한다. 그 중심에는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게이트웨이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는 중앙집중형 HPVC(High Performance Vehicle Computing) 제어 클러스터가 있다. 그 하위 단에는 자동차 전역에 분산된 제어기를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는 조널(zonal) 제어 클러스터가 배치된다.
R-Car X5는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SoC로, 르네사스는 자동차용 반도체 최초로 칩렛(Chiplet) 기술을 적용해 5세대 R-Car 라인업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AD/ADAS (Autonomous Driving/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인포테인먼트, 데이터 게이트웨이까지 다양한 사용 사례를 단일 SoC에서 구현할 수 있다.
고성능 AI·GPU, 확장성·안전성 확보
르네사스 R-Car X5H는 Arm Cortex-A720AE 애플리케이션 코어 32개, 록스텝 지원 Arm Cortex-R52 코어 6개, NPU, GPU가 포함돼 있다.
R-Car X5H SoC는 32개의 Arm
® Cortex
®-A720AE CPU 코어를 통해 최대 1,000k DMIPS 성능을 제공하며, 6개의 Arm Cortex-R52 듀얼 록스텝(Lock-step) CPU 코어는 60k DMIPS 성능과 ASIL-D 수준의 기능안전성을 지원한다. 또한 네이티브 NPU와 GPU 처리 엔진을 기본 제공하는 동시에, 칩렛 확장을 통해 성능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온칩 NPU (Neural Processing Unit)와 DSP (Digital Signal Processor)를 통해 400 TOPS의 성능을 제공하지만, 외부 NPU를 칩렛으로 연결하면 AI 처리 성능을 4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
혼다는 르네사스와 SDV용 고성능 SoC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R-Car X5 SoC에, 독자 AI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AI 가속기를 멀티-다이 칩렛으로 추가해 2,000 TOPS의 AI 성능과 전력 효율 20 TOPS/W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SoC는 혼다의 2028년형 레벨 3 자율주행 전기차 ‘Honda 0 시리즈’에 탑재될 예정이다.
김 전무는 “2,000 TOPS의 NPU 성능은 복수의 카메라, 레이다, 라이다 센서 신호 처리는 물론, 트랜스포머 기반 최신 AI 알고리즘과 엔드투엔드(End-to-End, E2E)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택 실행까지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레벨 3 자율주행 구현이 가능하며, 향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한 여분의 NPU 성능도 확보할 수 있다.
그래픽 처리 성능 또한 차별화된다. R-Car X5의 GPU는 최대 4 TFLOPS의 그래픽 처리 성능을 제공하며 하드웨어 가상화를 지원한다. 여기에 칩렛 GPU 가속기를 추가하면 최대 20 TFLOPS까지 성능 확장이 가능하다. 하드웨어 가상화는 안전 영역과 인포테인먼트 영역의 분리를 보장한다. 이러한 고성능 GPU를 통해 필러투필러(Pillar-to-Pillar, P2P)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게임, 멀티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포함하는 차세대 IVI 시스템 구현이 가능하다.
FFI와 칩렛 확장성, SDV 시대의 핵심 차별화 기술
고성능 SoC는 전통적으로 모든 처리 장치(CPU), 그래픽, AI 가속기를 단일 다이에 직접 내장한 모놀리식 칩으로 설계된다. 이러한 방식은 변화하는 애플리케이션 요구에 비용 효율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 부족하다.
김 전무는 R-Car X5의 또 다른 강점으로 ‘FFI (Freedom From Interference)’와 칩렛 확장성(UCIe 기반)을 꼽았다. “SDV를 구현하려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단일 SoC에 통합해야 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능안전성과 성능 확장”이라고 강조했다.
R-Car X5H는 표준화된 다이투다이(die-to-die) 인터커넥트를 활용한 칩렛 기술을 적용해, 애플리케이션 요구에 따라 AI나 그래픽 성능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다. 김 전무는 “이 접근 방식은 기존 설계로는 불가능했던 성능 확장과 맞춤형 가속기 통합을 가능하게 한다”며 “고객은 최소한의 엔지니어 인력으로도 전 차종을 커버할 수 있는 솔루션을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칩렛 확장은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다. 표준 다이투다이 인터커넥트와 API 덕분에 멀티다이 시스템에서도 비(非) 르네사스 칩과의 상호운용성이 보장된다. 이를 통해 OEM은 다양한 다이를 혼합·매칭하고, 필요에 따라 맞춤형 가속기를 통합할 수 있다.
김 전무는 “이 개방형 아키텍처는 불필요한 오버헤드를 최소화하면서 높은 성능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며 최신 자동차 안전·보안 요구사항도 충족한다고 덧붙였다.
르네사스는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칩렛형 SoC 공동 개발 프로젝트인 ASRA(Advanced SoC Research for Automotive)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토요타, 닛산, 혼다, 마쓰다, 스바루, 덴소, 히타치, 아스테모, 파나소닉 등 주요 기업이 참여하며, 르네사스는 반도체 회사로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약 4,0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돼, 이를 기반으로 칩렛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능안전성, 발열 문제, 노이즈, 진동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친 차량용 칩렛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중 애플리케이션 통합 시 기능안전성(Functional Safety, FuSa) 확보는 필수다. 기존 솔루션은 하이퍼바이저나 Safety OS 기반 소프트웨어 접근 방식으로 혼합 중요도(Mixed Criticality)를 구현하지만, 이는 성능 손실과 복잡성을 초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전무는 “R-Car X5H는 하드웨어 기반 FFI 기술을 적용해, 단일 칩에서 안전성이 중요한 다중 애플리케이션을 안정적으로 통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하드웨어 기반 FFI는 Region ID, 메모리 보호, QoS 같은 기능을 통해 주변 IP, 메모리, 버스 대역폭 등 여러 영역에서의 격리를 보장한다.
르네사스는 ISO 26262 기능안전성 준수 제품 개발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능안전성과 보안이 기본 내재된 SoC를 제공한다. 김 전무는 “우리는 단일 칩에서 안정적이고 안전한 애플리케이션 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전력·열 관리와 기능안전성
고성능 연산을 요구하는 HPVC 제어 클러스터에서 전력 및 열 관리는 핵심 과제다. R-Car X5H는 3nm 공정 기반으로 설계돼 5nm 대비 특정 작업 부하에서 30~35% 향상된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동급 최고 수준인 20 TOPS/W의 전력 효율로 높은 컴퓨팅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전반적인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R-Car X5H에는 시스템 제어 프로세서(System Control Processor, SCP)가 내장돼 있어, 주차 모드나 센트리(sentry) 모드와 같은 특정 애플리케이션에서 다양한 저전력 모드를 관리하도록 설계됐다. 김 전무는 “이 설계를 통해 자동차는 고성능 연산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인 열 관리와 에너지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Car X5x는 또한 센서 퓨전, AI 추론, 기능안전성을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르네사스는 그동안 축적한 AI·센서 퓨전 경험과 최신 AI 알고리즘을 반영했으며, MCU에서 발전해 온 기능안전성 기술을 SoC와 시스템 차원까지 확장했다. 김 전무는 “PMIC까지 포함한 시스템 차원의 기능안전성을 고려하기 때문에, 일반 SoC 업체와 근본적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RH850 MCU, 조널 아키텍처와 Arm 기반 대응
RH850 32비트 MCU는 출시 이후 수년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이다. 현재 MCU 시장에는 CPU 기반 변화와 조널 아키텍처 대응이라는 두 가지 흐름이 있다. 과거에는 각 MCU 업체가 자체 CPU 코어를 기반으로 제품을 공급했지만 최근에는 SoC와 유사하게 Arm CPU 기반 MCU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김 전무는 “르네사스는 기존 RH850 제품군과 Arm CPU를 적용한 R-Car MCU 제품군을 통해 두 가지 수요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으며, 두 제품군 모두 현대자동차의 표준화 대상에 선정됐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다양한 조널 아키텍처가 검토됨에 따라, 르네사스는 성능별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성해 OEM과 티어 1 고객에게 제안하고 있다.
RISC-V, 신중한 접근
자동차용 반도체 업계가 RISC-V 아키텍처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르네사스는 신중한 입장이다. 김 전무는 “RISC-V는 우선적으로 컨슈머 제품에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며 “자동차 시장에서는 아직 에코시스템 구축, 안전·보안 검증, 표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RISC-V는 개방형 명령어 세트(Instruction Set Architecture, ISA) 기반으로, 설계 자유도가 높고 맞춤형 칩 개발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산업용, IoT, 컨슈머 전자기기에서 활용이 활발하며, 자동차용 MCU나 SoC에서도 적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자율주행과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 애플리케이션이 중심인 자동차용 반도체에서는 기능안전성 인증, 실시간 처리, 생태계 안정성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놓여 있다.
김 전무는 “자동차용 제품은 안전성과 신뢰성이 최우선이므로 RISC-V를 도입하기 전 충분한 검증과 에코시스템 성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OEM 협업, 일본 중심 편견 극복
르네사스는 ‘일본 OEM 중심’이라는 인식과 함께 국내외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평가되곤 한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는 다르다. 김귀남 르네사스코리아 대표는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R-Car 지역별 출하 비중은 일본과 유럽이 각각 28%로 동일하며, 북미 10%, 중국 13%, 한국 7%, 기타 아시아(ROA) 14%로 특정 지역에 편중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르네사스는 최근 몇 년간 다수의 웨스턴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 문화를 변화시켜 왔다. 김 대표는 “전통적인 일본식 장인정신 기반의 개발 문화에, 혁신적이고 속도감 있는 서구식 전략·마케팅·영업 방식을 접목했다”며, “이를 통해 고객 대응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SDV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 변화 속에서 르네사스는 3nm R-Car X5x, 기능안전성 기술, 칩렛 확장성, 전력·열 관리 등 전방위 혁신을 통해 SDV 시대의 자동차 반도체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고객과의 균형 잡힌 협력 네트워크와 문화적 혁신을 통해 글로벌 회사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있다. 단순한 반도체 공급자를 넘어 ‘SDV 구현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르네사스의 행보에 ‘R-Car X5H’가 그 중심에 있다.
Interview │ KN(Kuinam) KIM, Ph.D, President, Renesas Korea
"Trust Renesas for SDV"
“SDV, 르네사스에 맡겨 달라”
김귀남 르네사스코리아 대표이사
르네사스는 글로벌 자동차 디지털 반도체 기업 톱 순위 기업임에도,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다. 한국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르네사스는 조용히 활동하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김귀남 르네사스코리아 대표이사에게 직접 물었다. 왜 르네사스는 대외 노출이 적은가, 그리고 한국 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그리고 있는가?
르네사스는 자동차용 디지털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톱 기업임에도, 국내에서는 그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실제 업계 내 위상과 그동안의 성장 과정이 어떻게 되나요?
KN(Kuinam) KIM 르네사스는 도쿄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매출은 약 110억 달러, 임직원은 2만 2,000명 규모입니다. 2010년 NEC, 미쓰비시, 히타치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가 합병돼 설립됐고,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성장했습니다. 2013년 현 CEO인 시바타 히데토시(Hidetoshi Shibata) 취임을 계기로, 르네사는 인터실(Intersil, 2017년), IDT(2018년), 다이얼로그(Dialog Semiconductor, 2021년), 알티움(Altium, 2024년)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했습니다. 특히 IDT 인수는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뿐 아니라 글로벌 경영 문화를 도입하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봅니다. 인수 기업의 경영진을 주요 보직에 기용하고, 공용어를 영어로 전환하는 등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했습니다. 현재 경영진은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인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한, 시바타 CEO는 글로벌 금융·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변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신 덕분에 르네사스는 제품뿐 아니라 문화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판매량 및 수익성 기준 톱3를 기록하면서 위상이 높아진 만큼, 르네사스도 한국 오토모티브 시장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과거에는 본사 인력 제약으로 대응이 제한적이었으나 지금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오토모티브 비즈니스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르네사스는 완성차 OEM이 특정 반도체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를 깨는 대안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서구 문화(Western culture)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에 철저한 일본식 품질 관리가 결합돼, 르네사스는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갖춘 이상적인 모델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르네사스는 토요타, 혼다 등 주요 일본 완성차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오토모티브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왔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통합형 SoC (R-Car X5H) 신제품 역시 이러한 기술 리더십을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르네사스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하신 지 꼭 5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해 오신 주요 활동과 성과를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KN(Kuinam) KIM 르네사스는 한국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보다 고객과의 직접 소통에 집중했습니다. 고객을 직접 만나서 우리의 기술력과 비전을 소개하고 브랜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그동안 르네사스가 한국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일본 중심의 반도체 기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자동차 산업은 글로벌 경쟁 구도가 뚜렷하고, 현대자동차도 글로벌 판매량 3위로 올라서면서 2위를 넘어 1위까지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한국 시장의 전략적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르네사스는 이러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고객 인식 전환에 힘써왔습니다.
르네사스는 현재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 분야인 AP(Application Processor) SoC와 MCU를 합산한 기준으로 글로벌 점유율 1위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러한 리더십이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단순한 홍보를 넘어, 우리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중요한 활동은 ‘디자인인(Design-in)’입니다. 고객이 제품을 채택해 향후 양산에 사용하겠다는 확정적인 단계로, 르네사스는 이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국 매출로 이어질 것이며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자동차 전담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MCU는 완성차 OEM이 직접 선정하는 구조로, 후보군에 포함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발표된 현대차의 2차 표준화 리스트에서 르네사스 제품이 공식 채택됐습니다. 이는 시장에서 르네사스의 기술력이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르네사스는 현대차 전담팀을 신설했습니다. 기존 티어 1 전담팀과는 별도로 현대차만을 위한 조직입니다. 르네사스코리아는 전체 인력의 약 70%가 오토모티브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본사 역시 현대자동차그룹(HKMC)을 핵심 고객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혼다 사례처럼 특별한 요구가 있으면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역량과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출시한 R-Car X5x 칩은 SDV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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