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EV
르노는 100% 순수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2인승 트위지(Twizy)와 해치백 스타일의 캉구(Kangoo), SM3 플랫폼 기반의 플루언스(Fluence)를 올해부터 유럽에서 양산하고, 2세대 전기차 조이(ZOE)는 내년부터 양산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한국의 전기차 조기 보급에 기여할 것이다. 르노삼성은 2010년부터 한국 정부의 1단계 파일럿 프로젝트인 스마트그리드 사업과 서울ㆍ제주도의 에코타운/그린빌리지 파일럿 테스트에 참여했다. 올해엔 2단계 상업화 프로젝트로 제주도의 렌탈 모델, 환경부 주관의 기업 플릿(fleet) 모델, 정부 플릿 모델에 참여하고 있다. 2013년 초부터는 일반 소비자와 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전기차를 양산 판매할 것이고, 2015년부터는 모든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경소형차보다 준중형차를 선호한다. 유럽의 경우 경소형차 비중이 54%이지만 한국은 31%에 그치고 있다. 또 한국의 전기차 개발 출시 현황을 보면 아직 기술력이 덜 성숙돼 소형 전기차와 버스 등의 대형 전기차에 개발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준중형 전기차 개발로 전기차 전략을 차별화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충전과 관련해서는 배터리 교체형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 중앙 집중식 배터리 관리로 효율을 향상시킬 것이고, 배터리 관리 및 임대에 대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창출할 것이다.
전기차 확산을 위한 전제 조건에는 크게 경제성과 사용 편의성 및 접근성이란 두 가지 이슈가 있다.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이 더욱 떨어져야만 하고 TCO(Total Cost Ownership)에 있어 경쟁될 수 있어야만 한다. 사용 편의성 및 접근성에서는 주행거리가 더 확장되고, 충전시간이 단축돼야 할 것이고 충전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돼야 한다.
이같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OEM, 정부가 각각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OEM 입장에서는 신규 플랫폼을 개발할 경우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기존 플랫폼을 이용하는 한편, 초기 개발비용을 줄이기 위한 최적화된 EV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고성능의 핵심부품 개발도 요구된다. 특히 주행거리 측면에서 고밀도 배터리와 차량 공조 시스템 개발이 중요하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서는 고효율의 충전기, 차량 주행성능 측면에서는 고성능 모터 개발이 요구된다.
르노삼성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완속ㆍ급속충전을 모두 고려하고, 교류(AC) 급속충전에 대응하는 카멜레온(Chameleon)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 급속충전보다 빨라 내연기관의 주유 시간과 비교될 수 있는 배터리 교환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에 따라 차량은 배터리 일체형/교체형 플랫폼을 지닐 것이다. 배터리 관리, 임대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할 예정이다.
Mode 3 충전의 장점
전기차 배터리 충전은 일반적인 완속충전의 경우 2 kW~3 kW로 완전 충전하는데 3시간 이상이 걸린다. 고속충전은 완속충전에서 충전 용량을 높인 것으로 2시간 이하에서 완전 충전한다. 급속충전은 30분 정도면 완전 충전한다. 르노삼성은 AC, DC 충전 모두를 고려하고 있다. AC 충전방식은 일반 그리드에서 단상이나 3상 전원이 들어오면 정류기(Rectifier)를 거치고, 인버터를 통해 교류를 직류로 변환한다. 이후 전압을 바꿔주는 트랜스포머와 정류기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AC 충전방식은 배터리와 그리드를 갈바닉(galvanic) 절연하는 기술이 보편화돼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트랜스포머 크기로 인해 온보드 충전기 파워를 20 kW 이상 올리기 힘든 기술적 제약이 있고, 충전 파워가 증가함에 따라 충전기의 비용도 급격히 증가하는 단점이 있다.
급속충전에는 전기차의 배터리와 그리드 사이에 2개의 전력변환 시스템이 요구된다. 전력 소스 측면에서 단상이나 3상 전원이 교류로 들어오고,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직류로 바꿔줘야 하기 때문에 크게 PFC와 DC/DC 컨버터 개념의 전력/전압 모듈이 필요하다. 급속충전 시스템은 이러한 2단계의 전력변환 시스템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세분화된다. 전 세계적으로 고려되는 급속충전 시스템을 보면 PFC와 DC/DC를 인프라 쪽에서 흡수하느냐, 차량 쪽에서 흡수하느냐에 따라 3가지로 구분된다.
Mode 4(IEC 618515-1)인 A타입은 전력변환 모듈 모두가 인프라 쪽에 흡수돼 있는 DC 급속충전 방식이다. 아직 표준화돼지 않은 B타입의 경우는 전력변환 모듈이 인프라와 차량에 각각 나눠져 있는 케이스다. Mode 3(IEC 61851-1)인 C타입은 전력변환 모듈이 모두 차량에 흡수돼 있고 전력 그리드가 AC를 공급한다.
전력변환 장치가 모두 차량 외부에 있는 A타입은 전기차에 DC 전류를 공급해야하고, 배터리 전압 변동폭에 맞춰 외부 전원을 공급해야만 한다. 또 급속충전 외에 완속충전도 요구되기 때문에 전기차에 별도의 완속충전 커넥터가 필요하다. B타입은 인프라 부문에 트랜스포머와 정류기가 들어가고, 차량에서는 모터와 인버터 등 기존 트랙션 시스템을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B타입은 A타입에 비해 덜 복잡하지만 역시 전기차 내부에 별도의 완속충전기가 필요하다. 반면 C타입은 그리드에서 220 V의 단상, 400 V의 3상 교류 전원을 그대로 공급하기 때문에 전기차에 단 하나의 커넥터로 모두를 커버한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3 kW에서 43 kW의 넓은 범위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차량의 트랙션 컴포넌트인 구동용 모터와 인버터가 2단계 전력변환 모듈을 구현하기 때문에 부품을 컴팩트하게 설계할 수 있다. PFC 모듈을 이용해 온보드 차저를 대체한다. 이에 따라 충전 인프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차량의 협소한 레이아웃 조건에서 고출력 충전 달성이 가능하다.
다만 기술적 측면에서 기존의 트랙션 컴포넌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복잡한 제어구조 설계가 요구된다. 모터를 이용하는 데에는 기존의 온보드 차저 대신 PFC 통합 모듈과 별도의 스펙을 사용해 모터를 컨트롤하고, 인버터는 부스터의 기능으로 전압을 상승시키는데 PWM 커뮤니케이션을 정션박스와 파워일렉트릭 박스가 한다.
르노의 충전 애플리케이션
르노삼성의 통합형 급속충전 시스템은 DC 충전 시스템과 비교할 때 인프라 설비 투자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구조 자체가 단순해 향후 추가되는 기능 등을 얼마든지 넣을 수 있고, 유지ㆍ보수 비용도 낮다. 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다.
AC 충전기술(chameleon)은 현재 4가지의 표준화된 방식이 있다. Mode 1, Mode 2는 가정용 전원인 230 V/10A를 이용한다. Mode 1은 가정용 소켓에 바로 꽂아 쓸 수 있지만 안전장치가 없어 권장하지 않는다. Mode 2는 별도의 안전장치가 들어가 있는 커넥터를 이용한다. Mode 3는 충전 스탠드, 충전소를 통해 이용하는 상업용 충전으로 최고 43 kW급까지 개발되고 있다.
충전시간은 23 kWh의 배터리에서 Mode 1이 완전충전에 약 10시간, 43 kW급의 Mode 3가 30분이 소요된다. Mode 4는 A타입의 50 kW급 DC 충전으로, 충전 인프라 측면에 전력변환 모듈이 모두 들어가야 한다. 때문에 부피나 가격 측면에서 불리하다. A타입의 충전기 가격은 2만 유로이고, C타입은 500유로 미만이다.
전기차 조기 보급 및 확산을 위해서는 급속충전만으로는 안 된다. 급속충전을 한다 해도 빨라야 20분 만에 충전하기 때문에 내연기관의 주유시간을 요구하는 고객들에게는 5분 내에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시스템의 제공이 필요하다. 또 배터리 교체형 시스템을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OEM이 플랫폼 자체를 수정해야 하고 교체 시스템을 개발해야만 한다. 르노는 현재 베터플레이스와 같은 솔루션을 한 유럽 업체를 통해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서 배터리 교체 시스템은 택시에 적용될 것이다. 택시가 중요한 것은 일평균 주행거리가 길고, 탄소 배출이 높은 데다 다수의 고객들이 단기간에 많이 이용해 초기 전기차 홍보와 체험 기회 제공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택시는 배터리 교체 시스템이 없다면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
완전 자동화된 배터리 교체 시스템은 비용이 20억 원 정도다. 이같은 시스템은 충분히 전기차가 보급돼야만 사업성이 보장될 것이다. 초기 투자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인력을 1~2명 둔 반자동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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