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ratas: Engineering ‘Intelligent Energy’ Through a Data-First Architecture
2026-06-02 / 07월호 지면기사
/ 글 | 사라다 비슈누바틀라(Sarada Vishnubhatla) _ sarada@autoelectronics.co.kr
INTERVIEW
파라빈 스와미나탄
Pravin Swaminathan
VP of Agratas Energy Storage Solutions
타타그룹이 직접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것은 단순한 수직계열화나 제조 확장이 아니다. 아그라타스는 처음부터 데이터를 설계의 중심에 놓고, 배터리를 소모되는 부품이 아닌 학습하는 자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인도의 극한 기후와 가격 민감성,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 등 모든 변수를 케미스트리와 디지털 인텔리전스로 동시에 풀어가려는 것이다.
글 | 사라다 비슈누바틀라(Sarada Vishnubhatla) _ sarada@autoelectronics.co.kr
“강점은 비용도, 속도도 아닙니다. 시스템이 어떻게 설계되었느냐입니다.”
아그라타스 에너지 스토리지 솔루션(Agratas Energy Storage Solutions)의 데이터·비즈니스 혁신 부문 부사장 프라빈 스와미나탄(Pravin Swaminathan)은 이 한 문장으로 자신들이 무엇을 다르게 하고 있는지를 정리했다.
158년 역사의 타타그룹 안에서 가장 젊은 기업이지만, 아그라타스는 이미 그룹의 셀 제조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야심 중 하나를 대표한다. 이 대화는 주요 글로벌 OEM이 완전히 새로운 셀 제조 사업을 처음부터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를 직접 들을 수 있는 드문 기회였다. 아그라타스가 어떻게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형성되고 있는지, 데이터를 모든 것의 중심에 두는 ‘인텔리전트 에너지’ 비전에 뿌리내리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타타그룹의 글로벌 배터리 부문인 아그라타스는 자동차 및 에너지 저장 분야를 위한 고성능 친환경 리튬이온 배터리 셀과 팩을 제조한다. 현재 타타모터스와 재규어 랜드로버(JLR)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향후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 구자라트주 사난드와 영국 서머셋 그래비티 스마트 캠퍼스에 대규모 기가팩토리를 건설 중이다. 320에이커 부지의 사난드 시설은 초기 20GWh 생산 능력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2027년 리튬이온 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영국 기가팩토리는 40GWh 규모로 계획되고 있다.
아그라타스의 사업은 세 축으로 구성된다. 승용·상용 전기차용 EV 배터리, 재생에너지 저장과 계통 안정성을 위한 그리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그리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위한 R&D다. 아그라타스는 이 세 영역을 독립된 사업이 아니라, 시장 수요와 고객 요구에 따라 함께 진화하는 상호 연결된 구조로 바라본다. 모빌리티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성장 동력이고, ESS는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장과 함께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R&D는 두 영역 모두를 관통하는 기반으로 남는다.
아그라타스의 사무실 벽에는 타타그룹 창립자 잠셋지 타타(Jamsetji Tata), J.R.D. Tata, 그리고 라탄 타타(Ratan Tata)의 사진과 함께 ‘Rooted in Legacy. Driven by Responsibility’란 문구가 있다. 150년 넘게 이어져 온 타타그룹의 철학이다. 배터리를 단순한 제조 사업이 아니라 데이터, 추적성,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설계하려는 아그라타스의 접근이 이런 가치관의 연장선상에 있다.
새로운 서사의 정의
아그라타스에게 ‘디지털 네이티브(born digital)’란, OEM이 실험적으로 셀 제조에 발을 들이고 싶다는 욕구가 아니라 필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최신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는 것과도 거리가 멀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근본적인 아키텍처 우위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린필드’ 조직으로서 아그라타스는 레거시 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파편화와 통합의 제약을 물려받지 않고 처음부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프라빈은 이렇게 말한다. “기존 기업들은 대부분 서로 다른 디지털화 단계에서 구축된 복잡한 레거시 시스템 환경 속에서 운영됩니다. 그 시스템들은 지속가능성을 핵심에 두고 설계된 것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시점에 디지털화된 파편적인 시스템들이 존재하죠. 우리는 그것과 다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났기 때문에 모든 통합의 복잡성을 처음부터 건너뛸 수 있습니다. 이는 R&D, 제조, 공급망, 배터리 전체 생애주기를 연결하는 통합된 디지털 스레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기반 위에서 아그라타스는 AI가 단순한 보조 역할을 넘어, 정해진 운영 범위 안에서 스스로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자율 운영을 향해 점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프라빈은 이를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한다.
배터리 전극 제조 공정에서 슬러리(활물질 혼합액)의 점도를 실시간 성능 데이터와 연계하면, 시스템이 편차를 감지하고 공정 파라미터를 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적정 점도는 균일한 코팅을 보장하면서 침전과 입자 응집을 방지한다. 점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제조 불량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AI는 단순한 예측을 넘어 더 깊은 패턴과 인사이트를 발굴해낸다.
아그라타스의 강점은 EV와 ESS 응용 분야 모두를 지원하기 위해 업스트림, 미드스트림, 다운스트림 전체 가치사슬에 걸쳐 소재와 인텔리전스를 통합하는 데에도 있다.
프라빈은 “강점은 비용도, 속도도 아닙니다. 시스템 자체가 어떻게 설계되었느냐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최종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더 안전한 배터리, 일관된 성능, 신뢰할 수 있는 충전 경험을 의미합니다. 자체 성능 데이터와 차량 데이터를 긴밀히 연계함으로써 사후 대응에서 사전 최적화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320에이커 부지에 조성되는 사난드 시설은 초기 목표 생산 용량 20GWh로 개발 중이며, 2027년 리튬이온 셀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화학을 소유한다는 경쟁 우위
배터리 화학 기술을 직접 보유하는 것이 왜 게임 체인저가 되는가?
데이터가 성능을 이해하는 방식을 정의한다면, 화학 기술은 성능이 실제로 구현되는 방식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인도처럼 운용 환경, 비용 민감도, 사용 패턴이 글로벌 기준과 크게 다른 시장에서 아그라타스는 화학 기술의 자체 보유가 경쟁 우위가 된다고 믿는다.
프라빈은 단호하게 말한다.
“인도는 특히 가격에 민감하고, 운용 조건도 훨씬 가혹합니다. 극단적인 기온을 경험하는 환경에서 단순히 셀을 수입해 조립하는 방식에만 의존한다면, 현지 운용 현실에 맞게 엔지니어링할 수 있는 능력이 처음부터 제한됩니다.”
고온 환경에서 일반 리튬이온 셀은 열적 스트레스, 전해질 분해, 장기 용량 저하로 인한 가속 열화에 취약하다. 아그라타스는 열 안정성이 높은 화학 기술, 현지 환경에 맞춘 엔지니어링, 실제 운용 조건을 중심으로 구축된 첨단 열 관리 시스템으로 이 과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프라빈은 “앞으로는 다양한 응용 분야와 시장 요구에 맞춘 멀티 케미스트리 전략을 추진할 것입니다. 비용 효율성, 에너지 밀도, 지속가능성 등의 요소를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검증된 화학 기술과 신규 화학 기술 모두를 연구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이 현지화 우선 접근 방식은 중국과 한국의 강자들이 지배하는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아그라타스가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방식을 형성한다. 글로벌 선두 기업들은 LFP, 급속충전, NCM 화학 기술,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등 핵심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다. 아그라타스는 이에 맞서 다른 포지션을 취한다. 소재 개발과 셀 제조를 통합하는 동시에 공급망을 현지화하는 것이다. 제조, 디지털 인텔리전스, 차세대 기술이 함께 작동하는 복원력 있고 미래 준비된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종이 위의 배터리 사양과 실제 세계에서의 성능은 종종 다른 이야기다. 이는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배터리는 표준화된 제품으로 봐야 하는가, 아니면 맥락에 적응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봐야 하는가? 설계 의도와 실제 성능 사이의 간극은 이제 개발 이후에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 배터리 전략 자체가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의 핵심에 있다.
프라빈은 이렇게 부연한다. “미래로 나아가면서 우리는 디지털 기술로 차량의 운용 피드백을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R&D에 다시 연결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최적화 기회를 추적하고 성능을 정교하게 조율할 수 있습니다. 특정 시장의 경제성을 진짜로 실현하려면, 관련 화학 기술에 대한 직접적인 소유권이 필수입니다.”
영국 기가팩토리는 40GWh 용량으로 계획되고 있다.
배터리는 더 이상 부품이 아니다
SDV 시대에 배터리는 차량의 나머지 부분이 소프트웨어 주도 변환을 겪는 동안 수동적인 하드웨어 부품으로 남을 수 없다. 이 전환은 이제 자동차 파워트레인 생태계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OEM이 사양을 정하면 티어 1 공급업체가 그에 맞춰 제품을 구축했다. 그러나 아그라타스는 기존의 OEM-공급업체 관계를 넘어 전략적 플랫폼 파트너십을 구축하려 한다.
“티어 1이 차량 데이터, 셀 성능, 실제 사용 패턴에 접근할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 교환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OEM과 티어 1 공급업체 모두 배터리의 건강 상태(SoH, State of Health)를 더욱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EV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인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하는 데 특히 중요하다. 배터리 SoH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하되면, 계기판에 표시되는 주행 가능 거리와 실제 사용가능한 거리 사이의 간극이 벌어진다. 정확한 SoH 예측은 고객 신뢰와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핵심이 된다.
이런 데이터 파트너십의 진화는 배터리가 더 이상 정적인 기계 부품이 아니라, 지속적인 진화가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여겨지는 더 넓은 산업 전환을 반영한다. 배터리-서비스(BaaS) 개념이 여전히 잠재적 가능성으로 머물러 있는 가운데, 아그라타스는 확장가능한 서비스 모델이 생애주기 가시성이 기반 레이어로 먼저 확보될 때만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완공을 앞둔 벵갈루루 R&D 센터. 데이터와 인텔리전스를 핵심으로 구축되는 이 시설은 아그라타스의 인텔리전트 에너지 비전을 실현할 거점이 된다.
실험실의 한계를 넘어
배터리 개발은 오랫동안 반복적인 실험실 테스트에 크게 의존해왔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자원 집약적이며, 기능 간 단절도 잦은 과정이다. 아그라타스는 성공적인 결과와 실패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통합 배터리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이 사이클을 압축하려 한다.
프라빈은 “시뮬레이션과 AI 예측으로 구동되는 모델은 실험 횟수를 줄이면서도 더 빠른 속도로 제품을 개선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글로벌 규제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요구사항들이 별도의 준수 레이어로 취급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스템에 처음부터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소재 추적성이 그 한 예다. 아그라타스는 이미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추적성 메커니즘을 내재화했으며, 글로벌 및 인도 규제가 계속 발전하는 상황에서도 배터리 패스포트 체계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배터리 패스포트는 배터리의 원산지, 구성 요소, 성능, 지속가능성 지표를 QR 코드로 기록하는 디지털 생애주기 문서다. EU는 2027년부터 2kWh 이상 배터리에 이를 의무화할 예정이며, 인도는 자국의 국가 신원 시스템인 아다르(Aadhaar)에서 이름을 딴 ‘배터리 아다르(BPAN)’라 불리는 유사 체계를 개발 중이다.
프라빈은 “우리는 에너지 효율적인 제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계보를 통해 순환경제 원칙과 탄소중립 책임을 시스템에 직접 설계해 넣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긴 품질 보증 기간이 불확실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업계에서, 불확실성 자체를 줄이는 것이 경쟁 우위가 된다.
에너지 자립을 향한 설계
이 모든 것의 배경에는 더 큰 방향이 있다. 인도와 글로벌 시장 모두의 에너지 자립에 기여하는 것. 아그라타스에게 이것은 먼 미래의 선언이 아니라, 처음부터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식의 직접적인 결과다. 인도와 영국 두 거점은 각각의 전략적 역할을 가지면서도, 품질·추적성·운영 효율성에 강한 중점을 둔 지능형 디지털 통합 생태계를 중심으로 설계된 회사의 장기 전략 안에 함께 놓여 있다.
타타그룹의 일원이라는 사실은 분명 산업적 깊이와 생태계 이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아그라타스의 진짜 강점은 다른 곳에 있다. 배터리를 화학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인텔리전스에 의해 함께 형성되는 진화형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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