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 ‘현대’를 얻다
인텔, 현대차ㆍ씨앤에스와 IVI 공동개발
2011년 10월호 지면기사  / 글│윤 범 진·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인텔 톰 스틴먼(Tom Steenman) 부사장(우측부터),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양웅철 부회장, 씨앤에스테크놀로지 김동진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개발에 대한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차량용 멀티미디어 프로세스 요구가 텔레매틱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OEM의 인식과 함께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인텔의 고성능 아톰 프로세서는 OEM이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하게 될 프리미엄급 모델에 잘 부합된다. 시장의 요구가 커지면서 지지부진했던 아톰 리스트에 ‘현대’란 글로벌 메이커가 추가됐다.

2년의 공백

“인텔의 초절전형 칩이 자동차에서 풍부하고 고성능의 멀티미디어 기능과 고대역폭의 인터넷 연결을 지원할 것이다.”
2009년 3월 인텔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그룹의 덕 데이비스 부사장은 넷북,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가 아닌, 다른 디바이스에 새 아톰 프로세서를 적용할 계획을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새 디바이스란 바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n-Vehicle Infotainment, IVI), 화상회의, 로봇, 인터랙티브 키오스크 등이었다. 업계는 인텔이 새 아톰 칩으로 ARM이 주도하고 있는 임베디드 반도체 분야를 재공략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며 인텔의 “운전석 상륙작전”이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IVI란,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및 정보 통합 시스템이 뒷좌석 엔터테인먼트(영화, 게임, TV, 소셜 네트워킹 등), 내비게이션, 라디오/CD, 위치 기반 서비스(LBS), 모바일 기기 연결, 외부 통신 등을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제공하는 기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말한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최근의 현대·기아자동차, 씨앤에스테크놀러지와의 MOU 체결 이전까지 인텔의 행보는 마치 다르다넬스 해협 갈리폴리(Gallipoli)에 갇힌 상륙군을 연상시켰다. 시장은 좁고 장벽은 매우 높았다.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 ARM은 서로 다른 영역에서 군림해 왔다. 성능 위주의 PC 시장은 인텔이 절대적이었고, 저전력이 핵심인 모바일 컴퓨팅 시장은 ARM 아키텍처가 장악했다. 자동차시장은 ARM 아키텍처를 채택한 프리스케일, 인피니언 등 기존 non-PC 반도체 업체들이 오랫동안 OEM들과 일하며 철옹성같은 신뢰를 구축해 왔다. 저전력, 고성능의 아톰 프로세서의 개발, x86 생태계의 개발자 수급, 표준화된 부품 및 프로토콜 사용이라는 인텔의 강점은 통하지 않았다. 
인텔코리아의 박민진 이사는 “BMW와 다임러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작/공급하는 하만과의 협력이 유럽과 북미의 대표적 사례이고 아시아에서는 길리(Geely)와 화타이(Hawtai)와 협력키로 했다. 서플라이어의 경우 공개 가능한 수준의 추가적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부사장의 발표가 있은 지 6개월 후인 2009년 9월, 인텔은 독일의 프리미엄 메이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2012년에 하만 베커를 통해 7시리즈와 S, C클래스에서 아톰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현대를 얻다

차량용 멀티미디어 프로세스의 요구는 최근 들어 OEM이 텔레매틱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면서 동반 상승하고 있다. 특히 고성능의 아톰 프로세서의 경쟁력은 OEM들이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처음 장착하게 될 프리미엄급 시장에 잘 부합된다.
인텔코리아의 이희성 사장은 “하나의 CPU로 앞좌석과 뒷자석의 디스플레이에 서로 다른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다. 즉, 운전자가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길 안내를 받는 동안 뒷좌석의 자녀들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CPU에서 두 개의 OS를 구동할 수도 있다.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이익은 윈도우 향의 애플리케이션과 안드로이드 마켓의 앱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BMW, 메르세데스 이후 끊겼던 아톰 리스트는 2011년 9월이 돼서야 ‘현대’라는 빅 네임을 추가하게 됐다. 차량용 반도체의 직접 생산, 중대형차가 주력은 아니지만 텔레매틱스, 인포테인먼트 부문에서도 글로벌 톱을 노리는 현대자동차가 인텔의 손을 잡아줬다.  
현대겚蓚팀湄온汰?양웅철 부회장은 “최근 자동차 내에서 즐기는 디지털 생활의 핵심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텔, 씨앤에스테크놀로지와 함께 고객들의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3사는 MOU를 통해 현대·기아차 차량에 탑재될 차세대 IVI 플랫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또 혁신적인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아톰과 씨앤에스테크놀로지의 IO 허브 기반으로 공동 개발하게 된다. 인텔은 현대·기아차의 IVI 플랫폼 요구에 맞춰 아톰 기반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고 시스템의 성능과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상현실’ 등의 기술도 제공키로 했다.


씨앤에스의 기회

씨앤에스테크놀로지의 김동진 회장은 “차량용 반도체 개발 협력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던 현대겚蓚팃殆?이어 인텔과 협력함으로써 차량용 비메모리 반도체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CPU만 있다고 임베디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용 개발 환경이 갖춰지는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동작시키기 위해선 CPU, 칩셋, 메모리, 기억장치, 영상/음향 제어에 필요한 IO가 모두 갖춰져야만 한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는 일반적인 임베디드 기기와 달리 자동차만의 독특한 구성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설계 자체도 CPU 최적으로 동작하도록 하는 동시에 자동차라는 외부 환경과 연계해 동작하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인텔은 아톰 프로세서를 개발하며 과거의 CPU와 칩셋 중심의 아키텍처에서 벗어나 외부 협력사와 함께 자동차에 맞도록 레퍼런스 디자인 보드를 구성했다.
모바일 방송에 최적화된 고성능 멀리미디어 프로세서, 자동요금 징수 시스템용 DSRC 프로세서, 차량용 오디오 프로세서 등을 생산하고 있는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s) 기술을 이용해 차세대 IVI 플랫폼에서의 IO 허브에 대한 요구사항을 연구, 정립하고 아톰 프로세서 시스템에 통할할 IO를 개발한다.
이희성 사장은 “인텔은 기본적으로 현대자동차와의 기존 플랫폼에 대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아톰 기반 플랫폼 개발은 새 차량 모델이 디자인되면서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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