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이 배터리를 개발하는 이유
LEAF IS SPECIAL
2012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han@autoelectronics.co.kr>

GM 볼트에 이어 최근 BYD의 전기차가 불타며 배터리 안전성이 이슈가 된 가운데, 6월 닛산은 “왜 닛산은 배터리를 직접 개발했는가”라며 스스로에게 물으며 “서플라이어의 배터리를 채용해봤지만 목표를 만족시킬만한 배터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닛산은 민감한 전기차의 안전성은 물론 총체적인 성능 개선 요구, 이동성 컨셉 실현을 위해 배터리의 개발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리프는 유럽의 엄격한 NCAP 테스트에서도 ★★★★★ 등급을 획득하며 유럽에서 활동하는 가장 안전한 차 중 하나가 됐다. 리프는 전자동 에어컨디셔닝, 위성 내비게이션, 후방주차 카메라 등을 장착한다. 유럽 내 생산은 2013년 선더랜드에서 개시된다.

Features
-100% electric - no gas required
-High response 80 kW AC synchronous electric motor
-Range - 100 miles/ charge based upon US EPA LA4 City cycle1
-Speeds up to 90 mph
-24 kWh lithium-ion battery

-3.3 kW onboard charger
-120 V portable trickle charging cable3
-5 passengers, 5 doors
-Nissan Connection powered by CARWINGS™2
-SL version includes SV features plus: Quick Charge Port


닛산의 리프(Leaf) 전기차가 출시된 지 약 1년이 지났다. 리프는 세계 최초로 대량생산되는, 대중시장에 어필하는 전기차이면서 미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최초로 실시한 전기차 안전성 테스트에서 최고 모델로 선정된 차다. 판매량은 다른 1세대 전기차처럼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닛산에게 가장 달갑지 않은 것은 경쟁 모델인 볼트의 화재 소식이다. 닛산은 6월 1일 홈페이지에 “닛산, 왜 전기차용 배터리를 직접 개발했는가?”란 글을 올렸다. 전문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근시안적 사고를 경계하고, 학습효과를 기대하는’ 전기차의 미래와 기술 리더십에 대한 부연이었다.
“닛산, 왜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했는가?”란 물음에 EV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부문 다케시 미야모토(Takeshi Miyamoto) 수석은 “공급업체의 배터리를 써봤지만 만족할만한 배터리가 시장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미야모토 수석은 1981년 입사 이례 알트라(Altra EV) 등 역대 닛산의 전기차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에 줄곧 참여해 왔고, 리프의 배터리 개발을 주도했다. 미야모토 수석은 “배터리는 전체적 균형이 중요하다. 우리가 요구하는 명확한 수준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해낼 수 없다면, 목표하는 새로운 이동성을 구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닛산에게 배터리의 개발이란 전기차의 독특한 특성에 맞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것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모터와 인버터 등에도 적용된다. 전기차와 전기차용 부품은 전기차의 컨셉에 따라 개발돼야만 한다. 닛산이 스스로 배터리를 개발한 또 다른 이유는 비용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회장은 “개발비를 컨트롤하려면 직접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대중시장을 목표로 하는 리프는 보통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격에 생산돼야만 한다. 이를 위해선 전체 차량 비용 절감의 핵심인 배터리 비용을 최대한 삭감해야 한다. 곤 회장은 또 “닛산의 배터리는 향후 중요한 수익원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누구에게든 원한다면 배터리를 판매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경험에서 얻은 차별성

닛산의 전기차 개발 이력은 꽤 깊다. 닛산 리프의 배터리는 1998년에 생산한 알트라, 1999년에 생산한 하이퍼미니(Hypermini)의 개발에서 얻은 경험과 데이터, 노하우가 있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실제로 전기차가 운전자에 의해 어떻게 운행되는지, 배터리의 열 성능 등에 대한 모든 축적된 데이터가 리프의 배터리 R&D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가장 큰 공헌 중 하나는 냉각장치가 없는 배터리의 개발이다. 
리프는 발매 이전에 프로토타입 차량을 미국의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뉴욕, 디트로이트 등에서 1년 이상 테스트했고, 역대 전기차들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전용 배터리가 예상대로 작동되는지를 반복 검증했다.



냉각장치 없는 배터리 : 비용 절감, 공간 절약, 내구성 향상
리프가 출시됐을 때 경쟁 카 메이커의 엔지니어들, 그리고 배터리 개발자들은 냉각장치 없는 배터리에 크게 놀랐다. 배터리가 냉각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배터리 내부저항의 조정에 의해 발열을 억제해 배터리 자체의 온도 상승을 막기 때문이다. 과거 전기차 개발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리프의 개발 컨셉과 사용 전력량, 충전 빈도 등을 고려해 온도 상승을 시뮬레이션하고 냉각장치가 없는 배터리를 탄생시켰다.
배터리에 냉각장치가 요구되면 장치를 설치하는 비용과 공간이 요구되고, 이에 따라 차량 가격의 상승은 물론 배터리의 열화(deteriorate)가 빨라지는 단점이 발생한다. 즉 냉각장치가 필요 없는 수준으로 발열을 억제하도록 배터리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배터리가 오래 간다는 것이다. 배터리 수명과 내구성을 저하시키는 요인 중 가장 큰 것이 배터리의 발열이다.

레이아웃 유연성과 라미네이트 구조 : 공간의 활용, 높은 냉각 성능
리프의 배터리는 라미네이트형 배터리 셀을 채택하고 있다. 각각의 배터리 세트 모듈은 4개의 라미네이트형 배터리 셀로 이뤄지고 배터리 팩은 총 192개 셀,  48개 모듈로 이뤄져 차량의 플로어 아래에 탑재된다.
얇은 라미네이트형 배터리 셀은 수직 또는 수평으로 놓을 수 있다. 얇은 형태의 셀은 모듈을 차 바닥에도 배치할 수 있도록 한다. 이같은 레이아웃의 유연성으로 리프는 다른 전기차와 달리 넓은 실내 공간, 화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얇고 표면적이 넓은 방열성이 뛰어난 구조가 특수 냉각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 배터리 시스템의 완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리프의 배터리 개발에서 가장 큰 도전은 실제 차에서 슬림한 구조의 라미네이트형 배터리 셀이 자동차의 일부분으로 제대로 동작하는가였다. 닛산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라미네이트 필름 메이커와 공동으로 필름의 종류와 두께 등을 다양하게 고려해 전용의 코팅 필름을 개발했고 리프의 출시 이전까지 수년 간 필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차체 설계와 배터리의 동작 : 충돌 안전성, 낮은 공기저항, 경량화와 항속거리
배터리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배터리 자체의 설계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닛산의 엔지니어들은 배터리 외의 설계 영역에서 배터리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했다. 
예를 들어 충돌 안전 성능도 그 중 한 부분이다. 차체 구조는 배터리 자체가 지닌 충격에 대한 내구성만큼 중대하다. 결과적으로 최대한의 안전성 확보는 물론 더 넓은 배터리 탑재 공간을 가능케 한 차체 구조가 탄생했다. 
연료 탱크를 지닌 가솔린 차량도 마찬가지이지만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탑재 공간은 가솔린 차의 연료 탱크보다 크기 때문에 차체 구조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 또 차체 경량화와 공기저항 감소는 전기차의 전력 소모, 즉 항속거리 연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충돌 안전성과 차체 경량화, 공기저항 저감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차체 기술과 전기차 전용 섀시를 통해 리프는 배터리 성능을 최대화했다.

카 메이커여서 배터리를 만든다
미야모토 수석은 “배터리의 용량, 출력, 내구성, 안전성, 신뢰성 등은 서로 상충관계에 있다. 때문에 모든 요소에 대한 밸런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극단적인 예로 전기차는 뒷좌석을 제거해 배터리를 많이 실으면 항속거리를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닛산 리프는 5인승 차다. 보통의 내연기관차를 대신할 차세대 차로 그 표준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 
전기차, 전기차의 시대는 모든 자동차 기술의 발전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실현될 수 없다. 자동차 회사가 아니더라도 모터와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면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시대라고들 하지만 닛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야모토 수석은 “만들 수는 있다. 그러나 리프와 같은 수준의 차를 만들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차는 사람의 생명을 실고 달린다“고 말했다.
배터리 기술뿐만 아니라 배터리에 대응하는 차체, 모터, 제어 등의 기술, 차량 컨셉 등 모든 측면을 고려해야 만족하고, 안심하면서 탈 수 있는 전기차가 탄생할 수 있다. 이것이 전기차를 만드는 닛산이 배터리 개발에도 주력하는 이유다.
 

리프, 도시 간 이동도

닛산은 리프의 대량생산을 약속했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C세그먼트의, 24 kW의 배터리를 채용한 리프는 한번 충전으로 100마일을 달릴 수 있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약 2만 7,000대가 팔려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이다.
닛산의 전기차는 24시간 외부와 연결돼 있다. 예를 들어 차를 타기 전 에어컨을 켤 수 있고 주행 중 다이내믹 루트 안내, 갈만한 곳이 어디인가와 같은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닛산은 데이터센터와 연결돼 있는 리프를 최근 6개월 간 고객의 동의하에 트래킹 해왔다. 이에 따르면 일본에서 리프는 규슈에서 홋카이도에 이르는 일본 전역에서 달리고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도쿄, 나고야, 오사카의 리프들은 고속으로 이동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저속으로 이동한다. 저속인 이유는 도시 내에서 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전기차는 도시형 차이지만 도쿄와 오사카의 예처럼 도시 간 이동 빈도도 높게 나타난다. 이는 캘리포니아 지역과 큰 차이점이다. 물론 거리의 차이도 있지만, 일본과 달리 캘리포니아의 고속도로에는 급속충전소가 거의 설치돼 있지 않다. 일본 전역에는 급속충전소가 1,000여 곳 있다. 주유소, 고속도로 휴게소, 백화점, 주차장 등에 설치돼 있다. 캘리포니아는 이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고속도로에 200기의 급속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전기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일종의 인프라이며 에너지 저장을 통한 관리에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최근 닛산은 리프에서 주택에 전기를 공급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일본대지진 이후 전기차를 정전 등 비상시 전원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 상품화를 서둘렀다. 리프의 축전지에는 24 kWh의 전력을 비축할 수 있다. 이는 일반 가정에서 약 2일 간 사용하는 전력에 해당한다. 야간에 충전한 뒤 낮에 차를 타지 않을 때 가정에서 사용하면 전력 사용량이 피크에 도달하는 시간대의 절전에도 공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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