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SAR, 이대로 완벽한가?
2014년 11월호 지면기사  / 글│헬무트 슈헬링 (Helmut Schelling) 사장, Vector Informatik



지난 10년 동안 AUTOSAR는 선진 자동차용 전자장치 분야를 구축하고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AUTOSAR는 광범위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다양한 업체들이 생산한 소프트웨어 요소들을 통합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그러나 원하는 만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새로운 표준에 맞춰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

초창기 마이크로컴퓨터 기반 자동차용 전자장치들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엔진 관리나 트랜스미션 제어 등과 같은 각각의 기능 단위들을 위해 개별적인 ECU를 개발했다. 이런 ECU는 다른 ECU들과 여러 개의 제어용 회선들을 통해 연결됐는데, 예를 들자면 펄스폭 변조 신호용 회선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그 기능이 증가함에 따라 제어용 회선의 수와 비용 또한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보쉬는 1983년 CAN(Controller Area Network)이라는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토콜은 1990년에 최초로 양산 차에 적용됐다. CAN 프로토콜은 ECU 간에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개발담당 엔지니어의 창의성도 자극돼, “Keyless Go”와 같은 새로운 편의 기능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안전이나 연비 향상, 배출물질 관리 등의 분야에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방식도 “각 ECU 당 하나의 기능” 밖에 처리할 수 없었으며, 이런 ECU들은 제각기 다른 공급업체가 개발, 생산했다. 한 가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제조업체가 생산한 여러 개의 ECU를 사용할 일이 있을 때에는 각각의 ECU를 조정하고 이를 다시 통합하는 작업을 추가로 실시해야 했다. 또 (예를 들어 신차용으로) 특정 ECU를 생산하는데 다른 공급업체나 새로운 공급업체가 참여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추가적인 조정 및 시험에 힘을 쏟아야 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자동차 OEM 업체들과 공급업체들은 2003년 AUTOSAR (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 컨소시엄을 창설했다. 이 컨소시엄의 표준화를 통해 알고리즘을 수정하지 않고도 각기 다른 제조업체들의 ECU에 통합시킬 수 있게 됐으며, 이러한 노력으로 기능을 여러 개의 ECU에 좀 더 제대로 분산시킬 수 있게 됐다.


베이직 소프트웨어 이상의 역할

10년이 지난 지금도 AUTOSAR는 여전히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100여 개의 기업들이 수많은 실무 그룹에 참여해 표준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AUTOSAR의 네 번째 버전이 등장했다. AUTOSAR를 이용한 차량이 현재 생산되고 있으며, 많은 자동차 OEM 업체들이 AUTOSAR를 기반으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거의 모든 업체가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이 표준화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새로운 표준이 등장하면서 초기 매우 높은 관심을 받게 되고, 그에 따른 기대 또한 커지게 된다(그림 1). 시간이 지남에 따라 표준의 수 또한 늘게 되고, 기업들은 더 단순하고 비용 효과적인 솔루션을 원하기 시작한다(그림 2). 대부분의 경우, AUTOSAR는 베이직 소프트웨어라고 인식하고 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이러한 베이직 소프트웨어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는 운영체제와 통신/관리 서비스가 포함돼 있으며, 실제 응용을 위한 공통 인터페이스(런타임 환경)도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OEM 업체들과 공급업체들이 AUTOSAR로 전환할 때 베이직 소프트웨어부터 시작한다. 베이직 소프트웨어의 규격은 확실하게 검증되고 많은 업체가 관련 제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ECU 공급업체들은 다양한 자동차 OEM 업체들을 위한 공통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UTOSAR는 처음부터 전반적인 개발 프로세스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참여하는 협력업체들 간의 인터페이스가 표준화되고 방법론 모델도 정의된다. AUTOSAR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AUTOSAR의 구성요소 모두를 체계적으로 구현해야만 한다.

새로운 분업

과거에는 자동차 OEM 업체들이 각각의 ECU용 표준 규격을 텍스트로 작성한 다음, 이를 구현하도록 공급업체에 하청을 줬다. 그러나 AUTOSAR를 사용하면 전반적인 “차량용 전자장치” 시스템 설계를 바탕으로 추출한 요구사항을 기계가 판독할 수 있는 규격으로 작성해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양한 공급업체들이 보증된 프로세스를 사용해 효율적으로 이런 요구사항을 구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별도의 노력을 추가로 들이지 않고 협력업체 간의 인터페이스에서 다음 수준에 대한 분업이 가능해진다.

- ECU 하드웨어
- 베이직 소프트웨어
-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 통합 및 종합시험

이러한 분업에는 많은 장점이 있다. 특정 분야에 대해 전문화된 기업들과 계약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욱 비용 효과적인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된 업체로는 ECU 하드웨어 공급업체들, 기본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들, 드라이버 지원 시스템 개발업체들, 특정 부품에 대한 복합적인 지원 시스템을 갖춘 공급업체들이 있다.

자동차 OEM 업체들은 복합적인 혁신을 달성해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경쟁업체들이 제품 혁신을 주도하는 공급업체들을 이용해 신속하게 신기술 개발의 혜택을 누리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전체 시스템을 명확하게 구조화해 개별 요소들을 상당 부분 재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처럼 새로운 방법론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공급망에 속한 모든 공급업체가 사용하는 방법론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AUTOSAR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꾸준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해당 계약업체(하청업체)는 규격을 훨씬 더 정교하고 형식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방법론에 비해, 이 방법은 업무 담당과 수행 작업에 대해서 깊은 고민과 전환을 요구한다. 이는 다시 업계 전반의 프로세스에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상당수의 참여 업체에는 이러한 변화가 힘들 수 있다.

현재 업계는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이런 전환기에는 많은 업체와 함께 공급망을 조성하는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는 위험이 따른다. 공급망은 느슨하게 연결돼 있을 때만이 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단기적인 변화 시도나 서둘러 실시한 오류 분석은 많은 참여업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 기업들은 AUTOSAR가 약속한 만큼의 성과를 제공하지 못하고 비용만 추가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변화 프로세스에서처럼 (그림 1), 이러한 “실망감”도 참고 넘겨야 한다. 그러므로 “상황에 따라” 가능한 한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참여업체들의 성숙도 수준에 좌우되는 AUTOSAR 방법론을 이용한 차량개발 사업은 이런 노력을 들일만 한 가치가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여기서 목표는 “생산성의 성숙단계 (plateau of productivity)”에 가급적 신속하게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는 데에는 강력한 툴들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개발 툴은 AUTOSAR 규격과 병행 개발해야 한다. 그 결과, 최초에 개발된 툴이 항상 성숙한 수준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툴에 요구되는 성능 수준이 높을수록 개발을 위한 노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요구되며, 가용성과 성숙도도 보장돼야 한다. 최근 AUTOSAR 사양의 안정성은 상당히 향상됐기 때문에, 수많은 양산 프로젝트에서 얻은 경험을 활용할 수 있으며, 양산과정에 상당한 고성능 툴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PREEvision”을 들 수 있다. PREEvision은 AUTOSAR에 따른 E/E 제품 개발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개발 플랫폼이다(그림 3). 이를 통해 E/E 아키텍쳐의 설계, 평가, 최적화, 문서화 기능을 하나의 툴로 통합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인터페이스의 정의를 AUTOSAR 포맷으로 내보내고 가져올 수 있다. E/E 개발 분야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른 요소들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요구 조건 분석에서 협업 플랫폼의 제공, 그리고 베리언트(Variant) 관리 등이 포함된다(그림 4). AUTOSAR를 포함한 각각의 표준은 혁신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일례로 “차량 내 이더넷”의 경우를 보면 실용적인 접근방식을 적용해 이런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이 표준은 일차 수행 작업과 함께 개발되고 있다. 이를 통해 실무 작업에 기반을 둔 표준을 신속하게 정의할 수 있게 되고, 시장에도 빠르게 출시할 수 있게 된다. 단점이 있다면 최초의 수행 작업이 임시 표준을 기반으로 하므로, 나중에 추가 작업을 해 이러한 임시 표준을 수정해야 한다.

이것이 끝은 아니다

AUTOSAR는 수십 년 동안 자동차용 전자장치 분야에서 사용한 개발 방법론을 연장, 표준화시킨 것이다. AUTOSAR는 확립되고 입증된 방법을 기반으로, 신세대의 차량 기능 개발은 가능한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더욱 자동화된 구동체계에 대해 복잡성과 안전에 관한 새로운 기준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준화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장점이 잠재적인 단점을 넘어서는 범위와 새로이 등장하는 기술이 기존 사업자들을 몰아낼 것인지를 정확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전기자동차 제조업체들이나 구글의 자율주행차를 보면 이러한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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