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대시보드 입성 그 이후
2015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한 상 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컴퓨터 그래픽 영역의 최강자 엔비디아가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이미 750만 대가 넘는 차량의 인테리어에 엔비디아 칩이 사용됐지만, 그들의 미래는 더욱 강화된 디지털 통합 콕핏, 비전 기반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자동주행에 달려있다. 폭스바겐 그룹과의 견실한 협업이 엔비디아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



현재까지 자동차시장에서의 엔비디아의 성공(?)을 폄하하자면, 공급은 인테리어 부문에 치중돼 있고 고객군도 광범위하지 않다.
그러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비전 기반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에 대한 업계 동향은 현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주요 이슈인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지털화와 센터 디스플레이의 도입, 서라운드 뷰 시스템, 자동주차 등을 비롯한 비전 기반 ADAS로의 활발한 전개는 구글이 ‘자율주행’을 이끌어낸 것과 같이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우디의 내비게이션, 인스트루먼트 패널, zFAS, 테슬라 모델S의 센터 디스플레이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연초 CES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 Hsun Huang) CEO는 3~5년의 모델 디자인 사이클을 지닌 카 메이커의 문화가 커넥티드 카와 자율주행을 향하는 현재에 2년, 잠재적으로는 1년까지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 역시도 최소한 아우디나 테슬라와 함께하는 엔비디아와 진행하고 있다 말할 수 있다. 기능과 사양은 빠르게 첨단화되고 기기들은 차량의 수명주기 동안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새로운 테그라 X로 미래 자동차 혁신의 동반자로서 강력하게 시장에 노크하고 있다.


미래의 시작


“자동차 회사와 일하면 그들과 함께 제품을 개발하면서 문화를 배울 것이고 자동차의 재발명 필요성 또한 느낄 것이다.”
젠슨 황 CEO는 3D로 전환되고 있는 대시보드, 운전자 지원 시스템의 광범위한 통합과 자율주행으로 가는 자동차시장의 빠른 기술요구에 맞춰 테그라 X1과 업그레이드 가능한 모듈로 자동차 산업의 진정한 파트너가 되려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전사 차원은 아니지만 소비가전 제조사에서 오토모티브 컴포넌트 제조사로 전환을 진행 중이며, 그 과정에서 이른바 ‘오토모티브 등급’에 대한 상당한 경험도 쌓았다.

자동차와 소비가전은 크게 다르다. 엔비디아는 보통 게임 플랫폼을 위한 칩 개발에 3~4년을 투입하지만 아우디 A8의 3D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위한 테그라 칩 개발에는 6년이 걸렸다. 엔비디아의 엔지니어들은 자동차에 칩을 넣는 것이 랩톱에 하는 것과 달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실감했고 변화의 필요성을 실천하고 있다.

대니 샤피로(Danny Shapiro) 이사는 “PC에서 에러가 발생하면 재시동하면 되고 사용자도 넘어가지만, 차에서는 안전의 심각한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애프터서비스에서의 막대한 비용 초래와 브랜드 위상에 심각한 타격이 된다”고 말한다.

이런 경험, 10여 년의 고생 끝에 엔비디아는 마침내 아우디와 테슬라의 중요 모델에 테그라 프로세서를 적용하면서 볼륨은 작지만 큰 의미를 지닌 성공을 거뒀다.

또 엔비디아는 새로운 X1과 함께 자동차에서 컴퓨터 시장과 같은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몇 개 안되는 기능을 수행하는 저사양의 차량이 아닌, 다음 세대의 스마트카를 완벽히 지원하는, 웬만한 기능을 단번에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고기능, 고사양 칩과 스마트한 플랫폼에 대한 기대다.

CES에서 엔비디아는 새로운 X1 칩을 발표했다. 20 nm 공정, ARM 쿼드코어 Cortex-A57과 쿼드코어 CorteX-A53 CPU로 구성된다. 이전 세대 테그라 K1이 케플러(Kelpler) 아키텍처를 이용한데 반해 X1은 데스크톱 및 모바일용 최신 GPU와 맥스웰(Maxwell) 아키텍처 기반의 256 쿠다 코어(CUDA Cores)를 탑재한 GPU를 사용했다.

소비전력은 10 W 정도다. X1은 테그라 K1 대비 CPU 성능은 조금 향상됐지만 GPU가 극단적으로 높아져 3배 정도 강력해졌다. 전문가들은 X1이 ‘모바일’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소비전력이나 비정상적으로 강력한 GPU 성능으로 볼 때 사실상 자동차에 최대 초점을 맞췄다고 봤다.

엔비디아는 CES 부스를 거의 자동차 솔루션으로 채웠다. ADAS 통합 3D 인포테인먼트, 디지털 클러스터와 자동주행을 위한 차량 제어까지 맡는 확장된 커넥티드 카 개념에 목표를 뒀고, 테그라를 통해 컴퓨터 비전, 이미지 프로세싱, 리얼타임 데이터 프로세싱, 그래픽 가속에서 커다란 진보를 꾀했다.

X1을 사용하는 자동차 플랫폼은 두 가지다. 하나는 ‘드라이브 CX’로 디지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HUD, 디지털 미러 등 풀 3D 그래픽 등 강력한 그래픽을 자연스럽게 구동토록 하기 위한 것이다. CX는 여러 개의 디스플레이에서 최대 1,680만 픽셀을 처리한다. 시판 중인 솔루션 대비 10배 이상의 처리 능력을 제공한다. 다른 하나는 오토파일럿 컴퓨팅 플랫폼 ‘드라이브 PX’로 두 개의 X1을 채용해 최대 12개의 차량 탑재 카메라의 비디오 신호를 초당 1.3기가 픽셀까지 처리해 최소 서라운드 뷰, 자동주차 기능 등을 지원한다.

드라이브 PX는, 특히 딥러닝 기술을 갖춰 다양한 종류의 차량, 보행자, 끼어들려는 차와 주차된 차 등을 구분하는 법을 달릴수록 많이 학습한다. 드라이브 PX는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이미지는 네트워크로 전송해 분석하고 다시 드라이브 PX로 불러와 성능을 개선한다. 이들 플랫폼은 이미 아우디를 비롯한 최첨단을 고집하는 프리미엄 메이커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프리미엄’이 보증수표


엔비디아의 오토모티브 비즈니스는 지난해 전체 47억 달러의 매출 중 4%에 불과했다. 예를 들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같은 기간 자동차에서만 1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볼륨을 따진다면 엔비디아는 오토모티브 일렉트로닉스 산업에서 매우 작은 뉴커머 중 하나일 뿐이다. 산업에는 프리스케일, 인피니언, 르네사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NXP, ST 등 전통적 강자들이 즐비하다. 이들은 상위에서 하위 레벨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갖추고 OEM의 니즈에 대응한다. 프리미엄 메이커들이나 프리미엄 전략을 적극 수행하는 카 메이커들에게 엔비디아는 선택이 될 수 있지만, 몇 가지 기능만 제공할 볼륨 메이커, 팔로워들에게 엔비디아는 과한 솔루션일 수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2011년 엔비디아의 오토모티브 부문 수익은 2,3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엔 1억 8,3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매출은 대부분 디지털 디스플레이 시스템 부분에서 일어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에 대한 OEM들의 적극성을 반영한 것이다. 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엔비디아의 미래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14개 메이커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아우디, 포르셰를 포함하는 폭스바겐 그룹 뿐만 아니라 BMW와 미니, 푸조, 테슬라 등 기술 영향력이 큰 글로벌 메이커와 손잡고 있다.




이중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아우디와의 파트너십이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레퍼런스가 대단히 중요한데, CES 등 대형 이벤트에서 엔비디아를 지원하고 있는 아우디ㆍ폭스바겐의 모습은 그들이 상당히 견고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우디는 엔비디아를 자동차 산업 내의 단순 칩공급 메이커가 아닌 미래 혁신의 동반자로 보고 있다.

아우디는 엔비디아 칩을 차세대 운전자 지원 제어 유닛인 ‘zFAS’의 핵심부에 놓았다. 테그라 K1 또는 이전 버전을 적용한 모델들이 출시됐거나 2년 내에 론칭될 것이고, 테그라 X1은 좀 더 미래의 세계를 놀라게 할 모델들에서 활용될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협업의 경험은 매년 99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폭스바겐으로 전개될 것이고, 더 많은 고객들을 불러들이게 될 것이다.

물론 OEM에게는 언제나 대안이 있다. 예를 들어 ADAS 애플리케이션 및 개발ㆍ평가 플랫폼, 프로세싱 플랫폼까지 제공하며 글로벌 ADAS 솔루션 부문에서 큰 셰어를 마크하고 있는 모빌아이도 아우디와 손잡고 있다. 아이Q(EyeQ) 시리즈와 알고리즘에서 비롯되는 모빌아이의 지배력은 이미 한국은 물론 대부분의 시장에 미치고 있고, 최신 아이Q4는 드라이브 PX와 유사한 특징을 갖는다.

자동주행, 디지털 콕핏 등 기술 프리미엄 전략이 자동차 산업의 최대 경쟁 포인트가 된 현재, 엔비디아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예를 들어 드라이브 PX는 이미 아우디, 테슬라, 애스턴마틴, 롤스로이스 등으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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