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을 위해 차량 외부에 장착되고 있는 첨단 센서 기술들이 최근에는 승객 안전을 위해 차량 내부로의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레이더’로 뒷좌석 탑승객을 감지하는 시스템(Rear Occupant Alert, ROA) 개발에 성공했다.
ROA는 뒷좌석 탑승객 방치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로, 기존에는 아동용 카시트의 무게 센서나 초음파 센서를 일반적으로 활용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레이더 센서로 대체해 감지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매년 여름철 발생하는 영유아 차량 방치에 따른 열사병 사고나 기타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 ADAS용 센서로 주로 사용하는 레이더를 기반으로 개발한 탑승객 감지 시스템은 승객의 미세한 움직임을 구분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설계가 핵심이다. 레이더는 옷을 투과해 탑승객의 흉부와 혈류의 미세한 움직임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어 뒷자석 탑승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카메라 센서가 담요로 덮여 있는 영유아를 인식하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한다.
탑승객 감지 시스템은 뒷자석에 동승자를 두고 내리면 문을 닫을 때 소리나, 계기판, 스마트폰 등을 통해 알려준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시스템은 고전압선이나 철도 인근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전자파 신뢰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성인과 영유아, 반려동물까지 구분할 정도로 정교하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탑승객의 심박 측정까지 가능한 레이더를 개발해 생체 인식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ROA 개발은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핵심 시장들이 영유아 차량 방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과 규제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50여명의 영유아 열사병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유럽에서는 오는 2022년부터 탑승객 감지 기술의 신차 적용을 의무화한다.
자율주행 위한 인캐빈 센서
자율주행에서 차량 외부를 감지하는 센서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또 다른 자율주행의 한 축인 인캐빈(차량내부) 센서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레이더’ 기반 탑승객 감지 시스템 외에도 지난해 ‘카메라’를 기반으로 운전자의 동공을 추적해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운전자 상태 경고 시스템(DSW)을 개발한 바 있다. 이 같은 레이더와 카메라를 융합한 센서 퓨전 기술도 순차적으로 확보해 인캐빈 센서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인캐빈 센서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맥킨지 앤드 컴퍼니에 따르면, 차량용 레이더 시장은 올해 40억 달러(약 5조 원) 규모에서 2030년 140억 달러(약 17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은 연평균 7% 가까이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캐빈 센서기술은 높은 단계의 자율주행 모드에서 탑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기반 기술이다. 레벨 3 이상 자율주행 단계부터는 자율주행 모드에서 사실상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탑승객에게 제공할 다양한 안전, 편의기술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현대모비스 EE연구소장 장재호 전무는 “인캐빈 센싱기술을 기반으로 탑승객의 안전을 고려한 특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탑승객의 체형과 위치를 고려한 능동형 에어백, 심박을 측정해 심정지 등 긴급상황을 대비하는 헬스케어 기술 등도 조만간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2018년 CES에서 선보인 신개념 안전기술인 DDREM(Departed Driver Rescue Exit and Maneuver)도 인캐빈 센싱기술 기반이다. 운전자의 상태를 추적해 졸음운전을 감지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갓길에 정차하는 기술이다. 완전 자율주행 모드에서 인캐빈 기술이 더욱 성숙하면 자동차가 병원 응급실까지 탑승객을 이송하는 앰뷸런스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앞으로는 안전벨트와 에어백 등 전통적인 안전부품과의 융합기술도 속속 도입될 전망이다. 완전 자율주행에서는 좌석 배열이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탑승객의 체형과 위치에 따른 능동형 안전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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