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Windows는 독자적인 OS를 채택하고 있는 애플 컴퓨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퍼스널 컴퓨터(PC)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Windows는 PC 운영체제로는 ‘최초의 완전한 32비트’라고 할 수 있는 Windows XP 이후 안정된 OS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 전까지 Windows는 ‘블루 스크린’(컴퓨터 모니터가 갑자기 파랗게 변하면서 복잡한 영문 메시지가 나오는 에러 화면. 치명적인 에러가 발생해서 정상적인 작동이 불가능한 상태)과 같은 불안정한 동작으로 인해 ‘안정성’이 중요한 차량용 소프트웨어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평을 받아왔다.
카 내비게이션에 사용되는 Windows는 Windows Vista와 같은 PC용 Windows가 아닌 실시간 임베디드 운영체제인 Windows Embedded CE(간단히 Windows CE로 표기)에 기반한다. Windows CE는 소비자가전 등에 커스터마이즈해서 내장할 목적으로 개발된 OS로, 1996년 버전 1.0이 발표된 이후 현재 6.0이 최신 버전이다. Windows CE를 기반으로 한 OS로는 휴대전화용 OS인 Windows Mobile이 있다. 최근엔 스마트폰용 OS로 주목받고 있다. MS가 카 내비게이션용으로 제공하는 OS는 Windows CE를 기반으로 차량용에 맞게 커스터마이즈한 Microsoft Auto와 Windows Automotive다.
車 속의 Windows
가장 최신 버전에 해당하는 Windows Automotive 5.5는 Windows Embedded CE 5.0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Windows Automotive 5.5의 최대 특징은 카 내비게이션 벤더가 용이하게 독자 UI(User Interface)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 내비게이션 개발에서 공정의 50%는 UI 개발이 차지한다. 실재 동일한 플랫폼의 카 내비게이션이라도 자동차 제조사마다 디자인을 차별화해야 하고 다양한 언어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자동차 제조사들은 카 내비게이션 화면을 하나의 인테리어로 간주하기 때문에 자동차 배기량에 따라서 차별화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여 MS는 Windows Auto-motive의 경우 AUITK(Automotive UI ToolKit)이라고 하는 개발 키트를 제공해 카 내비게이션 벤더가 용이하게 UI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카 내비게이션 벤더 입장에서도 UI는 중요한 차별화 요소이기 때문이다. UI는 XML을 사용해 만들 수 있다. MS는 AUITK를 제공함으로써 Windows Automotive가 제공하는 기능(예를 들면 미디어 재생 기능이나 TCP/IP, 카 내비게이션 컨트롤 기능 등)을 살리면서 조작 체계를 카 내비게이션 벤더가 용이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Windows Automotive는 AST(Automotive System Tools)라고 하는 개발 도구도 지원한다. AST는 MS의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같은 것으로, 카 내비게이션 벤더는 다양한 성능을 점검해 성능을 높일 수 있다. AST에는 CPU 시간 측정 툴, 기동 시간 고속화를 위한 툴 등이 준비돼 있으며 쓰레드라고 하는 소프트웨어 실행 단위에 걸리는 시간과 데이터를 로드할 때까지 걸린 시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Windows Automotive는 특별히 자동차 제조사들이 눈여겨 볼만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카 내비게이션과 차량 제어 계통과의 융합을 염두에 둔 CAN(Controller Area Network)이나 MOST(Media Oriented Systems Transport) 통신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이미 일부 순정 카 내비게이션(빌트인 카 내비게이션)은 CAN으로 연결돼 있어, 운전자가 엔진 회전수나 연비 등을 카 내비게이션을 통해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처럼 카 내비게이션이 CAN과 같은 차량 네트워크에 접속된 경우에는 내비게이션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CAN으로 연결된 다른 기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설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MS는 Windows Automotive에 ‘Ready Guard’라고 하는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Ready Guard의 동작원리는 메인 OS 내에 별도의 소형 OS를 두어, 메인 OS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소형 OS가 실시간(real time)성이 필요한 처리를 효율적으로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메인 OS에 문제가 생겨도 100 ms 이내에 소형 OS가 CAN 통신용으로 기동하여 통신을 유지한다. 카 내비게이션이 비록 PC와 다른 품질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자동차의 두뇌에 해당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s)에 요구되는 높은 신뢰성 수준은 PC와 비교도 안 된다.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기존의 카 내비게이션에는 대개 CAN용으로 서브 CPU를 탑재하게 된다.
Microsoft Auto와 Windows Automotive의 차이
Windows Automotive는 사실상 일본 카 내비게이션 벤더를 위한 플랫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본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비해 Microsoft Auto는 미국 포드의 ‘Sync’, 유럽 피아트의 ‘Blue&Me’와 같은 순정 카 내비게이션에 사용되고 있다.
Microsoft Auto와 Windows Automotive의 차이는 한 마디로 카 내비게이션의 역사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지금까지 순정 카 내비게이션 시장이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카 내비게이션의 기능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 카 내비게이션을 처음부터 개발할 수밖에 없다. 이 점을 감안해 어느 정도 카 내비게이션에 대한 기능 정의를 하고 UI 등에서 차별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 Microsoft Auto의 기본 컨셉트다. 그래서 MS는 Windows CE 6.0 R2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최신 버전 Microsoft Auto 3.1에 미디어 접속(iPod, Zune, irever 등의 접속), 블루투스, 음성인식 및 음성조작 기능의 업데이트 기능을 정의하고 이것을 미들웨어로 메이커에 제공하고 있다.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Auto 3.1은 기본 Windows CE 6.0 위에 추가 레이어로 미디어, 폰, 커넥션 등을 담당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간단히 말해, 카 내비게이션 벤더가 담당해야 했던 많은 일을 OS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Microsoft Auto에 사용 가능한 휴대전화는 현재 GSM 폰으로 한정돼 있다. 만약에 국내에서 론칭이 된다면, 와이브로나 CDMA 방식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이에 비해 Windows Automotive는 기능 정의가 없다. 카 내비게이션 벤더가 이미 가지고 있는 제품을 대체하려는 것이 목적이므로 기능을 정의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전적으로 일본 카 내비게이션 벤더의 요구를 받아드려 만들어진 OS가 Windows Automotive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Windows Automotive에는 차량용 UI 개발 툴과 신뢰성 해석 툴, 그래픽스 모델 등이 탑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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