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I Vision DEE: 디지털 동반자를 찾는 첫 통로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T A K E   O N   M E
CES에서 BMW의 무대는 말하는 자동차 BMW I Vision DEE와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앨리스, DEE의 친구들, 그리고 올리버 집세 회장 등 BMW 관계자가 시공을 초월해, 마치 영화 ‘13층’처럼 입체적으로 CES 무대와 실시간 스크린, 그 스크린 속 또 다른 스크린을 오가며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디지털 기술과 동반자로서의 미래 자동차에 대해 ‘티키타카’한 자리였다. 결론을 말하면, BMW는 2025년에 디지털 세대를 겨냥한 BMW의 새 미드 클래스 ‘NEUE KLASSE’의 첫 EV에 새로운 형태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샤이테크가 적용된 센터 컨트롤러를 좀 더 세련된 음성기술과 함께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DEE: “이 영상은 미래, 그리고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에요. 그리고 새로운 BMW에 대한 것입니다. 잠깐! 이 차(구형 BMW 315) 말고,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타고 있는 전기차를 보여줘요! 아니, 골프 카트말고(제우스로 분한 아놀드가 카트를 타고 스튜디오에 진입하는 동안)!!!”  

아놀드: “저 때 자동차는 완전히 특별했다고(‘Take on Me’가 흐르고 BMW 315가 질주한다)! 카세트 테이프로 노래를 듣고, 함께 하면서 우리 인생을 완성해줬지. 가본 적 없는, 마법 같은 곳을 여행했어. 우리의 인생에는 굴곡이 있었고, 차는 마음과 영혼이 있었어. 그건 진심이 담긴 감성과 진짜 열정이었다고! 열선 같은 것은 필요 없어. 우리가 뜨겁게 만들면 됐으니까….” (BMW의 셀프 디스인가?)

DEE: “아놀드! 옛날의 BMW는 말을 할 수도 없었고 여러 기능도 없었어요. 발전된 기술은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어요. BMW는 우리를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할 거에요. 가상의 세계로요. 소녀(앨리스)는 인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찾을 거에요. 디지털 영혼을 지닌, 생각하고 말하고 도움을 주는 동반자요(Take on Me가 다시 흐른다).”』 




CES에서 BMW의 무대는 로맨틱 코미디(?) 영상을 중심으로, 말하는 자동차 BMW I Vision ‘DEE(Digital Emotinal Experience)’와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앨리스, DEE의 친구들인 K.I.T.T.와 허비(Herbie), 그리고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회장 등 BMW 관계자가 시공을 초월해 마치 영화 ‘13층(The Thirteenth Floor, 1999)’처럼 입체적으로 CES 무대와 실시간 스크린, 그 스크린 속의 또 다른 스크린을 오가며 서로 소통하고 교감하면서 디지털 기술과 동반자로서의 자동차에 대해 ‘티키타카(tiqui-taca)’하는 자리였다. 

사상 최초로 기술, 전략에 대한 딱딱한 키노트가 아닌, 엔터테인먼트와 감성적 교감에 비중을 둔 카 메이커의 무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BMW는 2025년 디지털 세대를 겨냥한 BMW의 새로운 미드 클래스 ‘NEUE KLASSE’에서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첫 EV 세단을 시작으로 윈드실드 하단부 전체를 길게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기술(AEM 1/2월호 참고: 콘티넨탈 Scenic View HUD), 샤이테크(Shytech)와 첨단 센서를 적용해 운전자가 이 HUD에 표시할 디지털 컨텐츠를 단계별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BMW Mixed Reality Slider’ 센터 컨트롤러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여기에 한층 더 세련되진 무드 조명, 오디오 사운드와 바이브레이션, AI 기술을 적용해 더욱 개인화되고 몰입감을 높인(immersive) 엔터테인먼트, K.I.T.T나 DEE 수준은 아니지만 가장 단순하고 직관적인 형태로 우리처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개선된 음성인식 기능의 ‘디지털 경험’을 선사할 전망이다.  



 




Take on Me    

“항상 옆에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일상적인 일을 더 쉽게 만들어주는 파트너이자 가상 세계로 가는 포털(portal)을 떠올려 보세요. 궁극의 동반자를 생각해봐요. 운전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 될 거에요. 그것이 현실인지, 가상인지, 아니면 일부분의 디지털 개선인지, 어떤 현실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지 결정해 보세요. 오늘 저(Dee)와 함께 내일로의 여정을 시작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토킹카 DEE가 말했다.

BMW의 쇼가 진행되는 동안 떠오른 한 가지 의문은 BMW의 컨셉카, 상품 전략, 신기술이 아니라, 왜 이 쇼의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요 테마에 그룹 A-HA의 ‘Take on Me’란 곡이 쓰였냐는 것이었다. 쉽게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BMW가 생각하는 고객에 대한 디지털 전환과 자동차의 미래가 메타버스(Metaverse), 디지털 동반자이기 때문이었다. 

‘Take on Me’는 노르웨이의 3인조 밴드 A-ha가 1985년 10월에 발표한 곡인데, 화려한 신디사이저 사운드와 모르텐 하르케(Morten Harket)의 감미로운 보컬이 어우러진 신스팝(Synth pop, 독일의 전자음악에서 영향받아 신디사이저를 전면에 내세운 뉴웨이브)으로 메가히트를 기록했었다. 특히, 뮤직비디오에서 여주인공이 만화책 속의 드라이버와 시공을 초월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로토스코프(Rotoscoping, 실사를 애니메이션화하는) 기법으로 표현하면서 ‘음악을 듣는 방식을 다양화하겠다’는 MTV의 모토에 부응하며 시청각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이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Take on Me’는 지금도, (예를 들어) 헐리웃 블록버스터 라라랜드(La La Land, 2016),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2018)’, ‘데드풀 2(Deadpool, 2018)’, ‘범블비(Bumblebee, 2018)’ 등에 삽입되면서 세대를 떠나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심지어는 팬데믹과 함께 메타버스 소용돌이에 휩쓸린 2021년 ‘A-ha: Take on Me’란 다큐멘터리 영화로 출시되며 그 전설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니까 모두(BMW, 라라랜드, 레디 플레이어 원, 데드풀, 범블비와 같은 영화에 곡이 삽입된 것)가 ‘가상과 실제’ ‘동반자’란 메타포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 등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세계, 여기서 더 진화해 현실로 확장되고 소통되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디지털트윈(DT) 등 디지털 경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금 BMW를 비롯한 모든 카 메이커, IT, 기술기업이 이 디지털 경험을 심리스하게 현실로 연결할 방법, 즉 메타버스의 성공을 위한 진정한 ‘사용자 경험(UX)’을 창출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있다.  
 
디지털 가교(bridge), 미래로 가는 포털 만들기의 시작이 바로 BMW에게는 HUD + 샤이테크, 음성인식 등 HMI의 진보와 감성적 몰입이고, 이것은 마치 Take on Me가 1985년의 성공이 있기까지 5년간 수차례의 재편곡, 리믹싱, 재발매를 거듭해 마침내 리스너의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은 것처럼, BMW는 NEUE KLASSE 기반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발선으로 궁극의 고객 경험, 디지털 동반자로서의 자동차를 점진적으로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디지털 리더십은 누가 가장 큰 화면, 가장 높은 컴퓨팅 파워를 갖고 있는지, 누가 가장 많은 코드를 작성했는지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느끼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여러분의 자동차와 함께 도로를 달릴 때 흥분하는 것, 운전할 때의 실제와 가상의 차이를 더 이상 구분할 수 없을 때, 차가 나날이 우리를 더 잘 알게 되고 도움을 주는 조수에서 충실한 동반자가 될 때 우리는 흥분할 것입니다.”
집세 회장이 말했다. 








음성인식

BMW 그룹은 지난여름 BMW Intelligent Personal Assistant의 개선을 위해, 새로운 음성 및 AI 기반 가상비서를 만들기 위해 세렌스(Cerence)를 선택했다. 

자동차란 한계 내에서 운전자 요구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음성비서는 음성을 이용해 다양한 차내 기능을 조작하고 업무를 완료하는 것을 향상된 자연어 이해력으로 해내게 한다. 예를 들어, “하늘이 보고 싶다”란 말로 선루프를 열 수 있다. 성가신 푸시 버튼을 누를 필요도 없다. 
하지만 디지털 동반자란 BMW의 청사진은 이런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무엇보다 생각보다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DEE를 보기 전 우연히 알게 된 영어 스피킹 스터디 앱 스픽(Speak)의 AI 튜터 기능처럼, 기업들의 모든 챗봇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시킨 마이크로소프트 Open AI의 챗 지피티[Chat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자연어처리 AI 모델처럼, 영화 ‘그녀(Her, 2013)’의 사만사처럼, BMW의 DEE처럼, 우리가 디지털 동반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미래가 머지않았다(현재의 음성비서 수준과 비교할 때). 

DEE에서 이런 음성 경험은 그래픽 요소, 조명 및 음향 효과를 결합한 맞춤형 환영 시나리오와 함께 차량 외부로부터 시작된다. 헤드라이트와 BMW의 키드니 그릴(마치 과거의 닷지 차저를 연상시키는)은 균일한 표면에서 물리적으로, 디지털적으로 융합돼 DEE가 영혼을 가진 것처럼, 얼굴과 눈동자를 형성하면서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Dee가 사람들과 대화하고 기쁨, 놀라움과 같은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DEE는 환영 시나리오를 개인화하기 위해 측면의 투명 OLED 윈도에 운전자의 아바타 이미지를 투사하기도 한다. 









BMW Mixed Reality Slider와 HUD  

BMW의 개발 담당 이사회 멤버인 프란크 베버(Frank Weber)는 “BMW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디지털 성능으로 살아갑니다. BMW iVision Dee는 가상 경험과 물리적 경험을 완벽하게 통합하는 것에 대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BMW가 제시한 디지털 동반자 컨셉의 핵심 중 하나는 차가 도로 위 실제 상황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도 운전자와 동행하며 호흡한다는 것이다. 우선 Dee는 윈드실드 하단 전체 폭에 걸친 투사를 통해 가능한 가장 세밀하게 필요한 정보들을 표시한다. 이 HUD는 단지 컨셉이 아니라 2025년부터 양산돼 NEUE KLASE 모델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BMW 차량에서의 온갖 경험(주행, 엔터테인먼트, 안전, 커뮤니케이션 등)에 대한 시각적 정보를 ‘파노라마’ 형태로 표시한 후, BMW는 내비게이션 루트와 같은 좀 더 다양한 정보를 실제 세상 위에 완벽하게 중첩해 표시하는 증강현실(AR) HUD를 적용할 것이고, 더 나아가 전체 윈드실드를 활용한 AR, VR을 가능케 할 풀 윈드실드 HUD(자율주행 레벨 4에 해당)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마침내 우리의 친구, 가족, 심지어 애완동물까지 가상세계에서 만나 함께 하고, 이야기하고, 여행하고, 사랑하고, 미워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개인 영화관에 있는 것과 같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우리의 삶에 대한 것일 것이다. 

혁신된 HUD와 결합되는 BMW Mixed Reality Slider는 Dee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다. 샤이테크가 적용된 대시보드에 첨단 센서를 통해 HUD에 표시할 디지털 컨텐츠의 양을 5단계로 선택할 수 있다. 단계는 주행 관련 정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컨텐츠, AR 투영, 가상세계로의 진입 순이다. 

DEE의 디지털화는 소재, 제어장치, 디스플레이의 사용을 줄이는 미니멀리즘과 함께 진행돼 디지털 경험과 향상된 운전의 즐거움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방해하지 않도록 한다. 

“우리는 HUD 기술을 비행기에서 자동차로 가져왔습니다. 휠에 손을 올리고 도로를 주시하며 필요한 곳에서 바로 데이터를 확인합니다. 이제 윈드실드는 훨씬 더 창의적일 수 있습니다. 새롭게 디자인된 HUD는 우리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의 시작일 뿐입니다. 오늘 모든 세부 사항을 말씀드리지는 않겠지만, 이 기술을 Neue Klasse에 도입할 것입니다.” 
집세 회장이 말했다.  








E Ink   

BMW의 스텔라 클락(Stella Clarke)은 “정확히 12개월 전 BMW의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색상, 패턴, 리듬을 바꾸는 자동차, 하지만 세상은 인생처럼 흑백이 아니라 다채롭습니다. 올바른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색상은 감정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고 우리에게 힘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CES 2022에서 BMW iX Flow와 함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E Ink 기술은 DEE를 통해 풀 컬러 버전으로 돌아왔다. 게다가 단순히 컬러를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가변적이고 개별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색상, 패턴의 외관을 가능하게 했다. BMW 그룹의 협력 파트너인 E Ink의 ePaper 필름을 차체에 적용해 마법 같은 32색 디스플레이를 만들었다. 

“BMW i Vision DEE를 통해 우리는 자동차가 어떻게 디지털 라이프에 원활하게 통합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차 자체가 디지털 세계로 향하는 포털이 됩니다. 올바른 방식으로 구현된 기술은 가치 있는 경험을 만들고 더 나은 운전자가 되도록 합니다. 인간과 기계를 더 가깝게 만들 것입니다.” 

BMW의 디자인 책임자인 애드리안 반 후이동크(Adrian van Hooydonk)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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