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ECU 및 부품 개발은 점점 대규모화되고 복잡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ECU 개발 및 그 품질확보를 위한 검증 툴로서 시뮬레이터의 활용이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시뮬레이터는 주로 제어 알고리즘의 신규 개발 시 제어 대상이 되는 실제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그 대안으로서, 또는 실제 차량에서 발생하기 어려운 현상의 테스트, 또는 실제 차량에서는 위험을 동반하는 테스트, 또는 수작업으로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는 테스트의 자동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FlexRay, CAN, LIN 등 다양한 통신 기술을 통해 연결된 각 ECU가 차량을 제어(통합 제어)하기 때문에, 차량 전체의 ECU 동작을 평가하기 위한 시뮬레이터(Full Vehicle HILS, 이하 통합 HILS)를 개발하고 높은 품질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예컨대 혼다 기술연구소는 차량 한 대에 탑재되는 모든 ECU의 동작을 시험하는 테스트 환경을 도입했다. 이 통합 환경은 독일 dSPACE의 HILS 시스템에 의해 구축됐다. 이것을 이용해 개발한 양산차는 2010년 말 시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이미 2007년에 통합 HILS를 적용한 갤랑 포티스와 랜서 에볼루션 X를 출시했다.
유럽에서는 다임러가 Mercedes-Benz 2005 A-Class와 Mercedes-Benz 2007 C-Class에 HILS를 적용했다. Mercedes-Benz 2005 A-Class를 위한 HILS는 약 8개의 파워트레인과 새시 제어 ECU용 랙, 약 20개의 바디계 ECU용 랙, 그리고 ECU와 실제로 부하를 위한 브레드 보드로 구성됐다. Mercedes-Benz 2007 C-Class를 위한 HILS는 바디와 새시 제어용 ECU 32개, 파워트레인 제어용 ECU 17개, CAN(9개)과 LIN(12개) 네트워크 등을 통합 테스트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급증하는 소프트웨어 불량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처럼 신차 개발에 통합 HILS를 적용한 배경에는 자동차의 제어용 소프트웨어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쓰비시자동차의 경우, 2005년 소프트웨어 불량이 52%를 차지하던 것이 2006년에 78%로 급증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의 품질 확보가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최근 토요타 ‘리콜’ 파문의 경우, 복잡해져 가는 소프트웨어에 기인하는 리콜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소프트웨어 결함은 하드웨어 결함과 달리, 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검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과로 나타나는 사고가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ECU나 네트워크의 각 기능을 사람이 손으로 직접 점검하는 대상시험이나 실차를 이용한 테스트 방법은 이미 시험량 증가와 다양화되는 테스트 환경, 특히 복잡한 소프트웨어로 인해 한계에 이르고 있다.
혼다가 구축한 통합 HILS는 ECU에서 전송되는 신호에 따라 차량의 동작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차량 모델을 탑재한 대형 서버 랙 7대와 엔지니어가 차량의 조작을 유사적으로 수행하는 데 사용하는 ControlDesk, 조작에 따라 차량의 거동을 3차원 그래픽으로 표시하는 MotionDesk, 테스트의 자동 실행 및 테스트 환경의 원격 조작을 수행하는 데 사용하는 AutomationDesk, 차량의 파라미터 등을 조정하는 ModelDesk 등의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다. 또한 각 서버 랙에는 파워트레인과 브레이크, 스티어링, 바디 전자 등 개별 차량 시스템의 기능이 분할되어 할당돼 있다.
혼다의 통합 HILS는 전동 파워 스티어링(EPS)의 파워 레벨 시뮬레이션, 엔진 시동 시 이차전지의 전압강하를 재현하는 시뮬레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차량 전자제어 시스템이 보다 대규모화될 경우를 대비해 테스트 환경의 성능에는 여유가 있게 했다. 예를 들면, 각 서버 랙에 탑재한 프로세서 보드 메모리는 현재 최고라도 약 10 MB밖에 사용하지 않지만, 총용량은 256 MB를 확보하고 있다. 한편, 연산처리 능력은 실차를 이용한 경우에 1s 걸리는 동작 테스트를 0.6s에 완료할 수 있다.
미쓰비시자동차의 통합 HILS는 파워트레인 제어 ECU용 대형 랙 3대, 바디계 제어 ECU용 대형 랙 2대로 구성된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이 대규모 시스템을 Virtual Vehicle이라고 부르며, 2명의 엔지니어가 1주일 걸려도 재현할 수 없었던 불량을 HILS에서 하루 만에 시험으로 재현했다고 한다. Virtual Vehicle은 갤랑 및 랜서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아웃랜더와 델리카 D:5의 전자 플랫폼을 대상으로 설계한 것으로, 대상이 되는 ECU는 약 20개이다. 이 중에는 엔진, 변속기, 옆미끄러짐 방지 장치, 4륜구동 시스템용 등 파워트레인계 ECU와 오디오, 에어컨, 파워윈도, 선루프, 전동 테일 게이트 등 바디계 ECU가 포함된다.
차량을 모사하는 차량 모델은 dSPACE의 ASM(Automotive Simulation Models)을 채용했다. 또 도어록, 파워윈도, 와이퍼, 테일 게이트 등의 모델은 MATLAB/Simulink를 사용해 개발했다.
아우디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전자기기와 소프트웨어가 더 복잡해졌음에도 불구하고 Virtual Vehicle을 도입함으로써 보증 비용이 55%, 차량 불량이 75% 감소했다. Audi A5에서는 표준작업 지침서(Standard Operating Procedure, SOP)로서 HILS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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